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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 02. 18
淸國 北洋大臣 李鴻章(1823~1901)이 朝鮮 領相 橘山 李裕元에게 보낸 書信
<1910년 朝鮮이 망하기 직전의 無力한 朝鮮>
[便紙譯文]
귤산(橘山 : 영의정 이유원의 호) 존형(尊兄)!
태사(太師 : 영의정) 각하(閣下)!
지난 두 달 동안 왕래(往來)한 편지(便紙)를 정월(正月)에야 정리(整理)하면서 지난해 12월 15일에 보내주신 혜서(惠書> 편지의 높임 말)를 접(接)하게 되었습니다.
존형(尊兄)께서는 국제 간(國際間)에 외교(外交)라고 하는 것은 반복(反覆)해서 그 득실(得失)을 미루어 고구(考究)하고 정세(情勢)를 해부(解剖)하여 분석(分析)하시며 충성(忠誠)스런 모사(謀事)와 훌륭한 계획(計劃)에 충심(衷心)으로 감복(感服)해 마지않습니다.
말씀하신 내용(內容) 가운데 수령(修齡> 장수하도록 진심으로 닦음)을 다스리는 이양(頤養./ 養生)의 방법(方法)을 견주어 살펴보면 정치인(政治人)은 평장 대정(平章大政>堂. 宋代의 宰相官名)과 같이 적(敵)의 침략(侵略)을 막아내어 나라를 굳게 지키며 그리하여 국민(國民)이 함께 좋아하고 송축(頌祝)하기에 이른다면 그것이 우리네 공직자(公職者)의 장수 비결(長壽秘訣)이 아니겠소이까?
일본(日本)과 귀국(貴國)이 교린(交隣)을 맺는 고래(古來)의 여러 절차를 시사해 주실 것을 말씀하셨는바 왜인(倭人)의 성정(性情)이 야생마(野生馬) 같아 사악(邪惡)하며 교활(狡猾) 한 데다가 욕심(慾心)까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귀국(貴國)에서 한번 정(定)한 방침(方針)을 바꾸지 않고 그때그때 저들의 행태(行態)에 알맞게 대응(對應)하고 있는 것은 그 이번의 계책(計策) 보다 진 일보(進一步)한 것입니다. 작년에 주왜(駐倭) 공사(公使)로 있는 하시강(何侍講)이 글을 보내왔는데 왜인(倭人)들이 여러 차례(次例) 한국(韓國)을 소개해 달라고 진정(陳情)하고 귀국(貴國)과의 진심(眞心)으로 화목(和睦)하게 지내기를 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양쪽이 서로 속을 염려가 없다면 비인(鄙人> 자기를 낮추어 부르는 말)의 생각으로는 예(禮)부터의 교제(交際)의 도(道)를 지키면서 마땅하게 응대(應待)하면 원수(怨讐)의 사이라도 돕는 처지(處地)가 될 것이고 마땅히 대접(待接)을 하지 못하면 과거(過去)에 서로 돕던 사이라 하여도 원수(怨讐) 지간이 될 것입니다.
왜인(倭人)의 말이 반듯이 성의(誠意) 가운데서 나온 것은 아니지만 오히려 기미를 보이면서 이 쪽의 바라는바 대로 선도(先導)하고 다툴만한 단서(但書)를 미리 막아 간다면 두 나라가 서로 오래도록 집목(輯睦> 서로 화목함)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일찍이 제가 부친 글 속에서 감히 권한 내용입니다.
주의하실 일은 저들이 무엇인가의 구실(口實)로 핑계 댈 때까지 의심(疑心)하고 싫어하는 기색(氣色)을 먼저 보이지 말라는 것입니다. 요사이 일본이 행하는 일들을 살펴보면 모두 사리(事理)에 어긋나고 잘못되어 있어서 도무지 속마음을 헤아릴 길이 없습니다.
무슨 일에 있어서나 그저 친밀(親密)하게 하지 말고 대충의 줄거리나 설명(說明)하는 정도(程度)로 해서 나중에 터질지도 모르는 사고(事故)를 일찍이 방지(防止)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일본(日本)이 비년(比年> 근년) 이래 서양(西洋)의 법을 우러러 숭상(崇尙)한 나머지 온갖 일의 실마리를 서양식(西洋式)으로 꾸려가고 있으며 스스로 그것을 부강(富强)하게 하는 방법(方法)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해가다가 결국(結局) 재정(財政)이 텅 비게 되고 국채(國債> 나라 빚)가 쌓이게 되니까 부득불(不得不) 전쟁(戰爭)이나 분쟁(分爭)을 일으켜서 바야흐로 판도(版圖)를 넓힌 다음에 그 비용(費用)을 빼앗는 나라로 하여금 대신 갚게 하고 있습니다.
