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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계곡 이어가기
부연동 가마소 입구-계곡--△1.210.1m봉 직전 백두대간능선-만월봉과 x1.170m봉 능선 사이 골자기-조개동-명개교-오대산 국립공원내 446 지방도로 -오대산 북부 관리사무소 매표소
소재지 :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법수치리, 홍천군 내면 명개리
도엽명 : 1/5만 연곡
산행일 : 2005년 8월 28일 (일)
산행인 : 멀뫼 늦도날여사 박너물 광인 순지니 본드걸 고르비 진가락 8명
도상거리 : 약 13km
◁산행 후기▷
내 본래의 산행 스타일 답지않게 어찌하다보니 발 들여놓은 1대간 9정맥 산행이 지난 주일로 끝나고 이제 그동안 소원했던 산 사람들과의 산행도 가지고, 또 꼭 이어가야하는 마루금 타기의 산행에서의 스트레스에서도 벗어나고,
하여튼 내 자유스러움이 배어있는 그런 산행을 해야겠다
우선 1-9종주 후 제일 먼저 계획하는 산행이 정맥을 같이하다가 헤어지고(?) 그리고도 매 달 만남에서 한달에 한 번씩이라도 같이하는 산행을 하지고 했건만 지켜지지않는 예전의 산가사 식구들과 널널한 계곡산행을 하기로 계획하고 실행에 옮긴다
어디로갈까? 그냥 일반적으로 알려지고 찾아가기 좋은 게곡은 싫다 어디가 좋을까!
흥정산 - 회령봉 아래 음지골을 찾아갈까 여러가지로 고민하다가 생각한 곳이 이 곳이다
백두대간상의 오대산 국림공원상에서 설악산 국림공원 지역으로 이어가는 오대산 두로봉(1.421.9m)에서 만월봉(1.280.9m) 응복산(1.359.6m)을 거쳐서 구룡령으로 이어가는 백두대간의 능선상에서 동쪽으로 골골이 형성된 오지의 계곡들은 그 수려한 원시의 골자기를 거쳐서 연어가 회귀하는 남대천으로 만나서 동해로 흘러 들어간다
응복산 정상에서 양양군 서면의 북쪽으로 뻗어내린 조봉(1.182.3m) 능선과 북서쪽으로 흘러내린 암산(1.152.7m) 능선 사이에는 불바라기 약수를 끼고있는 미천골은 이미 너무 알려져있어 매력을 잃어버린지 오래이고 남대천으로 흘러들어가는 유 무명 게곡중 하나를 선택하고자 한다
◁산행 출발지인 게곡입구, 가을을 알리는 듯 오지의 민가에는 고추 말리기(?)가 한창이다▷
본래 내 욕심대로 하고자 한다면 그래도 알려지고 화려함이 깃든 합실골을 선택하겠지만 멤버의 구성상 긴 코스를 했다가는 또다시 지 맘대로 하고픈대로 하는 에고이스트라는 소리가 보나마나 나올터,
지도를 펼쳐 놓고 궁상을 떨어본다
1/5만 연곡 지도를 펼쳐놓으니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면서 가슴이 쿵당거리기 시작한다
어떤 사람들은 커다란 수익사업을 앞에 둔다든지, 새로운 이성을 만난다는 사실에 가슴이 콩당거리고 기분이 묘해진다지만 나는 1/5만 지형도를 펼쳐놓고 거기에 표시된 능선 가닥들과 고도 표시, 계곡 표시만 보면 가슴이 설레어지니 노후가 걱정이 아니될 수 없는 인간이다
