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수비대

[작가李芝山]

현재 독도에는 한국 해양 경찰이 파견되어 우리나라가 관할권을 행사하고 있지만, 광복직후



부터 일본과의 관할권 다툼이 끊이지 않았고, 그런 와중에서도 한국이 독도를 확보하기 까지



에는 울릉도 주민의 자발적 조직인 독도수비대의 공헌이 매우 컸다. 

 

이 독도수비대에 관해서 함께 알아 보자. 

 

독도 영유권 다툼은 정부차원의 외교문제로 보다는 양국 어민간의 인근해역 어로권 다툼의 



형태로 먼저 부각되었다. 

 

1945년 광복 직후부터 독도가 서로 자국령이라고 주장하는 양국 어민간의 충돌이 있었는데, 



당시 일본은 미 군정하에 있었고 한국 역시 미군정과 6.25(한국동란)를 거치는 동안 독도영유권 



문제에 주력할 입장이 못되었다. 

 

그러다가 일본이 샌프란치스코 조약의 발효로 주권을 회복하자 독도 인근 수역으로 많은 일본 



어선이 몰래 왔고, 이에 따른 어민간의 갈등이 적지 않게 되었다. 



당시는 일본측의 우세한 어로 장비와 선박규모로 인하여 주로 한국어민들이 어려운 입장에 



처해 잇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하여 울릉도 주민 홍순칠은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대책을 촉구



하기 위하여 1954년 2월 부산 임시수도를 찾아 갔으나 어느 누구도 그의 호소에 귀울 기울이는 



자가 없었다.  

 

이에, 정부의 지원을 기대할 수가 없다고 판단한 홍순칠은 울릉도민 자위대를 조직하기로 결심



하였다. 



그러나 절해고도 독도에 거주하며 이를 지키겠노라는 희망자가 있을 리 만무하였기에, 그는 



가공의 부대를 스스로 창설하기로 결심하였다. 

 

도장을 위조하여 가짜 징집영장을 50매 작성하여 발송하고 스스로 독도수비대 사령관에 취임



하였다.



그는 진짜 영장이 나올리 없는 에비역만을 대상자로 선정하였다. 



부산 국제시장에서 사재로 군복 등을 구입하고 무기는 미군부대로부터 훔쳐내었다. 



울릉도내에서는 "일본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정부가 비밀리에 특수부대를 창설하고 자신을 



책임자로 임명하였노라"고 둘러대었다. 



그의 거짓말에 울릉군수와 경찰서장까지 속아서 1954년 3월1일 발대식에 나와 축사를 하였다. 

 

이들은 필요한 준비를 마치고 5톤짜리 소형 어선에 나누어 타고 독도로 들어가 1954년 3월27일



부터 독도에 주둔했다.  



먼저 서도(西島)에 막사를 만들어 병력이 상주했는데, 모든 필요 경비는 홍순칠이 전담하였다. 

 

독도수비대가 맨 처음으로 일본 해상보안청 대형 선박과 조우한 날짜는 그해 7월23일이었다. 



소총만으로 경고사격 끝에 가까스로 일본 선박을 퇴각시키긴 했으나, 소총만으로는 도저히 정면



대결이 어려움을 깨달았다. 



홍순칠은 당시 경북 경찰국장 김종원을 찾아가 자신의 취지를 설명하고 지원을 요청하였다. 



단순한 성격의 김종원 국장은 그의 애국심에 감복, 즉석에서 박격포 1문과 포탄 50발을 지원해 



주었다. 



또 다른 군인사는 중기관총 1문과 실탄 5,000발을 홍순칠에게 주었다. 

 

1954년 8월14일에는 일본 시마네현(島根縣)의 한 수산고교의 교사와 학생을 태운 연습선 다이



센마루호가 독도로 접근하자 독도수비대가 이를 나포하였다. 



이와같이 독도에서 연달은 무력행사가 있자 일본정부는 한국정부에 항의하였으나 독도에 



어떠한 경비대도 파견한 바 없는 한국정부로서는 모르는 일이라고만 답변하였다. 

 

1954년 8월말 한국 해무청 항로 표지과에서 파견된 공무원이 동도(東島) 정상에 등대를 설치할 



때도 독도수비대가 경무대 직할의 비밀부대라는 홍순칠의 말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수개월의 주둔 끝에 대규모 적에 대한 방어에는 동도가 보다 적합하겠다고 판단한 홍순칠은 



울릉도 경찰당국의 묵인하에 또 다시 가짜 영장을 발급하여 100여명의 주민을 벌목과 막사 건립



작업에 동원하였다. 



모든 상륙 통로를 봉쇄하고 오직 줄사다리를 통해서만 올라갈 수 있도록 동도를 요쇄화 하였다. 



