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송이 - 맛과 향이 뛰어나다
가을의 미각 송이의 계절이 오면 해마다 “짝퉁”송이를 막기 위해 비상이 걸린다. 코끝을 자극하는 진한 솔향기와 아삭하게 씹히는 질감은 송이 메니아들이 누릴 수 있는 최상의 가을 선물이다. 송이는 주로 수령 20년 된 소나무와 땅 속에서 영양분을 흡수한 때문인지 맛과 향이 탁월해 예부터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왔다. 이제 짝퉁이 슬금슬금 진품속을 파고 드는 송이의 구별법을 알아보고 제대로 즐겨보자. 팔공산 자락에 있는 송이공판장을 직접 찾아보았다.
북한산 송이 - 색이 짙고 거칠며 말라 있음을 알 수 있다
북한산과 중국산 구별법 가장 쉽게 구별해 내는 법이 바로 신선도이다. 송이는 땅에서 떨어지는 순간 신선도를 잃어간다. 그렇다면 중국산과 북한산 송이는 그 채취와 선별, 수출입 절차 등을 감안할 때 국내산보다 신선도가 많이 떨어진다는 결론이다. 판매장(공판장)에서 보았던 북한산 송이는 한 눈에도 금방 알아낼 수 있을 정도였다. 중국산이 국내에 유통되기까지 걸리는 시일은 보통 일주일에서 열흘정도, 때문에 포장상자를 열어 향기를 맡아보면 송이향은 고사하고 유통과정에서 부패를 막으려는 속셈에 인체에 해로운 약을 뿌릴 수도 있어 심할 경우에는 역한 냄새가 날 때도 있다.
북한산 송이는 기둥의 표면이 주름이 지고 많이 말라 까칠해 보이며 검은 색을 띠는 경우가 많다. 특히 중국산이 북한산으로 둔갑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중국산 보다는 그래도 북한산이 낫다는 증거다. 북한산은 나름의 기준을 정해 수출되기 때문에 크고 굵은 것이 특징이다. 단면을 잘랐을 때 송이 갓 부분부터 갈색으로 물들어 있으면 신선도가 그만큼 떨어진 것들이다. 신선한 국내산 자연산 송이를 잘라보면 온통 하얀 유백색의 우윳빛을 띤다.
약간 흠이 있지만 싱싱하며 갓이 덜 핀 것을 고르면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이날은 kg에 10만원이었다.
송이 고르는 법 갓 둘레가 자루보다 굵고 탱탱한 것을 고르면 좋다. 송이는 갓이 활짝 피기 전 갓 둘레가 자루보다 약간 더 굵으며 표면은 노란색을 띠며 윤기가 나고 만져봐서 탱탱하게 탄력성이 살아 있어야 한다.
맛과 향 송이는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산, 비타민, 무기질이 주성분이지만, 이 중 버섯의 감칠맛은 구아닐산과 비타민 B2의 모체인 엘고스테롤이 특히 많다/ 구아닐산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 고혈압과 심장병에 좋은 물질이다.무기질도 타버섯과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풍부하다.칼륨은 혈중 소금의 농도를 떨어뜨려 고혈압 예방에 좋은 물질이다. 그윽하며 심신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는 향은 송이올과 계피산메틸로 알려진 향기성분 때문이다.
효능 동의보감에 의하면 ‘송이는 맛이 달며 향이 짙다. 소나무의 기운을 받고 자라 위장의 기능을 돕고 식용\r을 증진시키며 설사를 멎게 하고 기운을 복돋운다.’고 했다.한방에선 말린 송이를 달여 기관지와 천식의 치료제로 사용했으며 염증을 가라앉히고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성인병 예방과 손발이 저릴 때나 무릎이 시릴 때도 복용을 권장했다.
