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은이 튼튼이
이곳은 똘이의 입속이에요.
썩은이와 튼튼이가 나란히 살고 있답니다.
썩은이는 튼튼이를 자꾸 괴롭혀요.
“너 나한테 까불면 이 충치균으로 혼내 줄 테다.”
쉿! 조용히 해보세요. 누가 입술문을 두드리고 있네요.
“똑똑! 썩은이야, 난 사탕인데 들어가도 되겠니?”
“그럼, 어서 들어와. 우리 같이 놀자.”
사탕이는 썩은이에게 다가와 와그작와그작 재미있게 놀고는 목 언덕 너머로 사라졌어요.
다음 날이었어요. 튼튼이는 갑자기 아프기 시작했어요.
“아이구, 아파.”
“헤헤, 이 충치균의 힘을 알겠지? 난 너보다 훨씬 세다구. 알겠어?”
썩은이가 튼튼이를 못살게 굴더니
자, 보세요! 썩은이가 하나 더 늘었네요.
다음 날, 또 입술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어요.
“똑똑! 썩은이야, 난 초콜렛이란다. 우리 같이 놀자.”
“그래, 야! 신난다. 친구들이 많이 찾아오네.”
초콜렛이는 썩은이와 사르르 사르르 재미있게 놀고는 목 언덕 너머로 사라졌어요.
튼튼이는 외로웠어요.
찾아오는 친구가 아무도 없었거든요.
“나도 친구가 놀러와 주면 얼마나 좋을까?”
다음 날, 튼튼이는 또 아프기 시작하더니
보세요! 썩은이가 또 하나 더 생겼어요.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아이구 아이구 아파. 엄마 이가 아파요.”
“무슨 소리지?” 튼튼이는 궁금했어요.
“에헴, 이건 내가 힘이 세기 때문에 똘이가 아파하는 소리야. 알겠니?”
썩은이가 뽐내며 말했어요.
“가엾은 똘이, 얼마나 아플까?” 튼튼이는 슬펐어요.
바로 그때, 입술 문이 열리더니 의사 선생님 목소리가 들렸어요.
“저런, 이가 많이 썩었군요. 앞으로 이를 깨끗이 닦아야 해요.”
튼튼이는 가슴이 설레었어요.
과연 저 입술 문으로 누가 들어올까? 무척 궁금했지요.
썩은이는“흥, 어림없어. 똘이는 이 닦는 아이가 절대 아니거든.” 하고 말했어요.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에요?
입술 문이 활짝 열리더니, 하얀 친구들이 찾아왔어요.
“튼튼이야, 우리는 칫솔이와 치약이란다. 우리 친구가 되자.”
“그래, 친구가 생겨서 너무너무 기뻐. 앞으로 사이좋게 지내자.”
그때, 갑자기 튼튼이는 걱정이 생겼어요.
썩은이의 친구들이 놀고 난 뒤, 목 언덕 너머로 사라지는 걸 보았기 때문이에요.
“저…. 얘들아, 너희도 목 언덕 너머로 가 버릴 거니?”
튼튼이가 조심스럽게 물었어요.
“아니야, 우린 앞으로 매일매일 놀러 올 거란다.”
튼튼이는 무척 기뻤어요.
치약이, 칫솔이와 함께 싹싹 쓱쓱 재미있게 놀았어요.
얼마 뒤에 물 아저씨가 치약이와 칫솔이를 데리러 왔어요.
“튼튼이야, 내일 또 만나자. 안녕!”
“안녕!” 튼튼이도 친구들에게 인사를 했어요.
그 뒤 튼튼이, 치약이, 칫솔이 이렇게 세 친구는 싹싹 쓱쓱 매일매일 재미있게 놀았답니다.
그리고 치과 치료도 열심히 받았지요.
아 참, 썩은이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자, 보세요!
어머, 썩은이는 하나도 없네요.
2023. 10. 29.
바람숲 도서관 주관 그림책공작소 프로그램에서 동화 '썩은이와 튼튼이'를
김성은 작가님이 교정해 주신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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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T_8z3uqOCwY?si=ygQ8V_mlFd4G1-d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