“답답한 마음에 공원에 홀로 앉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려 보네네.
꽃이 울지 마라 하고
풀잎이 내 맘 안다 하네.
울다 지쳐 물끄러미 보면
그래도 꽃들은 웃고 있네.
풀잎들도 힘내라고 살랑살랑
힘내야지.
언제 밟혀서
언제 필지 몰라도
또, 언젠가는 싹이 돋아날 거야“
(임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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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순간에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아무리 세기의 악동이라도 적잖이
당황스럽습니다. 딸내미를 픽업해서 포천으로 이동하기 위해 인 서울을
했는데 자동차가 퍼져버렸어요. 길가에 버려두고 갈 수밖에 없었던 것은
단순한 배터리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날이 새길 기다려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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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방치한 내 늙은 적토마가 무사히 매 둔 곳에 그대로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시동이 걸립니다. 카 센터에 찾아가 문제가
뭐냐고 물었어요. 제너레이터를 교환하면 되는데 공사 중 차가 있어서
4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하더이다. 짧은 갈등을 했고 오늘 약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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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올라서 그냥 인 포천을 했어요. 강북강변로는 모처럼 꽉 막혔습니다.
1년 4개월을 코로나 정국으로 살다보니 틈만 생기면 패밀리 힐-링 투어를
하는 모양입니다. 어, 어 배터리-ABS-CHECK 등이 차례로 경고 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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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쳤어요. 그리고 시동이 꺼져버렸어요. 올 것이 왔지만 자동차 전용도로
에서 자동차가 퍼지다보니 살짝 겁이 났습니다. 악사에 긴급출동을 알린
후 가장자리로 차를 세우고 비상조치를 한 후에 도로에서 20분을 기다렸어요.
구리 방향 강변로 ‘반포대교와 한남대교’ 사이라고 알려주는 일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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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것입니다. 연속으로 차를 넥-카에 매달고 서빙고 카 센터로 안착했어요.
배터리는 문제없으니 제네레더를 갈라고 얘기해놓고 어슬렁어슬렁 걸어
갔어요. 어디를 가냐고요? 1시간 반을 때우러 걸어갔습니다. 이틀 전에
예주랑 왔던 이촌 동 고수부지에 서울 시민들이 망중한을 즐기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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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레이터는 발전기 입니다. 시동은 배터리로 걸지만 엔진을 돌린 후부터
동력을 벨트를 통해 전달받아 발전기가 차량 전체를 움직이는 전기를
일으키게 되지요. 말하자면 배터리는 마중물이고 발전기에서 동력을 정상
적으로 돌려줘야 자동차가 달릴 수 있는데 발전기가 고장이 나면 배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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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새 것이라고 해도 금방 용량이 떨어져서 시동이 꺼져버리는 원리이지요.
우리가 인풋을 끝임 없이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과거에
배터리(경험)만으로는 인생을 끝까지 살 수 없어요. 매일매일 비긴 어게인
할 수 있는 발전기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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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진아, 삼촌이 갑자기 차가 고장이 나서 수리 점에 맡겼구나.
오늘 약속 미뤄야겠다. 차 고치고 전화할게 미안(AM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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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 대교 아래에서 걸음을 멈췄어요. 다리 밑 허벅지 근육이 실하게
보이는 군요. 봉준호가 ‘괴물‘ 찍을 때 한강 다리 밑에서 CG작업을
했다고 하더이다. 갑자기 글이 뭔가 쓰고 싶어져서 벤치에 앉아 30분을
끌쩍거리고 있는 나 꽤나 멋지지 않나요?
“이름 없어도
사는 게 사소하지 않구나.
시린 바람에
목을 내민 풀꽃아
한 곳에 붙박고 바람 다독이며
참 용케도 살아가는 구나
우리 사는 것도
꽃을 피우며 울고 웃는 것을......,“
(야생화, 하옥이)
2021.4.24.sat. 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