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곡 범죄예방디자인사업 2월 완공 방범용 CCTV, 커뮤니티 박스 설치 주민단체 ‘행주단추’ 적극적 참여 운영활성화 위해 시 지원 뒤따라야
어두침침했던 골목길이 화사한 디자인으로 다시 태어난다. LED조명의 보안등이 곳곳에 들어서고 전신주마다 큼지막한 번호가 새겨진다. 각종 범죄예방을 위해 폐쇄회로(CC)TV와 비상벨도 설치된다. 마을 입구에 생기는 커뮤니티 박스는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오는 3월 범죄예방디자인(CPTED)사업이 시행된 뒤 바뀌게 될 능곡시장 주변의 모습이다.
능곡뉴타운 4구역으로 묶여있던 이곳은 낙후된 도시환경 등으로 인해 그간 고질적인 범죄위험에 노출되어 온 지역이다. 뉴타운 광풍이 걷히고 주민들의 힘으로 구역해제까지 이뤄냈지만 새로운 형식의 도시정비사업의 필요성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주민들은 좀 더 안전하고 행복한 마을 만들기, 범죄 없는 거리 조성을 희망했다.
주민들의 간절한 바람 때문일까. 작년 3월 옛 능곡4구역 주변이 경기도에서 추진하는 범죄예방디자인 시범사업지로 선정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여기에는 당시 이 지역 도의원이었던 송영주 전 의원의 노력이 컸다. 4년간 뉴타운 개발 대안을 고민해오던 송 전 의원은 뉴타운 해제지역에 디자인으로 범죄를 예방하고 동네를 바꿔내는 안전한 마을만들기 사업을 추진해왔으며 그 결과 고양시가 안양시와 함께 시범공모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것.
총 5억원의 예산(도비 2억원, 시비 3억원)이 투입된 능곡4구역 범죄예방디자인 사업은 (사)한국셉티드학회의 용역을 거쳐 이달 13일부터 마침내 착공에 돌입하게 된다. 시공사인 제이디에프건설 측은 “13일부터 철거작업을 시작해 다음달 17일까지 공사를 마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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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한 디자인으로 범죄예방 새롭게 단장하는 옛 뉴타운 능곡4구역의 이름은 ‘토당동 안전누리길’이다. 범죄예방디자인 사업 성공사례인 서울 마포구 염리동 소금길을 벤치마킹해 그간 다니기 꺼려졌던 음침한 골목길을 화사하고 산뜻한 공간으로 새롭게 탈바꿈시킬 예정이다.
능곡역에서 출발해 능곡시장에 들어서면 안내기둥이 사람들을 맞이한다. ‘토당동 안전누리길’에 대한 소개와 ‘고양’의 유래, 토당동·행주동에 대한 설명 등 지역역사·이야기를 담은 5가지 주제의 기둥이 설치될 예정이다. 훼손된 담장도 정비하고 보행공간도 새롭게 마련되며 마을게시판도 설치된다.
안전한 거리 조성을 위해 방범시설도 대폭 강화된다. 구역별로 방범용 IP(유무선인터넷연결) 카메라가 설치되며 각 전봇대마다 비상벨, 위치식별번호 및 방범용 발광다이오드(LED)가 마련된다. 시장 내부에는 안전상점이 설치돼 범죄위험 및 기타 안전문제시 언제든지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다.
입구에는 동네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담당하게 될 커뮤니티 박스가 들어선다. 철제박스로 설치되는 이곳은 커피판매와 함께 휴식공간, 공부방으로 운영되며 별도의 모유수유실도 마련될 예정이다. 송영주 전 도의원은 “이후 주민자치프로그램이나 자율방범대 등 다양한 주민자치활동의 거점지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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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의 능동적 참여 돋보여 이번 사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능곡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였다. 시범사업지로 선정된 뒤 주민들은 뉴타운 해제 후 마을공동체 복원을 목적으로 하는 주민조직을 가장 먼저 준비했다. 사업에 주민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이후 올바른 지역발전을 도모하기 위함이었다. ‘행복한 주민단지 추진위원회’의 줄임말인 ‘행주단추’는 바로 이러한 고민 속에서 출발한 단체다.
행주단추 손영수 공동대표는 “주민들의 실질적인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사업 초기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주민회의를 통해 의견을 모으고 셉티드학회 측에 전달했다”며 “착수보고회부터 현장방문, 우수사례지 방문, 주민워크숍 및 설명회까지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주민들의 적극적 참여 덕에 작년 10월 최종보고회 당시 전문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행주단추’는 이번 범죄예방디자인 사업에 이어 지역주민들의 행복을 도모하기 위한 우리동네 행복프로젝트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마을회관에 어떤 손길이 필요한지, 능곡시장 상인들에게는 무엇이 필요한지, 동네뒷골목에는 어떤 시설이 필요한지 함께 공부하고 변화시키기 위한 활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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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능곡4구역 범죄예방디자인 사업에는 주민참여가 돋보였다. 사진은 지난해 소금길 견학 후 단체사진. |
손영수 대표는 “그간 뉴타운으로 인해 동네가 낙후되고 주민들이 소외되는 과정이 있었는데 이번 사업을 계기로 주변 환경도 깨끗하게 하고 이웃 간의 소통이 있는 마을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손 대표는 “아직 능곡시장 공용주차장 설치, 도로정비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이 남아있다”며 “특히 커뮤니티시설 설치 후 운영이 더 중요한 만큼 시에서 적절한 운영예산을 반영해 줬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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