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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大長今)] 11
줄거리 :
정상궁이 장금과 금영을 데리고 의금부로 가려하자, 제조상궁이 정상궁의 길을 막고 나선다.
제조상궁이 정상궁을 설득하지만 정상궁은 제조상궁을 의심하고 하루의 말미를 준다.
최판술은 금영과 집안을 구하기 위해 일을 꾸미기 시작한다.
다음 날 정상궁은 갑자기 태도를 바꾼 제조상궁의 모습을 보고
하루의 말미를 준 것이 실수였다는 것을 깨닫는다.
한상궁이 장금을 살려달라며 정상궁에게 간절한 청을 올리고, 정상궁은 이 사건을 덮기로 결정한다.
원자마마가 대령숙수 강덕구가 올린 보양닭죽을 먹고 쓰러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강덕구는 이 사건으로 내시부로 잡혀가고,
한편 동궁전에서는 원자의 몸에 마비증상이 온 원인은 병이 아니라 독이라는 결론이 내려진다.
수라간 상궁들과 장금은 원인을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지만
상황은 점점 강덕구에게 불리하게 전개되고, 덕구에게 문초가 시작된다.
#1. 광 앞
한상궁이 장금을 부축한 채 나오고 있다.
금영은 아직 혼자 걸을 수는 있어.. 나오고.. 앞에서는 정상궁이 기다리고 있다.
정상궁 : 지금 이 길을 떠나면 바로 의금부로 가게 된다.
금영 : ......
장금 : ......
정상궁 : 이제 정말 마지막으로 묻겠다. 누구든 대답을 하거라. 퇴선간에서 무엇을 하였느냐?
금영 : ......
장금 : ......
흔들리는 장금의 눈빛(10부 엔딩시점)
불안한 금영.
보는 정상궁.
갈등하는 장금. 그러나 결국 고개를 떨구고..
정상궁 : (실망하여) ..가자. 따르거라.
정상궁, 앞장서고.. 한상궁 장금을 부축하여 가고..
금영.. 뒤따라가는데..
바로 그 때..
제조상 : (E) 멈추어라.
보면 제조상 수발상 최상궁이 온다. 정상궁 한상궁 장금 금영 놀라서 보면..
제조상 : 정상궁은 잠시 나를 따르게!
정상궁 : ......
제조상 : 따르라는데.
정상궁.. 따라간다.
#2 제조상궁 집무실
정상궁이 물러서지 않을 기세로 얘기하고 있다.
정상궁 : 마마님. 그 아이들은
제조상 : (OL) 다 들었네.
정상궁 : 의금부에서 알아내야 할 일입니다.
제조상 : 여러 말 할 것 없어.
정상궁 : ..
제조상 : 중전마마의 산달이 얼마 남지 않은 때에 얼마나 커질 일인지 몰라 하는 소린가?
정상궁 : ..압니다! 하기에 밝혀야 할 일인 줄 압니다.
제조상 : 밝혀내서 좋은 것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것이 있어.
정상궁 : ......
제조상 : 그걸 판단하는 것도 우리가 전하를 잘 보필하는 것일세.
정상궁 : 판단은 오로지 전하께서 하십니다
제조상 : 정녕 자네가 전 조정과 궁궐을 들쑤셔놓으려는 것인가!
정상궁 : ......
제조상 : 전하께서 왕위에 오르신 초기에 걸러지지 않은 고변과 모함으로 심기가 편하실 날이 없으셨네.
정상궁 : .....
제조상 : 이제야 틀이 잡혀 한시름을 놓고 계시는데 또 한 번 파란을 만들어야겠는가?
정상궁 : ......
제조상 : 이 일은 덮게.
정상궁 : (지지않고) 그럴 수 없습니다.
제조상 : 그럴 수 없다니?
정상궁 : 고변사건은 신분과 지위의 고하를 따지지 않게 되어있습니다.
아무리 마마님이 저의 윗사람이라 할지라도
제조상 : 하여 너는 이 일로 고변의 공을 세우고 나는 아랫것들 일이 어찌되는 지도 모르고 앉아있는
허수아비 상궁을 만들면서 전 상궁들을 도륙을 내겠다는 것인가?
정상궁 : 이 일은 누가 공을 세우고 누가 일을 제대로 못 했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전하의 안위와 관계되는 일입니다.
제조상 : 지금 네가 나에게 감히 대드는 것이냐?
정상궁 : ......
제조상 : 그 자리에 앉힌 것이 누구인데 감히 이런 하극상을 보이는게야!
정상궁 : 그런 것이 아니오라
제조상 : (OL) 아무렴 내가 너보다 전하의 안위를 덜 걱정하겠느냐!
안위를 걱정하기에 그 후에 벌어질 사태도 걱정하는 게다.
정상궁 : ......
제조상 : 너는 수랏간에서 음식만 지으면 될지 모르나 나는 전 전각의 모든 상궁들과
심지어 조정대신들과의 관계도 고려해야하는 자리다.
정상궁 :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조정대신들과의 관계를 고려한단 말입니까?
제조상 : 무어라? 누구를 위해? 너 지금 나를 능멸하고 의심하는 것이냐?
정상궁 : ......
제조상 : 정녕 나를 의심하는 게야?
정상궁 : ......
제조상 : ...
정상궁 : ...
제조상 : ..좋다. 하루만 기다리거라.
정상궁 : .....
제조상 : 네가 아무리 나를 능멸했다해도 나는 내 직분이 있다.
상황을 파악한 뒤에 내명부의 피해를 최대한 줄이도록 할 것이다.
정상궁 : ..
제조상 : ...
정상궁 : (사이) 좋습니다! 그럼 하룹니다.
하고는 정상궁.. 나오는데.. 보는 제조상궁. 위기와 함께.. 불쾌감이 밀려오고
#3 제조상궁 집무실 밖
나오는 정상궁 생각에 잠겨서는 제조상궁 집무실을 의심의 눈초리로 본다.
#4 광
한상궁은 장금을 안아 숟가락으로 물을 떠먹이고 있다.
최상궁 금영을 데리고 나오며
최상궁 : 나오너라!
금영 : 정상궁마마님께서..
최상궁 : 내.. 제조상궁마마님께 강한 주청을 넣을 것이다.
한상궁 : .....
최상궁 : 어찌 연생이의 말만 믿고 아무 죄가 없는 너를 광에 처박아 둔단 말이냐?
한상궁 : (그런 최상궁을 보는데)
최상궁 : (들으라는 듯) 명백한 정황이 있는 아이가 있는데 어찌 네가 죄를 뒤집어 쓰느냔 말야
한상궁 : ......
한상궁.. 뭐라 대꾸할까 하다가는 그냥 장금에게 물을 떠먹이고..
그런 장금을 보는데 안됐고 애처롭다.
#5 제조상궁 집무실 근처 일각
나오는 금영과 최상궁.
최상궁 : 어떠한 경우가 생기더라도 얘기해선 안된다.
금영 : ......
최상궁 : 뒷일은 내가 처리할 것이니 너는 마음을 강하게 먹어야한다.
금영 : ......
최상궁 : 그리고 제조상궁마마님께 말씀을 드릴 것이니 감찰상궁의 감찰 방에 있는 것이 좋겠다.
그때 그때 연락을 취할 것이니 정신 바짝 차리거라.
금영 : ..예.
#6 제조상궁 집무실
제조상궁이 골똘히 생각을 하고있는데.. 최상궁 들어온다.
제조상 : 대체 넌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고 어쩌자구 내게 빨리 얘기하질 않은 것이냐?
최상궁 : 처음에 장금이가 걸려들었기에 쉽게 처리될 일로 알고
제조상 : ......
최상궁 : 어찌됐든 번이 아닌 날 장금이가 퇴선간을 온 것이며
단짝인 연생이가 무엇을 찾았다고 얘기했음에도 장금이가 아무 얘기를 하지 않는 것이며
우리에게 유리합니다.
제조상 : 그렇지가 않아. 정상궁이 공명심에 그러는 것이 아니다. 너와 나를 의심하고 있는 것이 분명해.
최상궁 : ......
제조상 : 겨우 하루의 말미를 얻었을 뿐이다. 허나 그 하루도 기다려줄지 알 수가 없어.
