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이도: 중하 (초보자도 튼튼한 두다리만 있으면 시도해볼만 하다.)
근로자의 날을 맞이하여 "수 Rock 산"을 다녀왔다. 이름만큼이나 많은 바위들로 이루어진 산이었다. 처음하는 산행이라 무슨 옷을 입고 갈지 도시락은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건지 나때문에 혹시라도 뒤쳐지진 않을까 많은 고민이 되었다. 설레는 마음에 새벽에 깨서 주섬주섬 준비해놓은 옷을 입고 장암역으로 향했다. 지하철은 한산했지만 드문드문 등산복 입으신 분들도 보였다.
처음 만나는 장소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어색하게 인사를 하고 뻘쭘하게 앉아있었는데 여러 회원분들께서 말도 걸어주시고 금새 긴장이 풀리고 마음이 편안해졌다. 슈베님, 별밤지기님, 피터님, 루비레드님, 해밀님, 페이님, 장미님, 나 이렇게 총 여덟명이었다. 아침도 굶고 왔는데 페이님이 찐빵도 사주셨다. 모두 하나씩만 먹었는데 피터님이 두개를 먹었다.
올라가는 길에 점심에 먹을 매운 돼지 껍데기랑 홍어 무침을 슈베님이 사들고 산행을 시작했다. 수락산 입구에서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마친 뒤 별밤지기님이 선두에 서시고 오르기 시작했다. 난 엄청 힘들었지만 처음 참석하는 산행에서 다른 회원님들께 누가 될까봐 열심히 올라갔다. 다른 회원님들도 나만큼이나 힘들어하셨다. 그래서 별밤지기님을 후미에 세우기로 했다. 피터님과 내가 날다람쥐처럼 자꾸 빠르게 지나가는 별밤지기님을 열심히 방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밤지기님은 어느새 저만치 가 있었다. 그렇지만 나중에는 우리와 보조를 맞추어주셨다.
계속 되는 오르막에 회원님들은 지쳐가고 점점 말이 없어졌다. 끝이 없을 것만 같던 오르막이었는데 어느새 하늘이 보이고 고장난 에스컬레이터 두개를 지나 올라가니 오늘의 칙칙폭폭이 나타났다. 금강산 자락에 있던 바위가 남산이 되려고 한양으로 실컷 올라왔더니 다른 산보다 한발 늦어서 남산이 되지 못하고 속 좁게 한양을 등지고 섰다는 바로 그 기차바위였다.
기차바위는 경사가 90도로 밧줄을 잡고 올라갈 수 있다. 처음엔 힘들지 않게 몇걸음 올라가서 별거 아니라는 생각을 하다가 중간쯤 왔을 때 내가 얼마나 경솔했는지 반성을 했다. 자만심을 가지고 올랐다가는 중간에 한번 멈칫할 수 있다. 산아래로 내려다보이는 강북의 전경은 아름다웠지만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바위만 묵묵히 보고 올라가야한다. 한 밧줄당 세사람씩 올라가게 되어있으나 가끔 몰상식한 사람이 새치기를 하거나 줄을 심하게 흔들며 뒤에서 따라올 수 있으니 바위에서는 항상 조심해야한다.
기차바위를 지나 자리를 펴고 점심식사를 했다. 참치김밥, 단호박과 볶음밥의 만남, 고로케, 건강식 쌈야채, 수락산 입구에서 공수해온 매운 돼지껍데기와 홍어무침, 오징어 짬뽕 및 냉커피, 과일, 막걸리를 간단하게 먹었다. 단호박과 볶음밥의 만남에서는 카라멜 소스를 사용했다고 했다. 슈베님께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시던 요리솜씨였다. 배낭의 도시락을 꺼내서 배로 옮겨담은 후 하산을 했다. 배낭의 도시락이 전부 아랫배로 들어가서 나름 질량 보존의 법칙이 잘 지켜졌다. 무게중심이 약간 앞으로 쏠리는 느낌을 받긴 했다. 내려오는 길에 예쁜 바위에 올라가 기념사진도 찍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기념사진 촬영은 해밀님께서 너무너무 수고해주셨다. 장미님, 페이님, 루비레드님과 나는 여러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피터님은 오늘 블랙야크를 현빈 느낌 나게 입고와서 수락산에서 촬영을 진행하였다. 루비레드님은 어느 각도에서 찍어도 예쁘게 나왔다.
