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9,22일. 전북 장수군에 있는 팔공산 산행을 했다.
대구의 팔공산과 이름도 같고, 역사적인 유래도 비슷하고, 높이도 비슷하고, 심지어 정상 부근에 철탑이 세워저 있는 것도 비슷하다. 팔공산이라고 하면 당연히 대구의 팔공산이 더 잘 알려저 있는데 최근에 이곳 장수의 팔공산이 숨은 명산이라고 소개되면서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명소가 되고 있다.
산행의 시작은 자고개(대성고원이라는 표지석이 있는 지점)에서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우리는 반대로 서구이재에서 출발하여 자고개로 내려 오는 길을 택했다. 팔공상 정상이 해발 1,151m이고 우리가 출발한 서구이재가 해발 800여m이니까 정상까지는 불과 300여m 고지만 오르면 되는 비교적 쉬운 산행 코스였다.
산행 초입에 약간의 오름길이 있었지만 30여분을 지나니 벌써 가을을 알리는 억새풀밭의 장관이 펄처지고 이후로는 비교적 평탄한 길이 이어지는 육산이었다. 물론 약간의 철계단도 있었고 암벽길도 있었지만 험한 길도 아니었고, 산행을 시작한지 한시간 20여분만에 정상이 눈앞에 닥아오는 헬기장에 도달한 것으로 볼 때 그렇게 힘든 코스는 아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10시 40분에 산행을 시작하여 도중에 두어번 휴식을 취하고 헬기장에서 한참을 쉬고 정상에 이르렸을 때는 12시 40분경, 산행 두시간만에 정상에 도달한 셈이다. 이곳에서는 점심을 먹을 만한 적당한 장소가 없어 함께 간 회원들이 모두 모여 중식을 할 수 있는 장소를 찾기 위해 서둘러 인증삿을 한 뒤 바로 하산을 했는데 앞서 간 회원 몇몇의 속도가 너무 빨라 중도에서 그만 조그마한 착오가 발생했다.
하산은 1013봉 고지로 가야하는데 그 쪽으로 가는 길은 나무가지에 의해 가려저 있었고 직진하는 길은 훤하게 뚫여저 있으니까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모두 그 쪽으로 내려 갔다.
한참을 내려가는데 정상에서 뒤처진 회원 한명과 늦게 오던 산행대장이 가야 할 길에 우리 회원들이 보이지 않으니까 급히 전화를 해서 길을 잘못 들었으니 가던 길을 되돌아 오란다.
다행히 얼마 가지 않았던 몇명은 곧 되돌아 왔지만 벌써 상당한 거리를 앞서간 회원들을 산이 떠나가도록 큰소리로 부르고 전화를 하고 해서 겨우 갈림길에서 다 모여 함께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오늘 참석 회원 31명 가운데 종주를 한 회원님들은 12명, 숫자가 적어서인지 서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체 산행을 한탓인지 모르겠다만 다행히 큰 혼란없이 진행할 수 있어서 안심이 되었다. 한참을 내려와 보니 앞서 갔던 길로 가도 이곳에서 합류할수 있는 지점이 나타났다. 이 합류 지점에서 조금 더 내려 오니 후백제 시대때 쌓은 석성인 합미성이 나타났다.
지금은 군데군데 허물어저 있었지만 1100여년을 지켜 내려오면서 아직도 상당 부분이 그대로 남아 있어 이 험한 산록에 이처럼 견고한 성벽을 쌓은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용기에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합미성이란 이름은 군량미를 보관했던 장소였기에 붙여진 이름이라니 얼마나 많은 식량을 보관했을까?
산행길이 비교적 쉬워서일까? 도착 예정 시간보다 30여분 일찍 하산지점에 내려와 보니 종주를 하지 않은 회원님들은 나름대로 간단한 역코스 산행을 즐기기도 하고 잘 조성되어 있는 잔듸밭에서 망중한을 즐기기도 하고 있었다. 시원한 나무 그늘이 있는 잔듸밭 휴게소에서 하산주를 나누면서 한담을 즐기다가 귀로에 올랐다.
추석 후 바쁜 뒤끝인데도 참석해 주신 회원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종주 하지 못한 회원님들께 사진으로 나마 감상할 수 있도록 몇 장을 함께 올린다.
서구이재에 세워진 등상 안내도.
등산 초입 길.
억새풀밭 길 사이로 가는 회원님들.
짧은 철계단도 있고....
울창한 조릿대 길도 있고.....
좁은 바위 틈새길도 있었다.
산행 한시간 20여분 만에 도착한 정상 바로 밑 헬기장에서 본 정상의 철탑.
헬기장에서 기념 촬영.
정상 표지석 앞에서 이 부회장 인증 삿.
앞서 간 회원님들은 빠지고.....
1013봉 고지에 있는 돌탑.
갈림길에서 앞서 간 회원님들이 계속 오면 이곳에서 합류할 수 있었던 것같다.
합미성 안내판. 이하 남아 있는 성벽의 일부를 몇 장 올린다. 짙은 나뭇잎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거의 다 내려 온 지점에 돼지 형상의 바위가 넓은 장수 평야와 도로를 내려다 보고 있는 모습이 있어 한 컷.
하산 지점인 자고개에 있는 대성고원 표지석.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 회원님들.
애향 표지석이 설치되어 있는 넓은 잔듸 광장에서 하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