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리리릭~~" "띠리리릭~~"
PCS 알람소리가 시끄럽게 울려대면 또 하루를 살아야
하는구나 하는 마음으로 가볍지만 무거운 몸을 일으키며
화장실로 간다.
사실 아침기도를 바쳐야하지만 워낙 게으르고
또, 신앙이 깊지 못한 관계로 매일 주님께
죄송스럽게만 생각하고 전혀 반성이라든가
회개의 빛은 전혀 보이지 않는 나쁜 발렌티노가 되는 듯해
주님께, 그리고 나 자신에게 참으로 미안한 마음이 든다.
절대 내게는 엄격하자는 자신의 생활 신조를 지키지 못하
는것 또한 그렇다.
허겁지겁 샤워를하고 아침도 먹는둥 마는둥 일단 집을 나선
다. 암사역까지의 5분 거리는 하루의 일과를 준비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나를 다그친다.
7시 16분인가 지하철이 들어오면 천호역까지 한 정거장이지
만 그래도 일단은 앉는다.
왜냐, 카세트와 보아야 할 TOEFL을 꺼내 책을 그냥 읽는다.
절대 공부하는게 아니고 그냥 읽을 뿐이다. 왜 TOEIC을
보지 않느냐는 사람도있는데 TOEIC 책 살 돈이 없어서....
- 누가 않보는 책있으면......_
사실 TOEFL 책을 보고있으면 누군가 어디서 본듯한 그러나
전혀 알지 못하는 어여쁜 한 여성이 지나간다. 나이는 한
23세에서 25세정도의... 우와 미치겠다.
그것도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같은 장소까지..
우연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기가 막힌 인연이
아닐수가없다. 그 여인네를 볼때마다 항상 드는 생각이지만
어디서 무엇을 하는 여인네일까 내심 궁금하다.
말을 걸어보고싶다.
하지만 목적지까지 가면서 나는 단지
멀리서 쳐다볼 뿐 말은 걸어보지 못했다.
왜냐하면, 말을 걸면 말이 넘어지기 때문에...
아무튼 아침에 화장끼없는 순수한 얼굴의 그 여인네를 보
면 "황순원"의 "소나기"의 남자 주인공이나 "알퐁스 도
테"의 소설 "별"의 양치기(?)처럼 가슴의 떨림으로 출근을
감행한다.
학교 다닐때야 멀리 가야하니까 지하철을 타면 그냥 잤는데
요즘은 하두 예쁜 여자들이 많이 보여 구경하느라
잠은 커녕 눈 돌아가는 소리 않들키려구 노력하는 모습에
가끔 나 자신도 깜짝 놀랄때가 있다.
to be continue~~~
그리고는 8호선의 환승역 천호역에서 5호선으로 갈아탄다.
조금은 이른 시간인지 아니면 대중교통을 잘 이용하지 않는것인지
그리 많지 않은 사람들로 5호선은 8호선 보다는 사람은 많지만
그래도 편하게 갈 수 있어 좋다.
예전에 인천으로 학교를 다닐때는 정말 그 지하철이 지옥철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없이 꽉 찼었는데....
그때는 어떻게 타고 다녔는지 지금도 신기하다.
어떤 키작은 이는 사람들 틈에 끼어서 발이 바닥에 닿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으니...
8호선에서 내리기전에 문 밖으로 항상 같은 남자와 같은 여자가
서있는게 보인다. 그것도 좌우로 나란히.
남자는 키가 중간 정도의 항상 금방 자다 일어난 것 처럼 머리는 눌리고
꽤재재한 모습으로 서있다. 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총명(?)해보이는게
범상치는 않다. 모습은 그렇게 보여도 눈빛은 항상 맑게 빛난다.
그의 쥐색 면바지는 항상 무릎이 나와있고 랜드로바같은 검은색 단화는
한상 지저분한게 그 신발을 사고나서 한번이라도 닦았나 싶다.
그에 반해 여자는 키가 참 작다.
내 생각으로는 150cm 정도의 작은 키지만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화장술도 뛰어나 작은 키의 핸디캡을 화장술로 커버하는듯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표정관리도 참 뛰어난 것 같다. 매일 얼굴을 마주치지만
항상 웃고있는 모습이 참으로 매력적이다. 그렇게 매일 표정관리 하기기
쉬운것 만은 아닐진데..... 참으로 여자들의 분장술이란....