손질과 보관법 갓이 피지 않은 송이는 뿌리에 묻은 흙이나 이물질을 헝겊으로 닦아낸다. 이때 껍질이 벗겨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데 이는 향이 날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갓이 핀 송이는 갓 안쪽에 흙이 많이 묻어 있으므로 고인 물에 자루 부분을 쥐고 물속에서 아래위로 흔들어 주면 제거 된다. 갓 머리는 쓰다듬듯 조심스럽게 흙을 제거한다. 먹을 때는 칼로 자르지 말고 손으로 찢어 먹는 것이 한결 맛을 더한다. 보관을 하려면 대강 흙을 털어낸 후 랩이나 신문지, 한지 등에 낱개로 잘 싸서 김치 냉장고에 넣어두면 죄장 두 달 간은 맛과 향을 잘 보존할 수 있다. 염장과 건조법도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이다. 갓이 핀 하품인 경우 씹는 맛은 질겨도 향은 오히려 더 강한 것이 송이다. 그늘지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딱딱할 정도 말린 송이는 천연 조미료나 약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송이꽃등심구이 - 이날 올해 첫 맛을 본 송이잔치 , 맛있게 지인들과 구워 먹음
송이는 가급적 덜 가공된 맛이 최고이다. 그러나 가볍게 살짝 팬에 구워서 소금장에 찍어 먹기도 하고 꽃등심과 함께 구이로도 좋고, 된장찌개나, 송이밥 등 다양한 요리로 즐길 수 있다. 송이는 어떤 음식에 넣어도 재료 본래의 향과 맛을 돋워주는 천연 조미료이다. 보관법만 잘 숙지하면 연중 송이의 향과 맛을 즐길 수도 있다.
저녁 무렵대의 시간이었는데 그날 하루 중 채취한 송이가 바로 공판장에 도착하여 싱싱한 송이를 고를 수 있었다.
아쉬운 점 그림의 떡 인 듯 너무 비싸다. 값비싼 송이는 아무리 제철이어도 서민들에겐 그림의 떡일 때가 많다. kg 단위의 판매량도 그렇거니와 고가의 송이를 푸짐하게 썰어놓고 고기와 같이 불판에 구워먹는 모습이 꼭 송이의 풍미를 즐기는 정석은 아니리라. 새송이나 타 버섯처럼 g 단위의 소량판매가 이뤄진다면 송이의 대중화나 유통, 소비 활성화에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날도 싱싱한 팔공산 송이가 제법 많이 나왔으나 금새 팔리는 것으로 보아 추석 전 보다 가격이 훨씬 하락되었으며, 가을미각의 호사를 누리고자 하는 미식가들 주머니 사정만큼은 여유 있어 보였다.
소나무 밑둥치 근처 솔잎을 머리에 얹은 채 다소곳하게 땅껍질을 뚫고 봉긋 솟은 송이는 생산량을 인위적으로 조절한다든지 해걸이가 되는 작물도 아니고 한해의 기후와 송이포자 생산에 알맞은 기온과 습도에 따라 수확량이 결정된다고 한다. 송이 값이 매년 큰 차이로 들쑥날쑥 변동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고, 출하가 한창일 때는 물량에 따라 하루 중 오전과 오후에도 가격대가 달라지니 이점 참고 바란다.
송이 생산지의 산림조합은 인터넷을 통해 그날그날 거래가격을 명시한다고 한다. 송이의 1차 가격은 단위산림조합의 입찰가격이나 채취자와 도매업자간 직거래를 통한 산지가격으로 형성되는 것이 통례이다. 당연히 송이 값은 그날 물량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며 생산지역에 따라서도 달라진다는 관계자의 말이다. 송이의 거품가격이 심한 이유는 중국산과 북한산이 들어오면서 비싸야 국내산으로 믿을 것이라는 얄팍한 상술과 갓이 피지 않고 몸체가 굵은 정품만 선호하는 소비패턴이 송이가격을 올리는 한 요인이 되기도 한다. 오랜만에 찾은 팔공산 등반이 송이채취기간이라 등산로마다 출입금지 팻말이 걸려 있었고, 일부 등산로가 입산허가가 된 지역도 양가에 모두 금줄이 쳐져 있어서 힘든 산행이었지만, 내려오면서 들렀던 공판장에서 마침 좋은 송이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었고, 사진 촬영 협조는 물론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가 있어서 지인들과 맛있게 먹은 하루였다.구매단위가 높아 꺼려졌던 송이 !! 제대로 알고 고르면 이외로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명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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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비바리의 숨비소리 원문보기 글쓴이: 비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