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지지 않는 총각 김치의 추억 글/蘭草 權晶娥
그러니까 거슬러 올라가면 1988년
서울 올림픽이 한창 꽃을 피우던 가을날
당시 CBS 영어 담당 "Paul" 선생님의 친구분이
대만에서 영어교사로 계시는데 2 주간 휴가를 받아
대만에서 한국으로 오신다고 하시면서
당시"자원봉사"일을 했던 본인에게
한국 전통 음식을 좀 소개해 달라고 부탁을
하시길레 김포공항에서 만나뵙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따라 업무 시간외엔,
늘 캐쥬얼을 즐겨입던 "Paul"도
대만에서 오신 "Paul"의 친구 분이신
Mr,Ruff"(Jim) 도 정장 차림으로 오셔서
첫 이미지가 매우 깔끔하고 핸섬했으나 참 의아해 했습니다
그때 당시 김포 공항엔 올림픽으로 인해서
3분 30초 간격으로 비행기가 오르 내렸고
입국하는 외국인들은 90% 이상이
케쥬얼 차림으로 간편하게 들어 오셨기 때문입니다
당시는 공항이 "영종도 공항"이 없었고
김포 비행장 국제 신청사에서 본인이 봉사일을 했기 때문에
시간에 얽매인 관계로 멀리 갈 수가 없어서
청사 내에서 셋이서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한식집에서 몇가지 음식 중
Notice를 자세히 살펴 보시더니
선택한 음식이 "전주 돌솥 비빕밥"
반찬은 간단하게 배추 김치,총각 김치,
그리고 깍뚜기와 쇠고기 무우국이 전부였습니다
그런데,Mr Ruff(Jim)이 배추 김치를
드시고 Hot,Hot,Too hot 하면서
안절부절 물을 몇번이나 마셨습니다
Paul 과 나는 그 분을 쳐다보고 막 웃었지요.
그러시더니,총각김치를 어설프게 집어 들고
Please,show me,How to eat this?
(이거 어떻게 먹지요,가르쳐 주세요)하는겁니다.
그래서 제가 얼핏 생각에
자세히 말씀 드리면 짤라진 배추김치도 아니요,
깎뚜기도 아닌데 드시다가 서투른 젓가락질 때문에
깔끔한 양복과 와이셔츠를 버릴것 같아
무우만 드시고 이파리는 그냥 버리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한국생활 2 년차인 Paul 이 대뜸 하는말 왈:
Oh! Bella!(본인 애칭)나빠요,왜 거짓말 해요? 버리면 안 되요
총각 김치 이파리가 더 영양가 있어요,하면서 항변에 항변!
아유~이걸 어쩌나! 공자 앞에 대문자를 썼으니?????
순식간에 저는 "거짓말쟁이"가 되어 버렸지요,ㅎㅎㅎ
정직은 최선의 방책인데 말입니다,실수,실수~~ㅎㅎ
당시 성격이 섬세하셨던 Paul 은 한국에 대해서
여러모로 무척 관심이 많았고 하나라도 더 알려고
열심히 노력하던 중이였는데 제가 그렇게 말했으니......
Please! Show some Emotions! 하는
그들의 주장을 깨트려 버린 셈이지요,ㅎㅎㅎㅎㅎㅎ
그러고 난 후에도 Jim이 한국에 오시면
우리는 셋이서 만나 식사를 함께 즐겁게 했는데
그때 당시 "총각김치"에피소드가 화제가 되었지요
그리곤 저를 나쁜 사람이라고 농담을 했습니다
그래서 조용한 만남의 장소에서
그때 상황을 자세히 다 말씀을 드렸지요,ㅎㅎㅎㅎ
많은 세월 흘러 갔지만
지금 가만히 거슬러 올라가 되돌아 생각하니
우리 불고기,김치,갈비,잡체를 유난히 좋아하시던
Gentlemam Pall 과 그날의 Mr,Ruff(Jim)!
여유로운 웃음을 자아내던 참 그리운 두 분들입니다
호기심 많았던 이방인들에게 제가 우리 음식 문화를
자세히 설명하지 않고 선의의 거짓말을 했던게
총각김치만 보면 그때 일이 잊혀지지
아니하고 자꾸 떠 올라 두고 두고 기억에 남습니다
울님들! 여러분은 절대로 그러지 마세요!!
蘭草權晶娥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