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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첫날, 전철이 길을 열자 광나루역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약속을 주신 형제들 대부분은 오셨다. 나머지 분을 확인 후, 새벽길을 나섰다. 아차산 생태공원으로 오르는 골목 안 사람들로 가득했다. 좋은 추억을 위하여, 삶의 의지를 세우고자, 다들 산에 오르는 동기는 달랐지만 새벽에 집을 나서서 지금 산에 오르는 목적은 첫날 해맞이다. 소나무 숲 어느 곳에선가 힘찬 북소 리리가 새벽을 진동시킨다. 아차산 숲에서 북소리! 그건 강력한 힘을 모으기 위한 전략적 울음소리를 닮아 있었다. 아차산과 그 안에 산성과 수많은 보루들 그것을 쌓은 사람 들은 한수 즉 한강을 지배하기 위한 군사적 전략 지를 만든 고구려인이다. 백제와 신라를 몰아내기 위하여 고구려의 남진과 신라의 북진의 결전지가 바로 아차산이었다. 결국 신라는 한수를 정복한 후 북한산 비봉에 진흥왕은 그 소식을 알리는 순수비를 세운다. 역사는 물을 지배하는 자에게 지배권을 넘겨주었다. 한강은 그때도 흘렀고 지금도 흐르고 있다. 또 하나의 문명이 사라지면 새로운 문명이 열려 지속되는 모습을 한강은 수없이 보고 흘러왔지만 그와 관련된 어떤 이야기도 한강에겐 듣을 수 없다. 다만 정복자가 기록해 놓은 역사에 의지하는 수밖에 없다. 오를수록 산 길을 걷는 일은 힘이 부치는데 정체가 생겨 앞 길을 자꾸 막는다. 나는 슬쩍 숲길로 길을 틀었다. 호젓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때를 맞출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해 도착한 5보루 산기슭 안부, 너럭바위에 섰다. 한수 주변 야경은 정말 근사하였다. 강물이 꺾이고 다시 꺾이는 구간에 생긴 호수 같은 넓은 공간이 특히 아름다웠다.
자리를 잡은 후, 각자 등짐 안에서 행동식을 꺼냈다. 생강편, 차, 떡, 과일, 커피, 쿠키 등등 새벽을 이기려면 에너지 보충은 필수다. 양식은 체내에 흡수되면 바로 열을 발생한다. 에너지화 되는 것이다. 열량은 바로 몸의 모든 것들을 정상화 시킨다. 우리의 몸이 가장 추위를 느끼는 시간때는 바로 해 뜨기 직전이다. 새벽은 우리에게 행동하라 메세지를 전달한다. 전달을 받은 몸은 열을 생산하기 시작하지만 고갈되어 있는 에너지는 결국 한기를 몰고 온다. 그때 따뜻한 차, 한 모금과 간단한 행동식은 추위를 몰아내고 머리맑게 해 준다. 아직 해가 뜨려면 20분의 여유가 있다. 오늘 일출 시간은 서울에서 7시42분경이다.
어두움을 벗겨 가는 것은 아침이고, 동이 트기 시작하면 어두움은 스스로 사라져 간다. 동트임이 시작되자 수많은 사람들이 일출 보기 위하여 행렬를 이루고 끝없이 올라 온다.
가을 하늘을 닮은 한강물, 새벽 빛과 어울려 아름답다. 90도로 휘어진 강물 을 거슬러 올라가면그 곳에는 두 개의 산을 만날 수 있다. 협곡 좌우에 걸려 있는 산, 예봉산과 검단산이다. 광주산맥은 운길, 갑산, 예봉으로 이어지다, 끊긴 후 강을 건너 솟는다. 그냥 지표로 이어 나가려 하였지만 두미강은 그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산맥을 끊어 버린 것이다. 강의 원류인 강원도 북부에서 내려 오는 북한강 줄기와 강원도 남부에서 흘러 오는 남한강은 두물머리에서 합수 되어 세력을 키운다.그리고 다시 마재부근에 다달아 경안천가 만나 더 강력해 진다. 그 힘은 검단과 예봉의 허리를 자른 후 협곡을 만들고 물 길을 낸다. 그곳을 사람들은 두물머리 맨 후미에 있다하여 두미강이라 불렀다. 협곡은 항상 물살이 빠르고 여울목이 많아 물을 더욱더 사납게 흐르게 하였다. 임업물을 실고 오던 땟목들이 두미강을 지나기엔 힘든 일이었다. 강원 아리랑을 부르며 시작한 땟목여행! 이곳에 오면 기진맥진하여 빈번하게 사고가 일어났다. 그 영혼들을 위로하기 위하여 생겨난 당집, 그 수효는 무려 8개나 되어었다. 그래 사람들은 그 때부터 팔당(八堂)이라 부른다. 지금도 그렇게 부르고 있다. 수많은 문인들은 이곳 풍광에 매료되어 이곳을 자주 찾았다. 특히 달이 뜨는날이면 더욱 그랬다. 달빛이 고요하게 여울목 떨어지는 날 여울목에 달이 산산히 부서지는 모습을 좋아했던 것이다. 그 모습을 그들은 月灘이라 부르며 뱃전에 모여 앉아 술을 마음에 빗곤하였던 것이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역사소설의 대가 월탄 박종화선생이셨다. 그 아름다움을 못잊어 당신의 호로 사용할 정도로.....