저들 왜국(倭國)의 사나운 집의 강우(彊宇)가 우리와 서로 바라보이는 곳이라는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유구(琉球)는 수백 년(數百年)을 이어온 옛 나라입니다 만은 아직 개항(開港) 하지 않은 것이 무슨 죄(罪)가 되는지 일본이 금년 봄에 갑자기 병선(兵船)을 보내어 임금을 구속(拘束)한 다음 왕위(王位)에서 물러가게 하고 그 강토(疆土)를 병탄(倂呑)해버린 것입니다.
중국(中國)과 귀국(貴國)의 경우(境遇)에 있어서도 이러한 일본의 움직임을 엿보고 있노라면 언제 해(害)를 입을지 그 장래(將來)를 보장(保障)하기가 어렵다는 점에서는 공통(共通)된다고 할 것입니다.
중국(中國)의 병력(兵力)이나 군량(軍糧)은 일본(日本)의 10배(倍)가 됩니다마는 스스로 헤아려서 오히려 더 증강(增强)하도록 힘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을 귀국(貴國)의 입장(立場)으로 대신(代身)하여 시험(試驗) 해 본다고 하면 아무리 잘 살펴보아도 주저(躊躇)해 집니다.
이때에 이르러 중국(中國)의 경우(境遇)를 귀국(貴國)에 알맞게 본(本) 뜨려면 비밀리에 무력을 닦고 군량미(軍糧米)와 군비(軍備)를 갖추며 삼가 굳게 지키되 마땅히 소리도 내지 말고 기색(氣色)도 보이지 않아야 합니다.
무릇 외국(外國)과의 교린(交隣)이나 각각(各各)의 조약(條約)을 지킬 때 수중(手中)에 넣고 마음대로 놀리듯이 적절(適切)하게 선용(善用)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내가 그 끝에 올라타고 권용(拳勇)을 남용(濫用)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오직 하루아침에 어떤 일이 발생(發生)하였을 때에 저 쪽이 굽고 내가 곧을 때에만 사용(使用)한다면 승부(勝負)는 자연스럽게 나뉘는 것입니다. 또한 생각해 보면 귀국(貴國)을 옛 부터 우문 지방(右文之邦> 학문과 문학을 숭상하는 나라)으로 불러오지 않았습니까?
그렇다 보니 재력(財力)도 여유(餘裕) 있게 갖추고 있지도 않을 것입니다. 지금부터라도 곧장 정돈(整頓)하는 계획(計劃)을 빨리 세워야 합니다. 그렇다고 이 일이 아침저녁으로 그 공효(功效> 공들인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듣자니 지금 현재(現在)도 日本에서 봉상(鳳翔)과 일진(一進)이라는 두 전함(戰艦)을 오래전부터 귀국(貴國)의 부산포(釜山浦) 밖에 머물게 한고 거포(巨砲)를 동원(動員)하여 조련(調練)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들이 무슨 뜻으로 그런 짓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설령(設令) 이러한 일들이 반복(反復)해서 일어난다고 해여도 중국(中國)은 힘을 다해서 귀국(貴國)을 도울 것입니다마는 귀국(貴國)과 중국(中國)은 거리가 멀기 때문에 마침내 그 일이 저질러진 다음에야 도움의 손길이 미치지나 않을까 두렵습니다.
더욱 염려(念慮) 스러운 것은 일본(日本)이 서양인(西洋人)을 널리 초빙(招聘)하여 수군(水軍)과 육군(陸軍)의 병법(兵法)을 가르치고 훈련(訓練)을 시키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들의 돌쇠 뇌포(腦胞)만 보아도 견고(堅固)하고 날카롭기는 하지만 비록 만개(萬個)가 있어도 서양인(西洋人)의 대포(大砲)에 미치지는 못할 것인데 황차(況且) 태서(泰西> 서양(西洋) 각국(各國)을 우러러 모시고 있으니 과연 그 서양(西洋) 세력(勢力)을 빌어서 자신의 것처럼 내세우며 이웃나라를 침모(侵侮> 침략하고 업신여김)하고 있는 그 형세(形勢)를 귀국(貴國)으로서는 오히려 대적(對敵) 하기 어려운 상대(相對)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해 전(前)에 서양인(西洋人)들이 통상(通商)을 하려고 귀국(貴國)에 갔었는데 보는 족족 물리치므로 할 수없이 쫓겨 왔는데 귀국(貴國)의 뜻이 무엇인지 끝내 석연(釋然)하지가 않습니다.
