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un-sik Min. 2000. A Study on the Korean Orthography for the International Korean Education. Journal of Korean Language Education 11-1: 1~23. The orthography has been considered narrowly as the level of correcting words spelling. But it should be considered widely as all the levels of correcting language: all the form and meaning of words and sentences. Therefore in the organization of curriculum of Korean orthography we can include all the level of correcting pronunciation, spelling, proper selection of words, right grammar of sentences, style of text and speech more than the proofreading level. We should introduce the all the levels of teaching of Korean orthography into the teaching of international Korean language education according to the learner's level.
The curriculum of Korean orthography should include the taching of standard pronunciation, the rules of Korean spelling, sellection of right words, basic principles of foreign borrowing words spelling, romanization, system of Hangeul, style, standard etiquette of Korean language speech. And we should present the list of confused words for the learners according to the learner's level. Many Korean texts have many mistakes of Korean spelling and ungrammatical sentences. Therefore all the authors of Korean texts should pay attention to the proofreading process of publication as well as the organization of diverse contents in Korean orthography curriculum. (Sookmyung Women's University)
1. 국어 정서법 (Korean Orthography)의 범주
우리는 영어를 배울 때 철자를 반복해 적으면서 틀리지 않으려고 철저히 암기를 한 경험을 대부분 가지고 있다. 특히 철자의 자소 (grapheme)와 음소 (phoneme)의 音價上의 불일치가 심한 영어의 경우는 이런 스펠링 학습이 강조되는 면이 있다. 그러나 국어는 한글의 표음성이 높아 자소와 음소의 불일치가 적으므로 영어보다는 맞춤법 학습이 쉽다고 본다. 그래서 그런지 내국인을 위한 국어교육에서도 맞춤법 교육은 별로 강조되고 있지 않으며 이런 영향인지 국제 한국어교육에서도 그리 강조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쓰기 교육에서 단어 표기와 정확한 단어 선택의 정확성은 중요하거니와 정서법의 개념을 단어와 문장 등의 전 영역에 걸쳐 바르게 쓰는 언어 규범 전체의 학습으로 넓게 이해한다면 한국어교육에서도 정서법 교육은 결코 소홀히 할 분야는 아니다. 본고는 이런 동기에서 한국어교육에서 정서법 교육이 어떻게 설정되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정서법의 개념을 넓게 설정하면서 주로 한국어교육 학습서들에 나타난 오류를 통해 한국어 교육에서도 정서법 교육이 일정하게 배려되어야 함을 강조하고자 한다.
먼저 우리는 ‘정서법’의 개념을 다음과 같이 좁은 의미와 넓은 의미의 두 가지로 보도록 한다.
(1) 좁은개념: 단어 차원에서의 바른 표기 (맞춤법, spelling) 문제만을 다룬다.
(2) 넓은 개념: 바른 발음법(正音法), 바른 단어 사용법(正語法), 바른 문장 작성법(正文法), 바른 대화 능력(正話法) 바른 문체 구성 능력(正體法) 등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으로 다음 ①-④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① 단어의 형식 (표기): 맞춤법 등 표기 규정에 맞아야 한다.
② 단어의 내용: 바르고 정확한 어휘를 사용하여야 한다.
가령 ‘커피 한 잔 이상은 해롭습니다’는 ‘이상’이 어떤 뜻으로 이해되는가. ‘조선 시대 이전에는…, 조선 시대 이후에는’에서 ‘이전, 이후’에 조선시대는 포함하는가의 문제라든가, ‘소 떼 방북’의 ‘방북’은 귀환을 전제로 하는 말이므로 이 경우는 ‘북행’이 좋다는 판단 등이 이런 능력에 좌우된다.
③ 문장의 형식:단어뿐만이 아니라 문장도 높임법, 主述 관계 호응, 문체 등이 국어 문법 원리에 맞아야 한다.
국어에 非文이 많은 이유도 국어에 주어 생략이 많아 논리적 흐름을 잃는 수가 많고 문장 끊기와 연결에 미숙한 때문으로 본다. 또한 假主語를 세우면서까지 주어를 세우는 영어와 주어 생략이 흔한 국어를 비교할 때 ‘국어는 비논리적이다’라고 주장하는 외국어학자들도 있지만 우리는 성분 실종과 성분 생략은 구별하여야 한다고 본다. 성분 생략을 즐기며 능란한 국어 작문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지 못한 채 성분 실종의 글쓰기만 하는 국어 작문 교육이 문제이지 국어가 비논리적이어서가 아니다.
④ 문장의 내용: 지식의 정확성과 문장의 논리성, 조리성 등의 문제가 관계된다.
가령, “세종이 우수한 우리말과 글을 만들고… 한글은 언어 구조가 간단하고…”와 같은 표현은 어휘 선택이 잘못되었는데 그 근본 이유는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말과 글을 혼동하여 근본 지식 구조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즉 세종은 우리말을 만든 것이 아니고 우리 글을 만들었으며 한글은 언어 구조가 아닌 문자 구조가 간단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상의 개념으로 볼 때 국어교육에서나 한국어 교육에서나 학교교육에서 정서법 교육은 단어 표기의 문제에만 그치는 개념이 아니라 문장, 글의 개념으로 넓게 포함하여야 한다고 하겠다.
2. 한국어 교육을 위한 국어 정서법 내용
정서법 교육은 언어 학습시 회화 교육보다는 후순위이지만 초기의 바른 표기법 습관은 독서, 작문 단계 학습의 기초가 된다. 또한 정서법 교육은 學習者의 단계별로 구별하고 수준을 조절하는 일이 필요한데 대체로 우리는 다음 사항들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본다.
(1) 국어의 표준 발음: 표준어 규정의 제2부 표준 발음법
(2) 한글의 구조와 원리
①한글 창제의 배경과 이론에 대한 지식: 세종 친제, 창제 동기, 창제 원리 등
②한글 운용 원리: 음소문자이면서 음절문자로 사용⇒표음문자와 표의문자의 장점 활용
③한글 자모 명칭: 전통적인 ‘기역, 니은, 디귿…, 키읔, 티읕…’은 초보자에게는 기억에 불편하나 ‘기윽, 니은…’ 또는 ‘그, 느, 드…’ 방식을 쓰는 것이 더 편하다는 주장도 있다.
(3)한글 맞춤법 규정: 단어 맞춤법의 원리, 띄어쓰기, 문장부호
(4)표준어 규정: 표준어 규정의 이해. 지역 방언, 성별, 계층 방언에 대한 이해
(5)외래어 표기법 규정: 다음 사항을 강조할 수 있다.