최상궁 : 안 그래도 오라버니가 오겸호대감을 만나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7 기방
최판술과 박부겸, 오겸호가 앉아있다.
오겸호.. 화가 난 상태고.. 최판술은 몸둘 바를 몰라하고 있다.
오겸호 : 대체 이게 무슨 소리야? 내 단단히 이르고 개경을 다녀왔거늘
그새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놔!
최판술 :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오겸호 : 더구나 이제 갓 나인이 된 아이에게 그런 일을 시킨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최판술 : ..송구합니다. 훈육을 시킨다는 것이 그만..
오겸호 : ......
박부겸 : 대감 지금 꾸중은 나중문제 인 듯 합니다. 회유를 하든지 협박을 하든지..
오겸호 : 지금 그것은 우리가 죄인이라는 걸 밝히는 꼴이야.
박부겸 : ......
오겸호 : 더 강하게 나가는 수밖에 없어!
최판술 : 강하게 나가다뇨?
오겸호 : (박부겸에게) 자네는 의금부의 유동호에게 얘기하고 일단 의금부부터 손을 써놓게.
(최판술에게는) 모든 정황이 장금이라는 아이에게 불리하게 만들라고 최상궁에게 얘기하게.
그냥 덮는 것이 최선이나 만약 의금부로 가게되더라도 무조건 그 아이가 뒤집어 쓰도록
모든 일을 꾸며놓으란 말일세! 부적을 쓴 점바치에게도 일러놓고.
최판술 : ..예.
박부겸 : ..예.
#8 장금의 방
한상궁이 장금의 방을 다시 뒤지고 있다. 그 위로..
(10부 74씬중 장금이는 뭘 숨긴 게 아니고 찾고 있었다는 연생의 말)
(10부 56씬중 한상궁이 장금에게 니가 그랬냐 하자 말을 하려다가 멈춘 장금)의 내용이 플래시백
다시 한상궁의 모습..
한상궁: (혼잣말로) 찾아야한다. 네가 찾은 것을 내가 찾아야해. 너는 어찌 될지 알 수 없어!
하며 장금이의 물건이 있는 곳을 하나씩 하나씩.. 뒤지기 시작한다.
#9 수랏간
정상궁, 한상궁, 최상궁은 보이지 않고 민상궁이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민상궁 : (원추리꽃 밀린 것을 들고는) 이거는 원추리꽃 말린건데 훤화 또는 황화라고 해.
조방 : (속소리) 도대체 상궁마마님들은 모두 어디가신거야..
영로 : (속소리) 그러게요.. 장금이하고 금영이는 또 어디가구..
민상궁 : (계속) 당면 대신 이 훤화를 넣어 잡채를 만들면 새콤하면서도 굉장히 맛있어.
그리고 입맛을 돋우고 또 어디에 좋으냐 하면.. 저어..저어..
한상궁 : (어느새 와서는 OL) 오장육부를 편하게 하여 몸이 가볍고 특히나 눈을 밝게 한다.
아이들 : (보는데)
한상궁은 말없이 황화채를 만들고 아이들은 서로 눈짓들을 하면서 조용히 배운다.
한상궁 : 또 원추리꽃을 넣어 밥을 하기도 하고 국을 끓이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꽃술을 반드시 따고 해야한다.
영로 : 저.. 마마님! 장금이와 금영이가 몇일째..
한상궁 : 심부름 갔다. 그리고 내일은 해당화로, 모레는 등꽃 말린 것으로 음식하는 것을 할 것이고
당분간은 꽃으로 하는 음식을 할 것이니.. 모두들 미리미리 준비를 하도록 하여라.
하고는 만들기만 하는데.. 아이들.. 서로서로 눈짓을 주고받으며 보는데..
한상궁 : 연생이는 잠시 나와 은기성상을 만나자!
연생 : ..예.
아이들 : (보는데)
#10 궁 일각 정자.
한상궁과 연생이가 오고있다.
한상궁 : 장금이가 혼자 음식연습을 하던 곳이 여기냐?
연생 : 예 마마님.
한상궁 : 알았다. 너는 가보거라.
연생 : 저도 같이 찾을까요?
한상궁 : 아니다.
하고는 연생이는 가고.. 한상궁. 다시 찾기 시작하고
#11 의금부 관원 집무실
박부겸이 의금부 관원을 만나고 있다.
#12 궁 일각
최상궁이 대전별감 막개를 만나고 있다.
최상궁 : 자네는 퇴선간을 자주 들락거리니 새로운 목격자가 되야겠네.
막개 : 예 마마님!
#13 점바치의 집 안
최판술 상단의 행수와 집사가 점바치를 만나며 이야기하고 있고..
#14 제조상궁 집무실
제조상궁과 수발상궁이 있다.
그위로 2씬의 상황이 플래시백되는데..
정상궁 : (E)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조정대신들과의 관계를 고려한단 말입니까?
제조상 : (E) 무어라? 누구를 위해? 너 지금 나를 능멸하고 의심하는 것이냐? 정녕 나를 의심하는게야?
정상궁 : (눈빛)
자신을 의심하던 정상궁의 눈빛이 떠오르며 불쾌한데..
수발상 : 정상궁이 무릎이 좋지 않아 요즘 자주 수랏간을 비웁니다. 대전에 발걸음도 뜸하구요.
제조상 : ......
수발상 : 이 기회에 중전마마께 아뢰어 바꾸시지요. 허수아비 10년은 너무 길었습니다.
제조상 : ......
수발상 : 더구나 이제는 허수아비도 아니구요.
제조상 : ......
이때.. 밖에서 누군가가..
나인 : 마마님! 정상궁 마마님께서 오늘은 대전에 드신다고 최상궁마마님께서 전하라십니다.
놀라는 제조상궁. 얼른 나가고..
#15 대전
임금의 음식상이 들어와 있고..
최상궁이 전골쪽에 있고.. 기미상궁이 기미를 보고있는데.. 정상궁이 앞에 앉다.
이때.. 제조상궁 들어오고.. 긴장된 분위기..
장번내시..역시.. 그런 느낌을 받으며 이상하다.. 싶고
정상궁 : 전하께서 요즘 너무 늦게까지 책을 보느라 눈이 침침하다 하시어 황화채를 준비했습니다.
드셔보시지요..
중종 : 그래.. (하고는 정상궁에게) 무슨 일이 있느냐? 모두들 낯빛이 좋지 않구나.
제조상 : (긴장)
최상궁 : (긴장)
정상궁 : .....
중종 : 왜그래? 무슨 걱정거리라도 있느냐?
모두 : (긴장)
정상궁 : ..아니옵니다. 요즘 아이들이 너무 게을러졌다하여 한바탕 호통을 쳤더니
감히 어전에서 이런 낯빛을 보였사옵니다. 용서해주십시오.
중종 : 어허.. 내가 보기엔 네가 더 게을러졌다.
정상궁 : (당황하면)
중종 : 요즘은 수랏상 들일 때 매일 오지도 않고.
정상궁 : .....
중종 : 너의 음식은 말할 것도 없고 나는 너의 박식함이며 또 음식에 얽힌 얘기도 듣고
백성들은 내가 먹는 재료로 무엇을 어떻게 해먹는지 듣는 재미로 하루의 힘든 일을 잊는데
요즘은 어찌하여 그리 뜸해?
정상궁 : ..망극하옵니다.
중종 : 빼놓지 말고 자주 들르거라! 네가 그런 얘기를 해줘야 내가 늘 백성을 생각할 것이 아니냐.
정상궁 : ..예.. 전하 그리 하겠습니다.
제조상 : ..(개운치를 않고)
최상궁 : (역시 위협을 느끼고)
#16 대전 앞
상을 물리는 나인들과 한상궁 최상궁 나오는 제조상궁과 정상궁..
정상궁 : (제조상궁에게) 전하의 용안을 매일 뵈면서 저는 이일을 오래 기다릴 수 없습니다.
제조상 : 지금 내게 명을 하는 겐가?
정상궁 : 명이 아니라 청을 드리는 것입니다.
하고는 가는 정상궁.
보는 제조상궁과 최상궁.
