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어느 날의 일기
친구라는 인연으로 만난지 40여년......
그동안 서로의 마음 한자리 내어주면서 희노애락(喜怒愛樂)을 같이 해온 내 人生 최고의 값진 名品선물....
곤포회(坤抱會) 친구들을 만나는 날이다.
어제 철근 작업자가 5m아래 콘크리트 바닥에 뒤로 떨어져 가슴 철렁하게 했던 일은 애써 잊어버리고.....
사소한 규칙 하나..... 안전모착용을 지킨 저사람은 다행히 갈비뼈 하나가 금가는 정도의 부상에 그쳤다.
하늘이 도운 감사한 일이다.
이번 공사의 뜨거운 감자. 나와 설계사간에 설계오류를 놓고 기술자의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가 벌어진 곳.
그래서 전면 설계 재검토 지시가 떨어지기도 한 곳. 싸우고 악수하며 화해한 일희일비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이 곳의 마지막 레미콘 타설에 날씨마저 이리좋다...
타설완료를 확인하면 곧바로 경주로 향할 생각이다. 가는 중간에 이곳 안동에 그동안 머물면서 가보지 못한
곳을 잠시 들리려는 작정도 하면서......
묵계서원에 배향되는 조선시대 최고의 청백리 "보백당 김계행"이 안빈낙도(安貧樂道)
하던 만휴정(晩休亭)을 찾았다.호젓한 산길을 바쁜 걸음으로 오르니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그를 벗삼아 물아일체(物我一體)가 되었을 그의 청빈함을 경외하며, 해 저물어가는
난간에 혼자 앉아 내 육신의 때와 오욕칠정에 물든 내마음을 다 쏟아버리고
그냥 이자리에 머물고 싶은 마음 구름 일 듯이 일어난다.
먼 길 가야할 마음급한 나그네의 발걸음은 떨어 질 줄 모른다....이러다 오늘 늦겠다.
만휴정(晩休亭)의 기와이끼가 그 오랜 세월을 이야기 해준다.
만휴정에서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얼마전에 왔었다가 다시 찾은 묵계서원의 "극기당(克己堂)"앞의 홍매화가
며칠사이에 꽃망울을 터뜨렸다. 참~ 자연은 아름답고 신기한 것이다.
에구~ 해가 서산에 걸렸다!
늘씬한 다리미인의 속살을 보는 듯한 흥분을 가라 앉히고 발걸음을 돌린다.
경주지리는 웬만큼 아는데 오는도중 새로생긴 길을 잘 못 들어 한참을 헤메고 도착하니 오후7시40분이다.
모임 장소인 경주 보문단지내 한화콘도. 몰려든 차량들을 보니 휴일 티가 난다.
오늘의 주관은 종도가 하고 울산에서 먼길 마다않고 효진,상만이가 왔으며 늘 따뜻한 우리 대구 친구들은
전원 참석했다. 대구는 나만 참석하면 거의 전원 참석이다. 늘 내가 문제다.ㅎㅎ
종도가 준비한 회와 소주, 효진이가 가져온 꼬냑을 곁들이니 촐촐한 시간에 그 맛이 가히 일품이다.....
둘이 너무 좋아한다.... ㅎ_ㅎ
꼭! 절마는 벗고 설치제....
어딜가나 모범생은 있기마련이다. 설겆이며 청소며 종도하고 상만이가 살림살이 하듯 여물게도 한다.
보문 관광단지 표지석
경주 문화엑스코의 상징물. 황룡사 9층 목탑을 형상화한 구조물이다.
보문호. 4월에 벗꽃이 만개하면 일대가 장관이다.
순두부집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다음 모임에 관한 얘기를 나눴는데.다음 5월의 주관은 내 순서다.
본래 이번 모임에서 경주 남산을 산행하기로 했었는데 약한 황사가 있다해서 취소하고 여기서 헤어지기로했다.
다음 모임장소는 안동에서 하기로했다. 그때까지 내가 그곳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안동에 머물면서 내가
나름대로 좋다고 느낀 곳을 친구들과 동일한 시.공간에 함께 머무르고 싶은 마음에서 그리하자고 했다.
상만이하고 상현이는 꼼꼼하고 정갈한 성격이 어딜가나 드러난다.
"이집 안 무너 지겠나?"
두원이 사업얘기에 귀 기울이고......
5월의 만남장소 "병산서원"
한국서원 건축물의 대표라 칭송되는 "만대루"를 통해서 보는 외부.
"나를 열어 밖을 얻은" 절묘한 구조와 정면 7칸,측면 2칸의 기둥들이 만들어 내는 7폭 병풍을 펼쳐 놓은 듯한
풍경에 입을 다물 수가 없다.
서원 앞의 병산과 내성천이 만들어 낸 백사장.
5월이면 수백년된 나무백일홍이 우리들을 반겨 줄 것이다.
다시 만나는 그날 까지 친구들 건강하시게~ ^^*
경주만남을 추억하며 "그대 발길이 머무는 곳에" / 조용피리^^
첫댓글 사진과 음악과 나레이션이 어우러져 죽이는 작품이 됏네 잘 봣다~~정대야 상유~~
두원아 이번에 수고했다. 건강히 잘 지내고 5월에 보제이~ ^^*
이거 뭐꼬??? 사진보면서 음악들어면서 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치는구나 .... 보고싶다. 병운이, 영학이, 영익...는 어데간노? 너것들 참잘한다. 우리칭구들 최고다/
은열이 다녀갔네~ 시간이 허락되거던 다음 모임에 너도 꼭 참석해라... 집안은 편하제? 어무이도...안부 전해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