① 7종성 받침만 쓴다: 케잌>케이크, 커피숖>커피숍, 맑스>마르크스
② 장모음 금지: 보우트>보트
③ㅈ계 후행모음은 단모음: 비젼>비전, 쥬스>주스, 스케쥴>스케줄, 크리스쳔>크리스천
④ 된소리 금지: 가스>가스, 써비스>서비스, 도꾜>도쿄
⑤기타: 뱃지>배지, 홀몬>호르몬, 샷시>새시, 기부스>깁스, 알콜>알코홀, 뷔페>뷔페, 데뷔>데뷔, 로봇>로봇, 초콜렛>초콜릿
(6) 로마자 표기법 규정: 성명이나 지명 표기법의 바른 이해
(7)바른 어휘 교육: 바르고 정확한 어휘 사용. 고유어, 한자어, 외래어 문제 (소위 콩글리시와 같은 韓製 外來語 이해 포함), 재미있게 만든 단어 학습 자료 (word game, word play, puzzle) 개발이 필요하다. 가끔 학습서들에는 어휘 주석의 오류 사례가 보인다.
한 잔: one shot (drink) (외국어대 한국어 1, 128쪽 단어 설명)
이것은 콩글리시인 ‘one shot’으로 주석을 달았는데 그보다는 ‘a glass of beer, a drink (of liquor)’ 정도로 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韓製 外來語 (콩글리시류)가 주석에까지 자리잡아서는 곤란할 것이다. 한편 이와 별도로 현실적으로 통용되는 콩글리시 목록도 학습자에게 따로 제공되어야 한다.
(8) 바른 문장 교육: 非文 예방. 쓰기 교육과 연계 지도.
(9) 외국인이 잘 틀리는 오류 유형 지도법: 학습자 언어권별 오류 유형을 구축 (병렬 말뭉치 구축)하고 다음 네 유형별 사례가 정리되어야 한다.
① 한국인이나 외국인이나 모두 잘 맞는 것.
② 한국인은 잘 맞는데 외국인이 잘 틀리는 것: 표의주의, 분철형에 많다-없다, 꽃이…
③ 한국인은 잘 틀리는데 외국인은 잘 맞는 것: 표음주의, 연철형에 많다-며칠, 부치다…
④ 한국인이나 외국인이 모두 잘 틀리는 것.
3. 한글 맞춤법의 혼동 유형
한글 맞춤법에서 단어 표기의 혼동을 주는 부류는 다음과 같이 일정한 유형으로 나뉜다 (졸저 1999: 106 참고).
A.동음어형 (同音語形): 발음이 같고 표기가 표의형과 표음형으로 다른 것 (=동음 이철어).
(1) 동음어 공존형: 표의형이나 표음형이 모두 표준어인 것.
①동음 동의어 공존형: 두 단어 뜻이 완전 동의어로 공존하는 복수 표준어.
가엾다-가엽다 (이 경우는 용례가 희소하다)
②동음 유의어 공존형: 두 단어 뜻이 유의적, 유연적이면서 공존하는 것.
붙이다-부치다 늘이다-느리다 부딪히다-부딪치다
반듯이-반드시
③ 동음 이의어 공존형: 두 단어의 뜻이 이질적이면서 공존하는 것.
걸음-거름 갈음하다 (代替)-가름하다 (區別)
李箱의 理想과 異常 浮動票-不動票
(2) 동음어 단일형: 표의형이나 표음형 중에 어느 하나만 표준어인 것.
① 동음 표의어 단일형: 표의형이 표준어인 것.
더욱이-더우기* 일찍이-일찌기* 넘어지다-너머지다*
셋째-세째*
② 동음 표음어 단일형: 표음형이 표준어인 것.
작으마하다*-자그마하다 갖어*-가져 아무튼*-아무튼
종달이*-종다리
B. 유음어형(類音語形): 발음도 비슷하고 표기도 비슷한 것.
(1) 유음어 공존형: 두 유음어형이 모두 표준어로 쓰이는 것.
①유음 동의어 공존형: 두 단어 뜻이 완전 동의어로 공존하는 복수 표준어.
여쭙다-여쭈다 소고기-쇠고기 깜작이다-깜짝이다
아무쪼록-모쪼록
②유음 유의어 공존형: 두 단어 뜻이 유의적, 유연적이면서 공존하는 것.
갯벌-개펄 늘이다-늘리다 벌이다-벌리다 넓이-너비
홑몸-홀몸
③ 유음 이의어 공존형: 두 단어의 뜻이 이질적이면서 공존하는 것.
고치-꼬치 지양(止揚)-지향(指向) 가르치다-가리키다
서리다-어리다
(2) 유음어 단일형: 두 유음형 중에 어느 하나만 표준어로 쓰이는 것.
① 유음 표의어 단일형: 표의형이 표준어로 쓰이는 것.
개소리괴소리-개소리쇠소리* 괴발개발-개발쇠발* 눈곱-눈꼽*
장구머리-짱구머리*
② 유음 표음어 단일형: 표음형이 표준어로 쓰이는 것.
안쓰럽다-안스럽다* 내로라-내노라* 곱빼기-곱배기*
칸막이-간(間)막이*
③ 유음 중립어 단일형: 표음·표의형의 대립이 없이 한 쪽이 표준어인 것.
연거푸-연거퍼* 언뜻-펀뜻* 짝짜궁-짝자꿍* 부침개-부치개*
따라서 이러한 오용 유형에 따라 오용어에 대한 목록을 정하고 수준에 따라 단계적으로 지도하여야 할 것이다.
4. 국어 표기 규범의 문제
국어 정서법에는 여러 문제점이 있다. 여기서는 몇 가지 사례를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4.1 규정 및 사전과 현실 언어의 괴리
정서법에서 흔히 거론되는 것이 사전의 설명과 현실 언어가 서로 어긋나는 경우이다. 한국어 교재들이 이런 때 어떤 선택을 하느냐도 고민인데 한국어 교재들이 대개 구어체 즉 회화체 중심의 학습서라는 점에서 현실 언어를 반영하는 경향을 띨 수밖에 없다. 그러나 늘 그런 것만은 아니라 이화여대 교재의 경우 필자가 검토한 바로는 다른 교재들과 달리 표기상의 오류가 거의 보이지 않아 교재 집필자들의 표기 규범에 대한 준수 의식이 매우 높게 보였다. 그리하여 다음 예는 현실 발음과 다른 보수적 표기를 준수하고 있다.
