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왜 신차 쏟아지나 새해 새차 고객 마음잡기 기아 '모하비' 등 국내외 8종 줄이어 연말엔 대선·대형 사건에 시선 못끌어 출시 일자·장소 선점 싸고 '눈치보기'
내년 1월에 새차 8종이 한꺼번에 자동차 시장에 쏟아질 전망이다. 연말이나 연초가 되면 통상 신차 출시가 봇물을 이루지만, 내년 1월에는 유독 많은 차들이 몰리면서 자동차 마니아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어떤 차 나오나=내달 3일이면 최근 호평을 받고 있는 기아차의 대형 SUV '모하비'가 출시된다. 3일 서울에서 보도발표회가 열리는데 이어 4일에는 기아차 부산지역본부가 부산롯데호텔에서 대대적인 모하비 신차발표회를 연다.
같은 날 르노삼성차는 SM7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모델을 출시한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현재 SM7보다 더욱 고급스런 이미지로 변신을 시도했다"며 "가격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SM7은 현재 2.3L 3.5L급 모델이 2천630만원부터 3천755만원에 팔리고 있다.
기아차는 또 내달 초순께 내년부터 경차로 승격(?)하는 1천㏄ 모닝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놓을 예정. 이어 현대차가 내달 8일 제네시스를 출시하고, GM대우도 1월 중순께 신형 토스카를 내놓는다. 이 차는 기존 5단에서 6단으로 기어가 바뀌고, 그릴과 램프 부위도 형태를 바꾼다는 게 GM대우 측의 설명이다. 가격 또한 현재 가격에서 100여만원 가량 다소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내달에는 수입차들도 신차 퍼레이드를 한다. 혼다코리아는 내달 중순 8세대 신형 어코드를 본격적으로 판매한다. 엔진과 외장 등을 모두 바꾼 풀체인지 모델로, 2.4L 3.5L급 V6 엔진에 전장도 길어져 실내공간이 넓어졌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도 "현재 가격이 3천490만원에서 3천940만원 사이인데, 인상 요인이 분명 있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재 어코드는 재고가 없어 3개월째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GM코리아도 내달 중순 이후 신형 캐딜락 올뉴 CTS를 출시한다. 우선 3.6L급 풀체인지 모델을 먼저 내놓는데, 현재 6천500만원인 판매가에서 다소 낮춰질 예정이다. 이 차에는 국내 시판 차량 중 처음으로 40기가바이트 하드디스크가 탑재되는 게 특징. MP3플레이어 등을 통해 하드디스크에 음악을 담고 5.1채널 보스 사운드 시스템으로 즐길 수 있다.
한국닛산은 내달 말에 럭셔리 크로스오버 차량인 인피니티 EX35로 승부를 건다. 이 차는 어라운드뷰 모니터가 자랑거리다. 앞뒤와 좌우에 카메라 4대가 달려 사방을 손쉽게 볼 수 있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4천만원대인 G35세단과 6천만원대인 FX35사이인 5천만원대에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확한 제원과 가격은 크리스마스 이후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왜 1월을 노리나=자동차 업계가 내달에 잇따라 신차를 출시하는 데는 '대통령 선거'라는 복병이 한몫했다. 업계 관계자는 "1월에 신차를 출시하면 새해와 함께 새로 태어난 차라는 이미지가 각인돼 마케팅 효과가 가장 크다"며 "올해는 연말에 대선에다 각종 대형사건들이 이어지면서 주목을 끌지 못할 것을 우려해 1월로 쏠리는 현상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자동차 업계는 출시 일자와 행사 장소를 선점하기 위한 눈치보기가 극성을 부리는 등 잡음도 일고 있다. 당초 2008년 1월 7일 신차 모하비를 공개할 계획이었던 기아차는 돌연 같은 달 3일로 출시를 앞당겼다. 현대차의 고급 세단 제네시스가 8일로 날짜를 잡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3일 SM7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하려던 르노삼성차는 때아닌 불똥이 튀어 울상을 짓고 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모하비가 시장은 다소 다르지만 SM7이 부분변경 모델이라 주목을 끌지 못할까봐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의 한 고위 임원은 "2008년 초순은 자동차 기술 진화에 따라 세대교체가 많을 시기"라며 "요즘은 연식 개념이 많이 없어졌지만 언제 출시를 하느냐, 얼마나 언론의 주목을 받느냐에 신차의 승부가 갈리기 때문에 그만큼 치열한 전쟁을 치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