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시장이 연일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미국발 고용 서프라이즈 영향으로 6일 채권 금리가 다소 상승했지만 조(兆) 단위 뭉칫돈이 유입되며 강세를 보였다.
LG이노텍(011070)은 이날 20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2조7900억 원의 인수 주문을 받았다. 2년물(600억 원 )과 3년물(1000억 원)에 각각 1조550억 원, 1조2050억 원의 뭉칫돈이 들어왔으며 400억 원 어치 발행하는 5년물에도 5300억 원이 몰렸다.
호텔신라(008770) 역시 2000억 원 모집에 1조2150억 원 어치 인수 주문을 받았다. 각각 1000억 원씩 발행하는 2년물과 3년물에 4550억 원, 7600억 원이 들어왔다.
이날 시장 금리가 급등했지만 더 이상 큰 폭의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량 회사채 발행에 긍정적 영향을 이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이후 계속 내림세던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전일 대비 173bp(1bp=0.01%포인트) 오른 연 3.283%에 마감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발표한 미국 고용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금리 인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회사채 금리도 올랐다. AA-등급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전날 대비 156bp 상승한 연 4.237%를 기록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시장 금리가 급등하는 등 이벤트가 생기면 바로 투자를 중단하던 기관들이 공격적으로 회사채 인수에 나서고 있다"며 "지금이 금리 고점(회사채 가격 저점)이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신용도가 높고 우량한 기업들의 회사채에 연일 뭉칫돈이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수 주문이 몰리면서 LG이노텍과 호텔신라 회사채의 발행 금리도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LG이노텍은 이날 민평금리(민간 채권평가사가 평가한 기업의 고유 금리) 대비 △2년물 -26bp △3년물 -44bp △5년물 -60b 선에서 발행 물량을 채웠다. 각각 △2년물 3.693% △3년물 3.542% △5년물 3.685% 수준이다.
호텔신라 역시 민평금리 대비 △2년물 -35bp △3년물 -45bp로 가산금리가 결정돼 각각 3.827%, 3.860% 수준을 기록했다.
한편 저신용 회사채 시장은 여전히 살얼음판이다. 지난주 수요예측을 진행한 HL D&I(014790)는 1년 만기 회사채의 발행금리를 최대 연 9%까지 제시했지만 500억 원 모집에 140억 원 어치 인수 주문만 받아 대거 미매각을 냈다. 앞서 지난달 시장에 나선 JTBC도 350억 원 모집에 140억 원의 주문만을 받아 대규모 미매각을 냈으나, 금리 밴드 최상단인 연 8.5% 조건으로 증권사 WM센터로부터 추가 청약을 받아 400억 원으로 증액 발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