노후 걱정 말고, 지도만 펼쳐놓으면 오르가즘(?) 을 느끼는 사람 하나는 알고있다 ㅎㅎㅎ 높은산 님이다
그래 욕 듣지않고 적당하게 오지의 게곡을 찾아가는 코스로 두로봉에서 달려가던 백두대간의 능선이 만월봉으로 가기전 △1.210.1m봉에서 동쪽 복룡산(1.014.5m)을 거쳐서 북쪽으로 △779.4m봉을 거쳐서 남대천으로 사라지는 능선과, 신배령 인근의 x1.210m봉에서 동쪽으로 뻗어내린 △887.1m봉의 능선 사이에 형성된 부연동의 가마소 게곡을 통해서 백두대간으로 올라서고 그대로 능선의 남서쪽으로 흘러내린 조개동게곡으로 하산해보자 ,,,
그런 것들도 어디에 자료가 나와있는게 아니라 1/5만 지형도를 쳐다보고 결정한 것이다
내 언제 1-9종주 때도 그랬었고, 모든 산행 때 운이좋아 사고가 없었지 그동안 산행에서 기록만큼이나 꼼꼼하게 준비성이 있다거나 뭐 그런게 없었다 ,,, 그러고보면 지금까지는 난 참 운이 좋았던 모양이다
마찬가지로 목적산행이 아니니 마움이 풀어지고 토요일 밤에 떠나다면서도 토요일 저녁에 있는 인척의 잔치에 참가해서 코가 비틀어 지도록 마셔대니 산행 출발시간 약속 시간에도 아내가 운전하며 집으로 향하는 차속에서도 비몽사몽 헤롱거리며
아무래도 너무 취해서 못가겠네
그리고는 집에서 누워버린다
◁불과 몇 일전까지 붐볏을 이 골자기는 청정하고 고요함이 묻어있다 남대천으로 햡류하기전 게곡 입구 ▷
ㅎㅎㅎ 이런 악처가 있남!!! 아이들에게 부축시키고 준비해둔 배낭을 대강 꾸린체 나를 싣고는 다시 만남의 장소로 나를 배달(?) 시키며 하는 말
내일 술 깨서 분명 후회하고 내게 불평할거면서 안 간다뇨?
하여튼 완전 맛이가서 종로5가와 동대문 사이의 약속장소에 나는 인수 인계(?)된다
하여튼 필름이 이어졌다가 끊어졌다가를 되풀이 하는 기억으로는 그 넓은 도로상의 인도 한켠에서 자정이 넘은 시간에 뭔 케익의 불을 끈다 샴페인을 터 트린다 하는 행위예술(?)을 하는건 순전히 내 1-9종주 축하의 행위 였건만 정막 당사지는 맛이간 상태였으니,
하여튼 대단히 고마운 산가사 가족들이다
출발하는 차량 안에서 술판이 벌어진건 알겠는데 내가 거기에 동참 했는지 쓰러져 잤는지는 아직도 모른다
하여튼 술이 깨지않은 새벽녘에도 최기사 보고 아무 곳 말고 전후치 꼭대기에 주차하고 자고가자 뭐 그런식의 이야기는 했던 것 같다
머리가 뽀개질 것 같은 통증에 눈을 떠보니 이미 전후치 꼭대기에 날은 밝아오고 바람이 부는, 시원하다 못해 춥다고 느낄 정도의 기온이니 몇 일 사이에 가을이 흠뻑 다가온 느낌이라,,,
법수치리-어성전리로 이어지는 비포장 도로는 구불거리며 가스가 가득차서 조망이 별로없는 골자기를 곡예 하듯이 내려만 가는데 옛 버릇을 버리지못한 우리 멤버들은 아침부터 걸죽한 농담으로 차중 분위기는 뜨겁고 붉고 야릇한 비음(?)이 들려오는 듯한 분위기 다(^_^)
고르비가 생각했던 곳은 팥밭무기쪽의 오리지널(?) 가마소계곡을 생각했던 모양인데 이른 아침 고요하고 분위기 풍기는 골자기를 차량으로 덜컹거리며 지나는 맛도 그만이라 머구치를 넘어갈 무렵
시방 어디로 가는거여 ?