두미강 오른쪽 산기슭으로 첫 해가 떠오른다. 그것을 보기 위하여 우린 온 것이다. 빛은 바로 생명이다.우리가 믿는 절대자도 빛 가운데 계시다 하였다. 왜? 그 곳에 계신걸까. 그것은 생명을 주관하시는 분이기 때문이다. 그분을 첫 영접하고 소통을 하며 새로운 삶의 지혜와 용기를 얻기 위하여 일출을 찾은 것이다. 동트임에 속도가 따르자 우린 모두 일어 섰다. 공손하고 경애하는 마음을 모으고 기도와 성가를 부르며 특히 격이 맞아 떨어지는 우리들의 영원한 사부께서 친히 작곡하신 태양의 찬가를 부르며 마중하고 있었다. 다른 시간들은 휘리릭 지나가는데 기다리는 시간은 왜 이렇게 더딘지 모르겠다. 매서운 아침 공기가 뺨을 흘치고 지나 가지만 아랑곳 없다. 잠시 후 다가 오실 햇살이 다 녹여 주실것이다.
아침 특유의 기운이 산과 강 사이로 퍼져 나갔다. 고요함도 그렇지만 생동하기 직전의 정동중의 풍광은 늘 신선하다. 그리고 따뜻하면서도 강렬한 에너지가 흐른다. 서서 양손을 모으고 다시 한번 더 기도를.... 천기를 주관하는 부처에서 발표한 시간을 넘어섰으나 아직도 햇님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중얼거렸다. 그럴리가 없는데.... 아니 그럴리가 없는데... 그때 비로서 동녁에 붉은 빛이 물들기 시작하는 징조가 보였다.
체념이 강하면 기다린 결과는 강렬해 지는 법이다. 기색이 없던 일출은 전초의 기색으로 붉은 융단자락을 흔들기 시작했다. 나는 비로서 깨닫는다.다. 아하! 일출은 그 시간에 이뤄졌지만 산이 가로막고 있었던 것이다. 오히려 그 모습이 2015년 일출을 기가막힌 아름다움으로 연출하였다. 새아씨가 살며시 얼굴을 내밀듯 햇님도 그런 모습으로 얼굴을 내밀기 시작하였다. 귀요미 햇님의 자태가 참으로 상서롭고 길하게 느껴졌다. 빈 나무가지들이 알렬 힁대로 서 있는 앞산 능선과 해가 떠 오르는 육산의 검은빛의 조화는 한 폭 근사한 그림으로 완성되었다. 위치 선정도 좋았지만 해의 떠오름도 주변 환경이 일취를 도운 것 같다. 아~ 좋다.
마른 겨울나뭇가지 넘어 비탈진 산기슭에 걸린 해, 탄성을 지르게 한다. 여기저기서 다들 환호한다. 해돋이엔 해걸음 발자국 없이 순간 부웅 떠오른다. 해넘이엔 길고 긴 해걸음 길을 자취와 함께 남기고 사라지지만 일출은 그와 다른 모습으로 다가 온다. 아주 간결하다. 하루의 일상이 시작되는 새벽. 그 시간엔 지체할 겨룰이 없는 것이다. 해는조금씩 파이를 키워나가고 있었다. 조금, 조금이 쌓여가면서 이내 둥근형태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완숙의 의미가 주는 안정감을 느끼며 바라보았다.