만일(萬一)에 일본(日本)이 영국(英國)이나 불란서(佛蘭西), 미국(美國)에 몰래 찾아가서 부두(埠頭)를 열고 통상(通商)하는 이익을 말하며 유혹(誘惑)하여 아라사(我羅斯> 러시아)의 진출(進出)을 막는데 서로 의합(意合) 한다면 결국(結局)에 있어서 척토(拓土> 토지를 개척함)의 음모(陰謀)로 유도(誘導)하게 되어 귀국(貴國)의 국토(國土)를 침범(侵犯)하는 것인데 그때에 저 막강(莫强)한 서양(西洋)의 세 나라와 일본을 대항(對抗)하려면 귀국의 국세(國勢)로는 고주(孤注> 노름꾼이 나머지 돈을 걸고 막판 승부를 함)를 걸 수밖에 없는 큰 싸움이 될 것인데 과연 승산(勝算)이 있는 싸움인지 마음속으로 걱정이 또한 클 것입니다.
중국(中國)에서 세상(世上)에 급(急) 한 일에 관(關)하여 잘 아는 자들이 귀국(貴國)의 문제(問題)에 대하여 의논(議論)하여 사후(事後)에야 이 일을 돕자는 의견(意見)을 내고 요로(要路)에서 늦게 접수(接受)하게 된다면 그것이 어찌 사전(事前)에 요청(要請)하여 준비(準備) 한 것과 같겠습니까?
이을 쉽고 사람을 평안(平安)하게 하는 길을 논(論) 할 때에 과연 나라의 관문(關門)을 굳게 닫고 끝까지 지키기만 하는 것이 어찌 최선(最善)의 방법이 아닐 것인가 마는 서양인(西洋人)들이 그 날카로운 칼날에ㅔ 의지하고 지구(地球)의 모든 나라의 어디든지 드나들지 않을 곳이 없는 그 엄청난 힘과 같을 수는 없습니다.
이것은 실로 개벽(開闢)이래 일찍이 없었던 국면(局面)이요 자연(自然)의 섭리(攝理)이지 사람의 힘으로 금(禁)하고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귀국(貴國)은 이미 부득이(不得已) 일본(日本)과 통상조약(通商條約)을 맺고 개항(開港)하였다고 하니 각국(各國)이 반듯이 통상(通商)을 하려는 마음이 생길 것이고 일본은 이러한 서양인(西洋人)들의 관심(關心)을 기화(奇貨:잘못된 일을 나쁘게 이용함)로 삼아서 나쁜 일을 저지를 것입니다.
지금 이때에 귀국(貴國)에서 세울 계책(計策)은 독(毒)으로서 독(毒)을 공격(攻擊)하는 것, 적(敵)으로서 적(敵)을 누르는 방법(方法)을 쓰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서 이 기회(機會)를 타고 차례로 태서(泰西> 서양)제국(諸國)과 교린(交隣) 관계(關係)를 가지고 日本을 견제(牽制)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저들 일본인(日本人)들은 남을 속이는 힘에 의지(依持)하여 경탄(鯨呑:고래가 작은 고기를 삼킴)하듯이 귀국(貴國)을 잠식(蠶食)할 음모(陰謀)를 꾸미고 있는 것입니다. 유구(琉球)를 폐멸(廢滅)시킨 한 가지 일이 그 음모(陰謀)의 단예(端倪:일의 처음과 끝)가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인데 지금 귀국(貴國)에서는 이 문제(問題)에 대하여 아무런 대비(對備)를 하고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일본이 두려워하고 복종(僕從)하는 것은 바로 <태서(泰西)>입니다. 조선(朝鮮)의 힘만으로 일본의 침략(侵略)을 제지(制止)하기에는 조금 부족(不足) 하지 않는가 하는 우려(憂慮)가 없지 않습니다마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태서(泰西)의 여러 나라와 통상조약(通商條約)을 맺은 여력(餘力)을 몰아서 일본(日本)을 제압(制壓)한다면 혹시(或是) 이유(理由)가 있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태서(泰西)는 아라사(我羅斯:러시아)와 함께 얻은 바가 없지 않은 까닭에 여러 나라를 빼앗고 멸망(滅亡)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은 대개 각국(各國)과 교섭(交涉)하여 서로 통상(通商)하며 공사(公使)로 하여금 나라와 나라 사이를 오고 가게 하여 업무(業務)를 수행(遂行)토록 합니다.
지난해에 토이기(土耳其:터키)가 아라사(我羅斯)를 쳤습니다. 그 형세(形勢)가 매우 험악(險惡)했는데 영국(英國)과 오지리(奧地利> 오스트라리아)에서 나서서 그 문제(問題)를 가지고 따졌습니다.