다시 전후치 쪽으로 차량을 돌리고 이 곳도 지난 여름 얼마나 많은 행락객들이 다녀갔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며 곳 곳에 도시의 화려함을 떠오르게하는 대형 팬션들이 들어서는 것을 보면서 과연 이 작은 대한민국땅에 오지같은 곳이 이제 얼마나 남아있을까 걱정 아닌 걱정을 해보지만
이내 붉은 고추를 말리려 널어놓은 이 땅의 시골 모습을 보면서 아직은 !!! 하며 미소 지어본다
◁인터넷의 영향으로 부연동도 요즘 토종꿀 생산지로 상당히 유명해져 있다▷
"부연영농조합" 나무 팻말이 서쪽으로 보이는 남대천을 건너는 다리를 지나 조금 들어선 잡초가 무성한 민가 마당에서 차량을 돌리고 라면이라도 먹고 가자며 우리가 가야할 게곡으로 내려선다
농가앞의 덩치 큰 개는 사람이 그리웠던지 짓지도 않고 연신 꼬리를 흔들며 교태를 부린다
최근에 참! 비가 많이도 내렸었다
어느 곳을 가든지 게곡은 무수한 사연을 간직한 작은 골자기를 거쳐온 물들로 수량은 가득하고,
농가의 휴식터인 듯 의자까지 있는 게곡에서 라면으로 아침을 대신하는데 맏기도 싫은 반주가 날아온다
이 멤버들이 참 괜찮다고 생각하는건 꼭 이런 것만은 아니지만 묵은 김장김치 가져와서 손으로 찟어대는 왕언니 왈
이거 이렇게 찟어 먹을라고 일부러 썰지않고 가져왔당께
그냥 라면인데 맛이 배가된다
07시55분 행장을 추스리고 그냥 그대로 게곡을 밟으며 출발하려 저 앞으로 전진한다
그러나 수량이 너무 많고 아직은 하류부라서 나머지 사람들은 우측의 길을 따르라 이르고 진행한다
곧 시간이 많이 소요될 그런 지역이 나타나서 나 역시 우측의 산길을 따른다
잠시 저 앞으로 백두대간의 능선인지,, 아니면 그 일대의 능선인지,,, 깊은 골 저 너머 능선을이 보여지고,
넓은 공터가 나타나면서 토종 벌통들이 보여진다 ... 일대에서 몇 km 이내에는 양봉을 할 수없다
억새, 웇나무, 여러가지 나무들로 빼곡한 그런 곳을 좌측 아래로 요란한 굉음을 울리며 흐르는 게곡을 따라 풀섶을 헤치며 진행하는데 마음은 저 아래 게곡으로 가있다
''''' 에구 속은 뒤끓고 머리는 뽀개지고,,, 그래도 이 계곡이 참! 마음에 드네
금년에는 온갖 열매들이 풍년인 것 같다
토실한 밤나무, 개복숭아 저 넘은 따서 깨끗히 씻어서 소주만 부어두면 빛깔 죽이는데,,,
구색 맞추느라 열매 달린 잣나무도 잠시 나 여그 있소 (왕언니의 호남 버전) 하고 자태를 보인다
그 튼실한 열매의 클라이막스는 바로 넝쿨 하나만 잡으면 엄청나게 수확 할 수 있는 다래 열매였다
◁초반 잠시 유순한 것 같은 게곡은 곧 잦은 폭포들이 나타나며 폭 좁은 협곡으로 변한다▷
그 엄청나게 달려있는 다래를 따는 고르비와 늦도날여사,
에구! 본시 난 그런 것들에 큰 관심이 없으니 그게 바로 문제다
봄철의 나물, 두릎, 더덕 가을철의 열매에 도총 관심이없다 ,,, 아니 없다기 보다는 그보다는 산행이 먼저다
주렁 주렁 달린 호도나무를 보고
" 야호!!! 호도다" 하고 외치니 한 쪽에서 "뭔 호도가 요상하게 생겼네" 하는건 호도가 많이 나는 예산 출신의
박너물 선배인데 "우리 동네 호도는 이렇게 안 생겼는디,,,"
이 후 캐이님에 의해서 사진으로 판명난건 호두 사촌 가래나무라나 ... 모르면 아는척 하지말자 (^_^)
