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산은 안성과 진천의 색깔이 반반씩 섞인 곳이다.
안성시에 속한 동네이긴 하지만, 안성시내와 워낙 멀리 떨어져 있는 탓에
상대적으로 안성시내의 영향을 적게 받고, 오히려 안성시내보다 더 가까운 광혜원, 진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곳이다.
경기도이지만 충청북도 진천과의 상호 영향력이 강한 죽산.
안성, 장호원, 진천으로 향하는 도로가 사방으로 쭉 뻗어 교통이 무척 편리하기도 하다.
인구 7천명의 조그만 '면'이지만 서울, 인천, 수원, 천안, 충주방면 버스가 전부 1시간 이내 간격으로 운행한다.
그리고 수원, 용인, 안성, 장호원, 여주, 심지어는 충청북도 광혜원-진천으로 이어지는 시내버스까지.
이렇게 조그만 동네에서 이렇게 수시로 버스가 다니는 곳도 발견하기 힘들 것이다.
얼핏 보면 작게만 느껴지는 죽산터미널이지만, 절대로 작게만 볼 수 없는 큰 터미널이다.
죽산면의 전경. 지금은 그저 한적한 시골 마을에 불과하지만,
1914년 군 통폐합 이전까지만 해도 죽산군의 중심지에 해당하는 지역이었다.
지금도 안성과는 생활권이 약간 다르게 형성되어 있다.
보통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버스터미널들과는 달리,
죽산터미널은 마을에서 일죽방면 끄트머리, 마을의 동쪽에 위치해 있다.
비록 크기도 매우 작고 볼품없는 수준의 버스터미널이지만,
진천, 장호원, 충주, 안성 등으로 향하는 수많은 시외버스가 들렀다 가는 지리적으로 아주 중요한 곳이다.
이미 경기도 최장거리 시내버스로 잘 알려진 백성운수 37번은,
아마 경기도에서 가장 버스터미널로 들어가는 횟수도 많을 것이다.
37번이 거쳐가는 터미널만 해도 안성, 죽산, 일죽, 장호원, 여주 등 다섯 군데나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 근방의 어디를 가도 37번 버스가 터미널 안에 정차해 있는 것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죽산터미널은 경기도에서 가장 긴 두 노선이 한꺼번에 밀집하는 곳이다.
무려 편도 2시간 이상 걸리는 수원행 경남여객 10번 버스가 잠시 몸을 씻으면서 주박하고 있다.
경기도에서 가장 긴 두 노선, 10번과 37번을 죽산에서 한꺼번에 목격하니 느낌이 새롭다.
죽산버스터미널은 안성과 마찬가지로 단층의 아담한 건물이다.
하지만 주변이 복잡하고 정신없는 안성터미널과는 달리, 한적함과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따뜻한 곳이다.
사방에 꽉꽉 건물들로 막혀있지 않아 뻥 뚫려있고 터미널 자체도 지붕 하나 없이 완전 개방된 구조이기 때문.
매표소도 하나의 매점처럼 건물 한구석에 조그맣게 마련되어 있다.
터미널 건물만 보고 별 볼것 없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운행표를 보면 절대로 작은 터미널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조그만 시골동네임에도 불구하고 남부/동서울행 버스가 시간당 2~3대 정도로 수시로 운행하며,
천안, 온양행 버스도 40분 간격에 수원-안산-인천행 버스도 1시간 간격으로 자주 운행하는 편이다.
마을 규모는 정말 작은데 비하여 버스가 사방팔방으로 뻗어있는 교통의 요충지인 셈이다.
죽산터미널에 오면 아담함, 여유로움, 깔끔함을 모두 느낄 수 있다.
최근에 리모델링을 했는지 내부가 너무너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다.
이렇게 한적하면서 깔끔한 공간에서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버스를 기다리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죽산은 남쪽으로 약 3km만 더 가면 충청북도 땅으로 넘어갈 정도로 충청북도와 가깝다.
중부고속도로를 이용해도 진천으로 가는 길목엔 항상 죽산이 위치해 있다.
그 때문인지, 충청북도 광혜원까지 운행하는 경기버스도 있다.
물론 광혜원, 진천으로 이어지는 시외버스도 수시로 운행하지만
60~8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시내버스의 역할도 결코 무시할 순 없다.
편도 10km가 채 안되는 짧은 거리를 운행하기 때문에 도 경계를 넘어감에도 불구하고 전구간 기본요금인 노선이다.
그만큼 충청북도와 아주 가까이 인접해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충북 진천의 관문이자 안성, 장호원, 이천, 광혜원 등 주변 지역을 모두 이어주는 교통의 요지.
하지만 그렇게 교통이 발달한 곳임에도 불구하고 발전을 제대로 못 하고 아직까지 한적한 시골마을 모습 그대로 남아있다.
앞으로 큰 변수가 없는 한 이 곳은 여전히 시골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을 것 같다.
충북의 관문 역할을 해주는 죽산터미널 역시 별다른 변화 없이 지금의 고요한 풍경을 오랫동안 간직할 것이다.
첫댓글 계속 올려주시는 터미널 견문록, 잘 보고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여행기 부탁드립니다. ^^;
현재도 사진만 저장해놓고 글을 올리지 않은 자료들이 많이 있습니다. 앞으로 올릴 것들도 지금보다 더욱 열심히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응원 감사드립니다 ^^
잘봤습니다. 죽산 터미널 가끔 가는데 새로운 발견이네요...~
다른 시각에서 보는 죽산터미널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
10번 노선의 경우 과거 완행시외노선이었습니다.
완행시외노선이었군요. 어쩐지 시내버스 노선치고는 굉장히 길다 했습니다; 들어보니 예전에는 10번 노선이 수원에서 광혜원까지도 운행했다고 하더군요.
10번의 원래노선은 광혜원이었습니다. 그후 죽산까지 단축운행했고(죽산-광혜원구간을 10-1번으로 분할) 백성운수 17번이 인수했습니다.
광혜원이 정확히 어디에있죠? 행정구역상..
충청북도 진천군 입니다.
충청북도 진천군 광혜원면입니다.(일부 사람들은 광혜원의 옛 지명인 만승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2000년도에 만승에서 광혜원으로 이름이 변경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