동도산정에는 허세를 부리기 위한 철탑과 가짜 안테나를 세우고, 9월10에 아예 동도로 부대를 



이주하였다. 

 

독도수비대의 존재를 개인적으로 알고 있던 김종원 경북 경찰국장은 신축막사에 무전기와 



중기관총, 실탄 등을 지원하였다. 

 

가을이 들어 9월23일 일본 해상 보안청 소속 순시선 2척이 접근하였으나 위협사격으로  이를 



물리쳤다. 



10월22일에는 김종원 경찰국장이 경북경찰 부인회, 경찰악대 및  신문기자까지 대동하여 독도



수비대를 위문방문하고, 박격포탄 100발을 추가 제공하였다.  

 

그런데, 다음날인 10월23일 일본 순시선 3척이 출현하자 독도수비대가  박격포탄을 발사하여 



일본 순시선 1척에 명중, 16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사건은 적지 않은 외교문제로 부각되어 일본정부는 한국에 항의하는 한편, 당시 통용되던 



독도그림이 도안된 한국 우표가 첨부된 우편물은 수령을 거부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연이은 일본정부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한국정부가 계속 수비대의 존재를 부인하자 



일본측은 사진까지 찍어 한국정부에 제시하였다. 

 

그무렵 김종원 경찰국장이 중앙의 치안국장으로 승진되어 독도수비대의 전모가 중앙정부에



까지 자세히 알려지게 되었다. 



당시 한일회담을 진행중이던 외무부로서는 민간수비대의 존재를 모른체 할 수 없는 처지였기에



김종원 치안국장에게 수비대의 철수를 요구하였다.    



그러나 김종원 국장은 그들이야말로 진짜 애국자라며 이 요구를 묵살하였다.

 

19576년 6월부터는 국회 한일관계 대책위원회에서도 독도수비대 문제가 거론되었다.  



민간인들이 법적 근거도 없이 무기를 사용하며 독도를 수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지라,  일단 김종원 치안국장은 독도수비대원 중 10명을 정식 경찰로 임명하였다. 



그리고 경사계급의 정식 책임자를 파견하여 독도수비대의 지휘권을 국가가 정식으로 접수하려 



하였으나 독도수비대는 이를 거부하였다. 

 

이런 사태를 접하여 1956년 9월 국회 내무, 국방위원회 합동조사단이 독도 방문을 시도하자, 



독도수비대는 이들이 자신들의 존재를 말살하기 위한 세력이라고 판단하고 위협사격을 가하며 



상륙을 거부하였다. 

 

어느 누구의 통제도 받으려 하지 않는 민간수비대의 존재를 귀찮아 한 외무부는 비밀리에 미



7함대에 부탁하여 홍순칠을 연행하였다. 



홍순칠은 곧 국회로 호출당하여 독도수비대에 관한 증언을 하였다.

 

당시 정부에서는 홍순칠을 실정법 위반혐의로 형식적으로라도 처벌하여야 한다는 의견과 그런 



애국자에게 상은 못 줄지언정 처벌은 있을 수 없다는 주장이 대립하다가, 결국 그를 석방했다. 

 

홍순칠은 독도로 귀환하였으나, 경제적으로나 법적으로 독도수비대를 더이상 유지하기가 어려움



을 깨달았다. 



더욱이 아무런 보수도 없이 울릉도 청년 수십명을 무한정 잡아놓고 있을 수도 없었다. 



그무렵 정부에서는 경위를 인솔자로 한 28명의 정식 경찰을 독도수비대로 파견하고 1개월마다 



교체시키기 시작하였다.



이에 더이상의 존립이 어렵다고 판단한 홍순칠은 독도수비대를 해산하기로 결정하였다. 

 

1956년 12월25일 독도 수비임무를 경찰에게 인계하고 수비대를 해산하였으니, 당초

총 50명으로 출발한 독도수비대는 3년의 세월 끝에 33명이 남아 있었다(그 중 1명은 순직).

해산 당시 그 중 5명은 경찰에 투신하였다. 

 

 

바로 이상과 같은 울릉도 주민 홍순칠의 희생과 노력이 있었기에 현재도 독도를 한국이 관할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이들 독도수비대의 존재와 활동이 없었다면 6.25직후의 혼란 속에서 일본이 먼저 독도경비대를 파견하여 오늘날 일본이 독도를 관할하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독도수비대에 대하여는 1966년 4월12일 정부로부터 근무공로훈장과 방위포장이 수여되었다.



그 뒤 1996년초 독도문제가 다시 크게 여론의 주목을 받자 독수비대의 이야기도 새삼 다시 알려



졌고, 한국정부는 그해 4월 독도수비대에 대하여 보국훈장 삼일장과 광복장을 수여하였다.     

         

※ 참고문헌 : 정인섭 저, 국제법의 이해, 홍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