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종취(宗趣)를 분별함
第二簡宗致者
이 경은 바로 정토(淨土)의 인과를 그 종체(宗體)로 삼고, 중생을 거두어 왕생(往生)하는 것을 그 의치(意致)로 삼는데, 통틀어 말하면 그렇다 하더라도 따로 분별하면 먼저는 과덕(果德)을 밝히고 뒤에는 인행(因行)을 나타낸 것이다.
此經正以淨土因果爲其宗體 攝物往生以爲意致 總標雖然於中分別者 先明果德後顯因行
1) 과덕(果德)을 밝힘
과덕의 안에는 대략 사문(四門)이 있으니, 첫째는 깨끗하고 깨끗하지 않은 문이요, 둘째는 색(色)이 있고 색이 없는 문이며, 셋째는 함께 하고 함께 하지 않는 문이요, 넷째는 누(漏)가 있고 누가 없는 문이다.
果德之內略有四門 一淨不淨門 二色無色門 三共不共門 四漏無漏門
(1) 깨끗하고 깨끗하지 않은 문을 밝힘.
第一明淨不淨門者
대략 4대(對)로써 그 등급을 나타내는 것이니, 그것은 인과 과가 상대하기 때문이요, 한결같고 한결같지 않은 것이 상대하기 때문이며, 순수함과 뒤섞임이 상대하기 때문이요, 정정(正定)과 정정 아닌 것이 상대하기 때문이다.
略以四對顯其階降 謂因與果相對故 一向與不一向相對故 純與雜相對故 正定與非正定相對故
첫째, 인과 과가 상대함이란 이른바 금강 이하 보살의 머무르는 곳을 과보토(果報土)라고 하고 정토(淨土)라고 하지 않는 것이니 그것은 고제(苦諦)의 과환(果患)을 여의지 못했기 때문이며, 오직 부처님이 사는 곳만을 정토라고 하나니 그것은 일체의 수고와 근심이 모두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런 뜻에서 “인왕경(仁王經)”에서 “삼현(三賢), 십성(十聖)은 과보에 머무르고 오직 부처님 혼자만이 정토에 사시며, 일체 중생은 잠깐 보토에 머무르다가 금강이 근원에 올라서야 정토에 산다”고 하였다.
* 三賢 - 수행의 계위(階位)로 소승과 대승으로 구분하여 소승에서는 열반의 증과(證課)를 얻지 못한 삼내범위(三內凡位)와 사내범위(四內凡位)를 일컬음. 대승에서는 십지(十地)에 이르기 전인 십주(十住), 십행(十行), 십회향(十廻向)위를 일컬으며 십신(十信)이 외범위(外凡位)인 반면 이를 내범위(內凡位)라 함.
* 十聖 - “화엄경”, “인왕반야경”, “금강명경”등에서 말하는 보살의 수행과정에서 52위(位)와 법계(法階) 가운데 제41위에서 제50위까지에 이르는 십지(十地)보살을 가리키는 말. 보살이 이 위(位)에 이르러 비로소 무루지(無漏智)을 얻어 불성(佛性)을 사무쳐 보고 불지(佛地)를 갖추는 한편 중생을 제도하는 방편을 성취하므로 이렇게 이름.
所言因與果相對門者 謂金剛以還菩薩所住名果報土不名淨土 未離苦諦之果患故 唯佛所居乃名淨土 一切勞患無餘滅故
依此義故仁王經云 三賢十聖住果報 唯佛一人居淨土 一切衆生暫住報 登金剛源居淨土
둘째, 한결같고 한결같지 않은 것의 상대하는 문이란, 이른바 8지(地) 이상 보살이 머무는 곳을 정토라고 하는 것이니 그것은 한결같이 삼계의 일을 벗어났기 때문이며, 또 4구(句)의 한결같은 뜻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7지 이하의 머무는 곳을 정토라고 하지 않나니, 그것은 한결같이 삼계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며, 혹은 원력(願力)을 타고 삼계를 벗어난 사람은 한결같은 4구, 즉 한결같은 깨끗함, 한결같은 즐거움, 한결같이 잃지 않음, 한결같은 자재함 등을 두루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7지 이하의 보살이 관(觀)에서 나올 때에는 때로는 과보로서의 무기(無記)의 마음이 일어나고 말나(末那)의 4혹(惑)이 그 때에 나타난다. 그러므로 한결같은 깨끗함이 아니요 한결같은 잃지 않음이 아니다.
