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향수병도 아닌데.....
요즈음은 까닭없이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어지는 그런날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보니
약간의 여유라도 생길라치면 뜬금없이 옛생각들이 휘젖고 다닌답니다.
그런 전차로......
오늘은 옛날 얘기 한번 주절거려 볼께여^^
때는 거슬러 올라가고 올라가서리
대략....
대충....
퍼햅스....
아마도....
추산하건데....
짐작하기론....
일제의 잔재라 간주되던 교복폐지와 아울러 두발자유화가
마~악~ 시행되던 중딩 3학년일 겁니다.
당시 불어닥친 어설픈(?) 자유화의 물결은....
늘 까까머리 동자승이나 당시 유행했던 새알이라는 초코릿처럼
마냥 획일적이던 우리들의 대갈통(실례)에
쓰나미 같은 일대변혁의 바람을 몰고 왔지여.
누가 시골 똥통핵교 안다닌다할까바 더벅머리 머슴스타일로 댕기는 넘.
차범근의 영원한 추종자였던 상고머리 고리타분한 넘.
그 나이에 있는척 하느라 동백기름 뻔칠하게 마바르고 댕기는 넘.
그리고 그때 마~악 유행하던 핑컬파마로 앞머리를 살짝 끄슬린(?)
넘들도 있어지여.
저여??
전 어케하구 댕겼냐구여??
저두 핑컬을 했답니당 -_-"
위로 나이차가 꽤 되는 누님 둘이서....
합작으로 창조한 실패작이었지여.
줸~장~!!
거 왜 있자나여??
비교체험 비스무리한거.... .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대충 나한테 시험해 보구
겐찮으면 지들도(실례) 할 생각이었었겠지여. (ㅡㅡ^)
암튼....
지들은 안했습니당.
일욜날 고로케 사준다며 시내로 나가자는 뻔한 수작에 넘어간
제가 등쉰이었지여.
걱정은 담날 등교가 문제였습니다.
내가 내 몰골을 거울로 봐도 믿겨지지 않는데....
그 꼬라지를 남이 본다는 건..... ㅠㅠ
쓰~댕~!
밤새도록 누나들이 쓰던 고대기루 앞머리를 펴댓지만
머릿가죽만 흐물~흐물~ 늘어나더군여.
오죽하면 뜨신 다리미로 다려버리고 싶었을까여.
맞다. !-_-
모자를 쓰면 되지....
일케 잠쉬 묘수를 짜냇지만....
망~할~!!
그 꼬라지로 수업을 할 수는 없다는 걸 알고는
내 목아쥐를 반바퀴 뒤로 비틀고 싶더군여.
뒷다마 쪽은 아직 생머리니껜.... .
암튼....
벼라별 짓거리를 다하다 소르륵.... (__*)z~z~
비참할 운명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피식~거리며 웃는 누나들의 거지 발싸개같은 미소를
가심에 담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ㅠㅠ
멀리 교문이 보이는 군여.
모자를 조금 더 꾸~욱~ 눌러씁니다.
약간의 경사로를 겨 오르자 삼삼오오 아는넘들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줸~장~ 모자를 조금 더 눌러씁니다.
-어이~ 해변의묘지~!!
이~런~ 별로 친하지도 않던 놈이 아는척을 하네여.
모자를 조금 더 눌러 씁니다.
-안녕~ 좋은 아침이네^^
헠~쓰~!
아니 저 얼라는 내가 좋아하던 X이자나.
ㅠㅠ 글케 쪼차댕길뗀 엉까더니 왠 친절.... .
모자를 조금 더.... .
아~~
쓰도롱~~~
이제 더 당겨 쓸 여분도 읍네여 ㅠㅠ
에라잇~~!!
버벅거리면 안돼겠기에 축지법을 시도합니다.
앗~싸라비야.... 후다닥~ 텨~텨~!!
교실이군여 -_-;
지금이나 그때나 행동은 잽쌌지여.
숙제 베끼는 넘
어제본 수사반장이랑 웃으면복이와요 라이브 쌩쑈하는넘으로
복작거리는 그 콩나물 교실에서 전 장승처럼 굳어있었습니다.
도무지 모자를 벗고 씨~익~ 웃을 엄두가 나질 않았던 거지여.
근데 그 순간..... .
보부도 당당히 찬란한 아침햇살을 조명빨 삼아
한 넘이 교실에 등장했으니..... .
지금 시세(?)루 환산해보면 당시 얼짱그룹에 속해 있던
반장넘이었습니다.
평소 그리 경쟁력(?) 있는 세숫대야를 지니지 못한 제가 보기엔
늘 못마땅하고 네가지 없어 보이던 넘이었습니다만..... .
그때는 으찌 그리 반갑던쥐.... ㅠㅠ
왜냐구여??
그 분..... 아니.... 그 넘 대갈통을 덮고 있던 앞 머리카락이
저처럼 핑컬을 하고 있더라 이겁니다.
뜻을 함께 할 동지를 만난거지여.
천군만마를 얻었습니당.
만쇄이~만쇄이~만만쇄이~!!
일단 둘이면 덜 쩍 팔리자나여 -_-;
잽싸게 경공술을 펼쳐 녀석곁으로 친근하게 다가갑니다.
거만한 낯짝으로 올려보는 놈에게
그럴싸한 미소 한자락을 쓰~읍~ 던지고는 넌지시 말을 건넵니다.
-너두 했구나~~!! ^^
이 타이밍입니다~~!!
바루 이 타이밍~~!!
이때를 놓치지 않고 최대한.....
증말 최대한.....
자연스레 모자를 벗기 시작합니다.
아~~!
