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다래생농원
 
 
 
카페 게시글
회원들의 이야기 스크랩 가족여행-제주도를 가다
여디디아 추천 0 조회 25 09.08.03 22:45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외돌개를 벗어나 주상절리로 향했다.

아침부터 걸었다고 다리가 아프네, 힘이 없네, 배가 고프네, 발마닥이 부르트네를 연발하던 신랑은 기어히 그늘을 찾아서 다리쉼을 하고 두 아들과 나만 주상절리로 향했다.

아~~

정말 멋진 곳이다.

참숯을 가져다가 꼭꼭 심어놓은 듯하다.

아무리봐도 바위같지가 않다. 잘 마른 참나무를 태워서 바다속에다 하나씩 꽂아 둔 것 같은 느낌이다. 절벽아래 바다는 여전히 쪽빛이다.

주현인 혼자서 사진을 찍느라 열심이고 세현인 완전 모델이 되어서 나에게 촬영을 요구한다.

멋지고 아름다운 표현은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눈으로 직접 보지 않고는 모르리라.

 

‘제주도까지 왔으니 해수욕장에 발은 담그어야 피서라고 하지‘라는 말을 주고받으며 택한 곳은 1박2일에서 강호동이 적극 추천했던 그 바다, 협재해수욕장..

협재해수욕장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해수욕장옆에 솔밭이 있고 그곳에서 야영을 할 수 있다. 야영할 수 있는 텐트를 빌려주는데 30000원이라고 한다. 여름에는 굳이 비싼 호텔을 택하지 않고 이런 곳에서 야영을 해도 좋을 것 같다.

협재해수욕장의 모래는 마치 먼지와 같다. 입자가 어찌나 고운지, 어떻게 날려가지 않고 가라앉아서 자리를 지키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모래를 손으로 집어보니 무게감이 전혀 없다.

갑자기 한비야씨가 떠오른다.

‘저 많은 먼지가 밀가루였으면 좋겠다. 굶주린 아이들에게 배불리 빵을 먹일 수 있을텐데..’라고 했던 말..

정말 이 모래로 빵을 만들 수도 있겠다는 어이없는 생각을 해본다.

물은 또한 어찌나 푸르고 맑은지,

아가들과 아이들과 어른들이 물놀이를 즐기지만 여전히 물은 푸르고 맑고 깨끗하다.

물맛이 어떨까 싶어 손가락으로 찍어먹으니.. 짜다.

짐승들의 배설물까지 섞여서 마심으로 기니아충이 사람 몸에서 나온다는 한비야씨의 말이 또다시 생각난다. 이 정도의 물이라도 좋을텐데..

 

모처럼 바다에 왔으니 물놀이를 하자는 주현이,

수영복도 안 입었고 옷에 물을 묻히기 싫다는 세현이, 쩝~

주현이가 혼자서 수영을 하고 세현이는 온갖 폼을 잡으며 모델놀이를 하고 나는 사진사가 된다.

신랑은 아이들을 위하여 바나나 보트를 태워주기 위해 사전점검을 가고..

세현이가 싫다고 하니 주현이도 혼자는 싫다고 함으로 결국 바나나는 타지 못했다.

먼지같기도 하고 시멘트같기도 한 모래를 밟으며 바닷물에 다리를 적신다.

두어시간을 협재해수욕장에서 보냈으니 해수욕은 확실한 거 아닌가.

 

협재해수욕장을 끝으로 길을 나서니 제주공항이라는 푯말이 보인다.

렌트카를 돌려줄 시간이 두어시간 남아 있어 항구를 찾았다.

동복해녀촌을 가자니 거리가 멀어 제주항을 찾았더니 웬걸, 여객선 터미널이다.

돌아서 나오는 길에 수산시장이라는 작은 시장이 보여 들어갔다.

생선을 파는 가게가 대부분이고 회를 떠서 파는 가게는 두 곳이다.

제주까지 왔으니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자연산 따돔을 먹어보라고 권하길래 따돔과 싱싱한 한치회와 매운탕을 곁들이니 가격도 비싸지 않고 맛도 좋다.

 

이른저녁을 먹고 렌트카를 돌려주고 노래방으로 고고~~

아들들이 고등학교 다닐때만 해도 명절이면 네 식구가 노래방에 가서 소리를 질러댔는데, 주현이의 입영전야때 함께 오고는 처음인 듯하다.

일년에 두세번 가는 노래방이고, 레퍼토리라고는 맨날 똑같은 것 뿐이고..

주현이와 세현인 노래를 참 잘 부른다.

주현이는 굵직하면서도 고음이 매력이 있고 세현인 고운 듯하면서도 저음이 매력이 있다.

두 아들의 노래를 들으니 대견하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하다.

자식앞에서 팔불출의 엄마...인정한다.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오니 피로가 엄습한다.

제주앞바다에서 갓 퍼올린 고등어처럼 싱싱한 두 아들은 또다시 어딘가로 스며든다.

도대체 어디서 무얼하며 지냈을까.. 아침에 물어봐야지 하면서 또 깜빡한걸 보면 나이를 속일 수 없나보다.

 

생맥주의 거품처럼 시간은 흘러가고 꿈인 듯 지나간 사흘은 우리가족에겐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의 시간이 되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최초의 공동체 가정, 그리고 최고의 선물인 가족...

그로인하여 천국의 기쁨을 미리 맛보게 하시고 부모란 직분을 주심으로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하셨으니 어찌 우리의 삶에 감사가 넘치지 않을 수 있으며 찬양이 넘치지 않을 수 있을까.

 

좌충우돌 가족여행, 제주도의 깊고 푸른 밤은 여전히 아름다울 것이고, 누군가는 지금도 짠 바닷내음에 취하여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가고 있으리라.

 

 

 
다음검색
댓글
  • 09.08.04 14:04

    첫댓글 멋진 가족 사진까지..ㅎㅎ 올 여름 힘이 저절로 나겠어요.~~~! 소식 들려주셔서 감사하구요.ㅋㅋ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