사면옆으로 "국립공원 관리표석"들이 보인다는건 이 곳이 오대산 국립공원권에 속한다는 것일거고,
나는 그런 것들 조차 싫지만 그제서야 좌측 아래 게곡으로 내려서고만다
아무래도 게곡의 본류를 그대로 따라야 이 오지의 게곡의 멋과 맛을 마음껏 누릴 것 같아서이다 (08시10분)
그렇게 유순할 것 같던 게곡은 금새 협곡으로 변하면서 양쪽 사면이 상당히 가파르게 형성되있는 듯,
숲은 무성해서 하늘은 보이지않고, 그 가파른 양쪽의 사면은 금새라도 위태롭게 게곡을 걷고있는 나를 덥칠 기세로
위태한 벼랑을 유지하고있다
그래도 아직은 그렇게 급하지않은 폭포가 하나 나타나며 "찾아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굳히게하고,
그래도 무더위가 가시고, 특히 바람이 거세게 불어주니 우선은 시원해서 너무좋다
그 바람이 내 귀에다 대고 속삭여준다
"이 오지의 게곡을 찾아준 광인님을 너무 환영합니다" 오 ~~ 올가즘!!!
모두들 게곡의 우측의 사면으로 향하고 있었다
상당히 깊은소가 나타나고 험상굿은 폭포가 나타나면서 그냥 그대로 오르기에는 무리라고 생각하며 무심코 쉽게
진행할 곳을 찾으니 게곡의 좌측이 괜찮아 보이는데 올라서니 약초꾼들이 다닌 족적이있다
그렇게 또 족적을 따르다보니 숲은 단풍나무들로 무성해서 단풍철에 다시오고픈 생각들,
◁나중에 가래나무 열매로 판명난 가짜 호도, 많이 열린 다래, 국립공원 관리석은 자주 나타나고▷
그러나 잠시 후 다시 저 아래 험한 게곡으로 다시 내렬 설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요란한 굉음과 함께 보여지는 아주 그림이 멋진 폭포 때문이다 (08시30분)
그러니까 이 주게곡에서 첫 번째로 만나는 합수점인데 바로 복룡산 정상에서 이 게곡을 흘러내린 능선과 x1.111m봉에서 게곡 우측 바로 위의 x771m봉 으로 흘러내린 능선 사이에 형성된 주게곡이나 다름없는 큰 게곡의 합수점 지점은 대단히 아름답고 웅장하고 멋진 폭포가 자리하고있다
그렇다면 우측의 사면으로 지나간 일행들은 (그 때까지 난 그들이 먼저 지나가고 있었다고 철석 같이 믿었다)
그 대단한 폭포를 피해서 상당히 높은고도의 사면을 휘돌았을테고, 그렇다면 이 멋진 폭포도 못볼수 있다
문제는 그게 아니라 이 멋진 합수점의 복룡산쪽 게곡을 따를 수도 있다고 생각한건 게곡이 너무 넓었기 때문,
서쪽으로 향하는 주계곡을 따르니 이내 다시 멋진 폭포가 나타나면서 그 아래 깊은 소가 형성되어있다
미끄러운 사면쪽의 돌출된 바위를 잡으며 폭포지대를 오르려니 자칫 검은 소로 빠질 것 같은데 까짓 것
빠지는게 겁나는게 아니라 카메라 때문이라니 ,,,,
곧 빠지지 않으면 도저히 지나갈 곳이 없다 할 수없이 사면으로 오르니 수 백m 사이에 도근점이 박혀있다
저 아래 게곡으로 연이어 두개의 폭포가 내려다 보이고, 나는 일행들의 족적이 있나 살피며 사면을 지난다
그러나 7명이나 지났을 족적은 커녕, 한명이 지나간 흔적도 느낄 수 없다
여기서 또 잘못된 판단, 즉 정답도 아닌 오답을 설정하고 그 것에 맞춰서 행동한다
"흠! 분명 아까 첫 번째 합수점에서 복룡산쪽으로 올라갔나보다 아무렴 이렇게 족적이 없을까!!!"
