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서로 헤어지다
고귀한 테라인 삡빨리는 앞서 가면서 이렇게 숙고했다.
“인도 전체만큼이나 귀중하고 아름다운 이 밧다까삘라니 테리가 나를 계속 따라 오고 있다. 누구라도 우리를 ‘저 두 사람은 고행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짓을 하면서, 은둔자가 된 다음에도 헤어지지 못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오해할 만하다. 만약 누가 우리를 오해한다면, 그는 나쁜 곳에 떨어질 위험에 처하게 된다. 그러므로 나는 이 아름다운 여인인 밧다까삘라니 테리를 떼어 놓아야 한다.”
앞서가다가 고귀한 테라는 두 갈림길을 만나자 멈춰 섰다. 뒤따라오던 밧다 테리도 존경하는 마음으로 합장하고 멈춰 섰다. 고귀한 테라는 테리에게 말했다. “밧다 스님, 스님처럼 아름다운 여인이 나를 따라오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이들 두 인물은 고행자 생활을 하면서도 서로 떨어지지 못하는구나.’라고 잘못 생각하여 우리를 불쾌하게 만들고, 그 과보로 나쁜 곳에 태어날 수가 있소. 그러니 이 두 갈래 길 중에서 아무 쪽이나 택하시오. 나는 스님이 택하지 않은 길로 가겠소.”
밧다 테리도 이렇게 대답했다. “아, 네, 스님. 여자란 비구에게 해롭지요. 사람들도 고행자가 된 다음에도 헤어지지 못한다고 우리를 비난할 것이고요. 스님께서 길을 택하시면 저는 다른 길로 가겠어요.” 그리고 그녀는 정확하게 세 번을 돌고난 다음, 테라의 앞과 뒤와 왼쪽과 오른쪽 네 방향에서 정중하게 다섯 가지 종류의 예를 표했다. 그녀는 합장한 손을 올리고 이렇게 말했다. “100겁 전에 시작된 우리의 사랑과 친교는 오늘로 끝입니다.” 그녀는 말을 이었다. “스님이 더 귀하게 태어나셨으니 오른쪽 길이 어울립니다. 우리 여자들은 덜 귀하게 태어났으니 왼쪽이 알맞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왼쪽 길로 갔다.
두 사람이 서로 다른 길로 걸어가자, 대지가 우르르쿵쾅 하는 소리를 내면서 진동을 했는데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내가 세계의 산들과 메루산을 품을 수는 있지만, 이 경이적으로 훌륭한 두 분의 덕성을 품지는 못하는구나!” 하늘에서도 천둥소리가 들렸다. 세계의 산들과 메루산은 지진 때문에 점점 더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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