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글] 만화속 세상 게시판
++++++++++++++++++++++++++++++++++++++++++++++++++++++++++++++++++
메일 인터뷰, 이번엔 컴백을 앞두고 있는 강풀 작가님과 함께했습니다.
메일 인터뷰와 함께 즐거운 주말·연휴 보내세요!
[메일 인터뷰 14탄] 강풀 작가
만화속세상(이하 만세) :
안녕하세요.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할 것 부터 바로 질문 드릴께요. 언제 돌아오시나요?
강풀 :
네. 늦어도 5월 말께에 들어가려고 준비 중입니다.
요즘 한창 스토리 마무리 작업 중입니다.
근데, 참 신기해요.
쓸 때는 재밌다고 신나서 쓰다가 나중에 보면 뭔가 아쉬운 부분이 있어요.
그래서 무한 반복 퇴고를 겪고 있습니다.
뭐 이러다보면 제 마음에 쏘옥 드는 이야기가 나오겠지요.
(문제는... 독자 분들 마음에도 쏙 들어야 한다는거..-,.-)
연재가 들어가기 일주일전, 이곳 (만화속세상)에서 예고편으로 꼭 먼저 인사드리겠습니다.
만세 :
신작 제목과 간단한 내용 소개 부탁드립니다.
강풀 :
제목은 (이웃사람)입니다. (제목 정해놓고 보니까 웃기네요. 영어로 그냥 읽으면 네이버... 응?)
(이웃사람)은 연쇄살인마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연쇄살인마와 이웃하고 사는 주변사람들의 이야기가 될 것 같아요.
갑자기 왜 뜬금없이 연쇄살인이야기냐 하고 물으신다면...
요 몇 년 사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연쇄살인사건들을 보다가 이야기를 떠올렸어요.
많이 안타까웠거든요.
분명히 연쇄살인마 주변에 사는 사람들 중 몇몇은 '저놈, 저거 연쇄살인마 아냐?'라고
의심하지 않았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런데 만약 그런 사람들이 용기를 갖고 한 발짝씩만 더 나아갔다면,
연쇄살인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바로 이점이 이번 만화를 그리게 된 계기입니다.
연쇄살인마를 소재로 해서 '사람에 대한 관심'을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스토리가 얼른 나와야...-,.-)
만세 :
신작에서 전작보다 더 신경을 쓰는 부분은 어디입니까? 그림? 배경? 더 치밀해진 이야기?
강풀 :
그림? 배경? (.....네? 뭐가요?)
저는 이번에도 역시 이야기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26년을 제외한 제 만화들은 대부분 주인공들이 여섯 명 안팎이었어요.
26년 그릴 때는 주인공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다시는 그런 스토리 짜지 말아야지... 했는데...
어쩌다보니 이번 만화도 등장인물이 꽤나 많이 나오는 편이에요.
등장인물들이 많다보니 다양한 등장인물들을 어떻게 배치하고,
어떻게 치고 빠지게 해야 하나, 하는 문제가 생기더라구요.
바로 이 점이 이번 만화 스토리 작업이 자꾸 지연되게 하는 요인인 것 같습니다.
연쇄살인마 이야기라고 해서 잔인한 장면을 일부러 그리고 싶지 않거든요.
어느 정도 공포분위기를 가미할 생각인데요, 그게 만화에서는 참 쉽지가 않아요.
영화에서처럼 소리를 "왁!!!" 지르게 할 수도 없고,
스크롤은 독자들이 내리시는 것이니 속도조절도 어렵고요^^.
따라서 상황에 대한 긴장감과 공포감을 표현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만세 :
그대를 사랑합니다 이후, 약 8개월만의 복귀입니다.
초기에는 작품 발표 주기가 비교적 2~3달 내에 이루어졌는데
시간이 갈수록 늦어지고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강풀 :
저도 그 점은 많이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보통 2년에 세편 정도의 작업을 했었는데,
작년에는 (그대를 사랑합니다) 한편만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물론 중간에 영화개봉과 맞물려서 매달린 점도 있고, (괴물2) 시나리오를 쓴다고
몇 개월을 몰두한 적도 있었어요.
하지만, '내 본령은 만화가인데..' 라는 생각에 많이 반성을 하고 있습니다.