아라사(我羅斯)는 처음에 군대(軍隊)를 철수(撤收) 하기 싫어했으나 영국(英國)과 오국(奧國)의 권유(勸誘)로 철병(撤兵)하고 나니까 상황(狀況)이 토이기(土耳其)를 고립무원(孤立無援: 외톨이가 됨)하게 만들어서 결국(結局)은 아라사인(我羅斯人)들이 그 이익(利益)을 홀로 누리게 되었습니다.
또 가장 적절(適切)한 비유(比喩)를 하나 더 들을 수 있겠는데 구주(歐洲)에 있는 비리시(比利時:벨기에)와 단맥(丹麥:덴마크)입니다.
이 나라들은 모두 극히 작은 나라들입니다마는 여러 나라와 통상조약(通商條約)을 맺고 교린(交隣)하게 되니 드디어 어떤 나라도 감(敢) 히 함부로 침해(侵害)하여 욕(辱) 보이는 일이 없게 된 것입니다.
이것은 모두 강약(强弱)이 상조(相助)하여 잘 유지(維持)해 가는 분명(分明)한 증거(證據)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또 멀리 몇 만리(萬里)나 떨어진 타국(他國)을 공략(攻略)한다고 하는 것은 옛날 사람에게는 불가능(不可能) 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의 서양(西洋) 사람들 특(特) 히 영국(英國), 불란서(佛蘭西), 독일(獨逸), 미국(美國) 등(等)의 여러 나라 사람들은 그 먼 수만리(數萬里)나 되는 거리(距離)를 여러 척(隻)의 배를 몰고 국경(國境)을 넘어와서 본래(本來)부터 다른 것을 요구(要求)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통상(通商)을 해서 물건을 사고파는 장사를 하자는 그 작은 일을 요구(要求)하는데 불과(不過)합니다.
아라사(我羅斯)가 자금 차지하고 있는 고패도(庫貝島)와 수분하(綏芬河) 그리고 도문강(圖們江) 일대는 모두 귀국(貴國)과도 붙어 있는 땅이기 때문에 그 형세(形勢)가 급박(急迫)합니다.
만약(萬若) 귀국(貴國)에서 영국(英國)이나 독일(獨逸)과 통교(通交)했더라면 비단(非但) 일본(日本)을 견제(牽制)하는데 머물지 않고 아라사(我羅斯)의 사규(伺窺:몰래 엿봄)까지도 막았을 것이며 아라사(我羅斯)도 반드시 귀국(貴國)과 순순히 강화(講和)하고 통교(通交)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참으로 일이 이 지경(地境)에 이르렀으면 마음을 바꾸어서 역량(力量)을 변통(變通)하는 쪽으로 당초(當初)의 계획(計劃)을 고칠 필요(必要)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별도(別途)로 항구(港口)를 열 필요가 없이 이전(以前)부터 일본(日本)과 통상(通商)하기로 정(定)한 항구(港口)를 다른 나라와의 창구(窓口)로도 삼는다면 모든 나라들이 그곳에 와서 자기들의 소용(所用)에 닿을 만큼만 나누어 가질 것입니다.
귀국(貴國)에서 일본(日本)의 무역(貿易)에 대(對)하여 만약(萬若) 관세(關稅)를 정(定)하기로 하면 식량(食糧)에 관(關)한 항목(項目)은 모자람이 없는지 각별(各別)이 살펴서 보완(補完) 하셔야 할 것입니다. 통상(通商)을 하다 보면 그 정황(情況)에 익숙해져서 무기류(武器類)는 어렵지 않게 변통(變通)하여 살 수가 있습니다만 식량(食糧)은 그렇지 못합니다.
수시(隨時)로 관원(官員)을 다시 파견(派遣)하여 통상(通商)을 약정(約定)한 나라들에 보내서 특별(特別) 한 일이 아니더라도 그저 평상시(平常時)의 기쁨과 슬픔이라 든가의 사소(些少)한 문후(問候)라도 묻는 평소(平素)의 정의(情誼)를 쌓아두면 갑자기 어떤 나라가 무례(無禮)하게도 침공(侵攻) 해 왔다고 할 때에 통상(通商)을 약정(約定)한 나라들에게 이 사정(事情)을 통고(通告)하게 되면 저들이 모여 공론(公論)에 붙여서 의논(議論)한 다음 함께 북을 울리며 반격(反擊)할 것이니 일본(日本)의 무리라 하더라도 사납기 그지없는 짓을 하지 못할 것입니다.
