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川은 수려한 산세가 춘천호·의암호·소양호 등의 호수와 어우러진 그림 같은 「湖畔(호반)의 도시」로 이름 높다. 물색만큼이나 먹을거리 또한 풍성하다. 청정한 樹林과 양지 바른 산밭, 계곡과 호반에서 나오는 먹거리, 자연에 가까운 축산물 등으로 빚어내는 고유한 별미들은 어느 것이나 「웰빙」 식품이 아닌 것이 없다.
낙엽 속에 가려진 잔설을 뚫고 돋아나는 향미 짙은 산채와 맑은 호반에서 건져 올린 기름진 민물고기, 감치는 옥수수 동동주 등을 머릿속으로 그리며 봄물 오르는 경춘선 열차에 몸을 실으면 마음은 이미 취흥에 잠긴다.
1) 검봉산 칡국수-칡국수와 칡술
칡국수는 칡으로 만든 먹을거리 중 으뜸이다. 그러나 고구마 전분에 칡즙을 넣고 반죽한 새까만 칡국수가 등장하면서 고유한 전통 칡국수가 어떤 것인지를 잊고 지내고 있다. 「검봉산 칡국수」는 칡을 갈아 맑은 물에 10여 차례 헹궈 앙금을 내린 칡 녹말에 밀가루를 섞어 제대로 만든 하얀 칡국수와 칡전병, 칡술 등 토속별미로 30년을 이어 왔다. 워낙에 손이 많이 가 몸에 밴 노하우가 없으면 좀처럼 손을 대기 어려워 전국에 하나밖에 없다는 별미집이다.
까만 칡국수에 익숙해져 있는 눈으로 보면 얼핏 메밀막국수처럼 보이지만, 은은한 칡향이 배어나며 메밀막국수보다 부드럽게 감치는 맛이 특색 있다. 2~3명이 함께 가 칡국수(4000원)와 칡부침(3000원), 칡술(1되 3000원) 등을 주문해도 1인당 5000원을 넘지 않는다. 강촌역과 구곡폭포의 중간지점에 있어, 칡국수를 즐긴 뒤 잠시 구곡폭포 계곡도 들러 볼 만하다. 마치 仙界에 드는 것 같다.
● 주소: 춘천시 남산면 강촌1리(구곡폭포 입구)/전화: 033-261-2986
2) 배터가든-잡어매운탕
춘천에서 서면을 오가던 신동나루터 집이 경영하는 30년 내력의 매운탕집이다. 배가 오가던 시절 마을주민들을 위해 주막처럼 문을 열어 가격이 저렴하면서 실속 있는 탕맛이 특징이다. 값비싼 쏘가리 대신 잘잘한 잡고기들을 모아 넣고 기름진 빠가사리와 메기로 맛을 돋운 잡어매운탕이 주 메뉴다.
대포 한 잔에 200~300원 하던 때 안주로 그냥 내던 것을 뱃길이 닫힌 후 본격적인 매운탕집을 열면서 매운탕 값을 따로 받게 됐다. 물의 고장 춘천에서도 잡어매운탕 하면 신동나루 「배터가든」을 꼽을 만큼 이름나 있다.
지금도 가족들이 통발이 그물을 놓아 잡어를 잡아서 거둬다 넣고 집에서 담근 막장과 고추장을 풀어 얼큰하게 끓이다가 태양초 고춧가루를 풀어 화끈하게 맛을 돋운다.
계절에 따라 모래무지, 빠가사리, 매자, 피라미, 강 붕어, 누치, 동자개, 꺽지, 메기 등 7~8가지 물고기가 들어간다. 담백한 제 맛을 내기 위해 육수를 따로 뽑지 않고 미나리와 쑥갓도 넣지 않는다. 1인분 6000원.
● 주소: 춘천시 신동 1079-5(신동나루 입구)/전화: 033-244-1201
3) 복천닭갈비-닭갈비의 원조
춘천의 명물인 닭갈비는 춘천의 명동거리로 불리는 패션거리와 골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20곳이 줄지어 있다. 100m 가까운 좁은 골목길 양쪽으로 줄지어 들어선 대형 닭갈비집들이 저마다 20년이 넘는 내력과 원조집 간판을 내걸고 365일 새벽 2~3시까지 불야성을 이룬다.
「복천닭갈비」는 1980년에 문을 열어 25년 됐다. 춘천 근교 양계장에서 50~60일 키운 육계를 屠鷄(도계) 즉시 공급받는 신선한 닭고기와 싱싱한 야채, 직접 담근 고추장과 양념 등이 남다른 노하우다. 닭갈비(1인분) 8500원.