다작이라는 것이 결코 좋은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한창 왕성하게 활동할 나이인데(이제 스물 세 살이니까요.)
나름 게을렀던 부분이 있어서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변명거리는 있어요.
노는 것 같았던 시기들이 결코 놀지 않았다고는 자부해요.
뭔가 계속 고민을 거듭했던 시간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스물세살이라고 구라 쳐서 죄송합니다. 요즘 자꾸 밥 먹다가 뭘 흘려요.)
만세 :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린다'이지만 [순정-미씸썰-순정-미씸썰]의 패턴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패턴이 유지될까요?
강풀 :
네. 어쩌다보니 그렇게 된 면도 있고요, 또 전략적으로 그렇게 하는 면도 있습니다.
순정물을 오래 연재 하다보면 제가 왠지 한없이 착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스스로 지칠 때가 있어요.(하하.)
그럴 때는 냉큼 미스테리물을 그리면서 냉정을 되찾는다고 할까요?
전 사실 순정물과 호러물을 다 좋아해요.
그런데 기왕이면 겨울엔 따뜻한 이야기, 여름엔 시원한 이야기를 맞춰서 하는 것 같아요.
아마 앞으로도 이 패턴은 계속 될 것 같습니다.
만세 :
스토리와 콘티 정도는 모두 완성한 상태에서 연재를 합니다.
하지만 원고를 진행하다보면..마감 지연 혹은 한 회를 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방법은 없을까요?
강풀 :
죄송합니다. 유구무언입니다.
스토리를 다 짜놓고 연재를 시작한다고 해도, 결국 각 화의 작화 들어가기 직전에 또다시 고쳐 씁니다.
그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지체되는 것 같아요.
최대한 연재 빵꾸 안 내도록, 이번에도 가능성이 희박한 다짐을 드립니다. (하아....)
만세 :
순서가 늦었지만 근황 좀 묻겠습니다. 먼저 영화 '바보' 이후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강풀 :
관객들은 어떻게 보셨는지 잘 모르겠지만, 저는 영화 (바보)가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에피소드라면야... 뭐 별거 없네요.
관객이 100만 정도 들었는데.....
조금만 더 많이 들었으면 보너스가 나올 수도 있었는데. 어흑. 아쉽지만 만족합니다. (정말?)
만세 :
'순정만화' 캐스팅 소식도 있었습니다.
'바보'부터 영화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시는 것으로 아는데.
지금 어디까지 진행된 상황인가요?
강풀 :
영화 (순정만화)는 지금 한창 촬영 중에 있습니다.
올 가을이나 겨울쯤에 개봉할 것 같아요.
유지태. 이연희. 채정안. 강인씨가 캐스팅 되셨구요,
감독님은 (꽃피는 봄이 오면)의 류장하 감독님께서 메가폰을 잡으셨습니다.
얼마 전 주연배우들과 함께 했었는데, 배우 분들의 이미지가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연우랑 수영이랑 사이에 앉아있으니 기분이 묘하데요.
촬영장 분위기는 아주 좋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사실 요즘 스토리 작업한답시고 집에 틀어박히는 바람에 아직 한 번도 못 가봤어요.
스토리 완성 되는대로 얼른 가서 응원하려구요.
만세 :
다른 작품의 드라마, 영화, 연극 소식도 궁금합니다.
강풀 :
연극 (순정만화)는 대학로에서 3년째 장기공연 중입니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매주 관객이 끊기지가 않아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연애를 꿈꾸시는 분들께 강력추천 드립니다.
남녀가 함께 보면 없던 사랑도 막 새록새록 생겨납니다^^.
(타이밍)은 싸이더스HQ에 영화 판권을 넘겼습니다.
감독 선정에 몰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워낙 한국에선 이전에 보기 힘들었던 장르인지라,
조심스럽게 접근을 해서 그런지 시간이 앞으로도 많이 걸릴 것 같습니다.
(26년)은 (천하장사 마돈나)의 이해영 감독님이 맡으셨습니다.
시나리오는 다 나온 상태이고요, 현재 한창 캐스팅 중에 있습니다.
아마 다음 달쯤이면 주연배우들의 윤곽이 드러날 것 같습니다.
원작자로서 냉정하게 말씀드리건데, 시나리오가 참 마음에 들게 잘 나왔어요.