시작이 반이라하더니, 어느새 중간을 지나
동천에 둥근 해가 떠올랐다. 사람들을 포함한 모든 만물들은 해바라기를 시작하였다. 생명의 에너지를 마시며 밤새 위축되었던 생명에게 원기를 불어 넣기 시작하였다. 모든 것이 불끈 거린다. 우리들이 지닌 생명의 빛은 각각 다르다. 개성이 존중되는 이유는 바로 각각 다른 성품으로 태어났기 때문이지만 그 개성들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개개인은 공동체에게 배려하고 양보해야 한다. 무지개가 아름다운 이유는 조화로움 때문이다. 사랑이 아름다운 이유는 모든 것을 받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모듬고 사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것만 사랑한다면 진정한 사랑은 아니다. 싦은 것들도 사랑의 중심에 서 있어야 한다. 그래야 사랑은 지속할 수 있으며 그 가치도 커지는 것이다. 모든 것을 수용하는 사랑은 늘 건재하지만 편한대로 받아드리는 사랑은 늘 불안정하다. 온누리에 골고루 밝힐 수 있는 것은 사랑뿐이다. 하늘의 주인시여 올해는 당신의 사랑빛으로 온세상을 비추소서! 그리고 우리들 마음에도 그 사랑빛이 넘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아멘. 샬롬. 이런 기도를 드린 후
천주의 마음이신 해를 중심에 놓고 마지막 샷다를 눌렀다. 나의 기도가 해살을 타고 넘실대면 날아갔다. 무지개 빛을 타고~~~
소원이 이뤄지리라 확신을 한 후 하산을 결정하였다.
새벽에 집을 나선 보람이 얼굴에 생기를 만든다. 일출맞이를 근샇게 종료한 우린 아차산성을 경유하여 동쪽방향을 잡아 내려섰다. 해를 마주 보고 에너지 충전 하면서 워커힐 아파트 중앙을 가르며 내려섰다. 길을 건너 오래 전부터 다니던 해장국 집을 찾았다. 이곳에서 유일하게 문을 여는 새벽 밥집이다.옹기종기 모여 앉아 선지 해장국밥을 시켜 맛나게 먹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올해 일출 맞이는 대성공이다. 슬슬 대박날 조짐이다. 공동체 활성화, 믿음의 신심 극대화, 가정의 번성( 정신적, 물질적, 우애, 사랑적), 국가의 번성, 민족의 통일, 등등 대박날 조짐이 보였다. 광나루 다시 말하면 광진, 같은 말이다. 광나루는 한양과 여주, 이천을 잇는 중요한 동선이다. 여주에 모셔진 세종, 그 영릉 때문에 나루와 길 관리가 잘 정비된 곳이었다. 한양성 중 작은문에 해당되는 광희문( 속명칭으로는 시구문이라 불렀다)을 나서면 왕십리( 왕이 행차시 궁궐로부터 딱 십리길이라 그렇게 불렀다)가 나온다. 그리고 다시 나가면 살궂이 다리를 건너 화양, 광장 지나면 광나루가 나온다. 전국에서 가장 넓은 군, 광주군(廣州郡)에 속한다하여 붙여진 광나루다. 그 군 중심은 경안(京安)이다. 경기도 안 중심에 있어 다른 군과 접촉이 없는 군이 바로 광주군이다. 그래서 경안이란 명칭을 얻게된 군이기도 하다. 광나루지나 구천면 길을 걸어 방다리 약수를 만나 다시 동진하면 마재, 은고개를 넘어 선 후 내려가면 광지원, 곤지암, 이천, 여주, 원주, 대관령, 강릉까지 길이 열린다. 우린 광나루를 건너 한강을 거슬러 올라 구산성지로 가기로 결정하였다. 참 먼 여정이다. 약 25000 보가 필요한 걸음여행 길인데 우려가 되지만 새해 첫날 그렇게 걸어 김범우 안토니오 형제를 만나고 싶었다. 그리고 구산옆에 구산성당을 들러 묵상과 기도를 드린 후 다시 성지로 가 참례할 계획을 세웠다. 고난과 고통이 수반된 순례길, 그 길에서 신앙의 길을 되새김하고 싶었던 것이다. 가자 가자! 구산성지로 힘찬 첫걸음 내딛고 광진교에 섰다. 그리고 동진하기 시작하였다. 결국 우린 해가 떠올랐던 산맥을 찾아 나선 형국이었다.