후텁지근하다: “장마철이 되면 습기가 많고 후텁지근합니다.” (이화여대 한국어 1, 133쪽)
금성 사전은 ‘후텁지근하다’만 인정하고 ‘후덥지근하다’를 불인정.
한글학회 큰사전은 ‘후덥지근, 후텁지근’ 모두 인정.
‘후텁지근하다’는 현실에서 ‘후덥지근하다’가 일반적이지만 사전에서는 위처럼 불일치한데 이화여대 교재는 보수적인 ‘후텁지근하다’를 택하고 있다. 현실대로 무조건 고칠 수가 없는 것이 사전이나 규범의 보수적 성격인데 현실과 괴리가 심한 경우 사전이나 규범을 고치는 것 또한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국립국어연구원과 같은 국가 기관에서 표준어 사정을 정기적으로 하는 일이 필요하다. 다음 예들도 현실 발음과 사전 표기 또는 규범 표기가 다른 예이다.
ㄱ. 애끊다: 마음이 몹시 슬퍼서 창자가 몹시 끊어질 듯하다.
애끊는 슬픔
애끓다: 몹시 답답하거나 안타까워 속이 끓는 듯하다.
ㄴ. 잇달다: 끊어지지 않게 뒤를 이어 달다. 연달다.
잇따르다: 뒤를 이어 따르다.
cf. 사례: 구슬을 {잇달아=이어달아=연달아, 잇따라*} 장식했다.
차량이/총소리가 {잇따라=잇달아=연달아} 나타났다/들렸다.
언론 기사문 중에는 관형형의 경우 ‘잇딴 접촉, 잇딴 사고’처럼 ‘잇딴’으로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잘못이다. ‘잇따르다’의 관형형 ‘잇따른’이나, ‘잇달다’의 관형형 ‘잇단’으로 해야 한다. ‘잇딴’은 이 ‘잇단’을 잘못 적은 것이다. ‘연달다’의 관형형 ‘연단’은 ‘演壇’과 동음충돌의 오해를 주므로 쓰이지 않는다.
ㄷ. 일체: [명] 모든 것. 예: 일체의 경비. 안주 일체.
일절: [부] 아주, 전혀, 절대로의 뜻으로 사무를 부인 또는 금지할 때 쓰는 말. 일체 금하다.
ㄹ. 訊問:캐어 묻는 것/[法] 민사 또는 형사소송법에서 受命法官이나 受託判事가 변호의 형식에 의하지 않고 개개적으로 구술 또는 서면으로 당사자, 기타 이해의 이해 관계인에게 진술시키는 일.
審問:자세히 따져 묻는 것/[法] 법원이 당사자나 기타 이해 관계가 있는 사람에게 개별적으로 서면 또는 구술로 진술의 기회를 주는 일.
위 예들은 한자어의 발음 혼동 현상으로 ③은 同字異音 현상이고 ④는 유사음 혼동어 현상인데 ④는 사전 뜻풀이조차 변별력이 없어 더 혼동스럽다.
선행 어근 말음이 모음으로 끝난 경우에만 쓰이는 ‘-롭다’는 ‘슬기롭다, 지혜롭다, 번거롭다’처럼 선행 어근 의미의 속성이 충만하다는 뜻이다. ‘-스럽다’는 선행 어근 말음이 자음이든 모음이든 무관한데 ‘어른스럽다, 의심스럽다’처럼 선행 어근의 속성에 가깝다는 뜻이다.
가령 ‘어른스럽다’는 어른은 아니지만 어른과 비슷하다는 뜻이다. 따라서 ‘자유롭다’는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에 있다는 뜻이지만 ‘자유스럽다’는 ‘자유롭다’보다는 약간 미흡한 상태의 자유를 뜻한다고 보아 <금성><한글> 사전은 ‘자유롭다-자유스럽다’를 이런 뜻풀이로 구별하였으며 ‘자비롭다-자비스럽다’나 ‘수고롭다-수고스럽다’도 이런 식으로 구별하고 있다.
반면, <금성>이나 <한글> 모두 ‘평화롭다-평화스럽다’는 동의어=표시를 하여 변별하고 있지 않아 ‘-스럽다’와 ‘-롭다’의 처리가 일관되지 못하다. 한편, 현 표준어 규정 25항에서는 ‘신기롭다-신기스럽다’를 예시하고 ‘신기롭다’만을 표준어라 하여 결과적으로 사전과 규정을 종합하면 위와 같은 네 유형으로 처리하고 있는 것이 된다.
(ㅁ-1)에서 ‘번거롭다’는 ‘번거스럽다’가 분명히 불가능하기에 문제가 없다. ‘신기스럽다, 지혜스럽다, 슬기스럽다’는 ‘-스럽다’의 생산성 때문에 언중에 일부 나타나기도 하나 세력이 약해 아직 불허한다. 그러나 (ㅁ-4) 유형은 구별이 불가능해 (ㅁ-3) 유형으로 통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또한 ‘실망스럽다, 절망스럽다, 치욕스럽다’ 따위도 잘 쓰이지만 사전에 올라 있지 않으며 ‘풍요롭다’도 ‘풍요하다’가 사전에 있어 ‘풍요하다’만이 옳다는 정서법 논저들이 많은데 현실 언어에서는 ‘풍요롭다’가 일반화되어 (‘풍요스럽다’는 아직 미미함) (ㅁ-1) 유형화했으므로 앞으로 사전에 올리고 허용해야 할 것이다 (졸저 1999: 340).
4.2 규정의 명백한 모순, 문제점, 까다로움
정서법 규범 중에는 명백한 모순, 문제점, 까다로움을 지닌 것도 많다.
① 띄어쓰기 규정의 문제: 띄어쓰기는 한글 書寫法 최대의 고민인데 이런 고민은 다음의 규정에서 모순을 보이는 속에 숨어 있다.
한글 맞춤법 총론: 단어는 붙여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한글 맞춤법 41항:전문용어는 띄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붙여 쓸 수 있다.
총론에서는 단어를 붙여 쓰라 했는데 41항은 전문용어를 띄는 것을 원칙으로 하여 전문용어가 대체로 단어라 본다면 위 규정은 모순이 된다.