#17 제조상궁집무실
제조상궁과 최상궁 들어오는데..
제조상 : 일은 잘 돼가는게야?
최상궁 : 오늘밤 안으로 됩니다. 오늘밤 안으로요.
제조상 : ......
#18 궁일각 정자
한상궁.. 얼마나 찾았는지 이제는 그냥 힘없이 앉아있다.
그러다가는 벌떡 일어나 어딘 가로 가는데..
#19 광
장금이 앉아있다.
이때 들어오는 한상궁.
한상궁 : 말을 하거라!
장금 : 마마님..
한상궁 : 말을 하라는데두!
장금 : 안됩니다.
한상궁 : 어허!
장금 : 마마님 못합니다.
한상궁 : 네가 죽을 수 있어 네가. 나는 오래 전에 이런 일을 겪은 적이 있다. 겪은 적이 있어
(하고는 말을 못잇고)
장금 : ......
한상궁 : 네가 죽는다. 나는 알아. 나는 이런 일을 두 번 다시 겪고싶지 않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자책하며 가슴아파하며 지냈는지 너는 모를게다. 장금아! 제발..
장금 : 마마님! 제가 마마님께 그걸 보여드릴 수 없는 것이 아닙니다.
마마님께는 언젠가 말씀드리고 보여드릴 것입니다.
허나 그걸 지금 보이면 모두에게 내놓아질 것이 아닙니까?
한상궁 : ..허나 난 네 말을 믿는다. 네가 찾았다는 그 무엇이 불경한 것이 아닐 거라고 믿어.
헌데. 왜 안 된다는 것이냐?
장금 : 저도 제가 왜 이리 우매한 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한상궁 : ......
장금 : 아니 사실은 압니다.
한상궁 : ......
장금 : 어릴 적 어머니와 아버지께서 절대 얘기하지 말라 한 것이 있었습니다.
헌데 저는 그 말씀을 듣지 않았고
한상궁 : ......
장금 : 그로 인해 아버님과 어머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한상궁 : ......
장금 : 돌아가신 어머니 옆에서 오래 동안 아주 오래 동안 앉아있었습니다.
무엇을 해야할지? 어찌 해야할지? 나 때문에 두 분이 이렇게 되셨는데
저는 살아서 숨을 쉬어도 되는건지 걸어도 되는 건지 먹어도 되는 건지 앉아있어야 하는 건지
(여기에도 회상장면 깔려도...) 서있어야 하는 건지도 모른 채 가만히 앉아있었습니다.
아주 가만히..
한상궁 : ......
장금 : 그때.. 내 귀에 들린 건 어머니의 말씀뿐이었습니다. 어머니의 유언이요.
한상궁 : .....
장금 : 어머니께서는 일기와 서찰 하나를 주셨습니다.
한상궁 : .....
금영 : ......
장금 : 저도 그 내용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호기심 많은 저도 열어보지 않았습니다.
열어보지 말라 하셨기에 열어보지 않았습니다.
또 누구에게도 부모님의 일을 말하지 말라 하기에 말하지 않는 것입니다.
한상궁 : ......
장금 : 어머님께서 그리 하라 하셨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머님말씀을 들을 것입니다.
한상궁 : ..장금아! 네가 죽는다.
장금 : 부모님과 함께 죽었어야 마땅한 몸이었습니다.
한상궁 : ......
장금 : (안타까운데) 마마님!
한상궁 : (더 안타깝고) 장금아..
둘은 서로 안타깝고..
#20 한상궁의 방(밤)
한상궁, 앉아서 생각에 잠긴다.
(1부 30씬)
한나인 : (놀라고 걱정스러워 E) 누구한테? 최고상궁님께?
박나인 : (E) 기미상궁님께
한나인 : (E) 잘했다. 최나인의 얘기를 최고상궁님께 하는 건 좀 그랬는데.. 뭐라고 하셔?
박나인 : (E) 알아보고 처리하시겠다고.
(1부 38씬)
최고상 : (E) 서로 정을 통하지 않고서야 이 일을 어찌 설명할 수가 있어?
박나인 : (E) 마마님! 아니옵니다! 진정 그런 것이 아니옵니다.
최고상 : (E) 닥처라! (최나인에게) 나흘 전에 네가 본 것을 말하거라.
박나인 : ......
최나인 : (E) 나흘전 밤에 박나인과 웬 사내가 곳간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사옵니다.
사약을 강제로 먹이는 장면..
생각에서 깨어나면.. 불안한 한상궁.
#21 정상궁 방
생각하는 정상궁.
(10부 내용중)
최상궁 : (E) 내규대로 죽음으로 그 죄를 물어 마땅한 줄 아옵니다.
정상궁 : ......
최상궁 : (E) 무엇 때문에 처단을 늦추시는 것이옵니까?
정상궁 : .....
(11부 2씬)
제조상 : (E) 이 일은 덮게.
결의를 다지는 정상궁.
#22 궁궐 전경(다음날 아침)
#23 제조상궁 집무실
제조상궁 있는데 정상궁 들어온다.
정상궁 : 하루가 되었습니다.
제조상 : (고개를 돌려 천천히 정상궁을 쳐다보더니 여유만만) 가게.
정상궁 : ......?
제조상 : 의금부로 가.
정상궁 : ......
하고는 제조상궁 일어나 나간다.
멍하니 앉아있는 정상궁.. 뒷 통수를 얻어맞은 듯하다.
#24 주자헌
정상궁.. 생각에 잠긴 채 불길함을 떨칠 수가 없는데..
정상궁 : (마음의 소리 E) 하루를 준 게 잘못이었어! 하루를 준게..
이때.. 들어오는 한상궁.
한상궁 : ..마마님..
정상궁 : (버럭) 너도 내게 이 일을 덮으라 할 참이냐!
한상궁 : .....
정상궁 : 내가 맘에도 없는 최고상궁 자리를 수락한 이유는 하나였어!
한상궁 : .....
정상궁 : 어떠한 경우에도 어떠한 이유로도 대전 수랏간도 권력이랍시고
음식을 가지고 권력을 탐하는 자들이 난 싫다!
한상궁 : ......
정상궁 : 세조대왕때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문종대왕께 돼지고기를 먹인 수랏간 상궁도 용서 못하고
반정 때 군사들에게 자는 약재를 탄 최고상궁도 용서 못해.
한상궁 : ......
정상궁 : 내가 이 자리에 있는 동안.. 이런 일이 벌어지면 내 목숨을 걸고 파헤쳐
일벌백계로 삼으리라 마음먹었어.
한상궁 : ......
정상궁 : 이번이 그런 일이야. 너도 나와 같을 게야.
어찌 사람의 입에 들어가는 것이 더러운 권력의 노리개가 될 수 있어..
어찌 음식을 만드는 자가 재물과 권력을 탐하여 다른 짓을 할 수가 있어!
한상궁 : ..압니다.
정상궁 : 그러니 난 일이 어찌되든 가야한다. 한번도 드러나지 않은 일을 세상에 드러내야 해.
한상궁 : 저도 압니다. 마마님의 뜻과 소신을 다섯 살 나이부터 보아온 제가 어찌 모르겠습니까
정상궁 : 헌데 어찌 꺾으라 하느냐?
한상궁 : 하오나.. 마마님.. 그러면 장금이만 죽습니다.
장금이가 그럴 아이가 아니라는 것은 오랜 세월을 보아온 제가 더 잘 압니다.
또 마마님께서 아실 겁니다.
정상궁 : 그러니 밝혀야지.
한상궁 : 마마님! 오래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정상궁 : ......
한상궁 : 분명 아무 죄도 없는 동무 하나가 내 앞에서 죽어갔습니다.
정상궁 : ......
한상궁 : 저는 두렵습니다.
정상궁 : ......
한상궁 : 제게 처음 마음을 연 아이인 장금이가 죽어간 동무처럼 또 그리 되는 것이 두렵습니다.
또 멍하니 그 일을 쳐다보고만 있을 제가 무섭습니다.
정상궁 : 그러기에 뜻을 굽히지 못하겠다.
멍하니 쳐다보며 10년을 장고로 가 쳐박혀 있던 내가 한심해서!
한상궁 : 마마님! 제발 장금이를 살려주십시오.