쪽 빛처럼 하늘도, 강물도 우리들 마음도 같았다. 강바람이 차다. 등뒤로 보이는 아차산 저기 저 중턱에 서서 해맞이를 하였는데 벌써 우린 강을 건너 중간에 서 있었다. 호쾌한 마음으로 다리를 건너 강 옆으로 난 생태 길을 걸었다. 주로 흙길을 찾아 걸었다. 아직도 가을빛 갈대가 건재하다. 바람결 따라 으악새 소리가 들린다.
옛적 이곳은 서울 문안 사람들 휴양지었다. 여름이면 넓은 모래사장에 천막을 치고 몇일씩 묵으며 수영을 즐기고 쉬어 가던 휴양지였는데 강이 오염대기 시작하자 서둘러 페장한 후 88올림픽 때 도로를 개설하면서 생태공원으로 바뀌기 시작한 곳이다.
길이 시원하다. 그리고 길 양편에 서서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 빛의 영향으로 봄 기운이 돈다. 하기야 한달이면 입춘인데 그럴만하다. 빛이 아늑해지기 시작하면 초목들은 금새 생명이 깃들기 시작한다. 어질지 못하면 생명도 없다. 어진 구석이 있어야 생명도 찾아들고 뿌리를 내리는 것이다. 뿌리는 줄기를 만들고 잎을 만들어 주고 줄기와 잎은 결실을 만들어 준다. 과정을 지나야 매듭되지만 시작이 없으면 그 마저도 이룰 수 없는 것이 바로 생명들의 이치다. 시작의 중요성은 지향해 나갈 수 있는 터전이기 때문이다. 올해의 시작인 지금. 앞으로 향한 즉 지향을 하고 있는 순간이기도 하다.이런 각오로 한해를 살며 자신을 다스릴 수 있다면 모든 것은 바른 매듭으로 자신과 주변 모두를 행복하게 할 것이다.
다들 밝은 표정이다.
순례자들인 우린, 걸으며 보기 좋은 곳이 나오면 추억을 남겼다. 순례자의 CF를 찍듯이 사진으로 추억을 남겼다.
가끔, 화장도 지우고 입히고 하면서...... 오늘 분장쟁이는 박순옥 수산나... 그래도 그렇지... 그래 호박에 줄을 긋고나면 수박이된다지.... 우하하하. 젊어 수박이지만 아니 그 보다 더 아름다웠었지만 나이는 그 아름다움을 빼앗아 간 후 중후함을 남긴다. 그리고 다시 흐르면 증거자가 된다. 세월의 증거자가 바로 세월의 끝이다. 그리고 이 세상 모든 일은 다음 사람에게 남기고 홀연하게 온 길을 되짚어 떠나는 것이 인생이다. 단 하나 경게해야 할 일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건강이다. 마지막까지 잡아야 할 것은 바로 건강이다. 정신과 건강이 온전한 상태로 유지되지 않으면 추해 진다. 인격이 상실된 몸은 상상하기 조차 싫다. 맑은 신앙생활과 기도로 정신을 지키고 꾸준한 걸음여행으로 몸을 건강하게 하려는 것이 바로 작은자의 몫 순례와 걸음여행의 실체다.
잠시 화장을 끝낸 후 추억을 잡아 놓은 후 다시 길을 나섰다. 길은 아직도 멀었다. 이제 1/3 걸었다. 오르막 길 뒤로 보이는 아차산 7부 능선이 바로 우리들이 서서 알출을 보았던 자리다. 세로 개설된 암사대교 넘어로 보이는 아차산이 오늘따라 홀연하게 다가 온다.
건각이 장단지에 달라 붙는다. 언덕길을 오른다는 신호다. 순례길 다운 걸음이라 그런지 고단한 생각은 없다. 경쾌할 뿐이다.