② 사이ㅅ: 한자어 중에는 6개 한자어 (셋방, 횟수… 등)만 사이시옷을 적는데 ‘회수(回收)-횟수(回數)’는 구별하고 ‘대가(代價, 大家), 호수(戶數, 湖水)’는 단일화하여 문제이다. ‘전셋집-전세방-셋방’도 ‘전세방’은 6개 한자어가 아니라 사이시옷을 적지 않고 ‘셋방’은 6개에 속해 적으며 ‘전셋집’은 한자어+고유어 구조라 사이시옷이 가능한데 결국 까다롭고 ‘머리말-예사말-인사말-혼잣말’도 같은 음운 환경인데 사전마다 다르다.
③ 語種에 따른 표기: 고유어와 한자어 뒤에는 ‘난’이고 한자어 뒤는 ‘란’이라 어종에 따라 구별한 것이 까다롭다.
어린이난, 스포츠난, 고십난-문예란, 비고란
④ ‘-이’의 까다로움: ‘-이’의 분철과 연철 표기도 위와 같이 네 유형인데 원리를 익히기 전에는 까다롭게 비친다.
⑥ 준말 용언은 활용시 모음 어미가 오는 경우 (아래 (모)의 경우)를 불허하도록 되었다. 가령 ‘머무르다=머물다’에서 ‘머무르다’는 르 불규칙 활용어이고 ‘머물다’는 ㄹ탈락 용언이되 ‘머물다’의 활용은 모음 어미의 경우는 그 사용을 불허한다. ‘가지다-갖다’도 마찬가지다.
-다 (자) 가지다 갖다 머무르다 머물다
-고 (〃) 가지고 갖고 머무르고 머물고
-으면(모) 가지면 갖으면* 머무르면 머물면*
-으니(〃) 가지니 갖으니* 머무르니 머무니*
-어 (〃) 가지어=가져 갖어* 머물러 머물어*
-은 (〃) 가진 갖은* 머무른 머문*
-을 (〃) 가질 갖을* 머무를 머물*
-는 (자) 가지는 갖는 머무르는 머무는
-음 (모) 가짐 갖음* 머무름 머묾*
현 규정에서 ‘가지다=갖다, 머무르다=머물다’를 준말의 복수 표준어로 하면서 ‘갖다, 머물다’를 위 *표의 경우처럼 모음 어미가 온 경우 (소위 매개 모음 ‘으’가 오는 경우도 포함)를 불허함은 이런 발음이 흔한 현실과 거리가 멀고 규정 자체가 까다롭게 비친다.
특히 ‘갖-, 머물-’ 뒤에 오는 관형형 어미 중에 자음 시작 어미인 ‘-는’이 오면 허용하고 모음 시작 어미인 ‘-은, -을’이 오면 불허함은 같은 관형형이면서도 음운 요인으로 제한하여 번거롭다. 따라서 모음 어미 앞 활용 제약을 제거하고 쌍형을 허용하는 쪽으로 개선함이 좋을 것이다.
⑦ 수-/숫-: 표준어 규정 7항의 접두사 ‘수-’는 기본형을 ‘수-’로 함으로써 ‘수소, 수놈, 수나사’처럼 현실 발음의 ‘숫-’과 어긋나는 경우가 많고 ‘수소’의 경우는 수소(水素)와 동음충돌도 생긴다. 그렇다고 ‘숫-’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숫양, 숫염소, 숫쥐’의 세 단어는 ‘숫-’을 규정에서 허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 단어와 같은 발음 환경의 다른 단어들 (이 세 단어는 ㅑ,ㅕ처럼 y 계 이중모음과 ㅈ 으로 시작하는 단어임) 가령 ‘여우, 용, 지네, 자라, 제비…’ 등에도 ‘수-’로 하여 ‘수여우, 수용, 수지네, 수자라, 수제비…’로 하라는 것인지가 불분명하다.
우리는 ‘수/숫-’이 옛말에서 ㅎ 종성체언인 ‘숳-’에서 변한 것이고 아직도 발음에는 ‘숫-’이 일반적이므로 이를 존중하는 쪽으로 규정이 정비되어야 한다고 본다. 개선책은 다음과 같다.
ㄱ. 수컷을 이르는 접두사는 ‘숫-’을 기본형으로 한다.
숫나사, 숫놈, 숫사돈, 숫소, 숫은행나무, 숫양, 숫염소, 숫쥐
ㄴ. 뒤에 오는 단어가 거센소리나 된소리가 나는 경우는 ‘수-’로 한다.
거센소리: 수총각, 수캉아지, 수캐, 수탉, 수펄, 수평아리
된소리: 수꿩, 수까마귀, 수뻐꾸기
이상에서 보건대 귀를 위한 발음과 눈을 위한 문자의 속성상 발음-표기의 괴리는 필연적이며 표기 규범에서도 갈등이 불가피하다. 단지 표기법의 까다로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미비한 규정, 모순된 규정, 애매한 규정만이라도 최소화하고 언어 이론의 합리적 적용에 따라 합리적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사전들의 표기, 애매한 의미 기술 (행여-혹시, 갑절-곱절, 말대꾸-말대답, 헛갈리다-헷갈리다 등)로 인한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휘론과 사전 편찬학에의 관심과 발전이 뒤따라야 한다.
6. 한국어 교육용 교재에 나타난 정서법 오류의 실제
여기서는 한국어 학습서들에 나타난 정서법의 오류 상태를 찾아본다. 검토 교재는 다음과 같다.
<검토 교재>
Koran Through English, 이상억 외, Hollym, 1997
한국어, 연세대 한국어학당, 1994
한국어 발음, 연세대, 1996
한국어,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소, 1997
말이 트이는 한국어, 이화여대, 1998
한국어 Practical Korean, 한국 외국어대 외국어연수원 편, 1996
한국어, 국제교육진흥원, 1998
Colloquial Korean, Kim Seok-in, Longman, 1998
Modern Conversational Korean, Chang Suk-in, Seoul Press, 1995
6.1 단어 발음
철자와 발음이 상이한 것은 우리는 물론 외국인에게도 까다로운 법이다. 자칫하면 한국어 교사는 자신도 지키지 않으면서 외국인 학습자에게는 표기대로 발음을 강요하기 쉽다. 따라서 발음과 표기의 괴리에 대한 유형을 음운규칙상의 이유 때문인지 아니면 규정 표기와 현실 발음의 괴리 때문인지 학습자 언어권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언어권별 학습자의 발음 오류 유형의 연구도 필요하고 그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고 가르쳐야 한다.
① ‘의’ 발음에 대한 혼동 (고려대 한국어 1, 10쪽): 다음 밑줄 부분의 설명이 오류이다.