사면에는 가끔식 아주오래된 모듬터의 흔적도 보여지고 참나무 아래 키작은 산죽군락들을 헤친다
08시58분 "내무부 28"의 하얀 표석을 지나는데 " 내무부라 ... 내무부라 했던게 언제였지! 지금은 행자부인가"
◁첫 번째 합수점의 폭포의 살아있는 모습을 못보여줘서 안타깝다, 깊은 소와 함게하는 폭포들▷
좌측 아래 게곡에는 또다시 두개의 폭포가 내려다 보이고 잠시 후 세 갈래의 게곡이 합수하는 곳이다
복룡산쪽과 좌측의 게곡 사이의 사면으로 지나다보니 이제 약초꾼의 흔적도 보이지않고 그렇게 산죽을 헤치며
지나면서 그렇게 중얼거린다
"제기랄! 오랜만에 같이하는 산행을 하렸더니 또다시 나혼자란 말인가!!!"
"나는 맨날 나홀로 산행을 즐겨야 하는 팔자인가,,,"
먹을건 저쪽에 다있는데 내게는 적어도 이 때 만큼은 생각키도 싫은 1.8리터 들이 소주만 무겁게 메고있다
09시25분 다시 전화기를 쳐다봐도 안테나는 뜨지않고,
참나무 신갈나무 무성한 숲을 지나고, 산죽밭도 지나니 갑자기 협곡으로 변하면서 다시 게곡으로 내려선다
09시35분 거대한 폭포를 만나고 미끄러움을 피해서 조심스럽게 오른다
5분 후 다시 합수점을 만나는데 게곡은 점점 좁아져도 물소리의 굉음은 여전히 요란하다
아직까지는 좌측의 게곡을 선택하고 09시58분 게곡의 하상이 갑자기 넓어지는건 협곡을 빠져 나왔다는 것일거다
물길은 조금씩 약해지면서 오름은 심해진다
게곡의 물줄기가 가늘어 지면서 썩은 나무들이 가로 막기도하고, 주위에 빼곡한 잡목들, 지천으로 널려 꽃을
피우고있는 당귀, 무성한 고비들
10시25분 두 갈래의 물줄기를 만나면서 선택을 강요받는다
여전히 요동을 치는 뱃속을 흐르는 옥수로 달래며 지도를 보면서 나름대로 판단을 한다
지금까지는 무조건 좌측의 게곡을 따랐지만 마지막 능선이 가까워진 지금은 당연히 우측의 △1.210.1m봉 좌측으로
흘러내리는 이 골자기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억지로 빵조각 하나도 다 소화해내지 못하고 우물거리다가 10분 후 출발이다
◁게곡은 상류로 올라서도 여전히 협곡을 이루고있다▷
우측의 게곡을 따라 올라서려 하다가 마지막 능선이 가까워 지면서 넝쿨식물들의 저항을 받을까봐 게곡과 게곡 사이로 형성되있는 지능선을 타고 오르기로 수정하고 가파른 지릉을 따른다
다시금 잘 살펴보지만 사람이 지나간 흔적은 전혀없고, 고산 지대 특유의 수백년생 신갈나무들이 눈길을 끌고
이 산을 터전으로 삼고있는 짐승들만이 지나다녔을직한 이 가파른 지릉을 헉 헉 거리며 오른다
그런 것들도 설악산같은 절벽이나 바위들이 있을 산이 아니기 때문에 쉽게 결정하는 것인데 하여튼 해발 8~900m대의
가파른 지능선상에는 주로 참나무들과 그 아래 산죽등 풀들만 있어 가파름 말고는 큰 저항은 없는데 지릉 오르기
15분 후 인 10시50분 쯤 이 곳 저 곳을 살펴도 피할 수 없이 통과해야할 바위지대가 나타나니 나무뿌리들을 잡으며