정상궁 : ..안된다. 그리는 못해!
한상궁 : 마마님! 제발! 다음에! 다음에!
정상궁 : 내게 다음은 없다. 이제 다음은 없어.
한상궁 : ......
#25 의금부 전경
#26 의금부 앞
의금부를 바라보는 정상궁. 결심을 한 듯 드디어 걸어가는데
그위로.. 한상궁의 말이 들려오고..
한상궁 : (E) 하오나 마마님! 그러면 장금이만 죽습니다.
장금이가 그럴 아이가 아니라는 것은 오랜 세월을 보아온 제가 더 잘 압니다.
또 마마님께서 아실 겁니다. 마마님.. 제발 장금이를 살려주십시오.
정상궁의 모습. 또 그위로..
장금이 광에 쓰러져 있는 모습도 떠오르고.. 그리고는 정상궁.. 걷는데 그위로
정상궁 : (E) 그러기에.. 뜻을 굽히지 못하겠다.
멍하니 쳐다보며 10년을 장고로 가 쳐박혀 있던 내가 한심해서!
#27 제조상궁 집무실
제조상궁이 누군가를 보는데.. 보면.. 정상궁이다.
정상궁 : 마마님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제조상 : 나를 의심하며 의금부로 가겠다 호언할 때는 언제고?
정상궁 : 잘못하였습니다.
제조상 : .....
정상궁 :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제조상 : ..덮게
정상궁 : ......
제조상 : 그리고 장금이는 내보내게.
정상궁 : 그건 안됩니다.
제조상 : 안되다니?
정상궁 : 장금이는 말을 하지 않은 죄는 있으나. 금영이는 무엇을 숨기는 것을 본 사람이 있습니다.
내 보내야 한다면 둘을 다 내보내야 합니다.
제조상 : 허나 그 아이는 장금이의 단짝이라면서?
정상궁 : 생각시 시절 제가 데리고 있던 아입니다. 그 정도는 제가 알 수 있습니다. 거짓말을 못합니다.
제조상 : ......
정상궁 : ......
제조상 : 허면.. 두 아이는 자네가 알아서 하게.
정상궁 : ......
#28 수랏간 집무실
정상궁 있고.. 한상궁.. 최상궁 있는데..
정상궁 : 장금이와 금영이를 풀어 처소로 데리고 가거라.
한상궁 : (놀라고)
최상궁 : 허면..
정상궁 : 이 일은 완전히 덮거라.
최상궁 : ......
한상궁 : ..마마님..
정상궁 : 아이들이 오래동안 굶었으니 가서 보살펴주어라..
하면.. 최상궁..나가고.. 한상궁도 나가다가.. 잠시 정상궁을 본다.
그리고는 머리 숙여 인사를 올린다.
#29 광
한상궁은 혼자 덩그러니 쓰러진 채 있는 장금을 업는다.
장금은 이제 정신이 없다.
#30 처소로 가는길
한상궁이 장금을 업고 간다.
한상궁 : 이런 몹쓸 것..
하고는 가는 둘의 풀샷으로
한상궁 : (마음의소리 E) 사실은 그래서 좋다.
네 머릿속에 딴 것이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것이 좋아.
그게 널 앞으로 얼마나 더 힘들게 할지 또 그래서 나는 얼마나 마음 졸일지 알 수 없지만
그렇게 하거라.. 그렇게 살자.
#31 처소 마당
뛰어오는 연생
연생 : 장금아!
하고는 신발을 아무렇게나 벗어던지고는 들어가는 연생.
뒤이어.. 수랏간 나인들이 들어온다.
#32 장금의 방
한상궁 있고.. 장금 누워있는데.. 연생 들어와 호들갑을 떠는데..
연생 : (흔들며) 장금아.. 장금아.. 마마님! 장금이 괜찮은 것입니까? 왜 눈을 못 뜹니까?
한상궁 : 의녀가 다녀갔다. 광에 있는 칡뿌리에 나물이라도 씹어왔는지 크게 상하지는 않은 모양이다.
니가 좀 잘 보살펴주어라.
연생 : 예..
한상궁 : 깨어나면 물부터 먹이고.. 다음은 미음 그리고 일푼죽 이푼죽 그렇게 먹여야한다.
연생 : 예.. 압니다.
하고는 나가는 한상궁.
#33 금영의 방
금영 역시 누워있고.. 최상궁 있다.
최상궁 : 우리가 하는 일이 어떤 일인지를 알았을 게다.
금영 : ......
최상궁 : 다시는 그와 같은 실수는 내가 용납 못해!
금영 : ......
최상궁, 보면 금영이 울고 있고.. 안쓰럽다.
#34 장금의 방(밤)
연생은 여전히 잠꼬대를 하고 있는데 장금.. 어렴풋이 눈을 뜬다.
장금.. 일어나며 방안 곳곳과 연생을 보며..
장금 : 살았구나..
#35 금영의 방(밤)
어둠속에 금영 또한 상념에 잠긴 채 앉아있고..
#36 한상궁의 방
한상궁 역시 잠을 이루지 못한 채 앉아있고..
#37 최상궁의 방
역시 잠을 못 이루고 앉아있고
#38 정상궁의 방
정상궁 역시.. 잠을 이루지 못하는데..
#39 장금의 방(다른날)
장금이 이제 많이 회복된 채로 수랏간복을 입 고 있다.
이때.. 한상궁이 들어온다. 장금 앉으면..
한상궁 : 너 때문이다.
장금 : ......
한상궁 : 너 살리자고 마마님의 소신을 꺾으셨어.
장금 : ......
한상궁 : 너는 은혜를 입었다 생각하면 끝이나! 마마님께는 평생에 남을 회한과 상처를 드렸어.
장금 : ......
한상궁 : 더구나 그 때문인지 아프시던 다리가 점점 더 심해지는 것 같아 죄스럽기 한량없다.
장금 :
한상궁 : 아무튼 여러 사람을 이리 힘들게 한 너를 도통 모르겠다!
하는데.. 이때.. 정상궁 약간 절뚝이며 들어오며..
정상궁 : (그새 톤이 옛날의 허허 실실 톤으로 바뀌어) 맨날 뭘 그렇게 모르는 게 많아?
하면.. 한상궁.. 일어나고 장금도 벌떡 일어난다.
정상궁 앉으며.. ‘앉거라’ 하는데.. 장금.. 정상궁이 앉자.. 바로 무릎을 꿇으며
장금 : 마마님! 어찌하면 이 죄를 다할 수 있겠습니까? 소인을 벌하여 주십시오.
정상궁 : 굶은 거로 됐다. 다 늙은 것의 상처가 뭐가 중요해? 젊은 것들이 살아야지.
어찌 억울한 사람을 잡아가며 내 회한을 풀어!
장금 : 마마님..
정상궁 : 어차피 너희가 있어야 할 수랏간이 아니냐? 나는 이대로 떠나도 아무 상처 없다.
고통은 니네가 다 받을 것인데 뭐. 난 궁에 들어와 풍류도 하고 최고상궁도 해봤는데
뭐가 부러워.
한상궁 : ......
장금 : ......
정상궁 : 뭐하냐? 여긴 손님이 와도 물 대접도 안하냐?
#40 금영의 방
최상궁과 금영 있는데..
정상궁 : 고생 많았다.
금영 : ......
최상궁 : ......
정상궁 : 어차피 덮자 하였으면 깨끗이 덮거라. 괜한 감정들 남기지 말고 모두 잊도록 해라.
금영 : ..예.
최상궁 : ..예.
#41 . 일각
덕구와 별감 몇이 은밀한 분위기로 있는데..
별감1 : 가져왔소? 이름이 뭐라 했소?
덕구 : 그러니까 다 알다시피 이게 상감마마께 올리는 천신순기환(天神純氣丸)이라고
온갖 좋다는 건 다 들어있는
덕구가 별감들 서넛을 놓고는 우황청심환정도 크기의 환약을 놓고는 진지하게 얘기하고 있다.
별감1 : 이게 진짜 상감마마께나 올리는 그거란 말요?
덕구 : 이 사람이 속고만 살았나..
별감2 : 그려! 동식이도 이거 먹고는 10년 만에 아들 봤잖여..