의사[의사] 표준발음법 5항
회의[회이, 회의], 저희[저히, 저희] 표준발음법 5항 다만 4 규정에 따름.
희망[히망/희망]
위 부분은 고려대 교재의 ‘의’모음 설명 부분인데 집필자가 표준발음법 규정을 잘못 이해한 듯하다. 자음으로 시작하는 [ㅢ]인 ‘저희’는 [저히], ‘희망’은 [히망]으로만 발음하는 것이 표준발음법 5항의 취지인데 [저희], [희망]도 발음되는 양 잘못 기술되었다. 표준발음법 5항 다만 3은 “자음을 첫소리로 가지고 있는 음절의 ‘ㅢ’는 [ㅣ]로 발음한다”로만 되어 있지 [의] 발음도 허용하는 것이 아니다. 위 ‘다만 4’도 ‘다만 3’으로 고쳐야 한다.
② 다음 예는 외국인 학습자의 실제 발음과 작문 표기의 오류 자료에서 얻은 예들의 일부인데 한국인에게서도 나타나는 것이라 한국인이 혼동하는 것은 외국인도 비슷하게 나타난다고 하겠다.
한글 맞춤법, 띄어쓰기, 문장부호, 표준어 규정, 외래어 표기법, 로마자 표기법에 걸쳐 집필상의 오류가 다양하게 한국어 학습서들에 나타난다.
① 아브로 논이 많이 올거예요. (대만 학생 작문): 앞으로, 눈이
사위가 재일 재미있습니다. 사위가 아내를 될고 회사에 가서 다 고처습니다. 사위는 따른 사람의 빵을 모르는 첬하면서 흠치고 자기 뒤에서 안 좋은 뉴스가 나오니까 하루 종인 밤새면서 3000잡지늘 집착하게 고쳤습니다. (‘순풍산부인과’ TV 프로그램 시청 받아쓰기. 미국 학생 작문): 제일, 데리고, 고쳤습니다, 척하면서, 훔치고, 하루 종일, 3000권 잡지를, 침착하게
위 예는 숙명여대에 온 외국 유학생의 작문 표기 사례인데 듣기 능력이 부족하고 표기법 이해가 부족한 초급자의 표기 의식이 어떠한가를 잘 보여 준다. 이제 다음에는 학교별 주요 교재의 오류를 살펴본다.
② 이상억 외 (1997, 2000), Korean Through English
ㄱ. 우선 쉬어야 할 것 (Korean 1권 일러두기 6쪽): 문맥상 ‘쉬어야’는 ‘쉬워야’(易)가 맞다.
ㄴ. 며칠동안 계시겠어요? ( 〃 1권 63쪽): ‘며칠’과 ‘동안’은 띄어 써야
ㄷ. 아 온돌 방을 주세요. ( 〃 1권 63쪽): ‘온돌방’은 합성어라 붙여 써야
ㄹ. 신어볼까요? ( 〃 1권 92쪽): ‘보다’는 보조용언이라 띄어 써야
ㅁ. 햇님 ( 〃 2권 27쪽): ‘부처님, 예수님’처럼 ‘햇님’도 ‘해님’이 맞다
③ 이화여대 (1998), 한국어
ㄱ. 판쵸 (한국어 1, 137쪽): 외래어 표기로는 ’판초‘가 맞다
ㄴ. 말은 잘 못 합니다. (한국어 1, 85쪽): ‘못하다’는 합성용언이므로 ‘잘못합니다’로 붙여야
④ 고려대 (1998), 한국어
ㄱ. 쥬스 (한국어 1, 36쪽, 44쪽, 2권 62쪽): 주스. 한국인도 많이 틀리는 표기이다
ㄴ. 엘리베이터 (〃 84쪽): ‘엘리베이터’로 적거나 한자어 ‘승강기’로 해야 한다
ㄷ. 기차가 홈에 들어옵니다. 홈 flaw, speck, crack (〃171쪽, 172쪽): ‘홈’은 표기도 틀렸거니와 영문 풀이가 엉뚱하게 flaw 등으로 되어 있다. 원어는 ‘platform’이므로 ‘플랫폼’이 맞다. 생략 표기도 ‘폼’이 맞고 한자어로 ‘승강장’으로 해도 좋다.
ㄹ. 큰일 났습니다. (한국어 2, 2쪽): 사전들이 띄어 그에 따랐는지 모르나 ‘큰일나다’는 합성어로 보아 붙여 써야 한다.
ㅁ. 경어어휘, 겸양 어휘 (〃 60쪽): ‘경어’와 ‘어휘’는 띄어야 한다.
ㅂ. 전자렌지 (〃 63쪽, 69쪽): ‘전자레인지’가 맞는 표기이다.
ㅅ. 한국어의 plain style (〃 65쪽): ‘예사말’ 또는 ‘평어체’로 번역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ㅇ. 케익 (〃 132쪽): ‘케이크’가 맞다.
ㅈ. 몇알 (〃 135쪽): ‘몇 알’로 띄어야
ㅊ. 하얗+았습니다→하앴습니다. (〃 152쪽): ‘하얬습니다’가 맞다
ㅋ. 으 불규칙 (한국어 1, 139쪽. 한국어 2 부록 225쪽): 으 탈락 규칙으로 보아야
ㄹ 불규칙 ( 〃 한국어 1, 152쪽. 한국어 2 부록 224쪽): ㄹ 탈락 규칙으로 보아야
ㅌ. ‘앟/엏’ 뒤에 ‘아/어’가 오면 ‘애’가 되고 ‘얗/옇’ 뒤에 ‘아/어’가 오면 ‘얘’가 된다 (〃 226쪽): 이는 “‘애/에’가 되고 ‘얘/예’가 된다”로 고쳐야 한다. 현 규범에서는 ‘까매지다, 꺼메지다; 하얘지다, 허예지다’처럼 구별한다 (1990년 9월 발표, ‘표준어모음’ 자료집 2. 발음 부문 참조).
위 (ㅋ)처럼 학교문법에서는 으 탈락, ㄹ 탈락으로 보는 것을 한국어 학습서들에서는 과거 전통문법처럼 불규칙으로 처리하여 학교문법과의 괴리를 보여 준다. 내국인을 위한 국어 문법교육과 달리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문법교육에서는 50-60년대처럼 문법 용어의 혼란이 심하고 학교문법과 다른 용어들이 많아 문제점을 보여 주므로 앞으로 학교문법과 같은 체계와 용어로 통일되어야 한다 (졸고 2000).