● 주소: 춘천시 조양동 51-17(명동 닭갈비 골목)/전화: 033-254-0891
4) 봉운장갈비-한우 양념갈비와 갈비탕
「봉운장 갈비」는 춘천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별미집으로 통한다. 1954년 평남 순천에서 월남한 김봉운(84) 할머니가 문을 열어 2代 51년째를 맞고 있다. 한우 양념갈비와 갈비탕, 평양냉면이 전문이다. 춘천지역 도축장에서 육질이 좋은 한우갈비만을 들여다 건물 지하에 마련한 저온 냉장실에서 2~3일 또는 4~5일을 숙성시켜 양념갈비로 낸다.
양념갈비는 100% 한우갈비를 쓴다. 갈비살 사이 사이의 기름 층을 하나하나 손으로 다듬고 마늘과 양파, 생강, 참기름과 설탕 등을 가미한 갈비장에 재우는데, 짜지도 싱겁지도 않으면서 갈비살을 부드럽게 풀어 주고 흉내 낼 수 없는 고유한 맛을 살려낸다.
지금도 양념에 재우는 일은 팔순의 할머니가 거들고 있다. 며칠씩 양념장에 재워둔 흔적이 없이 신선한 질감 그대로 입에 감치는 맛이 각별하다. 참숯불에 연기가 피어 오르는 화로와 연기가 환풍장치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테이블을 따로 구별해 고객의 취향대로 선택해 앉도록 해준다.
1인분 2대면 대부분 추가 주문이 없을 정도로 양이 많다. 진국 갈비탕은 오후 2~3시면 떨어질 정도로 인기다. 양념갈비(1인분) 3만 8000원. 갈비탕과 냉면 7000원.
● 주소: 춘천시 소양로 3가 4/전화: 033-254-3203
5) 샘밭골막국수-순두부와 감자전
막국수 하면 당연히 춘천막국수로 불릴 만큼 춘천을 상징하는 토속별미다. 「원조 샘밭골막국수」는 춘천시내에서 소양호로 오르다가 양구로 갈라서는 삼거리에서 30년 내력을 쌓고 있다.
직접 빚어내는 순두부와 감자전, 녹두부침 어느 것이나 별미로 소문나 있어 강원도의 토속별미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 모든 음식을 가족 3대가 모여 남의 손을 빌리지 않는 독특한 경영방법이 음식 맛과 상차림에서 엿볼 수 있다.
순두부에 맛이 진한 된장찌개가 곁들여 나오는 순두부백반이 막국수 한 그릇 가격과 같고, 생두부와 제육을 안주로 토속막걸리를 곁들여도 좋다. 순두부백반 4000원, 감자전 4000원, 막국수 4000원.
● 주소: 춘천시 신북면 천전3리(아랫샘밭골 삼거리)/전화: 033-242-1702
6) 실비막국수-춘천막국수와 제육
40년을 한자리에서 막국수 한 가지를 실비로 내고 있어 屋號까지 「실비막국수집」이라는 곳이다. 개업 초 30원 하던 막국수가 100배나 뛰었지만, 한결같은 맛과 실비에 가까운 가격만큼은 변함이 없다는 것이 자랑이다.
토종 메밀을 껍질째 보관해 놓고, 그날그날 빻아서 익반죽해 내는 막국수는 메밀 이외에 다른 것이 일절 섞이지 않아 구수한 메밀향이 그대로 살아난다. 맛이 질박하면서 국수발이 다소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빨간 양념을 얹고 오이와 동치미 무로 장식해 내는 막국수는 그대로 비벼 얼큰한 비빔국수로 즐겨도 별미다. 한우 사골과 정육을 삶아 우려내 동치미 국물로 간을 한 육수를 부어도 시원하게 감치는 맛이 나무랄 데 없다.
역대 대통령들이 춘천에 다녀가는 길에 들르곤 했고, 춘천 근교 골프장 이용객들도 즐겨 찾는 집으로 이름나 있다. 40년 전 그대로 별로 손댄 곳이 없다는 소박한 막국수집의 전통적인 분위기가 국수 맛을 더해 준다. 막국수 1인분 4000원, 제육 1접시 1만원, 도토리묵 4000원.
● 주소: 춘천시 소양로 2가 122/전화: 033-254-2472
7) 평양냉면-평양냉면과 녹두부침
1950년대 말 도청 앞에서 문을 연 「평양냉면」은 1980년대까지 꿩냉면집으로 전국적으로 이름을 날렸다. 자리를 옮기면서 잠시 문을 닫아 고객들의 발길이 뜸해졌다가 1990년대 말부터 새로운 음식명소로 떠오르며 옛 단골고객들이 꾸준히 찾아들고 있다.