모두 : (그 소리에 혹한다)
덕구 : 그럴 수밖에 없지. 이게 말야 열길 높이의 폭포를 뛰어오르는 “용이 다 된 잉어”!
모두 : (빠져 듣는)
덕구 : 정력의 대명사 “살모사”!
모두 : (듣는)
덕구 : 추운 겨울 속을 뚫고 한 떨기 꽃을 피운다는 “동백의 꽃가루”!
모두 : (듣는)
덕구 : 15야 달밤에 교기를 한다는 물개의 “해구신”!
모두 : (듣는)
덕구 : 고려조부터 비밀리에 전해오는 신비의 삼 “홍삼 가루”!
모두 : .. (듣는)
덕구 : 이런 영물들에 구기자, 오미자, 복분자, 토사자가 꿀과 함께 뭉쳐질 때
이건 약이 아니라 신약이요 영약이다 이거지..
별감1 : 정말로 그리 귀한 재료로 만든 거란 말요?
덕구 : 그렇지.. 내가 상감마마걸 지으면서 남은 재료로 만든 건데 그러다 보니 몇 개 안돼.
그냥 내 혼자 먹을까 하다가 (별감2를 보며) 이 사람이 어디서 듣구는 하도 떼를 쓰기에 온 거지!
난 아쉬울 거 없어.
별감2 : 그러니께.. 더 말할 거 없고 얼마 문 되는겨?
덕구 : 뭐, 내 장사하려는 사람 아니니까 그냥 재료값만 줘. 한 열냥 정도..
모두 : (놀라며)
별감1 : 뭐가 그리 비싸?
덕구 : 싫음 말구..
별감1 : 누가 싫대나? 좀 깎아 달라는거지.
덕구 : 그래.. 그럼.. 어차피 나나 먹을까 하던 거니까 다섯냥들 내.
모두 : (좋아하면서 다투어 옷 속을 뒤진다)
별감1 : 자 옛수!
하고는 돈을 내미는데..
좋아하면서 받으려는 덕구..
이때.. 느닷없는 누군가의 고함..
장번 : (E) 네 이놈!
덕구 : (보면 장번내시다. 얼른 엎드리고.. 별감들도 모두 엎드리면)
장번 : 설마..설마.. 했더니.. 네놈이었구나.
덕구 : 상온영감! 죽을죄를 졌사옵니다.
장번 : (같이 대동하고온 내시 두명에게) 이놈을 당장 끌고 오너라..
내시들 : (별감들 보며) 이놈들은 어찌할까요?
장번 : 그놈들은 내 따로 처리할 것이니 저놈만 끌고 오너라.
내시들 : 네.
하고 끌고 가면.. 별감들은 살았다 하고.. 덕구만.. 살려달라며 끌려간다..
#42 . 궁의 은밀한 일각(산이어도 됨)
장번내시가 서있고 그 앞에 덕구가 무릎 꿇려 있고 내시 둘은 지키고 서있다.
멀리 별감 둘이 지켜보고 있다.
장번 : 네.. 이놈! 네 죄를 네가 알렷다.
덕구 : 저는 그럴 생각이 없었사온데.. 그놈들이 하도 팔라고 하여..
장번 : 이놈.. 정녕 네 죄를 모르겠느냐?
덕구 : 궁 안에서 그런 짓거리를 한 것은 죽을죄이오나
정말로 상감마마의 재료에 손을 댄 것은 아니옵니다.
장번 : 이놈이 뜨거운 맛을 봐야 알겠느냐? 진정 네 죄를 몰라?
덕구 : 상감마마나 드시는 영약을 비천한 것들에게 판 것은 죄이오나 그들도 인간인지라..
장번 : 네 이놈.. 네가 도대체 내시부의 법도를 어찌 알고 젊은 내시에게 그런 약을 팔았느냐?
덕구 : (잠시 멍) ..네?
장번 : 니가 내시를 능멸할 생각이 아니라면 어찌 그런 것을 내시에게 팔 수가 있단 말이냐?
그것도 내 양아들이 된지 1년 내시가 된지는 너덧 달 밖에 되지 않은 약관의 아이에게!
덕구 : 아니.. 그게.. 저는.. (하며 생각하다가는 아.. 그때 그 아인가?) 아니옵니다.
저는 진정으로 판 적이 없사옵니다. 내가 별감들에게 하는 소리가 정말이냐 묻기에
그렇다고 대답만 했을 뿐이옵니다.
장번 : 그러니 하는 소리 아니냐? 아직 젊은 혈기로 내시로서의 삶이 적응도 되기 전에
그런 소리를 들었으니 어찌 솔깃하지를 않겠느냐?
덕구 : 하지만..
장번 : 지금 그 아이가 얼마나 고통스러워 하는지 아느냐? 밤마다 어찌 할 줄을 모르며..
기방으로 뛰쳐가니 그 해괴함을 어찌 할 것이며 정작 본인의 낭패감은 어찌할 것이란 말이냐..
별감1 : (별감2에게) 그게 그렇게 영약이야?
별감2 : 그런가 보네..
덕구 : 그렇지만.. 상온영감 그게..
장번 : 더 말할 것도 없다. 내시부를 능욕하고 교란시킨 죄.. 내 징치할 것이니.. 저놈의 손을 자르라.
내시들 : 예.
하고는 내시 하나는 작두를 가져오고 한 명은 덕구를 잡아 끌어가려 하면
덕구 : (장번내시 앞으로 와 옷깃을 잡으며) 아니옵니다.. 그럴 리가 없사옵니다.
사실 그 환(丸)은 그런 약이 아니옵니다. 절대 그리 괴로우실 리가 없사옵니다.
장번 : ..그건 또 뭔소리냐?
덕구 : 제가 보여드리겠사옵니다. 그런 약이 아님을 증명하겠사옵니다.
장번 : ......
#43 . 숙수조리간
장번내시가 무섭게 보고있고 내시 둘이 보고 있다. 그들 사이에 선 덕구.. 덕구가 재료를 본다.
그릇에 재료들이 죽 담겨져있으나 덕구가 앞에서 말했던 재료는 없다.
덕구 : 열길 높이의 폭포를 뛰어오르는 용이 다 된 잉어는 거짓말이옵고..
(그릇에 담겨진 재료는 비리비리한 물고기 한 마리 놓여있다) 이것이옵니다.
장번 : ......
덕구 : 살모사 가루라고 했으나 (재료보이며) 이는 그냥 콩가루이옵니다.
장번 : ......
덕구 : 15야 달밤에 교기를 한다는 물개거시기가 그리 흔하겠사옵니까?
이는 그냥 개구리 뒷다리가루이옵니다.
장번 : .....
덕구 : (직접 섞어 뭉치면서) 이걸 그냥 진피, 감초, 구기자가루와 함께 꿀로 개어 뭉치면..
이게 되는 것이옵니다.. (다 뭉쳐 환을 하나 만들어서는 원래 가지고 있던 것과 함께
장번내시에게 주며) 드셔보시옵소서! 맛이 똑같을 것이옵니다.
장번 : (두개를 받아서는 조금씩 맛을 본다)
덕구 : 똑같죠? 똑같을 겁니다.
장번 : 그렇구나..
덕구 : 그냥 이거는 몸에 나쁘지는 않지만 정력에는 전혀 영향을 끼칠 리가 없사옵니다.
이걸 먹고 밤이 괴롭다면 그 사람은 길가의 잡초를 먹고도 죽어날 사람입니요..
안 그렇습니까 상온영감?
장번 : (덕구를 보며) 과연 네 말을 들으니 그러하다. (내시들에게)
여봐라.. 이놈을 끌고 가 양손을 자르라.
내시들 : 예. (하고 덕구를 잡으면)
덕구 : 상온영감! 상온영감! 제 누명이 벗겨졌는데 어째 이러십니까?
장번 : 네 놈이 그러고 보니 아주 몹쓸 놈 아니냐.. 사람을 어찌 이리 속일수가 있느냐?
당장 이놈을 끌고 가라..
하면.. 내시들 끌고가고.. 덕구 발버둥치는데..
이때.. 대전별감 막개가 급히 온다.
별감 : 상온영감!