⑤ 연세대 (1994), 한국어
ㄱ. 이 애기가 예쁘지요? (〃 187쪽): 표기는 ‘아기’가 맞다
ㄴ. 죤슨씨는 교실로 들어갔다. (연세 한국어 1, 11쪽): 존슨
ㄷ. -1. 봄비니까 많이 오지 않을 거에요. 뭘 하실 거에요? 지킬 거에요. 얼마에요? (한국어 1, 168쪽, 174쪽, 197쪽, 255쪽): ‘-예요’로 해야 할 예들이다
-2. 여기가 연세대학교에요? 여기가 연세대학교가 아니에요? (〃 210쪽): ‘연세대학교예요’가 맞다. 그러나 ‘아니에요’는 바르게 되었다. 반면에 ‘저분이 미국 사람이에요? 저분이 미국 사람이 아니에요?’ (〃 211쪽)는 바르게 적혀 있어 집필자가 혼동한 듯하다. 단, 처격일 때는 ‘연세대학교에요’가 가능하다.
-3.아름다운 곳은 어디에요? 나이아가라 폭포에요. 누구에요? 죤슨 씨에요 (〃 262쪽): 모두 ‘-예요’가 맞다.
‘-이에요/-이어요’는 표준어 규정 26항에도 복수로 인정함을 명시하였는데 아직도 혼란이 많다. 특히 ‘-예요’가 현대 서울말에서 [-에요]로 괴리되어 발음하는 경향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일본인 학습자를 위해 한국어 문법서로 독특한 설명 체계를 갖춘 日本 朝鮮語學硏究會의 ‘조선어를 배우자’ (朝鮮語を 學ぼう, 1987: 261)에도 ‘-이에요’나 ‘아니에요’가 ‘-이예요, 아니예요’로 적혀 있기도 하다.
⑥ 연세대 (1996), 한국어 발음
ㄱ. 나무 잎을 모으려고 연습장 속에 넣어 두었습니다. (한국어발음 56쪽): 나뭇잎
ㄴ. 웃사람이 수저도 들기전에 밥상에 차린 음식이 삽시간에 없어 졌다. (〃 102쪽): 윗사람, 들기 전에, 없어졌다
ㄷ. 애기가 낯선 사람을 보고 낯이 설다고 웁니다. (〃 56쪽): 표준어는 ‘아기’이다
애기를 업어 주어라. (〃 136쪽): 아기
ㄹ. 노랗니 (〃 87쪽): 노라니
ㅁ. 훽스가 있어서 연락하기가 편해요. (〃 94쪽): 팩스
ㅂ. 사랑이가 나느라고 잇몸이 잔뜩 부었다. (〃 127쪽): 사랑니
ㅅ. 김치독이 땅에 묻혀 있습니다. (〃 109쪽): 김칫독
ㅇ. 뱃머리에 앉아 노를 젖고 있는 여학생의 뒷모습이 영숙이 같다 (〃 126쪽): ‘젓고’
ㅈ. 특히 어려운 일에 부닥쳤을 때 결단력이 필요합니다. (〃 93쪽): ‘부닥치다’는 ‘부딪치다’와 유의어인데 ‘부딪치다’가 더 널리 쓰인다는 점에서 어휘 선정의 적절성 문제가 관여하는 예이다.
학습서들에 나타나는 오류 주에 큰 것이 띄어쓰기 문제이다. 학습서들도 교과서이므로 띄어쓰기는 규범을 준수하여야 할 것인데 잘못된 것이 매우 많다.
ㄱ. 우리나라 (〃 20쪽): ‘우리 나라’로 띄어야
ㄴ. 자리를 옴겨 앉아야 겠습니다. (〃 55쪽): ‘앉아야겠습니다’로 붙여야
ㄷ. 부엌쪽으로 달려 갔습니다. (〃 57쪽): ‘달려가다’는 합성어로 붙여야
ㄹ. 화병이 책상위에 있습니다. (〃 62쪽): ‘책상 위에’로 띄어야
ㅁ. 이 일을 끝내려면 앞으로 백년은 더 잘 걸릴겁니다. (〃 91쪽): ‘백 년, 걸릴 겁니다’로 띄어야
ㅂ. 몇해, 옷 한벌 (〃 107쪽): ‘몇 해, 옷 한 벌’로 띄어야
ㅅ. 이 나무는 몇 해만에 꽃이 피었습니까? (〃 109쪽): 시간 경과의 ‘만’은 띄어야 한다
ㅇ. 어떻게 축하해줄까 하고 생각중이다. (〃 110쪽): ‘축하해 줄까, 생각 중이다’로 띄어야
ㅈ. 바깥이 추울텐데 바깥에서 뭘 하고 있어요? (114쪽): ‘추울 텐데’로 띄어야
ㅊ. 형제중에 맏이의 키가 제일 작다 (〃 116쪽): ‘형제 중에’로 띄어야
⑦ 한국외국어대 (1996), 한국어
ㄱ. 그것은 무엇이예요?, 사전이예요, 종이예요, 아니예요 (외대 한국어 1, 20쪽, 21쪽, 29쪽) 이 경우는 모두 ‘-이에요’가 맞다. 같은 책에서 ‘뭐예요?’ (21쪽)는 바르게 적고 있다. ‘종(鐘)이에요’와 ‘종이(紙)예요’는 다르다.
ㄴ. 얼마에요? (58쪽): 얼마예요. 같은 책에서 ‘갈 거예요’ (〃 61쪽)는 바르게 적고 있어 혼동하고 있다.
ㄷ. 텔레비젼은 얼마예요? (〃 68쪽): 텔레비전. ‘얼마예요’는 바르게 적고 있다.
이처럼 외국어대 교재에서도 ‘-이에요/-예요’의 혼동이 있어 주의를 요한다. 모음 말음 밑에서는 ‘-예요, -여요’이고 (차예요, 저예요; 차여요, 저여요) 자음 말음 밑에서는 ‘-이에요, -이어요’ (책이어요, 책이에요)이다. 그리고 ‘아니다’에서는 ‘-이에요’가 포함된 것으로 보아 ‘아니에요’이다.