암사(岩寺) 한강 풍경이 좋은 바위 터전에 옛적에는 절이 있었단다. 그 절 이름을 빌린 지명이 암사동이다. 바윗 절 부근 언덕에 잠시 쉬었다. 서서 다시 행동식 나눔을 갖았다. 걷기 위하여는 여러 준비가 필요하다. 걷기 좋은 신발, 옷, 그리고 행동식은 필수다 지치지 않으려면. 적당한 열량 섭취는 중요한 일이다. 고열량으로 준비해야 한다. 특히 겨울철에는 신경써야 한다. 치즈, 건포도, 육포, 바나나 말린 것, 사탕, 크레카, 땅콩, 잣, 호두 등 좋은 식품이다. 그리고 더운 물과 차는 필수다. 제일 많은 열을 빼앗아가는 신체 부위는 머리인 관계로 모자는 필수, 장갑도 역시 중요한 준비물이다. 잠시 휴식과 행동식을 나눈 후 다시 성지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도착한 생태공원 그늘막에서 다시 추억을 만든 후 생태 길을 걸어 나가다 새 모이를 주기 위하여 머물었다. 우리들의 양식인 행동식을 새들 먹이로 나눔해 주었다. 나무 가지에 꼿아주자 어떻게 알았는지 아름다운 새들이 몰려 든다. 보기가 참 좋다.
박새 설명을 보고 계시는 모니카 자매님은 늘 호기심과 참여도가 놓으신 분이시다.
새들 모이나무다. 가지 마다 새 모이가 걸려 있다. 각종 과일, 잣송이, 땅콩 목걸이, 돼지고기 덩어리 등등 자연스럽게 섭취를 도우려고 나무가지에 달아 주는 것이다. 자연보호 주보성인이신 프란치스코 제자들인 우린 프란치스칸이다. 자연의 모든 것들은 같은 형제들이다 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먹거리가 부족한 겨울시기 각별하게 신경써서 도와야 한다. 1월, 2월, 3월 순례, 걸음여행 때마다 모이준비를 철저하게 하려고 한다.
새 모형 모이틀에 비싼 곳감을 달아 주시는 도미나 자매님, 달아 주시며 행복해 하신다.
체칠리아 자매님도..
수산나 자매님도...
모니카 자매님도....
또 모니카 자매님도 달아 주고 계신다. 새들과 형제적 친교행사를 갖은 후 다시 길을 나섰다. 고덕교 밑으로 나온 후 다시 강뚝 길에 섰다. 인적이 끊긴 길, 우리 밖에 없었다.
길이 있는 길을 걷는 순례자들, 어느새 2/3를 걸어 왔다. 서울과 경기도 경계점인 이 곳을 넘어서서 30여분을 걸어 나가면 구산성당을 만나게 된다. 시계를 넘어서며 환호한다. 시작인 있으면 끝을 만나게 된다는 의미가 강하게 다가 온다.
몇년 전 구산성지를 찾은 후 성당을 다시 찾아 기도를 한 적이 있었다. 그러곤 다시 나무병원에 들러 걸음여행 시작점으로 삼은 적이 있었다. 당시 기억이 떠 올랐다. 소금을 뿌려 놓은 것 같았던 억새밭이 무척 아름다웠었다. 그 생각을 하며 길을 건너 드디어 구산 성당에 도착하였다.
구산! 거북이 닮은 산이 구산이다. 그 곳에 김범우 안토니오 집이 있었다. 넓은 들이 있고 주변에 강이 있어 비옥한 땅이었다. 그러나 그에게 찾아든 천주의 빛을 그는 피할 방법이 없었다. 명례방을 오가며 그의 믿음은 나날이 깊어만 갔다. 그 시대 천주학쟁이들의 말로가 그랬듯이 그도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지만 순교를 통한 거룩한 부활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망월동에 그의 숭고한 종교적 순교에 대하여 그 가족들과 더불어 증거하고 있는 성지가 바로 구산성지다. 바람따라 자연이 숲을 이룬다면 인간의 발걸음따라 문명이 생긴다하였던가! 구산성지 망월동도 지금 천지개벽중이다. 전원적 풍광이 좋던 구산주변과 성지 동서남북 전부가 도시문명화 되어 가고 있었다. 도식적인 문명 그늘에 가려진 성지의 순수성이 퇴락하는 것 같아 씁쓸하였다. 아기예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하여 걸어 놓은 현수막, 아파트 군상과 오버랩되어 황량한 생각이 들었다. 왜 종교시설이 자연속에 있어야 좋은지 알 것 같았다. 고요함이 깃든, 적막함이 소슬한 곳에서의 묵상과 기도는 초월을 넘어설 수 있지만 소음과 번잡함 속에서의 묵상과 기도는 고도의 숙련이 필요하다. 모든 것을 익히고 배움의 질을 높이는 방법은 반복적 숙련을 따라잡을 것이 없는 것 같다. 당 안으로 들어섰다. 제대에서 촛불을 핀 흔적의 냄새가 풀풀났다. 실내는 따듯하였다. 오늘 날은 찼다. 그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따라 준 자매님들이 고마웠다. 각자 편한 자리에 앉았다. 첫날 성지에서 묵상과 기도라 그런지 오랜시간 앉아들 있었다. 나의 기도는 아침 해를 보며 올렸던 기도처럼 내용은 같았다. 단지 아멘과 샬롬에 액센트를 실었다.