귀국(貴國)도 역시(亦是) 멀리에 있는 나라와 사귀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일에 따라서 서로 필요(必要) 한 것을 의논(議論)하여 구득(求得)하고 일에 따라 강유(剛柔)를 적절(適切) 히 써서 서로의 좋은 관계(關係)를 유지(維持)해 가면서 협력(協力)하고 돕도록 조종(操縱)한다면 남을 억누르고 구속(拘束)하려는 일본(日本)의 술책(術策)을 막아내는 데 있어서 이보다 나을 수가 없고 아라사(我羅斯)인의 책동(策動)도 방어(防禦)하는 대비책(對備策)으로 이보다 앞서는 것은 없는 것입니다.
근일(近日)에 각국(各國) 공사(公使)가 우리 총리(總理) 아문(衙門)에 와서 귀국(貴國)에서 시행(施行)한 서교(西敎)에 대하여 내린 금압령(禁壓令:趙大妃가 내린 天主敎 彈壓命令)을 염두(念頭)에 두고 있기 때문인지 조심스럽게 귀국(貴國)과의 상무(商務)에 관해서 여러 차례 중간(中間) 역할을 부탁(付託)해 왔습니다.
귀국(貴國)이 자주국가(自主國家)인 것을 다 알고 있는 터에 어찌 우리 같은 사람들이 이렇게 큰일에 나서서 간여(干與)할 수가 있겠습니까마는 생각해 보면 중국(中國)과 귀국(貴國)은 우리 정부(政府)에서도 감싸주기를 한 집안 같은 정의(情誼)로 지내왔는데 그 정도(程度)가 어찌 입술과 이가 서로 의지(依持)하는 수준(水準) 일뿐이겠습니까?
귀국(貴國)의 근심(根尋)이 곧 중국(中國)의 근심(根尋)이요 이른바 월조 대모(越俎大謀> 자기 직분을 넘어서 남의 일을 간섭하고 해결하려고 함)도 꺼리지 않고 해왔습니다.
귀국의 대군주(大君主)께서 핵심(核心)을 살펴주기를 바라시면 간절(懇切)하고 애틋한 마음을 서슴지 않고 말씀을 드리고 널리 정신(廷臣> 조정의 신하)을 모아 깊이 생각하고 걱정하여 그 가부(可否)를 비밀리에 의논(議論) 했으며 낮고 속된 말로나마 거짓 없이 그 방책(方策)을 말씀드리고 이어서 그 대략(大略)을 이해(理解)하시도록 하였던 것입니다.
우리 총리(總理) 아문(衙門)에서도 역시(亦是) 귀국(貴國)의 통상(通商)에 관한 의사(意思)가 여러 나라에 잘 전달(傳達)되도록 오래 동안 바라 왔으며 때가 오기를 기다려서 각국(各國)의 공사(公使)들과 기회(機會)가 마련되면 주제(主題)에 맞는 말을 골라 쓰면서 천천히 성사(成事) 되도록 중간(中間)에서 조종(操縱)할 생각입니다.
종전(從前)에는 태서(泰西:서양)의 여러 나라들도 중국을 이용할 기회가 많았으므로 입약(立約:조약을 맺음)할 때에 힘을 합해서 끼어들려고 하고 있지마는 일을 이루기 위해서 예물(禮物)을 주는 것이 아니라 전쟁(戰爭)을 일으킬 것처럼 위협(威脅)해서 꼼짝 못 하게 하는 일이 허다(許多)하다는 것을 원근(遠近)의 소문(所聞)을 들어서 익히 아실 줄 믿습니다.
귀국(貴國)이 아무 일 없을 때에 통상조약(通商條約)을 맺게 되면 저들(태서인> 서양인)도 기쁘게 나와서 엉뚱한 요구(要求)를 하는, 예컨대 아편 담배를 팔고 하거나 내지(內地)에 서교(西敎> 천주교)를 전파(傳播)하여 무릇 폐단(弊端)을 일으킬 단계(段階)에까지는 이르지 않을 전망(展望)입니다.
만일(萬一) 저들 태서인(泰西人)들이 아편을 팔고 천주교(天主敎)를 전파(傳播)하고자 한다면 금지(禁止)하는 법령(法令)을 반포(頒布)하여 극렬(極烈) 막으시고 인민(人民)들이 반듯이 고발(告發)하도록 조치(措置) 해야 합니다.
폐처(敝處> 자기 근무처에 다한 謙稱)에서도 그 일과 때에 맞추어 참작(參酌)할만한 소견(所見) 한두 가지를 귀국(貴國)을 위(爲)하여 충성(忠誠)을 다하는 뜻으로 말씀드리는 것이니 참고(參考) 하신다면 대국(大局> 나라의 큰 형세)을 주도(主導)해 가시는 데에 모자람이 없을 것입니다.
