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언론과 펀드매니저들은 이구동성으로 베트남 주식이 저평가되어 있다고 말한다. 이들이 주로 내세우는 근거는 수익에 비해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인데, 여기에 주로 PER이라는 지표를 사용한다. 베트남의 PER이 9배 수준인데 인도네시아는 17.5배, 필리핀이 16.9배이고 세계주식시장 평균은 약 17배로 베트남 주식이 상대적으로 크게 저평가되어 있다는 것이 베트남 주식 저평가의 논리다.
그러면 여기서 PER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PER(주가수익비율)은 ‘Price Earnings Ratio’의 약자로 한국에서는 '퍼' 또는 '피-이-알'로 불리고 있다. 그 계산은 주가를 1주당 순이익(EPS, 기업의 순이익을 주식총수로 나눈 수치)으로 나누어서 계산된다. 즉, 1주당 순이익의 몇 배로 주식을 살 수 있느냐를 표시하고 있는 것이다.
PER은 주식투자금 회수기간의 의미
주가를 P라 하고 주당순이익을 E라 할 때 ‘P=mE’로 표시할 수 있는데 m이 PER이다. 결국 PER이 가지는 의미는 투하한 자본을 회수할 수 있는 기간이 되는데 회사의 주식을 주당 P만큼 지불하고 샀을 때 매년 E만큼 받는다고 하면 몇 년이 지나야 완전히 회수될 수 있는가를 의미하는 셈이 된다.
위 식에서 주가를 예측하는 것은 결국 m과 E를 예측하는 것이 된다는 점에서 PER이 주가예측 또는 적정주가판단에 사용될 수 있다. PER 비율이 높으면 주가가 고평가되어 있다고 판단하고 비율이 낮으면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비율에 절대적인 판단기준이 없기 때문에 상대적인 비교만이 가능하다. A사의 주당순이익이 1000원이고 PER이 20배라고 하면 주가는 2만원입니다. 그런데 동업종 타사의 평균 PER이 30배라고 할 때 업계평균 PER을 적용하면 A사의 적정주가는 3만원이 타당하다.
주식 매력 측정에는 PER과 금리간의 비교가 필요
한편 주식과 채권의 대체관계를 이용해 주식의 매력을 찾는 방식이 있다. 사실 이것이 단순하게 PER을 국가간 비교하는 것보다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 채권수익률은 채권가격에 대해 지불되는 금리를 말하는 것이다. 주식의 수익률은 배당과 주가상승으로 표현되는데 이것의 바탕이 되는 것이 순이익이고 채권수익률에 대응해 표현한다면 주식가격에 대해 순이익이 얼마인가로 표시할 수 있다. 결국 주당순이익/주가(E/P=1/m)로 표시되는데 이는 PER의 역수다. 여기서 주식 수익률과 채권수익률을 비교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쪽에 대한 투자가 매력적이라는 논리다.
단순화해 PER에 채권수익률을 곱하면 ‘채권수익률/주식수익률’이 되며 이 수치를 이용해 각국 비교를 하면 주식의 고평가여부를 알 수 있다. <표>는 아시아 주요국의 주식에 비한 금리를 감안한 주식 고평가 정도를 표시한 것이다.
< 표> 아시아 각국 채권의 주식대비 매력도
PER
금리
PER × 금리
중국
14
5.6
0.784
인도네시아
17.5
13.5
2.3625
한국
10.6
4
0.424
말레이시아
17.2
6.3
1.0836
싱가포르
15.6
5.4
0.8424
대만
14.5
3
0.435
태국
15.1
6
0.906
베트남
9
12.5
1.125
주 : 금리는 프라임레이트 기준
금리조정 PER로는 베트남 주식 저평가 되지 않아
단순히 PER로 비교하면 베트남의 수치가 타 아시아 국가에 비해 30-50% 정도 낮아 가장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PER에 금리를 곱한 수치(금리조정 PER)를 비교하면 오히려 베트남 주식이 인도네시아에 이어 고평가되어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인도네시아에 비해서는 주가 수준이 높지 않지만 한국, 중국, 대만 등에 비해서는 주가가 고평가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외국인 투자자를 제외하고 보면 베트남 국내투자자 입장에서 금리가 높을 경우 굳이 위험이 있는 주식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채권이나 예금에 투자하는 것이 매력이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14%에 달하는 예금금리, 20%에 이르는 대출금리 속에서 베트남 주식의 매력은 낮을 수밖에 없다. 금리안정이 주가 상승의 전제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