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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의 관심인 온두라스가 바로 그런 나라다. ‘축구 전쟁’이라는 말로 인터넷을 검색하면 곧장 이 나라의 40년 전 사건을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댓글’이 있다. ‘축구 땜에 전쟁을 다 하냐, 쯔쯧’ 같은 댓글 말이다. 이것은 온두라스에 대한 관심도 없고 더욱이 축구에 대한 애정도 없는 헛글일 뿐이다.
40년 전,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가 치른 축구 전쟁은, 정확히 말하자면 얼마 전에야 끝이 났다. 그 역사를 간략히 살펴보자. 1970년 6월 8일, 양국 대표팀은 멕시코 월드컵 대회를 앞두고 온두라스의 수도 테구시갈파에서 예선 1차전을 벌였다. 온두라스 팬들은 엘살바도르 대표팀이 묵고 있는 호텔 밖에서 밤새 자동차 경적을 울리고 고함을 질러댔다. 이 ‘덕분’인지 1차전은 온두라스가 1대 0으로 이겼다. 여기까지는 지구 전역에서 늘 있는 일이다.
그런데 엘살바도르의 어느 여성 축구팬에 의하여 사태는 급전된다. 18살의 이 여성은 패배의 충격으로 권총 자살을 해버린 것이다. 침통하고 뒤숭숭한 국면에서 대통령까지 참석하는 장례식이 거행되었다. 일주일 뒤, 이번에는 엘살바도르의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2차전이 열렸다. 3대0으로 엘살바도르 승리. 그리고 6월 27일,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최종전에서 연장까지 치르는 혈전 끝에 엘살바도르가 3대2로 승리했다. 이 ‘과열 양상’ 속에서 두 나라의 긴장은 극도로 팽팽해졌다. 엘살바도르는 시종 외교관계를 단절하겠다고 위협했는데 정작 온두라스가 먼저 단교를 선언했다.
자, 여기까지만 보면, ‘세상에 이런 일이’ 같은 얘기다. 월드컵이 뭐길래, 축구가 뭐길래 권총 자살과 외교 관계 단교와 총격전까지 벌이는지, 참 ‘희안한’ 일이다, 싶은 것이다. 그런데 맥락이 있다. 그것을 살펴보자.
'축구전쟁'의 진짜 원인은?
모든 개혁 조치는 그것을 담당하거나 지지할 계층이나 세력이 형성되어야 성공한다. 2차 대전으로 오랜 식민 통치를 끝낸 엘살바도르는 1948년부터 급속한 공업 개혁을 실시하였다. 그러나 그것을 담당할 계층이 형성되지 못했다. 봉건적 대토지 소유제라는 구조를 흔들지 못했기 때문에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했다. 수많은 농민들이 국경을 마주한 온두라스로 농업이민을 떠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이 ‘국경’이 문제였다.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의 국경선은 두 나라의 오랜 골칫거리였다. 1962년, 온두라스는 토지개혁을 단행하면서 국경 미확정 지역에 거주해 온 엘살바도르 이주민을 쫓아내기 시작했다. 이것이 ‘축구 전쟁’의 원인이 된 것이다.
(사진제공 : 연합뉴스) |
우루과이 소설가 에두아르도 갈레아노는 <불의 기억> 3편 ‘바람의 세기’에서 다음과 같은 대구의 형식으로 이 참상을 기록하고 있다. “작은 농업국가인 온두라스는 소수의 대지주에 의해 지배된다. 작은 농업국가인 엘살바도르는 소수의 대지주에 의해 지배된다. / 온두라스는 쿠데타로 태어난 독재정권이 통치한다. 엘살바도르는 쿠데타로 태어난 군사독재정권이 지배한다. / 온두라스의 독재자는 미국으로부터 무기와 고문관을 공급받는다. 엘살바도르의 독재자는 미국으로부터 무기와 고문관을 공급받는다.”
이 기록의 가장 슬픈 기록은 맨 마지막 문장이다. 전쟁이든 가난이든, 언제나 그 나라에서 가장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혹독하게 그 대가를 치르기 마련인데, 독재와 그 미디어는 이를 근사하게 봉합하여 비난의 화살을 이상한 쪽으로 틀어버린다. 오직 생존을 위해 국경을 넘었다가 쫓겨난 엘살바도르 농민이나 강압적인 정부에 의하여 어려운 경제 사정의 원인이 ‘바깥’에 있다고 믿게 된 온두라스 농민은, 갈레아노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입장을 같게 된다. “전쟁을 하는 동안 온두라스 민중은 자신들의 적이 엘살바도르 민중이라 생각하고, 엘살바도르 민중은 자신들의 적이 온두라스 민중이라고 생각한다. 1주일간 지속된 두 나라의 전쟁은 4천 명의 죽은 자를 남겼다.”