그러나 8지 이상은 그렇지 않으니 이런 뜻에서 저 “섭대승론(攝大乘論)”에 말하기를 “출세(出世)의 선법(善法)을 벗어나는 것은 공능(功能)에서 생긴 것이다” 라고 하였으며, 그 해석에 “2승의 선법을 출세(出世)라 하고 8지에서 불지(佛地)까지를 출세간을 벗어난다 하나니 출세의 법을 세법과 대치(對治)하는 것이라 하며, 출세법을 벗어난 것을 출세법을 대치하는 것이라 한다. 공능은 4연(緣)으로 상(相)을 삼나니 출세의 선법을 뛰어난 공능으로부터 이 정토를 일으키기 때문에 그것은 집제(集諦)로 인을 삼지 않는다…(이하 생략)…” 하였다.
第二一向與不一向相對門者 謂八地以上菩薩住處 得名淨土 以一向出三界事故 亦具四句一向義故
七地以還一切住處 未名淨土 以非一向出三界故 或乘願力出三界者 一向四句不具足故 謂一向樂 一向無失 一向自在
七地以還出觀之時 或時生起報無記心 末那四惑于時現行 故非一向淨 非一向無失
八地以上卽不如是 依此義故 攝大乘云 出出世善法 功能所生起 釋曰 二乘善名出世 從八地以上 乃至佛地 名出出世 出世法 名世法對治 出出世法 爲出世法對治 功能以四緣爲相 從出出世善法功能 生起此淨土故 不以集諦爲因 乃至廣說故
셋째, 순수함과 뒤섞임이 상대하는 문이란, 이른바 범부와 2승이 섞여 사는 곳을 청정한 세계라고 하지 않고 오직 대지(大地)에 들어간 보살이 나는 곳만을 비로소 청정한 세계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니, 저것은 순정(純淨)하지 못하고 이것은 순정하기 때문이다.
이런 뜻에서 저 “유가론”에, “세계는 무량한데 거기에는 청정한 것과 청정하지 않은 두 가지가 있다. 청정한 세계에는 나락가(那洛迦 : 지옥), 방생 (傍生 : 축생), 아귀가 없고 또 욕계, 색계, 무색계도 없이 순수하게 보살에만 머무르기 때문에 청정한 세계라 한다. 제3지에 들어간 보살은 원력으로 말미암아 거기서 생을 받으며, 범부도 없고 범부가 아닌 성문, 독각도 없으며, 범부가 아닌 보살만이 거기서 난다”고 하였다.
그 해석에 “이 제3지는 곧 환희지(歡喜地)이니 일곱 가지 보살지의 문에서 제 3의 정승의락지(淨勝意樂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13위를 거두어 칠종의 지(地)를 세우는데 자세한 것은 저 논에서 말한 것과 같다”고 하였다.
第三純與雜相對門者 凡夫二乘雜居之處 不得名爲淸淨世界 唯入大地菩薩生處 乃得名爲淸淨世界 彼非純淨 此純淨故
依此義故 瑜伽論言 世界無量 有其二種 謂淨不淨 淸淨世界中 無那落迦 傍生餓鬼 亦無欲界色無色界 純菩薩衆於中止住 是故說名淸淨世界 已入第三地菩薩 由願力故 於彼受生 無有異生及非異生聲聞獨覺 若非異生菩薩得生於彼
解云 此第三地是歡喜地 以就七種菩薩地門 第三淨勝意樂地故 攝十三位 立七種地 具如彼論之所說故
넷째, 정정과 정정 아닌 것이 상대하는 문이란, 이른바 3취(趣) 중생들이 괴롭게 나는 곳을 예토(穢土)라고 하고 오직 정정취(正定趣)만이 사는 곳을 정토라고 한다.
그러나 거기에도 4과(果) 성문이 있고 나아가서는 또 4의(疑) 범부도 있지만 오직 사정(邪定)과 부정취(不正聚)만은 없다.
지금 이 경에서 말하는 무량수국(無量壽國)은 제4문의 정토를 말하는 것이다.