장번 : 여기는 웬일이냐?
별감 : 지금 당장.. 숙수 강덕구를 데려오라는 어명이십니다.
덕구 : (휴.. 살았다싶고) 원자마마의 보양닭죽을 끓여드렸다고 상을 내리시려나봅니다.
하고는 얼른 내빼버리는데.. 장번내시.. 보는데..
별감 : 그런 일이 아닙니다. 영감께서도 얼른 가보셔야 할 듯 합니다.
#44 수랏간마당
모두 일하고 있는데..
이때.. 밖에서 연생이의 급한 소리가 들려온다.
연생 : 마마님.. 마마님.. 큰일났습니다.
모두 보면..
정상궁 : 왜그러느냐? 무슨 일이야?
연생 : 대령숙수 강덕구가 잡혀갔습니다.
정상궁 : 뭐?
장금 : 왜?
모두 : (놀라 보면)
연생 : 상감마마께서 요즘 원자마마께서 몸이 허약하다는 소리를 듣고 어찌 나만 좋은 것을 먹겠느냐
하시면서 대령숙수께 충조전압탕을 해주라 하셨답니다.
정상궁 : 헌데?
연생 : 헌데.. 원자마마께서 그걸 드시고는 팔 다리에 마비가 왔답니다.
정상궁 : 마비라니? 어찌하여 충조 전압탕을 드셨는데.. 마비가 와?
연생 : 모릅니다.
정상궁 : 이런 괴이한 일이 있나..
연생 : 근데.. 마마님.. 충조전압탕이 무엇입니까?
장금 : 그건.. 동충하초를 집어넣은 오리백숙이야.
연생 : ..와아.. 동충하초?
정상궁 : 그래 그래서 강덕구가 어디 의금부로 잡혀갔다더냐?
연생 : 아뇨..
#45 내시부앞 마당
덕구가 무릎꿇려 앉아있고
다른 내시들 있는데.. 장번내시가 취조를 하며 서있는데
장번내 : 진정 발기에 적힌 것 외에는 넣은 것이 없단 말이냐?
덕구 : 자꾸 두말 하시면.. 큰 잔소리이십니다.
장번내 : .......
덕구 : 정말로 저는 정말로 다른 것은 넣은 적이 없습니다.
주는 걸 몰래 빼돌리면 몰라도 제가 거기다 왜 더 넣겠습니까? 제 돈 들여가면서요..
장번내 : ......
덕구 : 분명 무슨 지병이시거나 내의원 잘못입니다.
장번내 : ......
이때.. 한상궁과 정상궁.. 장금이 온다. 덕구.. 장금을 보자..
덕구 : (벌떡 일어나) 장금아...
하고는 오면..
장번내 : 네 이놈! 게 앉아있지 못할까?
덕구 : (얼른 앉고)
장번내 : (내시들에게) 대령숙수를 어디 가지 못하도록 내시부 감찰방에 두어라.
내의원에서 수시로 물어올 것이다.
내시 : 예.
하고.. 장번내시 들어가면.. 장금과 한상궁.. 덕구가 얘기를 한다.
장금 : 어찌된 겁니까?
덕구 : 낸들 아냐? 이건 분명 음모다.
장금 : 음모라뇨?
덕구 : 나 말고도 대령숙수들이 있잖아. 내가 너무 전하의 총애를 받으니까 내 음식에 뭔가를 넣은거야.
장금 : 다른 숙수들도 있었어요?
덕구 : (울상) 아니!
한상궁 : 이런 상황에서 그런 농이 나옵니까?
덕구 : 너무 속이 타니까 그렇죠 속이.. 분명 마마님이 기미까지 했습니다. 아무 문제가 없었어요.
더구나 약재는 내의원에서 준 걸 그대로 넣었구요.
장금 : ......
덕구 : 식재료라구는 오리와 동충하초 밖에 없는데 어떻게 그걸 먹구 쓰러집니까?
장금 : ......
#46 내시부 집무실
정상궁과 장번내시 있는데..
정상궁 : 음식의 문제인 건 맞습니까?
장번내 : 글쎄. 그게 정확치 않네. 내가 보기엔 내의원 의관들이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자
미루는 것도 같고.
정상궁 : 강숙수와는 20년 가까이 아는 사람입니다.
실이 없기는 해도 음식에 무엇을 넣을 사람은 아닙니다. 그럴 이유도 없구요.
장번내 : 그건 나도 아네만.. 이건 보통 일이 아닐세. 원자마마의 일이야.
정상궁 : ......
장번내 : 혹.. 운이 없어 음식과는 상관없이 발병하신거라 하더라도
궁이란 곳은 운이 없는 사람조차도 꺼리는 곳이 아닌가..
정상궁 : .....
장번내 : 빨리 원인을 찾아내지 못하면 큰일을 당할 걸세.
정상궁 : ......
장번내 : 어쨌든 나는 동궁 전으로 가보야 하네. 아마 어의가 들었을 것이야.
자네는 혹 음식에 무슨 문제는 없었는지 조사를 해보게.
아무래도 그런 것은 자네가 더 잘 알 것이 아닌가.
정상궁 : ..예.
#47 동궁전
자리에 누워있는 원자(4,5세).
나인들이 연신 팔 다리를 주무르고 있고.. 옆에는 어의가 있고..
어의는 세자의 눈과 혀 등만 살펴보고 있다.
옆에는 중종과 장번내시, 제조상궁, 담당인 사옹원 제조 오겸호 등이 근심에 빠져있다.
중종 : (맘이 급하여) 무엇이냐? 어찌하여 세자가 몸을 움직이지 못하느냐?
어의 : (계속 살펴보기만)......
중전 : ......
어의 : (드디어 진맥을 멈추는데).....
모두.. 긴장하여 어의의 말을 주시하는데 상황을 살피는데...
어의 : ..내의정의 말이 맞는 듯 싶습니다.
모두 : (놀라고)
중전 : (사색이 되고)
중종 : 그 그럼.. 병이 아니라.. 독이란 말이냐?
어의 : 그렇사옵니다.
모두..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는 분위기다.
특히 중전은 사색이 되는데..
중종 : 허나.. 원자가 먹은 것은 내가 숙수에 시켜 내린 보양닭죽 뿐이라 하질 않았느냐?
약재들은 모두 내의원에서 내린 것이고 기미했을 때도 은수저가 변하지 않았다 하였다.
어의 : 예.. 저도 들었사오나.. 제 생각으로는 숙수에게 넘겨지는 과정에서
독초가 들어간 것이 아닌가 하옵니다.
중종 : ......
어의 : 은수저로 잡히지 않는 독초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사옵니다.
중종 : 뭐라구? 기미로도 잡히지 않는 독초가 있다?
어의 : 예.. 지난번 명나라에 갔을 때 명의 의관이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중전 : ..허면 치료책은 있는 것이냐?
어의 : ......
중종 : 어찌하여 말이 없어? 시료책은 있는 것이냐?
어의 : 송구하옵니다만.. 무슨 약초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시료를 하였다가는
큰 사단이 날 수 있기에..
중종 : 허면! 시료를 할 수 없단 말이냐!
어의 : 빨리 알아보겠습니다. 전하.. 통촉하여주시옵소서..
중종 : ......
중전 : ......
모두.. 난감한 표정들이고.. 장번내시는 영 개운치를 않는데..
#48 숙수조리간
한상궁과 장금, 정상궁이 와있다.
장금 : 음식에 넣은 약재와 향신료는 모두 여기 있다 하였습니다.
하면.. 정상궁과 한상궁이 본다.
정상: 하나씩 끌어내어 보아라.
장금 : (하나씩 열어보거나 끌어내며) 생강. 후추. 이건 소금. 정향. 육계. 초두구. 인삼. 이게 답니다.
정상궁 : 이건 원래 충조전압탕 재료일 뿐 하나도 더하거나 빠진 것도 없지 않는가?
한상궁 : 그러게 말입니다.
정상궁 : 이게 대체 어찌 된게야?
정상궁과 한상궁.. 장금 모두 걱정스러운데..
#49 수랏간 일각
장금과 정상궁과 한상궁 등이 가고 있는데..
홍이가 장금이를 살짝 부른다.