상대(相對)를 알고 나를 알면 마땅히 용간(用間)> 간첩을 씀)을 해서라도 이해(理解)에 대응(對應)하는 계책(計策)으로 오직 실리(實利)를 도모(圖謀)하는 것이 병가(兵家:군사의 전문가)가 숭상(崇尙)하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불란서의 교사(敎士> 선교사)인 최승경(崔勝經)이란 자를 貴國에서 잡아 가두었을 적에 그 나라의 使臣이 北京에 있었으므로 나에게 와서 완곡(婉曲:핵심을 피하여 둘러서 말함)하게 請하기를 예부(禮部)에서 공문(公文)을 조선(朝鮮)에 띄워 최승경(崔勝經)을 석방(釋放)시키도록 해달라고 했습니다.
실로 양국(兩國) 사이의 분쟁(分爭)을 쉽게 하기 위한 조정(調整)에 나서 달라는 요청(要請)이었으므로 스스로 그 사실(事實)을 귀국(貴國)에 조회(照會)하여 볼 필요(必要)가 있겠다고 생각하여 제가 귀국(貴國)에 공문(公文)을 보냈고 또 귀국(貴國)에서도 봉함(封緘: 봉투에 넣어 봉한 편지)을 보냈던 것입니다.
이 모든 일들 감히 자세히 보고 그 곡절(曲折)에 대하여 마음속에 있는 깊은 뜻을 은밀(隱密)하게 전(傳)하는 그것이 순순(諄諄:거듭 이르고 가르침)한 교린 지도(交隣之道> 이웃나라와 사귀는 길)가 아니겠습니까?
안부(安否)를 다시 여쭈면서 할 말은 많으나 이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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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原文]
橘山尊兄 太師閣下.
귤산존형 태사각하.
正月抄. 往復來椷. 施於二月間. 接到客臘望日惠書. 反覆於邦交一事. 推究得失. 剖析情勢. 忠謀碩劃.
정월초. 왕복내감. 시어이월간. 접도객랍망일혜서. 반복어방교일사. 추구득실. 부석정세. 충모석획.
傾佩無涯. 比審頣養修齡. 平章大政. 保彊禦侮. 措注咸宜. 至爲企頌. 承示日本與貴國交隣各節.
경패무애. 비심신양수령. 평장대정. 보강어모. 조주함의. 지위기송. 승시일본여귀국교린각절.
倭人性情桀驁貪狡. 爲得於進前之計. 貴國隨時應付. 定自不易. 客歲駐倭公使何時講來書. 屢陳倭人請爲介紹.
왜인성정걸오탐교. 위득어진전지계. 귀국수시응부. 정자부역. 객세주왜공사하시강래서. 루진왜인청위개소.
與貴國誠心和好. 兩無虞詐. 鄙人思自古交際之道. 因應得其宜則. 仇敵可爲外援. 因應未得其宜則.
여귀국성심화호. 양무우사. 비인사자고교제지도. 인응득기의칙. 구적가위외원. 인응미득기의칙.
外援可爲仇敵. 倭人之言. 未必由中. 尙冀迎機善導. 杜彼爭端. 永相輯睦. 是以曾寓書奉勤. 勿先示以猜嫌.
외원가위구적. 왜인지언. 미필유중. 상기영기선도. 두피쟁단. 영상집목. 시이증우서봉근. 물선시이시혐.
至令藉爲口實也. 近察日本行事乘謬. 居心叵測. 宜早爲之防. 有不能不密陳梗槪者. 日本比年以來. 宗尙西
지령자위구실야. 근찰일본행사승류. 거심파측. 의조위지방. 유불능불밀진경개자. 일본비년이래. 종상서
法. 營造百端. 自謂己得富强之術. 然因此致庫藏空虛. 國債累累. 不得不有事. 而方冀拓版圖以償所費.
법. 영조백단. 자위기득부강지술. 연인차치고장공허. 국채누누. 부득불유사. 이방기척판도이상소비.
其彊宇相望之處. 北則貴國. 南則中國臺灣也. 所注意者. 琉球係數百年舊國. 並未開罪於日本. 今春忽發兵船.
기강우상망지처. 북칙귀국. 남칙중국대만야. 소주의자. 유구계수백년구국. 병미개죄어일본. 금춘홀발병선.
刼廢其王. 呑其疆土. 其於中國與貴國. 難保將來不伺隙以逞. 中國兵力餉力. 十倍日本. 自忖尙可勉支.