왜냐 하면 대소(大小)를 두루 용납하고 범부와 성인을 아울러 인도하여, 모두 훌륭한 곳에 나고 다 같이 대도(大道)로 나아가게 하려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마치 아래의 글에서 “설사 내가 부처가 되더라도 이 나라의 인민들이 정정취에 머물러 반드시 멸도(滅度)에 이르지 않는다면 나는 정각(正覺)을 취하지 않으리라”고 한 것과 같다.
또 말하기를 “설사 내가 부처가 되더라도 이 나라 성문들을 세어 그 수를 다 알 수 있다면 나는 정각을 취하지 않으리라…(이하 생략)…”고 한 것과 같다.
또, “관경(觀經)”에서 말하기를 “그 나라에 태어나서는 아라한과 등을 얻는다” 라고 하였으며,
저 논에서는 “여자와 불구자와 2승의 종성은 거기 나지 못한다”고 말한 것은, 결정된 종성의 2승을 말한 것이요 결정 되지 않은 근성의 성문을 말한 것이 아니다.
이것을 구별하기 위해 2승의 종성이라 한 것이니, 이런 이치로 그것은 서로 틀리는 것이 아니다.
또 여자와 불구자라 한 것은 그를 낳을 때에 여자도 아니고 불구자도 아님을 말했을 뿐이요, 그런 여자들은 왕생(往生)하지 못한다는 뜻이 아니니, 그것은 저 위제희(韋提希) 부인이 왕생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음왕다라니경(鼓音王陀羅尼經)”에는 “아미타불의 아버지의 이름은 월상전륜성왕(月上轉輪聖王)이요, 그 어머니의 이름은 수승묘안(殊勝妙眼)이다…(이하 생략)…” 하였으니, 이것은 화불(化佛)이 사는 화토(化土)를 말한 것이며, 논에서 말한 것은 곧 수용토(受用土)이다. 이런 이치로 그것은 서로 틀리는 것이 아니다.
* 四果 - 소승에 있어서 깨달음의 결과를 넷으로 나누는데 예류과(預流果), 일래과(一來果), 불환과(不還果), 무학과(無學果)이다.
* 韋提希 - 석존 당시 마갈타국 빈바사라(頻婆沙羅)왕의 왕후. 사유(思惟), 승묘신(勝妙身)이라 번역. “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을 중심인물로 극락정토의 아미타불을 보고 확연히 깨달아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이루었음.
* 化佛 - 불타의 참모습은 중생이 볼 수 없으므로 변화하여 나타내 보이는 변화신(變化身). 수행이 높은 이를 위해 나타나는 몸을 응신(應身), 수행이 낮은 이를 위해 나타나는 몸을 화신(化身)이라 함.
第四正定與非正定相對門者 三聚衆生苦生之地 是爲穢土 唯正定聚所居之處 名爲淨土
於中亦有四果聲聞 乃至復有四疑凡夫 唯無邪定及不定聚耳
今此經說無量壽國 就第四門說爲淨土
所以然者 爲欲普容大小 兼引凡聖 並生勝處 同趣大道故
如下文言 設我得佛 國中人民 不住正定聚必至滅度者 不取正覺
又言 設我得佛 國中聲聞 有能計量知其數者 不取正覺 乃至廣說
又觀經中說 生彼國已 得羅漢果等 乃至廣說故
論說云 女人及根缺 二乘種不生者 是說決定種性二乘 非謂不定根性聲聞
爲簡此故 名二乘種 由是義故 不相違也
又言女人及根缺者 謂生彼時 非女非根缺耳 非此女等不得往生 如韋提希而得生故
然鼓音王陀羅尼經云 阿彌陀佛 父名月上轉輪聖王 其母名曰殊勝妙眼等 乃至廣說者 是說化佛所居化土 論所說者 是受用土 由是道理 故不相違
위의 네 문에서 말한 정토는 다 여래의 원행(願行)으로 이루어진 것이며, 그곳에 왕생한 이의 자력(自力)으로 마련된 것은 아니다.
그것은 저 예토의 외기(外器) 세계가 오직 중생들의 공업(共業)으로 이루어진 것과는 같지 않으니, 그러므로 통틀어 청정 국토라고 한다.
上來四門 所說淨土 皆是如來願行所成 非生彼者自力所辨
不如穢土外器世界 唯由衆生共業所成 是故通名淸淨土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