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요새 바로 밑에 위치한 명문식당 스티글 켈러에서 성공적 맛집 기행을 마친 우리들은
포만감과 장시간 이동의 피로가 겹겹이 쌓인 탓에 부킹 닷 컴(www.booking.com)에서 예약한
4성급 호텔에 돌아오자마자 곧바로 침대에 쓰러졌죠. 얼마나 달게 잤을까요? 오늘은 미라벨 정원과
호헨잘츠부르크 요새, 그리고 유럽에서도 그 골목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게트라이드 거리를
돌아보는 일정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호텔 구내 식당의 아침(한 사람에 15유로씩 별도로 내는 게 상례지만 우리는 부킹 닷 컴 사이트를
통해 아침 포함 특별가로 예약을 했기에 맘놓고 먹을 수 있었습니다. 지난번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유명한 미라벨 정원 방문기를 올린 바 있죠. 오늘은 그 다음 관광 포인트인 호헨 잘츠부르크성을
소개하겠습니다.
스티글 켈러로 가는 길목에 호헨 잘츠부르크로 가는 리프트카(등산열차 비슷한 것) 대합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깜짝 놀랐습니다. 입장권 가격이 글쎄 한 사람에 15유로가 넘더라구요.
불과 1분 남짓 차를 타는 비용이 그렇게 비쌀까 하며 고민하던 끝에 자세히 보니 호헨 잘츠부르크
요새(성) 내부 입장료까지가 포함된 가격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잘츠부르크 구시가지를 걸어서
관광하던 사람들은 이 성으로 올라가는 유일한 통로가 바로 이 리프트카였으므로 다른 대안이
없었지요. 그렇게 해서 올라간 산 중턱엔 숱한 기념품 가게와 식당, 카페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입장료의 본전 생각은 금세 사라졌습니다. 바로 그곳 성채 밑에서 요새 내부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바라보는 잘츠부르크 시가지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기 때문입니다.
도시의 한 가운데로 흐르는 잘차흐강의 부드러운 굽이를 중심으로 양켠으로 나 있는 구도시와
신도시의 멋진 대비, 무엇보다 잘츠부르크의 천년 역사의 숨결이 그대로 살아 숨쉬는 옛도시의
옛 건축물, 특히 그 멋진 지붕의 특별한 모습을 한 폭 수채화처럼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었으니까요.
한낮의 열기는 여행자로 하여금 피곤함 그 이상의 고통을 동반시키죠. 이날도 그럴
날씨였습니다. 하지만 이 도시의 전모를 뽐내 드러내보여주는 이 계단에 오르면서 피곤함은
말끔히 씻겨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소금으로 부의 중심이 된 중세 도시 잘츠부르크. 그 도시는 신동 모차르트를 탄생시킨
장소를 가진 탓에 오늘은 모든 도시의 주제이자 초점이 바로 모차르트에 맞춰져있더군요.
사진에 보이는 강 이쪽이 구 도시랍니다. 바로 그 중간에 모차르트의 생가, 모차르트 오페라
하우스, 모차르트 기념 박물관 등이 매일같이 수만명의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으니까요.
호헨 잘츠부르크 성은 그곳 관광 안내문을 읽어보니 옛날 11세기 교권과 왕권이 갈등을 빚던
시절 이곳 영주들이 로마 교황청 편에 서서 축성한 요새라고 합니다. 당시 독일 왕은 교황 편에
서있던 잘츠부르크를 공략하기 위해 여러 차례 침공을 시도하지만 번번이 이 요새 탓에
실패했다고 돼있더군요.
이 사진은 내부 주 전시 공간에 예쁘게 놓여있는 호헨 잘츠부르크 요새의 전모를 알 수 있게
해주는 도자기 조형물입니다. 곳곳에 황금칠로 장식된 멋진 지붕을 가졌는가 하면 성채
아래로는 까마득한 절벽을 안고 있어 외부 세력의 침입을 손쉽게 막을 수 있는 구조랍니다.
중세 유럽 성채의 가장 대표적 유적으로 손꼽히는 또 하나의 까닭은 내부가 거의 원상태
그대로 잘 보존돼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17세기에 한 차례 증축되긴 했지만 오늘의 모습은
바로 그 옛날의 정취를 잘 간직하고 있었습니다.인형극 박물관도 특색이 넘쳤지만 무엇보다
'황금의 방'으로 불리는 잘츠부르크 대주교가 거주했던 공간은 중세 교권의 위세를 보여주듯
화려함의 극치 바로 그 자체였습니다. 또 요새박물관엔 11세기에서 최근에 이르는 숱한 시절의
무기와 군인 복장, 그리고 고문도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볼거리를 전시해놓았습니다.
자 이제 저 아래 구도시의 중심으로 달려가겠습니다. 그곳은 바로 잘츠부르크의 중심이자
도시 전체가살아 숨쉬는 모짜르트 박물관이었습니다. 다음편은 바로 이번 잘츠부르크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게트라이드 거리를 소개하는 글로 준비하겠습니다.
첫댓글 이곳은 저의 빠듯한 일정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던 곳인데 갈증이 해소되는 기분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