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2일(한국시간) 오클랜드 A's와의 원정 개막전 선발 등판을 앞두고 컨디션 조절에 들어가 있던 텍사스의 새 에이스 박찬호가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인 28일 미네소타 트윈스전 3회초 2사 후 수비를 하다가 갑자기 오른 다리 햄스트링(hamstringㆍ무릎 뒤의 건)에 통증이 생겨 교체되고 말았다.
박찬호의 부상은 의학적 용어로는 ‘햄스트링 스트레인(hamstring strain)’으로 우리 말로 정확하게 표현하기는 어렵다. 허벅지 안쪽 사타구니 가까운 곳(그로인ㆍgroin)에 생기는 근육통과는 다르나 보다 회복이 까다로울 수 있다.
박찬호는 얼음 찜질로 부상 부위를 달랜 뒤 “개막전 선발 등판에는 문제가 없다. 괜찮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어 최소한 하루를 지내 보아야 한다.
상황이 벌어진 때는 텍사스가 2-1로 앞선 3회초 2사 3루에서였다. 박찬호는 좌 타자인 덕 미엔키위츠에게 볼카운트 1-2에서 커브를 던지다가 1루 옆으로 빠르게 빠져 나가는 우익선상 2루타를 허용했다.
이 순간 박찬호는 수비를 위해 1루 쪽으로 급히 스타트를 끊었다가 2루타가 되는 것을 확인하고는 3루 베이스 커버를 위해 방향을 완전히 바꾸었다. 3루 쪽으로 움직이는 순간 박찬호는 오른 다리를 절룩거리기 시작했다.
3루로 방향을 튼 것은 2루타를 친 타자가 혹시 3루까지 내달을 경우 송구가 뒤로 빠질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었다.
박찬호가 절룩이며 마운드쪽으로 걸어 가자 텍사스의 제리 내런 감독을 비롯해 데니 위트 수석 트레이너, 유격수 알렉스 로드리게스, 1루수 라파엘 팔메이로 등 내야수 전원, 포수 이반 로드리게스까지 마운드에 모였다.
오스카 아코스타 투수 코치는 약간 늦게 마운드에 올라 왔다. 박찬호는 계속 던지겠다는 의사를 표현했으나 내런 감독은 무리할 필요가 없다고 설득해 강판시켰다. 이반 로드리게스도 박찬호를 껴안고 조심하는 것이 더 좋다고 위로했다.
박찬호의 현재 부상 상태는 메이저리그식 표현으로 하면 데이 투 데이(day to day)이다. 매일 지켜 봐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