겁폐기왕. 탄기강토. 기어중국여귀국. 난보장래불사극이령. 중국병력향력. 십배일본. 자촌상가면지.
惟嘗代貴國. 審度躊躇. 似宜及此時. 密修武備. 籌餉鍊力. 愼固封守. 仍當不動聲色. 善爲牢籠. 凡交隣事宜.
유상대귀국. 심도주저. 사의급차시. 밀수무비. 주향연력. 신고봉수. 잉당부동성색. 선위뢰롱. 범교린사의.
各守條約. 勿予以可乘之端. 一朝有事則. 彼曲我直 勝負攸分. 第思貴國向稱右交之邦. 財力非甚充裕.
각수조약. 물여이가승지단. 일조유사칙. 피곡아직 승부유분. 제사귀국향칭우교지방. 재력비심충유.
卽今迅圖整頓. 非朝夕所能見功. 現聞日本派鳳翔日進兩戰艦. 久駐釜山浦外操鍊巨砲. 不知何意. 設有反覆.
즉금신도정돈. 비조석소능견공. 현문일본파봉상일진양전함. 구주부산포외조련거포. 부지하의. 설유반복.
中國竭力相助. 而道里遙遠. 終恐緩不及事. 尤可慮者. 日本廣聘西人. 敎鍊水陸兵法. 其船礮之堅利. 侵侮隣邦.
중국갈력상조. 이도리요원. 종공완불급사. 우가려자. 일본광빙서인. 교련수륙병법. 기선포지견리. 침모린방.
往歲西人欲往貴國通商. 雖見斥而去. 其意終不釋然. 萬一日本陰往英法美諸國. 誘以開埠之利. 抑與俄羅斯相合.
왕세서인욕왕귀국통상. 수견척이거. 기의종불석연. 만일일본음왕영법미제국. 유이개부지리. 억여아라사상합.
導之以拓土之謀. 則貴國勢成孤注. 隱憂方大. 中國識時務者. 僉議以爲接救於事後. 不如代籌於事前. 夫論息事寧人之道.
도지이척토지모. 칙귀국세성고주. 은우방대. 중국식시무자. 첨의이위접구어사후. 불여대주어사전. 부론식사령인지도.
果終閉關自守. 豈不甚善. 無如西人恃其鏢銳. 地球諸國無不往來. 實開闢以來未有之局面. 自然之運. 非人力所能禁遏.
과종폐관자수. 개불심선. 무여서인시기표예. 지구제국무불왕래. 실개벽이래미유지국면. 자연지운. 비인력소능금알.
貴國旣不得已. 而與日本立約通商. 以開其端. 各國必將從而生心. 日本轉若視以奇貨. 爲今之計. 似宜用以毒攻毒.
귀국기부득이. 이여일본입약통상. 이개기단. 각국필장종이생심. 일본전약시이기화. 위금지계. 사의용이독공독.
以敵制敵之策. 乘機次第亦與泰西各國立約. 藉以牽制日本. 彼日本恃其詐力. 以鯨呑蠶食爲謀. 廢滅琉球一事. 現露端倪.
이적제적지책. 승기차제역여태서각국입약. 자이견제일본. 피일본시기사력. 이경탄잠식위모. 폐멸류구일사. 현로단예.
貴國無以備之. 然日本之所畏服者. 泰西也. 以朝鮮之力制日本. 或虞其不足. 以統與通商制日本則. 綽或有餘. 泰西通俄.
귀국무이비지. 연일본지소외복자. 태서야. 이조선지력제일본. 혹우기부족. 이통여통상제일본칙. 작혹유여. 태서통아.
亦不得無故奪滅人國. 蓋各國互相通商. 而公使行乎其間. 去歲土耳其爲俄所伐. 勢幾岌岌. 英奧諸國出而爭論.
역부득무고탈멸인국. 개각국호상통상. 이공사행호기간. 거세토이기위아소벌. 세기급급. 영오제국출이쟁논.
俄始厭兵而退. 向使土國孤立無援. 俄人己獨享其利. 又歐洲之比利時丹麥皆極小之國. 其與各國立約. 遂無敢妄肆侵陵者.
아시염병이퇴. 향사토국고립무원. 아인기독향기이. 우구주지비리시단맥개극소지국. 기여각국입약. 수무감망사침능자.
此皆强弱相維之明證也. 且越國攻遠. 古人所難. 西洋英法德美諸邦. 距貴國數萬里. 本無他求. 其志不過通商.
차개강약상유지명증야. 차월국공원. 고인소난. 서양영법덕미제방. 거귀국수만리. 본무타구. 기지불과통상.
