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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최초의 곶자왈 휴양림. 교래자연휴양림 오름길
제주 사려니숲길과 용눈이나 아부오름은 이젠 유명관광지가 되어 버렸다. 나만의 여행지가 자꾸만 줄어드는 것 같아 내심 불안하다. 이처럼 제주만의 정체성을 가진 여행지가 어디 있을까, 늘 고민하면서 눈을 부라리며 제주를 찾곤 한다.
잘 알려지지 앟는 생태 숲길이 열렸다. 교래자연휴양림은 절물자연휴양림, 서귀포 자연휴양림에 이어 제주에서 3번째로 생긴 휴양림으로 곶자왈 지대에 조성된 최초의 자연휴양림의 칭호를 얻고 있다. 7월에 생겼으니 아직까지는 한적하게 숲기행을 할 수 있다.
특히 숙박시설인 숲속의 초가와 야영장과 풋살 경기장 등 부대시설도 잘 갖추고 있다. 매달 1일 선착순 신청을 받으니 원시림에서 하루밤을 보내시길~
돌문화공원에서 운영하듯 모든 건물이 제주의 전통가옥을 띠고 있다. 사진은 화장실
조천읍 교래리 높서리 오름 일대 230만m2 부지에 조성되어 우선 그 규모가 대단하다. 전형적인 낙엽활엽수 지대로 팽나무, 서어나무, 산딸나무, 졸참나무 등 낙엽활엽수와 후박나무, 꽝꽝나무 등 상록 활엽수와고사리등이 가득 차 있다. 원시림 속에 푹 안기면 그만이다.
체력이 딸린 사람은 왕복 40분 1.5km 생태관찰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진정한 곶자왈은 빨간색~초록색~노란색으로 이어지는 곶자왈이다. 하늘 한점 보기 힘든 원시림을 걷다가 드넓은 한라산의 초지가 등장하고 다시 가파른 오름까지 다양한 경치가 쉴새 없이 펼쳐진다.
편도 3.5km, 왕복 7km 2시간 30분 동안 동화속 세게에 빠져보자.
곶자왈 숲길중에서 이 길이 단연 최고다. 화산폭발 당시 용암이 분출해 크고작은 바위덩어리로 쪼개어 용암길이 길게 이어졌는데 현무암 돌밭이어서 농토로 전혀 사용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태고적 원시림을 고스란히 간직하게 된다.
숲에 들어선 순간 깨달음을 얻은 선인처럼 머리가 맑아졌다.
자연은 최소한 적게 손을 댄 것 같다. 길 양편은 돌로 막아 두었다. 밧줄과 데크에 익숙했던 사람에게는 무척 생소하다.
곶자왈 숲길 2.1km. 산전터와 숯가마터 등 과거 곶자왈에서 살았던 제주민의 고단한 삶을 엿볼 수 있다.
산전터. 곶자왈 중심지역은 바위로 인해 경작할 수 없었지만 경작이 가능한 손바닥만한 크기의 평지에는 빠비를 이용해 돌을 일구고 가시덤불을 태운후 판이나 피같은 작물을 심었다. 땅기운이 떨어지면 2~3년에 한번씩 다른 곳으로 옮긴 이동생활을 했다 이 돌무더기는 당시 돌을 일구면서 모아두었던 것으로 이런 산전은 19410년대 중반까지 이루어졌다고 한다. 숯가마터도 엄청 많고 그들이 비를 피했던 움막 터도 보인다.
이 척박한 땅을 일구고 살아온 제주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숲 야외교실도 여러곳이 된다. 도시락을 까먹기 딱 좋은 장소. 음습한 기운이 가득해 고사리가 많이 자란다. 아무리 눈이 와도 이곳은 눈이 쌓이지 않을 정도로 따뜻하며 원시림이 품어대는 좋은 공기에 나의 폐가 모처럼 신이 났다.
나무는 크지 않다. 나무 뿌리가 돌로 인해 깊숙히 내리지 못하기 때문~그래서 옆으로 자라는 나무가 많다. 나사 모양의 나무도 보이고
등짝을 붙인 연리목도 눈길을 끈다.
라오콘 처럼 꼬여있는 나무도 보이고 '
바위를 꽉 움켜진 나무도 재미 있다.
넝쿨이 많이 나무와 사이좋게 공존하며 살아간다.
'ㄱ'자도 모르는 나무도 잘도 자란다. 널 한글 나무로 칭한다.
곰보 투성이 나무도 신기하다. 경사가 거의 없고 빼곡한 2.1km의 숲이 훌쩍 지나간다.
갑자기 하늘이 열리더니 너른 초원이 펼쳐진다. 반전이랄까. 그 변화무쌍한 맛에 흠뻑 반해버렸다.
저 멀리 큰지그리 오름이 손짓한다.
정상에 전망대가 서 있다.
4시 30분. 정선 민둥산에서 고생한 적이 있어 고민이 된다. 금방 해가 넘어가면 이 캄캄한 숲길을 어떻게 빠져 나올까 걱정이 된다.
