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녹색과 관계를 맺고 여러 프로그램을 함께 해 온 릴리 씨와 펠리파 씨에게 아주 좋은 일이 생겼습니다. 서울시 북부여성발전쎈타에서 마련한 룸어텐던트(객실관리원) 양성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수료증을 거머쥔 것도 감사한데 곧바로 일자리가 생겨 출근하게 된 것이지요. 마침 한류를 타고 해외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들자 룸어텐던트의 수요가 급증하게 되어 기다리지 않고 일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난 24일, 북부센타에서 수료식을 가진다는 연락을 받고 가는 내내 참 기뻤습니다. 너무나 더웠던 여름 내내 이론과 실습, 인성교육의 단게를 성실히 마치고 교육에 임했던 두 사람이 모두 무사히 수료를 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동 기관에서 결혼이주여성을 위한 프로그램의 결과를 되돌아보며 의견을 나누는 자리에서 호텔업에 종사하시는 분께 ‘룸메이드 과정을 개설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의견을 낼 때만 해도 오늘과 같은 결과를 기대하지는 않았던 게 사실입니다. 단지 여러 기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취업을 위한 과정들이 한국어가 유창하지 않은 이주여성들의 취업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언어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룸메이드라는 일을 떠올렸던 것이지요.
녹색에서 알게 된 친정동생들 대부분이 늘 할 일을 찾고 있었으므로 나도 여성들의 일자리를 만들어 가는 일을 하고 있는 ‘서울북부여성쎈타 ’쪽으로 관심을 두게 되었고 교육팀의 담당자와 자주 연락을 취하다 보니 좋은 기회를 얻게 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친정동생들과 같이 교육을 받았던 교육생들은 일본, 몽고, 중국, 베트남, 그리고 필리핀이 고향이신 분들이 섞여 있었는데 매우 친밀한 분위기였습니다. 한여름 같이 고생하며 공부한 사이라 그렇겠지요?
교육생들과 센타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수료식에서 교육팀의 책임자 되시는 분의 이야기가 특히 가슴에 남았습니다.
“매우 기쁘고 자신이 대견스럽지요? 하지만 여러분들이 실제 일하는 현장에 가시게 되면 지금처럼 기쁘기만 하지는 않을 거예요. 처음 하는 일이라 많이 힘들고 어려울 것입니다. 저도 처음 일을 하기 시작했을 때 어려운 일이 많았습니다. 우리는 여성이라서 직업을 가지고 일도 하지만 가정도 꾸리고 아이들도 키워야 하니까 더 어렵지요. 그렇지만 조금만 참고 열심히 일하면 좋은 일들이 있을 겁니다. 힘들어도 조금만 참고 일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직장에서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저희가 의논 상대가 되어 드릴테니까 꼭 찾아주세요. 오늘 수료하고 여러분과의 관계가 끝나는 게 아닙니다. AS도 있습니다.“(웃음)
특히 릴리 씨는 27일 월요일부터 시내 중심가의 호텔에 출근을 하게 되었다고 좋아합니다. 좋은 직업을 찾기를 원하던 릴리 씨에게는 새로운 생활이 열리게 된 셈입니다. 펠리파 씨는 아직 어린이집에 다니는 막내가 있어서 조금 늦게 출근해도 되는 곳을 지원했는데 역시 곧 일할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두 분 모두 파이팅하시고 좋은 이야기 많이많이 들려 오기를 기대합니다.
첫댓글 우와! 너무 잘 되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그 한 사람을 위한 녹색의 역사와 힘이 느껴집니다. 계속 잘 이어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거창한 구호와 큰 틀도 필요하겠지만, 이웃의 삶에 피부에 맞닿아 있는 녹색! 고맙습니다.
이웃의 삶에 기뻐해주는 당신이 아름답습니다.
좋은 소식 이어지면 올리겠습니다.
일을 잘하고 있나 너무 궁금한데 소식이 없어서 살짝 문자를 보냈더니 매우 바빠서 녹색에 못 들렀다는군요. 바쁘다는 그 말이 얼마나 반가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