통과해서 오른다
이 즈음 잠시 전화기의 안테나가 섰든지 "혼자 잘 갑니까?" 하는 순지니의 문자를 확인하고 답을 보내려니 그 쪽이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지역인지 불통이고 마누라의 전화가 울려온다
어제밤 거의 시체(?) 상태로 일행을에게 인수 인계(?)된 서방님의 상태가 아무래도 궁금 했을터,
하기사 20년 이상을 혼자서 아무 골자기나 헤집고 다니니 걱정에 대한 것도 이력이 났는데 어제밤의 내 상태는
좀 심했던 모양이다 ㅎㅎㅎ 그래도 산으로 내모는 악처(?)가 고맙지 뭔가 ~~~
"걱정말아 열심히 잘 오르고 있으니까 그런데 또다시 나 혼자네"
바위지대를 올라서니 오래된 고목의 가지가 갈라져서 펑퍼짐하게 의자같이 생긴 곳이 있어 잠시 앉아가기도 하고,
11시05분 다 올라섰을 것이다 ,,, 라며 느낄 순간 드디어 백두대간의 능선에 올라선다
바로 내가 당초 목적했던 △1.210.1m봉 정상에서 신배령 방향(남쪽) 0.25km 지점의 잘록이 바로 옆이다
이 얼마만에 다시 오라보는 백두대간의 능선이든가!!!
거세게 불어대는 바람이 시원하다못해 곧 추위를 느끼는데 좌측 신배령 방향 높은 곳이 시야가 터져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오르지만 오대산쪽은 바라보지도 못한체 다시 잘록이로 내려간다
◁물줄기가 가늘어지면 쓰러진 나무들이 가로막고, 지릉을 가파르게 오르다가 나무등걸에 앉아쉬고▷
조개골로 내려가는 골자기와 마주치는 대간상의 이 골자기는 지도와 일치하게 내려서는 쪽으로 길이 형성되어 있고
표지기까지 달려있는 곳인데 펑퍼짐한 동터의 이 곳은 오대산 관리사무소에 의해서 경고판이 설치되어 있는데 내용은
이러하다
"이 곳부터 오대산 국립공원 구역이다 이 곳부터 두로봉까지는 비 탐방로로서 안전시설등이 설치되지 아니하여
위험하고 동식물등 자연보호 및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 출입이 금지된다
무단으로 입산할 경우 자연보호법 84종에 의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벌금 처분을 받을 수있다"
뭐 이런 내용인데 백두대간 종주를 위해서는 누구나 지나가는 곳이고 내가 알기로 위험구간도 없다
다만 예전 진고개에서 구룡령까지 종주시 참으로 오지다운 능선이라고 생각하며 지났던 기억인데 지금은 고속도로
같은 등로에 내 표지기가 더 멋지다라고 뽐내기라도 하 듯 울긋불긋한 표지기 경연장같은 느낌,
이 공터에 쓰레기 마대들은 왜! 쌓아놓았고 우리가 가꾸고 보살펴야할 백두대간에서 웬놈의 쓰레기가 저렇듯 많이
나오는 곳도 문제다 ,,, 물론 봄철 나물 재취꾼들이나 약초꾼들이 버리는 것이 많겠지만 대간 종주자들이 버리는
것도 제법 될터, 나도 백두대간을 종주하다는 자부심에 앞서 산꾼들의 자질부터 먼저 가꾸는게 ,,,