산에서 내려온 부부가 10분이면 충분히 올라간다고 꼭 도전해보라고 권한다. 에라 모르겠다. 산에서 잃어버리면 숯이나 구우며 살지...뭐~
아래부터 600m 지금 한창 계단 공사중이라 출입을 막고 있지만 다들 애써 무시한채 올라간다.
오름 안쪽은 캄캄한 밤이었다. 빼곡한 삼나무 숲이 속세의 미진을 떨구고 가라 한다. 빛과 같은 속도로 단숨에 오름 정상에 올랐다. 산에서 해가 넘어가면 끝장나니까.
꼭대기에 전망대가 서 있다.
사방이 선경이다. 세상에나 이렇게 멋진 곳이 숨어 있다니. 호연지기는 이런 곳에서
반대편으로 시선을 돌렸다. 한라산이 품은 자식이랄까 아름다운 오름의 윤곽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우측에 있는 오름을 자세히보면 전망대가 보일 것이다. 바로 절물오름~
좀 더 확대~
유심히 살펴보니 초원길을 따라 저 멀리 돌문화공원이 보인다. 그래 지금 숲을 헤메는 것보다 차라리 저길을 이용해서 빠져 나가자.
저 멀리 비행기가 보인다. 정석비행장. 대한항공 조종사 연습장이다.
해가 져도 그리 걱정없다. 넓은 초원길을 거니는 것이니까. 어찌 잘못 들어가 소 울타리 안쪽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쇠줄을 넘어 안전하게 임도로~~ 휴 하마터면 소뿔에 받칠 뻔했네
이곳에서 난 일몰을 만났다. 뉘엿뉘엿 해가 넘어간다.
억새가 어찌나 예쁘게 피던지~평온한 제주를 만끽해본다.
이 초원길을 가로지르며 난 홀로 걸었다.
울타리를 넘었더니 돌문화관과 합류
노을마저 나를 몸살나게 한다.
교래자연휴양림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산 119/ 064-710-7475 |
첫댓글 산이 불타는가 했더니 여긴 주소도 119번지네요....크아~~~~~~~~~~~~~~~~~~~ㄱㄱㄱㄱ
역시 제주의 아름다움은 세계으뜸이어요. 수고하셨습니다.
사려니 숲길에 이어 교래자연휴양림 꼭 걸어보리라 마음 다잡고 갑니다 정보 캄사합니다.
언제 다녀가섰나요?
전 2달째 제주에 머무르고있는데 진작에 알았으면 밥이라도 한번 같이 먹었을텐데요,
대장님이 느꼈을 신선한충격과 자유와 평화가 전해져옵니다.
저도 지난 6월에 생태 관찰로만 갔었는데 원시 그 자체의 숲의 위용에 충격이었고
동물이 나올까봐 무서워서 사방을 두리번거렸답니다.
누구 같이 갈 사람 있으면 대장님의 코스로 다시 한번 가 봐야겠습니다.
숯 구우며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요.ㅋ
제주,
볼수록 매력덩어리군요.^^
넘 멋지네요..제주도 가면 꼭 가보고 싶습니다.
모놀에서 제주답사 가는 날이 제가 제주도 가는 날일 것 같아요. 대장님~ 빨리 데려가 주셔요. ㅎ ㅎ ㅎ 수고 많으셨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교래리 자연휴양림 11월 11일에 갔었는데
길이 습해서 조심해서 걸어야 했고,
옆이 목장이라 소들이 넘어와 놀고 있었고, 길엔 소의 배설물이 그대로 있었어요.
사려니 숲길은 걷기가 너무 좋았는데 하면서
사람 드문 길을 땀을 흠뻑 흘리며
빠른 걸음으로
야외교실까지 다녀왔습니다.
제주도 가는 곳마다 초록빛 밭들이 인상적이었고
감국의 향기와, 갈대와, 바다, 바람,
가는 곳마다 많은 까만 돌을 느끼고 왔습니다.
걷기 바빠서 미처 느끼지 못한 것까지
자세히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시 여행의 기분을 느껴봅니다.
곶자왈을 걸으며 느꼈던 그 신비한 기분을 새삼 느끼고 갑니다.^^
넘 멋집니다. 올겨울엔 한번 가봐야 할 것 같네요.
노을 사진 예술입니다. !
자전거타고 제주 보름동안 다녀오면서 곶자왈은 못가봐서 아쉬웠는데 잘 보았습니다
지난번에 시간이 늦어 돌문화공원에 못갔는데 정말 아쉽군요... 모놀에서 답사 갈 때 함께할 수 있을지...
우아아아아~~~~~~~~~~~~~~~~~``
ㅎㅎㅎ~~ 대장님 체온을 느끼며 제주 雨요일 (12/1~3) 사려니/절물/거문오름/올레7길 일부/교래자연휴양림(생태숲길)정우.성우일맘 감귤농장(감귤나무에서 바로 따 먹는 맛 캬~~)
/남원근엉해안..3일내내 환상적안 숲길 걷고 왔어요^^* 지금도 온통 원시림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곳곳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우리 모놀에서 한 번 가요~~~
호연지기를 느낄 수 있는곳!! 정말 멋지고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