하산해서는 커피숍에 들려서 별밤지기님의 닉네임을 별똥님으로 변경하는 투표도 민주적으로 진행되었다. 별똥은 요즘 비싼 값이 거래가 되고 있다며 별밤지기님은 닉네임 변경에 아주 만족해하셨다. 슈베님은 두번 담배피러 나가셨다. 배가 덜 고파서 곱창을 뒤로한채 귀가를 하였다. 모두들 아쉬워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처음 산행이었는데 잘 챙겨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자갈이 많은 길을 폴짝폴짝 가다가 발목을 접질렀는데 많은 회원분들이 걱정해주셨다. 다행히 심하게 다치거나 하지는 않았다. 별똥님이 내리막이 심한 바위를 내려오는 방법도 알려주셨는데 그냥 터벅터벅 걸어내려오면 된다고 하셨다. 말은 쉬운데 그게 막상 하려면 앞으로 연습을 해봐야할거 같다. 슈베님, 별똥님 그리고 피터님은 여자회원분들이 내려올 때 낭떠러지에서 떨어질까봐 잘 막아주셨다.
수락산은 참으로 매력적이고 지겹지 않은 코스이다. 하지만 이정표가 거의 없고 길이 여기저기로 나있어 길을 잃을 수 있으니 산행에 참석하여 동행하기를 바란다.
첫댓글 참 잘했어요~♥
완전 재미졌어~
정말 생생한 후기~ 자기전에 수락산 한번 더 갔다 온 느낌ㅋㅋ
발목 괜찮은지 몰겠어요~
요즘 어느산에나 있는 고장난 에스컬레이터..ㅠㅠ
신선함 100%의 미녀..만나서 방가웠어요~
달콤 딸기와 참외두 맛났꾸여~귀염터진 칼도 준비해 온 쎈쑤..ㅎ
'유유상종' 의 친구와 기회될 때 마다 자주 뵈어요~
자다가 톡 소리에 깨서 오늘 느낌 다시 만끽하고..이젠 꿈나라로~잘자요~~^^
발목은 오늘도 괜찮아요~ 도시락을 넘어선 "요리" 너무 맛있었어요
베쓰님의 웃음짓는 매력에 푹 빠졌어요~
정말이지 별똥님의 날다람쥐 ㅎㅎ초반에 힘들게 올랐네요~션한바람도 부러주고 수락산만의 바위 매력들을 보면서 오늘 산행은 잊지 못할듯 시퍼요
날다람쥐 잡느라 ㅋㅋ
후기 재밌게 잘 보고갑니다...^^
모두님? 와라님? 저는 있었던 사실을 객관적으로 썼답니다. 절대 감정 개입 안됨 ㅋㅋ
ㅋㅋㅋ ~
담엔 백운대 도 ~~~~ 전
글 잼나게 잘 읽었어요 ~
백운대도 터벅터벅 걸어가면 되자나요
@베쓰 그렇죠 ~ 자신있게 배에 힘 꽉주고 ~
@별밤지기 ~♪~♬ 배쪽으로 무게중심이 기울어서 생각보다 쉽지 않아요
@베쓰 그게 쉽지는 않지만 그 선만 넘어서면
그때부터는 아주 쉬워요 ~
@별밤지기 ~♪~♬ 저도 별똥님처럼 고기 끊고 날렵해질래요
@베쓰 헉 ~~~ 욕심이 넘 과해요
이몸이 어디 하루이틀사이에 만들어진거라
생각지 말아요 ~~~
@별밤지기 ~♪~♬ 설마 하루이틀로 그몸 욕심났겠어요?! 꾸준하게 노력할게요
@베쓰 그정도 자신감이면 반은 성공요 ~~~
ㅊㅎㄷㄹㅇ ~
@베쓰 예전에 산많이 타셔서 지금도 날렵하지만 금방 달인처럼 날라다니실꺼에요~
표정들이 다들즐거우셔서 보는저까지도 기분좋아지는산행이셨던거같아 좋네여~^^
오르막에서는 그래서 사진이 없다능 ㅋㅋ 초반에 너무 힘들어서 영혼없이 올라갔답니다
후기 감상 잘 하고 동행에 동행 하게 된 것을 ㅊ ㅋ 드립니당.
동행에 동행하게 되어 너무 즐거웠습니다
수락산 근처에 살면서도 가든에서 고기먹으러 한 번 간 것 말고는 안가봤는데 가보고 싶어졌습니다. 담엔 같이 가요.
그 고기 먹어보고 싶네요~ 저 가든 좋아하는데
@베쓰 혹시 루어낚시 다니셨어용? 제가 배쓰낚시꾼인데. . . ㅎ
@꽃남방 배쓰 한번 잡아서 먹어보고 싶네요~
@베쓰 오우! 샤이니님과 쌍벽을 이룰 식탐을 소유하신듯. . .
@꽃남방 먹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