다시 마당에 섰다. 안토니오 형제님 앞에 서서 성지를 만들어 주신 신심과 순교정신을 기렸다.
그리고 다시 복고풍 조촐한 성당건물 옆에 서서 추억을 만들었다. 이런 추억들의 쌓임이 바로 인생 전기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문명을 피해 성지를 찾아 나섰다. 정상적인 길, 모두 문명의 공사를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울타리를 설치해 놓았다. 광야를 걷는 심정으로 문명의 흔적을 피하며 성지를 찾아 가는 길, 동선은 점점 길어 졌다.
그리고 도착하여 성모님 앞에 서서 성모송을 드린 후 성지참례를 시작하였다.
순교자들 무덤에 섰다.
그리고 엎드려 절을 드리고 기로로서 하느님의 영광을 닮은 순교자들에게 진심 어린 기도를 드렸다. 하늘에는 영광, 땅에서는 하느님께서 사랑하는 이들에게 평화! 평화!! 그대로 이뤄주소서 그대로 우리에게 머물게 하소서. 진리는 평화 안에서 존재한다. 아니지 진리는 평화로 나가기 위하여 준비된 그릇이다. 진리는 나를 평화롭게 하고 우리 모두를 기쁘게 한다. 기쁜 소식의 주인은 복음이 듯이 겸손은 가난의 주인시며 가난은 평화로 나가는 진실이다. 걷지 않으면 앞으로 나갈 수 없듯이 하고자 하는 의지와 생각이 없다면 아무것도 할 재주도 없다. 초하루가 주는 묵직한 책임과 의무, 오늘 우린 걸어 걸어 성지를 찾으며 그 혜안을 비로서 얻었다. 시간표가 예시하는대로 전례력에 깃든 신앙의 그릇과 같이 꽃이 피고 지듯, 바람이 불고 물이 흐르듯 걸어 가면 마음에 꽃이 활짝필 것이다.
겸손의 꽃, 가난의 꽃, 평화의 꽃, 그 꽃들은 나만의 꽃이 아니라 여러사람들의 꽃으로 다시 필 것이다. 오늘 얻은 것들은 작은자의 몫 주인이신 모든 형제, 자매님들과 공유하려고 한다. 함께하지 못한 형제, 자매님들에게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새해 더 더욱 행복하십시오. 오늘 함께 한 형제들께 감사드립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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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아. 멋지다.
2015년의 일출의 연출~^^
소원이 모두 이루어 지시기를...
구산 성지까지의 힘찬 걸음여행*~~^^
길이 길이 추억으로 남아^^
박수로 찬사를 보냅니다.
님들 행복하세요♥
리더님 수고 하셨습니다. 평화
참가하신 다는 오보가 있어 전화를 드렸습니다. 중요한 집안 행사중 번거롭게 해드려 죄송, 꾸벅 많이 실례한 것 같습니다. 후원해 주신 사랑과 쳠여하신 마음과 같은 응원 덕분에 좋은 순례와 여행을 마침할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더욱 더 건강하셔요~~~
고맙습니다. 함께하는 마음으로 걸었습니다. 당시에 느껴던 아름다운 것들 전부 공유하겠습니다. 자매님도 평화, 평화~~~
추위를 무릅쓰고 해맞이에 나선 조촐한 인원, 망설이다 용기를 내서 나섰네요 추운줄 모르고 아주 상쾌하게 걸었습니다.
맑은 날씨에 햇발을 받고 더 열심히 살아보겠습니다. 안샘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많이 수고하셨습니다. 지금처럼 만 하신다면 산티아고의 순례 길은 자매님 것 입니다. 응원합니다. 평화의 나눔시간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평화! 평화!
희망찬 새해를 맞이한 걸음여행 대표단 함께하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지만
힘찬 걸음 을 내딛는 모습을 보니 절로 힘이납니다........
내년에는 꼬오옥 함께 행복한 걸음을 통행하는 것으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