장금 : (홍이에게) 왜?
홍 : 저기 누가 잠깐 뵙자는데요?
장금 : 누가?
#50 은밀한 일각
덕구처가 털썩 주저앉아서는 장금에게 떼를 쓰고 있다.
덕구처 : 이를 어쩌면 좋으냐? 이를..
장금 : 진정하세요. 분명 아저씨의 잘못이 아닐겁니다.
덕구처 : 아니다 실수를 했을게다. 실수를 했을게야.
장금 : 왜요? 혹.. 뭐 짚히는 것이라도 있어요?
덕구처 : 실은.. (하며 주머니에서 말똥버섯을 꺼내며) 어제 이런 버섯 하나를 캐왔길래
내가 못보던 거라 안 먹었는데
장금 : (받아서 보는데)......
덕구처 : 혹.. 이거라도 잘못 넣어 가지고 왔다가 넣은 거면 어떡해?
장금 : ......
덕구처 : 나는 못산다.. 죽네 사네해도 하나밖에 없는 내 낭군인데 나는 못살아.
(하며 눈물을 뚝뚝 흘리는데)
장금 : ..(안됐고)..
#51 수랏간
장금 들어와서는 한상궁을 찾는다.
장금 : 마마님!
한상궁 : 왜 그러느냐?
장금 : (말똥버섯을 보이며) 혹 이것이 독버섯입니까?
한상궁 : (요리조리 보다가는) 그래 말똥버섯이구나.
장금 : (놀라) 허면 이걸 먹고도 마비가 옵니까?
한상궁 : 아니다 이는 독성이 있긴 하나 그 증상이 마비가 오는 것이 아니고
실실 웃게 되거나 환각증상이 오는 것이다.
장금 : 마비는 오지 않습니까?
한상궁 : 아마 수십 개는 먹어야 마비가 올 것이다.
장금 : (그럼 아닌데)......
이때.. 창이와 영로, 연생 등 들어오면서..
창이 : 큰일났다. 어떡하냐?
연생 : 그러게 말야. 그렇게 독으로 몰아가면.. 덕구아저씨는 꼼짝없이 당하는 거 아냐?
창이 : 그러게..
장금 : 그게 무슨 소리야?
연생 : 어의가 진맥을 하셨는데.. 분명 독일거라고 했대 집어넣은 걸 거라구!
장금 : 기미에 이상이 없었다면서?
연생 : 어의께서 기미에도 나타나지 않는 독이 있다구 하셨다나봐.
장금 : 뭐라구?
연생 : 의녀한테 들었는데.. 지금 의관들은 그런 독을 찾는다고 난리를 치고 있대.
그래야 원자마마 치료를 하니까.
장금 : ......
연생 : 어쩌니? 밝혀내질 못하면.. 덕구아저씨는 그냥 누명을 쓰실텐데..
장금 : (걱정스런 표정)
이때.. 의녀 시연이 들어온다.
의녀 : 한상궁마마님 계십니까?
한상궁 : 왜그러시오?
의녀 : (약봉지 몇 개를 주며) 의관들께서 이 독초들을 충조전압탕에 넣어보라 하십니다.
한상궁 : ......
의녀 : 독초를 넣어도 음식이 전혀 변하지 않으면서 기미에도 나오지 않는 것을 찾으려구요.
빨리 찾아야 원자마마의 몸을 치유한다고 성심껏.. 정성을 다해 하라 하셨습니다.
한상궁 : 알았소.
하고 의녀가면..
장금 : (한상궁에게) 제가 하겠습니다.
한상궁 : 안된다. 너는 강숙수와 너무 친한 사이 아니냐?
괜히 끼어들면 오해를 살 수 있느니 걱정스러운 것은 알겠으나
이 일은 다른 아이들에게 맡기자.
장금 : ......
한상궁 : (창이, 영로, 연생에게) 모두 충조전압탕을 끓이고 각각 그 약재들을 넣거라.
모두 : 예..
하고는 받아 들고 나간다. 장금은.. 걱정스러운데..
#52 수랏간 외각 일각
연생, 창, 영로 등등이 모두 예닐곱 개는 되는 작은 솥에 각각 화로를 피우고 끓이고 있다.
보는 장금..
#53 동궁전
아직 일어나지 않은 채 있는 원자를 걱정스레 보고있는 중종.
#54 사옹원 제조 집무실
오겸호와 다른 승지가 앉아있다.
오겸호 : 이는 분명 원자마마를 해하고자 하는 자들이 꾸민 짓이요!
발본 색원 해야할 줄로 아오!
승지 : 아직은 상감마마께서 원자의 치유가 급하다 하여 숙수의 추국을 뒤로 미루자 하셨습니다.
오겸호 : 그럴 일이 아니오. 원인을 밝혀내지 못한다면
뭔가 의관들도 모르는 것을 써서 그런 것이 아니오? 자백을 받아야 하오!.
승지 : 알았습니다. 제가 의정부로 가 영상대감께 다시 주청을 드리라 하겠습니다.
#55 수랏간 외각 일각
(49씬과 같은 곳)
아이들이 계속 끓이고 있는데.. 한상궁이 와서는 끓고있는 그릇들을 하나씩 하나씩 열어보고 있다.
한상궁 : (영로에게) 열어보아라
영로.. 열면.. 음식이 까매져있다.
한상궁,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고는 다음으로 가면 영로 열고..
한상궁, 이번에는 색깔이 멀쩡하여 은수저를 넣어보니 색깔이 변한다.
아니다싶어 다음으로 가고..
#56 수랏간
최상궁.. 조방과 민상궁, 장금과 함께.. 명태 껍질 쌈을 하고는 있다.
장금은 배우면서도 초조하다.
최상궁 : 밤과 배 미나리는 얇게 채를 썰어놓았느냐?
민상궁 : 예..
최상궁 : 허면 명태껍질에 녹말가루를 묻혀 데치거라
하면.. 하는데..
장금.. 생각은 딴데 가있고..
이때.. 한상궁과 아이들이 들어오자..
장금.. 얼른 가서는
장금 : 나왔습니까?
한상궁 : 아니다.. 모두 색깔이 변질되거나 기미에 묻어나더구나.
최상궁 : 대체 강숙수는 음식을 어찌 하였기에 그런 일이 벌어진답니까?
한상궁 : ......
장금 : .....
이때.. 정상궁이 들어오는데..
한상궁 : 마마님 내의원에서 보낸 것은 모두 해보아도 그런 것은 없습니다.
정상궁 : 결국 강숙수에 대한 추국이 열릴 모양이다.
의정부에서 주청드려 상감마마께서 윤허를 지금 막 하셨다는구나.
장금 : 예에?
하고는 장금.. 뛰어가는데..
#57 내시부 앞
아직 의금부에서는 오지 않았고..
덕구는 내시들에 의해 끌려나오다가는 오는 장금을 보고는..
덕구 : 장금! 나 무서워 죽겠다! 어떡해 좀 해줘..
장금 : .....
덕구 : 이건 진짜 니가 알고 내가 알고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내가 그럴 크기가 되냐?
장금 : ......
덕구 : 마누라 돈 떼어먹은 걸로도 심장이 깨알보다도 작아지는데.
이게 대체 있을 수나 있는 일이래야..
하는데.. 의금부 관원들이 저쪽서 오는 것이 보인다. 얼른 장금 뒤로 숨으며..
덕구 : 장금아! 뭐라고 불어야하냐? 차라리 뭐라고 불어야 하는지라도 얘기해다오.
어째야 덜 맞냐? 장금아 나 어떡해? 나 진짜 아냐..
장금 : (덕구를 똑바로 보며) 아저씨! 절대로 그런 생각 하셔서는 안돼요.
아니면 아니라고 끝까지 얘기하셔야 돼요.
덕구 : 으아...
장금 : 아저씨 제가 어떡하든 이유를 찾아낼게요. 어떡하든 찾아낼테니
절대로 거짓으로 고하시면 안됩니다. 아셨죠?
하는데.. 의금부 나졸들이 오는 것이 보이자.. 내시들 덕구를 끌고 가고
끌려가는 덕구.. 장금을 쳐다보고..
장금.. 속이 타고.. 장번내시도 안쓰럽게 보는데..