⑧ Kim Seok-in (1998), Colloquial Korean
ㄱ. 이 분이 죤 김씨입니다. 텔레비젼 (Colloquial Korean 39쪽, 140쪽)
ㄴ. 죤스 선생님 (〃 185쪽): 존스
ㄷ. 의자에요. (〃 78쪽): 의자예요
ㄹ. 몇 번이예요? (〃 182쪽): 몇 번이에요
ㅁ. 아니예요. (〃 189쪽): 아니에요
ㅂ. 은행에 가야해요. (〃 144쪽): ‘가야 해요’로 띄어야
ㅅ. 오늘은 몇 일입니까? (〃 141쪽) : 며칠
ㅇ. 몇 번 플랫트홈에서 출발합니까? (〃 132쪽) : platform 플랫폼
ㅈ. 라지에타에서 물이 새는 것 같군요. (〃 208쪽): 라디에이터=방열기
ㅊ. 친구들과 같이 갈거예요. (〃 173쪽): ‘갈 거예요’로 띄어야
ㅋ. -ㄴ지가 되다: 오신지가 몇 개월 됐어요? (〃 201쪽): ‘오신 지가’로 띄어야
ㅌ. 한 턱 내다 (〃 203쪽): ‘한턱’은 합성어로 붙여야
ㅍ. -ㄹ 뻔 하다 - 큰 일 날 뻔 했어요. (〃 204쪽): ‘뻔하다’는 붙여야
⑨ 로마자 표기법의 차이: 교재별로 로마자 표기법이 다음과 같이 달라 발음 교육상 통일할 필요가 있다 (안주희 2000: 23 참고).
6.3 단어 의미
이는 정확한 단어를 선택하는 문제로 내국인용 국어교육도 어휘교육이 매우 부실하거니와 외국인을 위한 어휘교육에서도 정확한 어휘교육이 필요하다.
ㄱ. 깨끗한 한식집으로 갔습니다. 웨이터가 주문을 받으러 왔습니다. (국제교육진흥원 한국어 2권 36쪽): 한식집에 ‘웨이터’라는 표현이 어색하므로 ‘종업원’이 적합하다.
ㄴ. 주말에는 쇼핑도 하고 외식도 합니다. (〃 2권 42쪽): ‘쇼핑’보다 ‘장보기’가 낫다
ㄷ. 네, 오른쪽으로 일 마일쯤 가면 됩니다…. 이백 야드 정도 가서 왼쪽으로 가면 약국 앞에 있어요. (〃 2권 58쪽): 마일과 야드 단위가 한국인에게는 어색한 점이 있다.
ㄹ. 굵고 낮은 목소리로 책을 읽으니까 꼭 늙은이 같습니다. (〃 2권 58쪽): ‘늙은이’는 비어이므로 ‘노인’이 맞다
ㅁ. 그럼 도장칸에 서명을 하세요. (Colloquial Korean 138쪽): ‘서명란’이 더 나을 듯하다.
ㅂ. 이사를 했으면 동회에 가서 이주 등록을 해야 합니다 (연세대 한국어발음 92쪽): ‘이주 등록’보다 ‘이사 신고’가 낫다
ㅅ. 햇빛이 너무 뜨겁습니다 (〃 47쪽): 햇볕
바닷가에 앉아 햇빛을 쬐고 싶다 (〃 126쪽): 햇볕
cf. 가을이라 바람은 선선하지만 햇볕이 뜨거워서 바깥에 나가기가 싫다. (〃 114쪽): 여기는 바르게 되었다
ㅇ. 오늘 이야기는 둘입니다: ‘두 가지’가 더 정확하다
ㅈ. 그 여자가 저한테 사랑을 보냅니다. (외대 한국어 1, 55쪽): ‘사랑을 보내다’라는 어휘 선택에 문제가 있어 문장 내용이 어색하다.
6.4 문장 형식
한국어 학습서들은 정확한 문법 의식을 반영하여야 하는데 높임법, 성분 호응 등을 어기는 경우가 많아 교재 편찬시 주의를 요한다.
① ㄱ. 수미 있어요? 내가 수민데요 누구세요? (국제교육진흥원, 한국어 2권 6쪽): 해요체 문장이 나왔으면 ‘내가’는 ‘제가’로 고쳐야 한다.
ㄴ. 한국의 날씨과 비슷하는 편입니다. (이탈리아 학생 작문): ‘와-과’의 혼동
ㄷ. 앞으로 눈이 많이 내릴 알린다는 뜻입니다. (〃 작문): ‘내린다는 것을’
ㄹ. 사람이 길에 다니는 것을 힘들어요. (대만 학생 작문): ‘길에 다니는 것이’
②ㄱ. 점심 먹었어요? (서울대 Korean 87쪽): 해요체와 ‘먹다’는 어색하므로 ‘점심 잡수셨어요?’가 옳다.
ㄴ.교재 색인 처리상의 오류 (고려대 한국어 색인): <문법><단어> 두 가지 중에 <단어>에 조사, 어미, 구 구성이 혼합되어 있는데 이는 <문법>에서만 처리함이 좋다. 가령 ‘-ㄴ, -ㄴ 적이 있다’를 두 곳에 다 넣었는데 <문법>에서만 해도 될 것이다.
③ ㄱ. 이 애가 내 동생입니다. (연세대 한국어발음 61쪽): ‘-합니다’체이므로 ‘제 동생’이 적합하다.
ㄴ. 외삼촌은 회냉면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 61쪽): 높여야 할 사람이므로 ‘하십니다’가 옳다.
ㄷ. 선생님이 내 발음을 주셨습니다. (〃 84쪽): ‘선생님께서 제 발음을’이 옳다.
ㄹ. 조상이 묻힌 묘를 찾을 수 없었다. (〃 117쪽): ‘조상께서 묻히신 묘를’이 정확하다.
ㅁ. 석굴암에 갔다가 해돋이도 못 보고 오다니! 기회가 있으면 해 돋는 것 꼭 보고 오세요. (〃 115쪽): 해요체로 끝났으므로 ‘가셨다가’나 ‘보시고’나 ‘오시다니’로 높임법 호응이 어느 하나는 들어가야 옳다.
④ ㄱ. ‘아/어요’ 또는 ‘(스)ㅂ니다’ (외대 한국어 1, 일러두기 5쪽), ‘(스)ㅂ니다’ (이대 한국어 1, 40쪽): ‘-습니다’는 ‘-ㅂ니다’와 이형태이고 공시적으로는 분석하지 않으므로 ‘-(스)ㅂ니다’는 잘못된 분석이다.
ㄴ. 그럼 이분이 마이클입니까? (〃 1, 16쪽): ‘이분이 (께서) 마이클 씨이십니까’가 적절하다.