다시 저 쪽의 일행들과 통화를 시도하다가 왕초 전화와 연락이 닿는다
부지런히 올라가기는 하는데 기다리지말고 목적한대로 내려가라고 하는데 그러나 이 때만해도 설마 나하고 많은
거리가 차이 난 것을 느끼지 못한체 오대산을 조망할 수 있으면 사진도 찍고 시간도 보내려고 △1.210.1m봉 정상을
다녀오기로 한다
배낭도 던져둔체 카메라만 가지고 혹시라도 가까운 골자기로 오르고 있나 싶어 소리를 지르며 만월봉 쪽으로
오름길을 재촉하며 진행하는데 오래된 기억이라 생각은 나지않지만 아마! 그 때도 이 1.210.1m봉 정상은 오르지 않은
모양이다 등로는 이 봉우리의 정상을 오르지않고 사면으로 진행하게끔 나있는데 그래도 오리지널로 마루금 타기를
즐기는 이들의 족적과 두 어개의 표지기는 고집스럽게 이 봉우리의 정상 쪽으로 붙어있으니 그 것을 보는 나도
슬그머니 실소를 지어본다
◁올라선 게곡과 조개동게곡으로 바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상의 잘록이다, 바람이 강해 풀들이 한쪽으로▷
올라서니 흐린 날씨라 조망은 거의 없다 남쪽으로 두로봉쪽이 희미하게 보이지만 사진에 담을 정도도 아니고 응복산
쪽은 아예 보이지않는다 다만 "연곡 433 , 2005년 재설" 그러니까 금년에 다시 재설된 삼각점 공사를 위해서
나뭇가지를 쳐놓은 것 같은데 날씨가 좋다면 괜찮은 조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봉우리 북동쪽으로 x1.111m봉 복룡산(△1.014.5m) x751m △779.4m 봉을 거쳐서 남대천으로 사라지는 능선이
형성되어 있고, 만월봉 북동쪽 x908m 능선 사이로 발원해서 대단한 골자기를 형성하는 합실골 상류부가 이 봉우리의
바로 북쪽으로 패어져 있지만 역시 아무 것도 볼 수없다
다시 뛰어내려와서 세찬 바람에 추워서 긴소매로 갈아입고 그래도 배낭에 자리하고있는 광인표 캔맥주를 마셔보지만
역시 어제의 그 대단했던 초치기의 후유증으로 맛은 커녕 웩~ 웩 거리다가 버리는 것 반,
마시는것 반으로 캔만 우그려트려 넣고는 또다시 통화를 시도해보지만 이젠 감감 무소식,
12시15분 자그마치 이 곳으로 올라선지 70분만에 서쪽으로 보이는 조개동골로 내려선다
사실은 몇 일만에 달라진 날씨로 추워서 기다리기 힘든 것이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속절없이 여기서 기다렸다간
나혼자 어두워서 내려설 일이 생길뻔했다
몇 개의 표지기들도 달려있어 이 쪽으로 관심있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았단 말인가!!! 하면서 키작은 산죽을 헤치며
내려서다보니 일대에는 몇 그루의 주목도 눈에 띤다
족적은 여러갈래도 이어지다가 화전터같은 곳이 나타나면서 모두가 사라지는데 내가 잘못 찾은건지!!!
