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많은 나라들이 영화 산업의 위기를 겪었지만, 일본과 프랑스는 불황을 극복하고 영화 산업을 되살리는 데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며 두 나라가 어떤 방식으로 위기를 극복했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일본: 애니메이션과 다양성 전략으로 부활
① 배경: 2000년대 일본 영화 산업의 위기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일본 영화는 헐리우드 영화에 밀려 극장 수익이 급감했고 제작비 대비 흥행 수익이 낮았고, 일본 국내 영화의 점유율이 30%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극장 관객 수가 줄어들고, 제작사들은 점점 더 상업적인 영화만 제작하면서 다양성이 사라지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② 극복 전략
(1) 애니메이션 산업 강화
일본 영화계는 실사 영화 대신 애니메이션을 적극 육성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2001년, 스튜디오 지브리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일본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우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했고 <너의 이름은>(2016), <귀멸의 칼날>(2020) 같은 애니메이션 영화가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며 산업을 견인했습니다.
애니메이션은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들고, 해외 시장에서도 수출이 쉬운 장점이 있습니다.
(2) 일본 영화의 다양성 확대
기존의 상업 영화 중심 제작에서 벗어나 독립영화, 실험적인 영화, 문학 작품을 기반으로 한 영화들이 다시 제작되기 시작했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2018)은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일본 영화의 예술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미이케 타카시, 나카시마 테츠야 같은 감독들도 독창적인 스타일로 해외 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3) 국내 영화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극장 지원
일본 정부는 일본 영화가 극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일정 비율의 상영 시간을 확보하는 정책을 도입했습니다.
이로 인해 일본 영화가 헐리우드 영화와 경쟁할 기회를 얻었고, 점차 시장 점유율을 회복했습니다.
2020년대 들어 일본 영화 점유율은 60~70% 수준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③ 결과: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
일본 영화와 애니메이션은 현재 아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콘텐츠가 되었습니다.
특히 OTT 플랫폼(넷플릭스, 디즈니+)에서도 일본 애니메이션과 영화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수익 모델이 다양해졌습니다.
2. 프랑스: 정부 지원과 예술 영화 중심의 산업 유지
① 배경: 1980~1990년대 프랑스 영화의 침체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의 유입으로 프랑스 영화가 점점 극장에서 밀려나기 시작했고 상업 영화 중심으로 제작되면서 프랑스 영화 특유의 예술성과 다양성이 줄어들었고, 관객 수도 감소했습니다.
② 극복 전략
(1) 강력한 정부 지원 정책 (시네마 법)
프랑스는 영화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CNC(프랑스 국립영화센터)를 통해 영화 제작, 배급, 상영을 적극 지원했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영화 티켓 가격의 일정 부분을 영화 제작 지원 기금으로 적립해 독립 영화나 예술 영화를 제작하는 데 사용했습니다.
또한, TV 채널과 OTT 플랫폼이 프랑스 영화를 일정 비율 이상 투자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을 도입하여 제작비 확보를 도왔습니다.
(2) 독립 영화와 예술 영화 중심의 경쟁력 강화
프랑스 영화계는 헐리우드 영화와 정면 승부하기보다, 예술성 높은 영화를 제작해 차별화를 시도했습니다.
예를 들어, 칸 영화제를 통해 예술 영화와 신인 감독을 발굴하고 국제적인 홍보를 강화했습니다.
2001년 <아멜리에>같은 작품이 전 세계적으로 성공하며 프랑스 영화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3) 극장과 OTT의 균형 유지
프랑스는 극장을 보호하기 위해 OTT 플랫폼에서 프랑스 영화를 먼저 개봉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법을 만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극장 중심의 영화 생태계를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넷플릭스, 아마존 같은 글로벌 플랫폼과 협업을 통해 수출 시장을 확대했습니다.
③ 결과: 프랑스 영화 산업의 부활
현재 프랑스는 연간 300편 이상의 영화를 제작하며, 유럽에서 가장 활발한 영화 시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헐리우드 영화와 경쟁하면서도 프랑스 영화만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지속적인 성장에 성공했습니다.
한국 영화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전략
① 일본 사례 적용: 애니메이션과 장르 다양화
한국도 애니메이션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글로벌 시장에 수출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IP(지적 재산권)를 개발할 필요가 있으며 특정 장르(범죄, 액션)에만 집중하지 않고 SF, 판타지,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를 개발해야 합니다.
② 프랑스 사례 적용: 정부 지원 및 예술 영화 활성화
정부 및 공공 기관의 영화 지원 정책을 강화하고, 독립 영화와 신인 감독을 위한 지원을 늘려야 합니다.
한국 영화의 예술적 강점을 살려 해외 영화제와 협업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영화의 브랜드를 강화해야 합니다.
③ OTT와 극장의 균형 유지
극장과 OTT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극장 개봉 후 일정 기간이 지나야 OTT에서 볼 수 있도록 조정하는 방식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일본과 프랑스는 각자의 방식으로 영화 산업의 위기를 극복했습니다.
일본은 애니메이션과 장르 다양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었고, 프랑스는 강력한 정부 지원과 예술 영화 강화를 통해 자국 영화 산업을 보호하며 성장시켰습니다.
한국도 이러한 사례를 참고하여 위기를 극복하고, 영화 산업을 다시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작성자 로더리고
사진 출처 구글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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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와.. 영화계 관계자세요?ㄷㄷ 양질의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이번 정부들어 독립영화 제작지원이 대폭 삭감됐죠. 스포츠로 치면 독립영화가 유소년 스포츠나 마찬가진데
알게 모르게 이런 지원금들이 많이 삭감됐죠.. 미래를 위한 투자들이 대부분..
경기침체와 맞물린 OTT성장을 영화계가 이겨낼수 있을까요. 쉽지않다고 봅니다.
결국 정부의 투명하고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산업 분야 같아요. 팬데믹 이후 우리 나라 정부 상황을 보면 영화계가 왜이렇게 벼랑 끝 까지 몰렸는지 이해가 갑니다.. 제발 정상적인 정부가 들어서서 우리들 좋은 작품들 많이 볼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