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나들이* 큰 아이 결혼하고 처음 나들이하던 날, 아침부터 부산하다. 성당에 다녀오니 벌써 준비는 끝나고 출발을 서두른다. 손자녀석 태어나 한 식구 늘어난 두 집 식구 즐거운 분위기와 대화 속에 2시간 여 걸려 도착한 주문진 바닷가 일요일이라 항구 자체가 만원이다. 초만원인 주차장에 가까스로 주차를 하고 바로 민생고 해결에 돌입! 적당하게 회도 먹으며 즐겁게 보내는 시간이다. 옛부터 아기가 상전이라 했던가? 단연 상전은 백일도 안 된 손자 녀석 울면 젖 먹여야 하고 복잡한 식당에서도 귀저기 갈아야 하고 졸리면 재워야 하고 모든 것을 울음으로 표현하니 그럴 수밖에 가만히 앉아서 딸아이가 하는 것을 보니 기특 하기도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어리든 것이 벌써 커서 아이 낳아 에미 노릇 하느라고----- 더 더욱 기특한 생각이 드는 것은 모유 먹여 고맙고-- 나오는 젖 안 먹이고 몸매 생각해서 우유 먹이는 것은 송아지와 다를 바 없다고 누누이 예기하든 내가 오늘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기특한 생각도 든다. 큰 아이는 나 들으라고 한술 더 뜬다. 모유를 먹이니 우유 병. 따뜻한 물 잡다한 것 준비 안 해도 되니 얼마나 좋아! 라고 한다. 나는 속으로 어휴! 철딱서니 없기는 너희 엄마는 두 살 터울로 너희들 3남매를 모유로 키웠다. 이것아~ 하였다. 이제는 백일이 가까우니 어려움 없이 내 앞에서 젖을 먹인다. "참"보기 좋다는 생각이 든다. 주문 한 회가 상위에 보기 좋고 맛깔스럽게 차려진다. 옛말에 가문 논에 물들어 가는 거와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것이 제일보기 좋다고 했던가? 한바탕 전쟁을 치른 듯한 음식상과 횟집을 뒤로하고--- 삼척 해안도로의 한적한 바닷가 모래사장 위에 자리를 깔고 정겨운 대화와 소주한잔--- 아득히 펼처진 수평선, 적당한 파도, 그리고 파도소리 "아---- "참" 좋다! 큰애 결혼시키기 전 휴가나 음식점에 가서보면 젊은것 들은 저희끼리 놀고 나이 많은 사람들은 어린것이나 보고 앉아있고 속으로 못 마땅하게 생각도 했었다. 그러나 웬걸!!! 지금 이 시간 내가 그런 것이 아닌가? 아이를 앉고 아기의 방긋방긋 웃는 모습을 보는 것이 더 즐겁기도 한 것은 내가 생각 해봐도 이상할 정도이다. 자식 사랑은 내리사랑이라 했던가? 허허 나원 “참" 사위가 처부모인 우리에게 많은 신경을 쓰는 것을 보며 오늘 같이 못 오신 사돈 내외분께 송구스런 생각이 앞선다. 사위 노릇하기도 힘든 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고맙다는 생각이 앞선다. 손자가 귀여워서 연신 어르고 추스르고 하는 글로리아의 모습을 보면서 잠시 지나간 시간들이 떠올라 눈앞이 콧등이 찡하다. 첫 아이 낳고 뒷바라지 할 사람 없어 며칠 안 되어 빨래에 가정일 에--- 성격 별난 남편 뒷바라지에--- 그리고 병원 입원 , 시동생 뒷바라지 시아버지 봉양 이것저것 생각해 보면 할말이 없다. 그 모든 것 다 지난 세월에 털어 버리고---- 저렇게도 손자가 귀여울까? 곱던 얼굴은 잔주름으로 가득하고 길게 땋아 흑진주 같던 머리는 반백이 되어가고--- 흐르는 세월 앞에 누구인들 별수 있으랴. 안타깝기만 하고 가여운 생각이 드는 것은 어찌 할 수 있으랴. 내일 모래가 글로리아의 54회 생일이 아닌가! 아--------- 딸아이 내외가 아이를 받아 자리에 앉으며 아빠, 엄마하고 사진도 찍고 바닷물에 발이라도 적셔 보라고 밀어낸다. 글로리아와 물장난도 치고 미역도 줍고--- 어린 아이처럼 즐거워하는 54세의 소녀를 보며 주름진 나의 얼굴엔 형언 할 수 없는 미소가 흐르고--- 스물 스물한 파도는 나의 발가락을 간질이고 파도 소리는 여전히 적당한데 아-------"참 좋다----- 돌아오는 차 안 풍경-- 막내 놈 운전하고 큰 아이 젖먹이고 나는 느긋하게 잠을 청해본다. 졸고 있는 내 귀에 어렴풋이 들려오는 막내와 딸아이 내외의 대화가 내 얼굴을 미소 짖게 한다. 부모님 모시고 가끔 바람 좀 씌워 드리자 라는 예기 앞으로의 진로 등--등 도란도란 예기 소리는 가물가물 들려오고 눈 겁풀은 내려앉고------- 아~~~참 기분 좋다---
|
출처: 제천♥사랑 원문보기 글쓴이: 안토니오
첫댓글 가족에 대한 소중함과 애뜻한 마음을 담으셨네요.... 글 감사합니다^^
행복한 가정의 모습이 보이네요.부럽슴당....^*^
잔잔한 가족의 모습에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