俾護過境船雙耳. 至俄國所據之庫貝島. 綏芬河. 圖們江一帶. 皆與貴國接壤. 形勢相逼. 若貴國先與英德交通.
비호과경선쌍이. 지아국소거지고패도. 수분하. 도문강일대. 개여귀국접양. 형세상핍. 약귀국선여영덕교통.
不但牽制日本. 幷可杜俄伺窺. 而俄亦必遂於講和通好矣. 誠及此 時. 轓然改圖. 量力變通. 不必別開口港.
부단견제일본. 병가두아사규. 이아역필수어강화통호의. 성급차시. 번연개도. 양역변통. 불필별개구항.
但取日本通商之處. 多來諸國. 其所分者. 日本之貿易. 貴國若定關稅則. 餉項不無所裨. 熟其商情則軍械不難購辨.
단취일본통상지처. 다래제국. 기소분자. 일본지무역. 귀국약정관세칙. 향항불무소비. 숙기상정칙군계불난구변.
更隨時派員. 分往有約之國. 通聘問情誼. 平時旣休戚相關. 倘遇一國有侵作無禮之事. 有約國公議. 共作鳴鼓之攻.
경수시파원. 분왕유약지국. 통빙문정의. 평시기휴척상관. 당우일국유침작무례지사. 유약국공의. 공작명고지공.
庶日本不能悍然無忌. 貴國亦宜交接遠人之道. 逐事剛求. 務使剛柔得中. 操縱悉協則. 所以鉗制日本之術. 莫善於此.
서일본불능한연무기. 귀국역의교접원인지도. 축사강구. 무사강유득중. 조종실협칙. 소이겸제일본지술. 막선어차.
卽所以備禦俄人之策. 亦莫先於此也. 近日各國公使在我總理衙門. 屢以貴國商務爲言. 因思貴國政敎禁令. 悉由自主.
즉소이비어아인지책. 역막선어차야. 근일각국공사재아총리아문. 루이귀국상무위언. 인사귀국정교금령. 실유자주.
此等大事. 豈我輩所能干預. 惟是中國與貴國. 誼同一家. 又爲我東省屛蔽. 奚啻脣齒相依. 貴國之憂. 卽中國之憂.
차등대사. 개아배소능간예. 유시중국여귀국. 의동일가. 우위아동성병폐. 해시순치상의. 귀국지우. 즉중국지우
所以不憚越俎代謀. 直舒衷曲. 望卽轉呈貴國大君主察核. 廣集廷臣. 深思遠慮. 密議可否. 如以鄙言爲不謬. 希先示及大路.
소이부탄월조대모. 직서충곡. 망즉전정귀국대군주찰핵. 광집정신. 심사원려. 밀의가부. 여이비언위불류. 희선시급대로.
我總理衙門亦久欲以此意相達. 俟各使議及之時. 或可相機措辭. 徐示以轉圜之意. 從前泰西各國. 乘中國多故.
아총리아문역구욕이차의상달. 사각사의급지시. 혹가상기조사. 서시이전환지의. 종전태서각국. 승중국다고.
倂力要挾立約之時. 不以玉帛. 而以兵革. 所以行之旣久. 掣肘頻多. 想亦遠近所稔知. 貴國於無事時. 許以立約.
병력요협립약지시. 불이옥백. 이이병혁. 소이행지기구. 체주빈다. 상역원근소임지. 귀국어무사시. 허이입약.
彼喜出望前. 不致格外要求. 販賣鴉片煙. 傳敎內地諸大弊端. 極力設禁必詗. 敝處如有所見. 亦當隨時參酌一二.
피희출망전. 불치격외요구. 판매아편연. 전교내지제대폐단. 극력설금필형. 폐처여유소견. 역당수시참작일이.
盡忠告之義. 總期於大局無所虧損. 知彼知己. 利害宜權用間用謀. 兵家所尙. 惟執事實利圖之. 法國敎士崔鎭
진충고지의. 총기어대국무소휴손. 지피지기. 이해의권용간용모. 병가소상. 유집사실리도지. 법국교사최진
勝經貴國掌禁. 該國使臣在京. 婉求我禮部行文轉呈釋放. 實爲調停息事起見. 想己査照施行. 迭奉來緘.
승경귀국장금. 해국사신재경. 완구아례부행문전정석방. 실위조정식사기견. 상기사조시행. 질봉래함.
諄諄於交隣之道. 敢不憚覼縷. 密布腹心. 復候起居. 書
순순어교린지도. 감불탄라루. 밀포복심. 복후기거. 서
不盡言(불진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