시내에서 춘천댐으로 오르는 길목인 KBS 송신소 입구 대로변에 위치해 찾아가기도 어렵지 않다. 주인이 직접 수렵해 오는 야생 꿩만을 고집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꿩냉면의 수요가 달려 최근에는 꿩냉면을 메뉴에서 내렸다.
냉면의 맛은 평북 맹산이 고향인 유자실(작고) 할머니의 손맛이 며느리 김옥주(72) 할머니와 손자며느리까지 3代를 이어져 온다.
꿩 대신 쇠고기 양지살을 삶아 우려 낸 맑고 투명한 국물에 동치미 국물로 맛을 돋운 시원한 국물에 말아내는 순 메밀국수의 맛이 일품이다.
물냉면 5000원, 녹두부침 5000원, 수육 2만원.
● 주소: 춘천시 사농동 217-93(KBS 송신소 입구)/전화: 033-254-3778
8) 평남횟집-쏘가리매운탕과 향어회
춘천 시내에서 소양1교를 건너 춘천댐으로 올랐다가 의암호로 내려와 경춘국도와 이어지는 강변길은 전국에 손꼽히는 드라이브 코스다. 춘천댐 아래 있는 오월1리 마을은 빠뜨릴 수 없는 명소로 꼽힌다.
「평남횟집」은 3代에 걸쳐 40년을 이어 온다. 매운탕촌의 명물인 쏘가리회와 매운탕을 비롯해 송어회와 향어회를 낸다. 특히 예약을 받아 고객의 취향에 맞춰 낸다는 자연산 쏘가리회와 매운탕 맛이 일품이다. 집집마다 매운탕용으로 따로 담근 고추장과 안치는 물, 양념하는 순서가 맛의 비결이다.
쏘가리매운탕(2인분) 5만원, 향어회(1kg) 1만8000원, 송어회(1kg) 1만8000원.
● 주소: 춘천시 서면 오월1리(춘천호 매운탕촌)/전화: 033-244-2379
9) 퇴근길-곱창전골
「퇴근길」은 1978년 시청 광장과 이어지는 아카데미극장 1층에 문을 열었다. 젊은 직장인들과 대학생들이 부담 없이 찾는 퇴근길 대폿집으로 명성이 높다.
주인이 직접 조리해 내는 세 가지 전골은 젊은 여성고객들과 가족단위 손님들까지도 즐겨 찾는 별미로 이름이 났다.
곱창전골은 냄새가 전혀 없이 깔끔하게 손질한 신선한 한우곱창을 양파와 대파, 양배추 등 싱싱한 야채와 태양초 고춧가루와 마늘, 생강 등을 넣고 빨갛게 무쳐 놓았다가 퇴근시간에 맞춰 낸다.
육수를 따로 뽑지 않고 쌀뜨물에 안치고 조미료는 전혀 사용하지 않으면서 깔끔한 맛을 내는 것이 노하우다. 매콤한 생도라지무침과 물김치, 계절에 따라 제철에 나는 나물 무침 등 정갈한 반찬도 이 집의 특징이다. 곱창전골(2인분) 1만5000원.
● 주소: 춘천시 조양동 25(아카데미빌딩)/전화: 033-254-1991
10) 희정-소양호 민물장어구이
시청 후문 앞에서 1960~1970년대부터 한정식집으로 명성을 날렸던 음식 명소다. 1984년 장어구이 전문집으로 메뉴를 바꾸었다. 양식 장어가 주를 이루지만 1kg에 4마리가 올라야 한다는 까다로운 선택과 함께 소양호의 진객인 황금빛이 감도는 자연산 장어를 명품으로 내세운다. 전체 소비량의 30%를 차지한다는 소양호 민물장어는 새우와 미꾸라지 등 고단백 먹이를 먹고 자란다. 한 마리 1kg이 넘는 대형 장어일수록 살이 부드럽고 기름져 다른 고장에서는 맛볼 수 없는 고유한 맛을 낸다. 서울과 춘천 근교 골프장을 찾는 단골고객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손님의 90% 이상이 예약손님이다.
장어장은 고추장과 양념장 두 가지를 가려 낸다. 장어의 머리와 뼈를 모아 20시간 이상 푹 고아 낸 장어 기름이 바탕이 되어 몇 년을 두어도 맛이 변하지 않는 특성을 지녔다. 집에서 직접 띄운 청국장을 곁들여 내는 것도 특색 있다.
양식 장어(1kg) 3만5000원, 자연산 장어(1kg) 15만원-예약 우선.
● 주소: 춘천시 조양동 6-5(시청 후문)/전화: 033-254-2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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