그러나, 그것으로 전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패퇴한 온두라스는 엘살바도르 제품의 구매를 중단했다. 큰 시장을 잃은 엘살바도르는 자국 산업에 치명상을 입었다. 게다가 온두라스 쪽으로 넘어가서 살던 자국민 30만 명이 전쟁 여파로 되돌아오면서 이들이 도시 빈민으로 전락하여 사회 사정이 극도로 혼란에 빠졌다. 온두라스는 전쟁에서 졌고 엘살바도르는 전쟁 이후에 졌다. 게다가 엘살바도르는 1972년부터 극우파에 의한 테러와 쿠데타와 내전으로 극심한 혼란 상태에 빠져버렸다. 이에 대한 기록으로 영화 <살바도르>가 있다. 1980년에 시작하여 무려 12년 동안 벌어진 내전에서 무려 6만 명이 비참하고도 무의미한 죽음을 당해야했다. 아무튼 두 나라의 국경 문제는 21세기 들어와서 국제사법재판소(ICJ)의 중재로 가닥을 잡게 되었다. 지난 2006년 4월, 양국 정상이 375㎞에 달하는 국경선 확정 합의문에 서명한 것이다.
그렇다면 온두라스 형편은 괜찮았는가. 거듭된 쿠데타와 내전을 방불케 하는 혼란은 이 남미 국가들의 운명이 되고 말았다. 그 여파는 바로 작년까지도 지속되었다.
그림 1 군부독재에 의해 축출된 셀라야 전 대통령이 수도 테구시갈파의 브라질대사관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 |
지난 2009년 6월 28일. 마누엘 셀라야 온두라스 대통령이 그날 새벽에 수도 테구시갈파의 대통령궁을 장악한 군부에 의해 그 자리에서 쫓겨났다. 셀라야 대통령은 2006년 1월 임한 이후 실로 오랜만에 온두라스의 의회 정치와 경제 회복에 큰 역할을 해온 인물. 그러나 군부는 그를 인정하지 않았다. 셀라야 대통령은 파자마 바람으로 국외 추방됐고 그 자리를 쿠데타 세력이 장악하였다.
여기서 영화와 같은 장면이 연출된다. 셀라야 대통령이 작년 9월 21일 국경을 넘어와 한동안 온두라스 내 브라질 대사관에서 군부 세력에 맞섰던 것이다. 이 귀국 길에는 에콰도르,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등의 대통령이 ‘동행’할 예정이었으나 여러 사정으로 그것은 성사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셀라야는 온두라스행 항공기에 몸을 실었는데 이를 당시 군부가 착륙 금지 시키는 바람에 일단 니콰라과로 안착했다가 다시 온두라스 국경을 넘어 브라질 대사관에 머물면서 저항에 나섰던 것이다. 이 와중에 군부는 셀라야 지지자나 시민들 4천 여 명을 체포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사태가 벌어질 때마다 이어지는 납치, 고문, 실종, 암살 같은 단어가 뒤를 이었다.
결국 셀라야는 지난 1월 28일 온두라스를 떠났다. 포르피리오 로보 신임 대통령이 취임하였고 이를 축하하기 위해 방문한 레오넬 페르난데스 도미니카 공화국 대통령과 함께 도미니카로 출국한 것이다. 그 이후, 여전히 온두라스는 불안하다. 지난 3월에만 언론인 5명이 암살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비극의 시작으로서의 '축구전쟁'
이런 역사적 상황의 시발점이자 정점이 되는 것이 바로 1970년의 이른바 ‘축구 전쟁’이다. 그들의 삶을 괴롭혀온 국경선 문제는 2006년에 마무리되었으나 그것을 핑계로 자국민을 통제하고 억압해온 강압적인 정치 구조는 아직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 와중에도 온두라스에서는 축구가 계속되었다. 1982년 스페인 월드컵에서 사상 첫 본선 진출에 성공한 이후 무려 28년 만에 온두라스가 월드컵 본선에 오른 것이다. 북중미 예선에서 코스타리카와 나란히 5승1무4패를 기록, 그러나 골 득실에 앞서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예선 과정에서 강호 멕시코를 3:1로 격파하여 그 나라의 감독인 스벤 고란 에릭손이 해임되기도 했다. 그런데 에릭손 감독은 최근 코트디부아르 감독으로 결정되었다. 가방 하나 들고 전세계 축구 시장을 누비는 인물로 보라 밀루티노비치와 거스 히딩크에 이어 에릭손 감독 이름도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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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지금 축구로 전세계가 뜨거운데, 사실 축구하면 우리나라는 남미나 아프리카, 유럽 등의 나라에 비하면 관심의 축에도 못 끼는 정도가 되지 않나 싶습니다.
아프리카, 남미 등 빈민국에는 국민 전체의 유일한 희망이 축구선수가 되는 거라고 하는 소릴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아무 것도 할 것이 없기에 태어나자마자 유일한 희망이 축구를 해서 뭔가 이루려는 것이라는데, 참으로 희한한 현상이고 정말로 딱하기도 해서...
사람도 종족에따라 특징이 있고....사람마다 소질이 다르고...재능이 다른 것이라.....그기에 맞춰서 좋은 것을 살리고....나쁜것을 감안하여 살아가면 될 것이라....축구가 전쟁하듯이 하지만은....전쟁으로 비약할 것은 아닐 것 같고..ㅎㅎㅎㅎ 오늘 밤 축구 즐기길 바라고.....잘 되기를 기원하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나는 운동경기 잘 안보지만...축구는 국가적 행사 같아서..관심을 좀 가지고 보지만.....잘 몰라서..ㅎㅎㅎ
옛날에는 이름시조도 쓰고 했는데...이번에는 그런 열정도 줄어들었는지...잘 안되네....ㅎㅎㅎ바쁘기도하고....오늘 저녁 기도 많이 해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