ㄷ. 누구가 있습니까?/ 누구가 예쁩니까? (〃 39쪽): ‘누구가’의 준말 ‘누가’가 옳다.
ㄹ. 어머니가 저한테 말합니다. (〃 55쪽): 불손한 어법으로까지 비치는 이런 표현이 학습서에 나오는 것은 문제이다. ‘어머니께서 저한테 말씀하십니다’가 옳다.
⑤ ㄱ. 어제 어디 갔었어요? (Colloquial Korean 151쪽)
ㄴ. 교통은 밀리지 않았었어요? (〃 152쪽)
ㄷ. 봄에 눈이 올 때도 있었어요. (〃 191쪽)
‘-았었-’은 斷續相이 아닌 한 대개 ‘-았-’만으로도 되므로 ‘-았-’의 중복 현상은 피해야 한다.
6.5 문장 내용
이는 문장 내용의 지식에서 오류가 보이는 예들이다.
ㄱ. 맵지 않은 갈비탕 아니면 비빔밥을 시킵니다. (외대 한국어 1, 130쪽): 갈비탕은 대개 맵지 않고 비빔밥이 오히려 매울 수 있다. 또한 ‘맵지 않은’의 수식 영역이 ‘비빔밥’까지인지 애매하다.
ㄴ. 조선 시대 (1392-1897)… 신하들에게 나라의 글을 만들라고 했습니다.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1443년에 자음 17자 (ㄱ, ㅋ, ㄲ, ㄷ, ㅌ, ㄸ, ㅂ, ㅍ, ㅃ, ㅈ, ㅊ, ㅉ, ㅅ, ㅆ, ㅇ, ㅎ, ㆀ), 모음 11자 (…생략…)의 한글을 만들었습니다. 이외에도 ㆁ, ㆀ, ㅿ, ㅚ, ㅙ… 등의 글자가 쓰였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 ‘ㆁ, ㆀ, ㅿ’와 ㆍ는 없어졌습니다… (이대 한국어 1, 51쪽).
(ㄴ)의 17자 목록은 ‘ㄱ, ㄴ, ㄷ, ㄹ, ㅁ, ㅂ, ㅅ, ㆁ, ㅈ, ㅊ, ㅋ, ㅌ, ㅍ, ㅎ, o, ㅿ, ㆆ’인데 집필자의 착오인 듯 잘못 설명하였다. 또한 소실 4개 문자는 ‘ㆁ, ㅿ, ㆆ, ㆍ’인데 역시 잘못 설명하였다. 조선 시대를 1897년까지로 한 것은 대한제국 (1897) 선언을 의식한 것으로 보여 집필자의 치밀함을 보여 주어 지식의 정확성을 보여 주는 것과는 대조를 보인다. 물론 이 경우도 통념상 조선시대를 1910년까지 보는 것과 대조를 보이기는 한다.
무엇보다도 위에서 ‘신하들에게… 만들라고…’는 ‘세종이 친히 만들었다’로 고쳐야 한다. 훈민정음의 창제자에 대해서는 ①세종 친제설, ②세종-신하 합작설, ③신하 제작-세종 후원설이 있지만 실록에 ‘是月上親制諺文二十八字’ (세종실록25년 12월 끝 기사)라고 ‘親制’를 명시하고 있고 훈민정음 해례본의 정인지 서문에도 ‘我殿下 創制正音二十八字’라고 세종의 親制說을 뒷받침하므로 ‘신하들에게... 만들라고’는 고쳐야 마땅하다. 아울러 세종은 ‘글’을 만든 것이 아니고 ‘글자’를 만든 것이므로 위의 ‘글’도 ‘글자’로 고쳐야 한다.
7. 결론
우리는 지금까지 한국어교육에서 정서법 부문을 어떻게 나누어 가르칠 것인가를 살펴보면서 학습서들에 나타난 오류를 살펴보았다.
정서법의 문제점은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규범의 수립과 개폐를 위해서는 국어학의 종합적 안목을 가지고 고도의 판단을 적용하여야 한다. 그런데 어느 표기법에서나 표기와 발음의 괴리는 불가피한데 한글 표기법도 예외는 아니다. 그래서 사람들 중에는 한글 표기법이 어렵다고 비판하는 이들이 많지만 알파벳보다 표음성이 높은 한글의 표기법이 발음과 표기의 괴리가 심한 영어 표기법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덜 까다롭다는 사실의 고마움을 알아야 한다. 즉, 영어에서 /i/를 위해 ‘ink, become, savage, busy, women’처럼 여러 모음자가 동원되고 ‘fee, sea, field, conceive, key, quay, people, subpoena, Caesar’처럼 겹글자조차 쓰이는 복잡함에 비할 바가 아니다. 역시 a가 ‘[a] (car), [æ] (man), [ɔ] (was), [ɛ] (many), [ə] (about), [i] (village), [e] (made), [u] (coat)’처럼 1:8로 무려 8가지로나 발음되는 것과 한글 ‘ㅏ’의 1:1의 표음성은 비할 바가 없다.
또한 /k/를 위해 ‘kiss, cap, queen, exception’처럼 여러 철자가 동원되고 ‘khaki, chaos, rock, accord, acquaintance’처럼 겹글자까지 쓰이는 것도 영어 철자법의 까다로움을 보여 준다 (졸저 1999: 59-67).
이에 비하면 한글의 표기법은 매우 간편한 것이다. 이를 까다롭게 보는 것은 단지 국어 정서법의 학습을 게을리 하는 개인과 학교 교육의 태만일 뿐이다. 오히려 한글 사용자들의 태만과 무관심으로 오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정서법 학습은 우리가 교양인의 문화 생활에 지불하여야 할 최소한의 문화적 의무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더욱이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사람은 한국인 중에서 국어를 가장 바르게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내국인용 국어 정서법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한국어교육의 정서법 교육에서도 문제가 되므로 말과 글에서 규범에 정통하고 규범 언어에 대한 교정 훈련을 철저히 받아야 한다.
또한 한국어 교육에서의 정서법 교육은 학습자에 대한 공통 교육 사항과 언어권별 특수 교육 사항을 구별하여 교수한다면 더욱 이상적일 것이므로 언어권 학습자별로 자음에서는 어떤 표기를 잘 틀리고 모음에서는 어떤 표기를 잘 틀리는지, 또 어휘에서는 어떤 어휘 사용을 혼란스러워하는지 경험적 자료들을 축적하여 정밀한 연구가 이어지고 교재 편찬시에도 반영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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