출근 시간의 지하철 풍경은 저녁때의 퇴근 시간 보다 분위기는
많이 쳐저있고 그리고 자리에 앉아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팔장을 끼고는
잠을 잔다. 아니 눈을 감고있는 사람들도있고...
대부분 앞사람이나 옆사람에게 인사를 꾸벅꾸벅 한다.
처음에 그 모습을 보면 웃음이 나지만 지금은 그런 모습에 익숙해져있는
나 자신도 어쩔때는 졸고 인사를 하고있으니까........
ㄱ ㅖ ㅅ ㅗ ㄱ.......
5호선으로 갈아 탄다.
항상 같은 칸에 같은 문으로 타면 같은 자리에서 차분히 앉아서 고개를
숙이고있는 또 한명의 여인네가 있다. EASTPAK 가방에 도쿄 디즈니랜드
뺏지를 달고있는 가방을 무릎위에 올려 놓고 귀에는 역시 이어폰이 꽂혀있는
그녀는 쌍커풀이 없는 중간 크기의 눈에 몽고족 전형의 계란형의 얼굴에
얇게 기초 화장 정도만 한 듯한 수수한 얼굴로 침을 흘리지는 않지만
그녀 역시 눈을 감고 잠깐 생각(?)하고있는 듯하고, 그리고 그옆에 앉은
두산 그룹에 다니는 한 남자 역시 항상 졸고있다.
난 그들 앞에 서서 METALLICA의 음악을 듣는다.
물론 TOEFL 책을 펼쳐놓고 그냥 읽으면서.... 그냥 듣고 읽는다.
그중에서 "WHISKEY IN THE JAR" 를 무척 좋아한다.
예전 오래된 그룹인 "THIN LIZZY" 의 음악을 리메이크한건데
OLD ROCK 스타일로 편곡을 멋지게한, 들으면 정말 신나는 곡이다.
이렇게 음악 듣고, TOEFL 대충 1장정도 읽으면 동대문 운동장이다.
그럼 4호선으로 갈아타기위해 걷고, 에스컬레이터타고, 4호선의 사당행 제일
앞부분으로 이동한다. 그럼 암사역에서부터 같이 아니 함께온 그 여인네와
또 만나게 된다. 사실 눈인사라도 하고 싶지만.....
4호선에는 참 많은 사람들이 내린다. 술먹고 먹은거 확인할때처럼 출입문이
열리자 마자 마구 쏟아져 나온다. 온갖 표정의 얼굴로....
충무로, 명동, 회현
회현이 되면 암사역부터 함께온 그녀는 나를 옆 눈길로 슬쩍 한번 본 후
내린다. 그때 난 못 본척 딴척을 하고는 있지만 사실은 나도 그녀를
유심히 관찰하고 있었음을 창피하지만 여기서 밝힌다.
화장끼없는 순수해 보이는 맨얼굴에 볼에는 한 두개의 여드름이 있고
입술은 도톰한것이 앵두(?)같지는 않지만 분홍색의 아담한 입술을 가지고,
-자세히는 못봤지만- 조금은 우울해보인다고 할까 살짝 촉촉히 젖은 눈빛,
목까지 내려오는 단발머리에 무릎 밑에까지 내료오는 검은색코트를 입고
가벼운 쌕을 매고, 검은색 구두 혹은 흰색의 운동화를 깔끔하게 신고
한 손에는 장갑을 끼지않고 들고서 출근시간이 늦었는지 잰걸음으로
항상 뛰어가는게 그녀의 모습이다.
지하철을 내리는 그녀가 멀리 사라질때까지 아쉬운 마음에 쳐다본다.
그리고는 다시 내가 내릴 서울역에서 내린다.
겨울이라 계단을 오를때 바람이 싸늘하지만 오히려 그런 싸늘한 바람이
난 좋다. 겨울의 찬바람은 웬지 상쾌한 느낌의 냄새가 나는듯하다.
계단을 오르면서 하늘을 한번 쳐다본다.
ㄱ ㅕ ㅣ ㅅ ㅗ ㄱ
맑은 날이면 내가 볼 수 있는 하늘의 높이가 과연 얼마일까?
출입구를 나와 대일학원에서부터 사무실까지 걸어서 10분정도의
거리지만 그 거리를 지나면 마주치는 사람이 의외로 없다.
건물들도 썰렁한데다 다니는 사람들도 별로 없다보니 서울의 한 복판인데도
출근시간의 분주한 모습은 전혀 볼 수 없다.