차질이 없다면 내년에는 영화로 만나실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좋은 영화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현재 대학로에서 연극무대에 올라 있습니다.
관객들로부터 상당히 호평을 받고 있어서 성황리에 공연되고 있습니다.
저도 가서 직접 보고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요즘 한창 사랑받고 있는 (온에어)의 제작사 케이드림에서 제작하고 있습니다.
케이드림에서는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연극,영화,드라마 판권을 한꺼번에 구입해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올해 말에나 내년쯤에는 드라마와 영화로도 만나보실 수 있을 겁니다.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만세 :
'괴물2' 시나리오 작업도 하셨어요. 일에 대한 욕심이 많으신 것 같은데요?
강풀 :
네. 일에 대한 욕심이라기 보단 이야기에 대한 욕심이 있었습니다.
(26년)을 제작하고 있는 영화사가 (괴물)을 만든 영화사 (청어람)입니다.
(청어람)의 최용배 대표님과 (26년) 때문에 친분이 쌓아지던 와중에,
(괴물2)의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머릿속으로 (괴물2) 이야기를 펼치다 보니 욕심이 생겼습니다.
'내가 이 이야기를 끝까지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 라는 욕심이 생겼고,
결국은 시나리오를 쓰기까지에 이르게 되었던 것 입니다.
(괴물2) 시나리오는 일단은 마무리가 된 상태이고요,
차후에 감독님이 정해지면 감독님과 함께 좀더 손을 볼 생각입니다.
만세 :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의 작업에 참여하시고 있습니다.
그런 활동 역시 만화가로서의 활동인가요? 아니면 '강풀'의 또 다른 활동일까요.
강풀 :
글쎄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분명히 만화가가 맞습니다.
그런데 제 만화가 다른 매체로 활용되면서 연관이 되는 것 같아요.
매체는 다르지만 원작자로서의 어느 정도 제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음.... 이 외의 다른 활동은 이야기꾼으로서의 활동이 아닌가 싶습니다.
확실한 것은 저는 제 본령을 잊지 않고 만화에 몰두할 것입니다.
저는 만화가 제일 좋거든요.
만세 :
새롭게 진출하고픈 영역이 있다면?
강풀 :
없습니다. 지금에 정말 만족합니다.
만세 :
연재를 쉬는 동안 만화가로서 혹시 슬럼프를 느끼셨나요?
강풀 :
아직은 슬럼프를 크게 느껴본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온라인에서는 그래도 꽤나 오래 만화를 그렸지만,
만화가로서는 저는 아직도 신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슬럼프를 느끼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만세 :
신작 발표할 때마다 '반응이 없으면 어쩌지?'라고 생각해보신 적 없나요
강풀 :
없습니다.
저는 '내가 재미있으면 독자도 재미있다.'라는 근거 없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재미없으면서 다른 사람들이 보면 재미있을 거라고 믿는 건 사기거든요.
그래서 만화를 연재하기 전에, 스토리를 다 써놓고 (제가) 재미없으면 아예 연재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내 이야기에 자신감이 완전히 생겨야만 비로소 연재에 들어갑니다.
좀 황당하지만, 나에 대한 대책 없는 믿음이 만화를 그리게 하는 힘이 됩니다.
만세 :
대중에게 사랑받는 만화가가 되기 위해선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까요?
강풀 :
저도 그걸 좀 더 알고 싶습니다.
만세 : 같은 질문일 수 있겠습니다. 독자에게 그리고 매체에게 인정 받기 위해
작가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 그리고 노력은 무엇인지요.
강풀 :
그니깐.. 저도 잘...
만세 :
'강풀'은 앞으로 언제까지 만화가일까요?
강풀 :
제가 늙어 죽을 때까지요.
더 바람이 있다면,
제가 죽고 나서도 제 만화가 계속 사랑받아서 아주 오래토록이요.
만세 :
바쁜시간 메일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독자여러분께 한마디 부탁드릴께요.
강풀 :
항상 과분한 사랑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로 여러분들 덕분에 제가 만화가가 되었고 만화를 그릴 수 있습니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진심입니다.
빠른 시일 내에 더 좋은 만화로 꼭 보답 드리겠습니다.
연재 시작 한주 전에 예고편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덧붙여,
미친소를 반대합시다.
======================================================================
이상입니다. 메일인터뷰, 강풀 작가편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