그것은 물 오른 꽃뱀이 허물을 벗듯 고요하고도 침잠어린
몸부림이었지여. -_-"
그리곤 그 몸부림이 완료되었을 때
녀석이 제 꼬라지를 보곤 살며시 입꼬리를 치켜듭니다.
또 아~~!!
녀석도 동질감을 느꼈나 봅니다.
어차피 우리는 다 같은 단군의 자손이요.
배달민족 아니겠습니까??
녀석의 넉넉한 마음씀씀이에 눈물이라도 질끔 나올지경이었지여.
살았다~~!!
인제 살았어~~!!
크~흡~~!!
자빠져 자기전에 조물주께 기도해두길 잘했다는 잡생각도 들더군여.
녀석은 이제 제 목아쥐까지 끌어 댕기며
어깨동무도 해 옵니다.
계속 아~~!!
마음 같아선 꼬~옥~ 안아주고 싶군여. ㅠㅠ
이 믿겨지지 않는 민족대동의 장면을 보며 벌써 주변쇄리덜은
쑥~떡~대고 있습니다만.... .
이미 녀석과 전.... .
같은 핑컬머리라는 묘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기에 두렵지 않았습니당.
아니..... .
전혀 쫄지 않았습니당.
그리고 그 타이밍~~!!
정확히 그 타이밍에서....
녀석의 그 곱던 조딩이가 꿈틀대기 시작합니다.
(그 넘) - 너 그 핑컬 어디서했냐??
(나 넘) - 너두 잘 나왔는데 멀^^ 누나들이 댈꾸가서 잘은 몰라^^
(그쇄리) - 흠..... .
(나쇄리) - 물어바서 알려주까??
(그 x끼) - 꼭 부탁한다. 거기만 안갈라구 그러거덩.
....... -_-?
....... -_-??
....... -_-???
....... -_-!
....... (ㅡㅡ^)
大가리 나쁜 난..... .
한참후에야 그 뜻을 알수 있었습니다.
교실에 있던 모든 넘들이 비실비실 웃으며 삿대질을 해대던
바루 그 타이밍 즈음에..... .
그리고 그넘과 나는.....
정확히 3년 동안 또 원수로 지내게 되었습니다.
띠~밸~!!
같은 고딩핵교에 배정되는 바람에..... .
그렇게 유리알 같던 제 가슴에 날이 숭숭하던 대못을 박았던 그넘은
결국..... .
대학을 포기하고 무슨무슨 미용실서 시다(실례)로 뛰더니
이듬이듬해 여름방학 즈음.... .
무슨무슨 부띠끄라는 컨트리틱한 네임의 개뼉다구 같은 미용실을 차렸더군여.
내키지 않는 발걸음으루
동창 몇몇넘들과 찾았을 때
또 한 번 녀석의 환한 웃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치기 어린 그 시절이야 어떻든.....
이제는 당당히 이 사회의 한 자리를 꿰차고 있던 녀석에게
축하와 격려의 악수를 건네곤 찬찬히 발길을 돌렸답니다.
그리곤..... .
멀직이서.... .
고사리 같던 제 손목아쥐를 꼬~옥~ 쥐고
이렇게 옹알 거렸져.
.... .
.... .
.... .
.... .
띠~밸~넘~! 쫄~딱~ 망해라~! (ㅡㅡ^)
명심하세여~~!!
저~~~~후환이 두려운 넘입니다.
암튼..... .
이제 제법(?) 철이 든 저넘과는 간간히 술도 마시고 낚시도 다니며
악연(?)같은 막역한 우정을 쌓아가곤 있습니다만
원체 장난기가 심한넘이기에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는 머 그렇고 그런 뻔한 스토리지여^^
그리고 언젠가 꼭 복수를 하고 말겠다는
한 맺힌(?) 제 앙심은
아직도 계속이라는 걸 저넘은 알랑가 모르겠네여.
이상 잠들기 전 묘지가 잠시 돌아 본 잡스런 옛생각이었습니다.
ps - 하루에 두편씩 올리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 감히 어겼습니다.
하해와 같으신 너그러움으로 한 번만 용서를^^
담부턴 안그러께여 ㅠㅠ
첫댓글 그 친구분 아직 안망했나봅니다......저렇게 술에 낚시로 질기디질긴 악연을 아직도 다져가고 있는걸로봐서요~~ㅎㅎ
ㅎㅎㅎㅎ,학창시절 추억이 떠오르면서 입가에 스멀스멀 웃음이 번지다가.급기야 푸하하 하고 웃음보가 터졌습니다. 한밤중에 아들놈이 제 엄마가 이상해 보이는가 봅니다.책읽다가 쳐다 보네요.즐겁게 읽고 갑니다.
그시절에 웬 핑클퍼머라....여자가아닌 남자가요..했으면 용감하게 다닐것이지,,모자를 쓰고 갔네여..그친구와는 인연이보통이 아니셨구여..미용실을 오픈한 친구가 부러우시지는 않으셨구요,,하하하....재밋는글 잘~보았습니다..
ㅎㅎㅎ~넘 잼나는글.ㅎㅎㅎ~님에 유모어 넘치는 글 솜씨에...기분 좋게 웃고 갑니다...
결혼할 쯔음 해서 울 신랑이 머리가 넘 차분해서 제가 꼬셔서 핑클파마 그걸 했지요.. ㅎㅎㅎㅎ 그러다가 저 시댁에서 쫓겨 나가는줄 알았당께요..ㅋ ㅋ ㅋ
아...연이어 한닉이 두개이상 올리는 것을 말하는 것이랍니다(향기실 공지 참고)
저는 여고 졸업후 제일 먼저 핑컬파마 했다가,엄마한테 맞아 두글뻔 봤시유..쫓겨나서 머리 바로 풀고서야 집에 갈수가 있었답니다.아름다운 추억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