첫번재 마주치는 사람은 60세정도의 뚱뚱한 할머니다.
그 할머니는 대일학원앞에 비둘기들에게 어디서 구해왔는지 각종 부스러기들을
뿌려 먹이를 준다. 그리고는 항상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까지하시는데
한번T.V에 출현했던 분 같기도하고, 비둘기들은 그 시간이면 항상 주변을
날아다니며 할머니가 먹이를 주기만을 기다린다.
먹이를 보면 튀김 부스러기부터 식빵 부스러기 등등 메뉴들도 참 다양하다.
12년전 낸가 대일학원에 다닐때는 없었는데.....
무슨 이유가 있길래 비둘기들에게 먹이를 몇년째 주고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꼭 "나홀로 집에" 영화에 나오는 비둘기 할머니와 똑같다.
두번째 마주치는 사람은 얼굴이 박경림처럼 도시락 같이 네모난 여자다.
키도작고, 얼굴은 도시락...
추울때는 자켓에 달려있는 모자를 쓰고 걸어오는데 정말 도시락같은게
네모난것인 보이면 웃음을 억지로 참고 미소로 감추고 웃는다.
잠시후, 단정한 모습의 양복은 입지 않았지만 항상 똑같은 걸음걸이의
한 남자가 씩씩하게 걸어온다.
그 남자의 걸음걸이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꼭 북에서 남으로 월남한 듯한
분위기를 풍기는데 말을 한번 해보면 북쪽사람인지 아닌지 알 수
있을것 같다. 그리고 생김새도 북쪽 남자같은 느낌이든다.
그 남자가 잽싼 걸음으로 나를 지나가면 60세 이상의 건장한 체구의
할아버지 한분이 걸어온다.
그분은 중풍이 걸렸는지 왼쪽 팔과 다리는 잘 쓰지 못하신다.
아마 운동하러 나오는 모양인데 참 않됐다는 생각이들지만 건강을위해
또, 회복을 위해 힘들지만 열심히 걷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 노인을 잘 관찰하면 항상 네 걸음을 걸을때마다 오른손을 힘차게, 그것도
군대있을때 분열이나 열병할때 올리는 팔의 모양과 흡사하게 팔을 올린다.
그것도 꼭 네 걸음을 걸을때마다.
왼쪽 다리는 잘 못움직여서 조금은 끄는듯한 모양으로 걷는데 네 걸음 걸을때마다
조금씩은 움직인다.
몇년을 그 길을 다녔는지 모르겠지만 몸은 불편하면서도 만나는 사람마다
항상 인사를 하려고 한다.
갑을빌딩의 경비아저씨도 그시간이면 건물앞을 항상 빗자루로 쓸고는 하는데
몸이 불편한 노인과 항상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노인의 건강에 무척 관심을
가져주는 모습이 참 좋다. 눈이라도 온 날이면 더 일찍나와 건물앞을 더 깨끗히
쓸어서 노인이 걷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해주는 모습도 보기좋다.
주님은 이 광경을 보고계실지 궁금하다.
갑을 빌딩을 지나 육교앞의 목병원가기 전에는 작은 동네 의원(산부인과)이 하나있는데
목병원때문에 환자가 별로 없어서인지 장사(?)가 잘 안되는 병원인지 그의원을
지나면 기분이 으시시해진다. 밖에서 보면 병원 같은 느낌이아니라 창고같아서
이게 병원인지싶다. 그런데 중요한게 그 의원에서 나오는 사람들이 거의 여자들이
많은데 내 느낌에 낙태 수술을 하는곳 같다. 남자와 항상 같이나오는데 그 여자들은
나오면서 항상 운다. 그럼 옆의 남자는 그 여자들을 달래주는 모습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상한 의원이다.
이제 사무실에 거의 다와간다.
KCC정보통신 건물 옆이 내가있는 사무실인데 이젠 다왔다고 생각하고 기분좋게
사무실로 들어가려고 하는차에 연인 처럼보이는-아니면 부부같은- 젊은 남녀가
팔장을 꼭끼고 내 앞을 보기 좋게 그것도 희희낙낙 지나간다.
사실 부럽다. 그러나 무지 화가난다.
아침부터.......
자 그럼 이제부터 일을 시작해볼까...
일이 끝나면 이도 삼도 해야하니까 오눌 하루도 바쁘겠다.
그동한 위대했던 솔로 탈출을 위한 그날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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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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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3.12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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