#58 숙수 조리간
장금이 다시 와 보고 있다.. 아무리 봐도 그 재료들 밖에 없다.
장금 : 오리.. 동충하초.. 생강. 후추. 이건 소금. 정향. 육계. 초두구. 인삼.
하고는 도저히 모르겠다는 듯.. 절망하는데..
#59 수랏간
창이와 영로, 연생, 조방, 민상궁등이 떠들고 있다.
장금.. 들어오는데..
연생 : 어떻게 됐어?
장금 : .....
연생 : 끌려가셨어?
장금 : ..응.
창이 : 아무리 생각해도 덕구아저씨는 아닌데..
민상궁 : 그러게 말야.. 사람은 척 보면 안단말야..
그 아저씨도 나하고 비슷한 사람이라 절대로 누구 사주 받아서 몰래 그런 일 할 사람이 아냐.
영로 : 사람 속을 어떻게 알아요?
연생 : 그래! 니 속은 모르지 우리 속은 다 알아.
영로 : 이게 또 시비야..
하는데.. 최상궁 들어와서는
최상궁 : 배울 시간이 다 됐는데 어찌 노닥거려?
모두 : (제자리들로 가고)
#60 수랏간 일터
수랏간 일터로들 모두 와서는 자리에 모두 앉는데..
장금도 무엇 때문일까 깊이 생각하면서.. 자리에 앉는다.
한상궁 : 오늘은 꿩전골을 해서 올릴 것이다. 모두 준비는 되었느냐?
모두 : ..예..
한상궁 : 피를 맑게하고 혈압을 조절해준다. 또한 이질 설사를 멎게도 해준다.
허면 꿩은 무엇과 먹어서는 안되느냐?
영로 : 호두나 목이버섯, 메밀, 파 혹은 메주콩과 먹으면 뇌와 심장에 좋지 않다 하였습니다.
한상궁 : 그래.. 한가지 식재료에는 여러 가지 성질이 있어
어떤 동료와 어울리느냐에 따라 몸에 아주 이롭게도 나쁘게도 나타난다.
이것을 음식궁합이라 한다.
모두 : (듣고)
장금 : (멍하니 딴 생각을 하며 듣고 있는데)
한상궁 : 너희도 알다시피 돼지고기의 냄새를 없애기 위해 정향을 넣지만
혹 울금이 든 탕약과 같이 먹으면 설사하고 구토한다.
장금 : (멍하다가는 번뜻 뭔가 생각난 듯 하다) 정향.. 울금..
한상궁 : 또.. (하고는 멍한 장금을 보고는) 장금아!
장금 : .....
한상궁 : 붕어와 같이 먹으면 안되는 것이 무엇이냐?
장금 : (한달음에 외워서는) 마늘과 함께 먹으면 약간의 열이 나고 갓과 먹으면 종기가 생기며
돼지간, 닭고기, 꿩고기, 사슴고기와 먹어도 종기가 나며 맥문동과 함께 먹으면 사람을 해칩니다.
(하고는 바로) 마마님 저 잠깐 나갔다 오겠습니다.
한상궁 : 뭐?
장금 : 혹.. 혹.. 충조전압탕이 그래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알아내야 합니다.
덕구아저씨는 제게는 아버지같은 분입니다. 잠시만 다녀오겠습니다.
한상궁 : ......
아이들 : ......
한상궁 : 다녀오거라.
장금 : 감사합니다.
하고는 조르르 나간다.
#61 동궁전 일각
장금이 오는데.. 시연이 탕제를 들고는 가고 있다.
장금 : 저기.. 뭣 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시연 : ......
장금 : 원자마마께서 몸이 허하시어 충조전압탕을 드신것이라는데
혹.. 몸이 허하신 거 때문에 무슨 약을 드셨는지요?
시연 : 허하시기도 하실뿐더러 밤에 잠을 못 이루시고 심기가 불안정하시어
육두구 기름을 조금 올렸습니다.
장금 : 육두구.. 그게 어떤 약인지?
시연 : 명에 갔던 사신들이 구해온 것이라 잘 모릅니다.
장금 : 예에.. 혹.. 원자마마의 일이 그와 관계된 것이 아닌지..
시연 : 그럴 리가 없습니다. 사나흘 계속 드셨으나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장금 : ....예에..
#62 수랏간
장금.. 혼자 육두구.. 육두구 하며 오는데.. 꿩전골을 하던 한상궁이 본다.
한상궁 : 뭘 알아냈느냐?
장금 : 마마님 혹시 육두구라는 걸 아십니까?
한상궁 : 중국에서는 쓰는 향신료란 얘기는 들었다
장금 : 향신료요?
한상궁 : 조선에서는 잘 안쓰는데..
장금 : 허면 음식에 넣어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말씀인가요?
한상궁 : 글쎄다. 우리도 써본 적이 없으나 명에서는 무슨 이유인지.. 기름을 빼고 쓴다더라.
장금 : 기름을 빼구요? 의녀말로는 심기를 편하게 해드린다 하여 기름을 드셨다고 하던데요?
한상궁 : 약재로나 쓰나보지.
장금 : (갸우뚱하며 다시 나간다)
#63 내금위 집무실 일각
장금이 책 한권을 들고는 기다리고 있는데.. 민정호가 나온다.
민정호 :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어찌하여 보이질 않으셨습니까?
장금 : 일이 있었습니다. (책을 주며) 약조를 지키지 못하여 송구합니다
민정호 : 아닙니다.
장금 : 저.. 그리고.. 송구한데.. 책 한권을 더 빌려주실 수 있는지요?
민정호 : 예.. 그러지요.. 이번엔 무엇을..
장금 : 현마집서입니다.
민정호 : 현마집서라면.. 의서 아닙니까?
장금 : 예..
민정호 : 이제는 의서(醫書)도 보십니까?
장금 : ..예.. 그럴 일이 있어서요..
민정호 : (미소를 띠며) 따라오십시오..
장금 : ..예.
하고는 간다.
#64 장금의 방
옆에는 연생이 누워있고 현마집서를 펴서는 육두구를 찾는 장금
장금 : 육두구.. 위와 장에 잘 듣는 약재로 찬 기운으로 설사를 할 때와 배가 더부룩 할 때 쓴다.
또한 정유와 기름은 만성풍습통을 치료하는데 쓰이나 기름은 강한 성분이 있어
많이 쓰면 몸이 굳어질 수 있다. (놀라며) 몸이 굳어질 수 있다.. 몸이 굳어질 수 있다..
연생 : (자려는 듯 누워서는 몸을 뒤집으며) 잠이 안 오셔서 조금 드렸다며?
장금 : 그렇지..
연생 : 더구나 의관들이 그 정도도 모르고 썼겠어?
장금 : 그렇지..
연생 : 네가 덕구아저씨 때문에 걱정하는 것은 알지만 의관도 밝혀내질 못하는 걸 니가 어쩌겠어?
밝혀지겠지..
장금 : 밝혀내지 못하면?
연생 : .....
장금 : 노력은 해봐야돼! 이게 밝혀지지 않으면 고초를 겪으시다가 잘못되시거나
사약(賜藥)을 받을 만한 일이야!
연생 : ......
장금 : 사약... 사약! 인삼!
하고는 뛰어나가는 장금..
보는 연생..
#65 궁 전경(다음날)
#66 내시집무실
장번내시와 제조상궁.. 정상궁.. 최상궁.. 한상궁 등이 심각하게 있다.
장번내 : 아직도 원자마마의 환후에 차도가 없소이다.
제조상 : 그러니.. 이를..
연생 : (E) 마마님.. 마마님.. 나와보세요.. 나와보세요..
#67 내시집무실밖
모두 나오고..
제조상 : 누구기에 이리 호들갑이냐?
연생 : 마마님.. 장금이가..
한상궁 : (놀라고)
정상궁 : (놀라고)
#68 숙수조리간
장번내시, 한상궁, 정상궁 등 들어오는데.. 팔다리가 마비되어 쓰러져있는 장금.
한상궁 : 이게 어찌 된것이냐?
장금 : 마마님.. 알아냈습니다. 알아냈습니다!
밝은 장금의 모습에서 엔딩.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