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몇 번을 다시 태어났다. 그리고 그 중 하나가 바로 칸에서였다.” -에밀 쿠스트리차
2회의 황금종려상 수상, 심사위원장 역임 등 에밀 쿠스트리차와 칸 영화제는 결국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이러한 그가 2008년 5월, 그의 최신작인 다큐멘터리 영화 <마라도나>가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되어 칸을 다시 찾았다. 칸 영화제 홈페이지(http://www.festival-cannes.fr)에 올려진 관련 기사를 소개한다.
* 동영상 링크 클릭! : 에밀과 마라도나의 포토콜 장면(at 칸 영화제)
http://www.festival-cannes.fr/en/mediaPlayer/9457.html
-------------------------------------------------------------------------------------
The Daily (2008. 5. 20)
공식 초청작/비경쟁 부문 : <마라도나 Maradona by Kusturica>
<아빠는 출장중>(1985)과 <언더그라운드>(1995)로 황금종려상을 2회나 수상한 영화감독 에밀 쿠스트리차가 축구계의 살아있는 전설인 ‘디에고 마라도나’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 <마라도나>로(공식 초청작 / 비경쟁 부문) 칸으로 돌아왔다. 2008년 5월 20일, 이 영화의 두 스타, 에밀 쿠스트리차와 마라도나가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영화를 어떻게 만들게 되었느냐는 질문에, 에밀은 이렇게 답했다.
“무엇보다도, 1986년 마라도나가 영국을 상대로 한 게임에서 두 골을 넣었을 때 기쁨에 겨워 날뛰던 전 세계 수백만의 축구팬 중에 바로 나도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그 경기는 전 세계에 정의의 힘을 보여주었던 처음이자 마지막 경기였다. 아르헨티나와 세르비아는 당시 IMF의 압박을 받고 있었는데, 이 두 나라가 IMF, 즉 서구의 권력자들을 상대로 싸워 이겨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나는 마라도나에게 더 큰 친밀감을 느끼게 되었다. 게다가 마라도나는 세르비아에서도 매우 유명할 뿐만 아니라 우리 축구팀은 아르헨티나의 축구팀과 많은 면에서 닮은 구석이 많다. 때로 사람들은 나를 두고 ‘영화계의 마라도나’라고 부르기도 한다.
내가 이 영화를 만든 두 번째 이유는 마라도나에 관해 다룬 책들과 뉴스 기사, 라디오 프로그램을 접할 때마다 그 저자들이 마라도나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쿠바를 거쳐 나폴리까지 에밀 쿠스트리차는 이 비범한 인물의 삶의 자취를 따라 갔다. 그의 초라한 출생부터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 절정의 순간과 비길 데 없이 화려했던 비상에 이어 곧바로 이어진 가파른 추락의 길까지 말이다. 이에 관해 에밀은 이렇게 설명한다. “누군가를 그대로 그려낸다는 것은 바로 진실을 드러내야 함을 의미한다. 그러나 마라도나에 관한 다른 영화들에서 그들은 다른 얘기를 하기 위한 도구로 마라도나를 이용했다. 그로 인해 결국 그들은 마라도나가 전 세계에 미쳤던 큰 영향력을 놓치고 말았다. 마라도나는 그 자체로 한 편의 진정한 이야기이다. 거기에 그 어떤 허구나 수식도 더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에밀은 2회의 황금종려상 수상 외에도 <집시의 시간>(1989)으로 감독상을, <아빠는 출장중>(1985)으로 국제 비평가상을 수상한 바 있다. 1993년에는 공식 초청작 심사위원으로, 2003년에는 시네파운데이션(Cinéfondation) 부문과 단편영화 부문 심사위원장으로 그리고 2005년에는 공식 초청작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