아마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산꾼들이 이 일대에서 식수를 구할 수 있는 곳인데 그 사람들의 족적이 아닐까 생각하며
이제부터는 무조건 나침반과 지도, 그리고 무조건 게곡의 본류를 만나면 게곡을 무조건 따르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남서쪽으로 방향을 잡으며 사면으로 내려간다
◁1.210.1m봉 삼각점, 조개동 게곡 상류부는 원시의 모습을 보여주고▷
이 사면쪽은 근자에 비가 많이 내리기도 해서이겠지만 평소에도 습지를 이루며 여기저기서 많은 지류들을 흘러보내는
것으로 보여진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정도로 숲은 대단히 짇고 등로가 없어도 넝쿨이나 가시들이 없으니 크게 걸리적
거리지 않으며 내려설 수가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갑자기 앞이 소란해지면서 고라니 한 마리가 후다닥 ~ 꽁지가 빠져라 도망가는 것이 보인다
바람소리 외 대체적으로 고요했던 숲의 정적을 깨트리는 이방인의 출현 때문이다
숲에는 이끼끼고 썩어 나뒹구는 고목들의 모습하며 전형적인 원시의 형태를 보여준다
주능선에서 15분 후 쯤 만월봉과 신배령 옆의 x1.210m봉 지릉 사이로 형성된 주계곡으로 내려선다
게곡의 상류는 썩은 나무들이 여기저기 걸려있는 모양이 조금은 지저분한 모습으로 다가오나 대체적으로 유순한
형국이니 게곡의 우측으로 희미한 족적이 있는 것으로 보여지나 그대로 게곡을 따르기로 한다
13시 쯤 북쪽 만월봉 쪽에서 발원해서 흐르는 지게곡과 합수하는 지점에 이르니 갑자기 하늘이 터지며 하상도
넓어지며 자갈이 깔린 그런 곳을 지나간다
그렇지만 이 깊은 골자기는 어디쯤에서 끝날 것이라는 확신조차 하지 못한체 다시 어두운 숲으로 빨려간다
10 분 후 쯤 게곡은 유속이 빨라지면서 작은 폭포들이 형성되고 넓은 반석 바위들이 나타나는데 게곡 옆으로 자주
국립공원 관리표석들을 대하게되니 태평스럽게 게곡을 따라 내려간다 조금은 지루한 느낌이다
13시25분 쯤 이번에는 좌측으로 흘러내리는 합수점을 지나는데 이 게곡은 신배령쪽에서 발원한 듯,
그리고 게곡의 좌측으로 확실한 길이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약초꾼들과 일부 산꾼들이 지난 듯,
가끔씩 제법 깊은 소을 만나면 게곡을 따르지 못하고 사면을 따르기도 하면서,
◁조개동 게곡의 상류부, 온갖 약초들의 보고인 것 같다▷
◁조개동 게곡과 주변의 모습들▷
13시40분쯤 그저 수수하고 특이하지않은 게곡을 게속 따르자니 지루하기도해서 게곡의 좌측으로 형성된 산죽밭 속의 족적을 따르기로한다
10분 후 좌측으로 다시 제법 큰 물줄기가 흐르는 합수점을 건너고 고비들이 무성한 지역을 지나니 잠시 후 다시
게곡과 만나고 하늘이 터지는 곳에서 배낭을 내리고 10분간 편안하게 휴식이다
시간상으로 그럴 때인지 무수한 날파리떼들의 공습은 시작되는데 터진 하늘은 파랗기만 하다
그렇게 휴식 후 다시 좌측의 산죽군락을 헤치며 진행하는데 잠시 후 다시 좌측으로 좁은 지게곡을 지나는데
주게곡은 우측의 저 아래로 형성되어 흐르고있다
이제는 걷고있는 사면 도처에서 물이 흐르는 습지대로 이루어져 있으며 14시22분 두로봉 정상에서 x1.111m 봉으로
흘러내린 능선과 신배령 사이로 형성되어 흐르는 제법 큰 게곡의 합수점을 건너는데 수량이 많아서 자칫 빠질 것같아
좌측으로 한참을 휘돌아서 건넌다
우측 주게곡 아래로 두 갈래의 폭포가 내려다 보이고 붉은 바위들도 눈에띤다
잠시 후 두로봉 정상에서 이 게곡으로 흘러내린 x1.111m 능선의 자락인 사면지대에는 웬! 갈대 군락이 때마침
불어오는 바람에 한들거리는데 일대는 대단한 늪지로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갈대들이 자생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 후 족적은 다시 게곡으로 내려서는데 바로 게곡을 건너서 게곡 우측으로 족적이 형성된 것으로
보여지는데 많은 수량으로 등산화를 벗든지 그냥 철벅대며 건너가지 않을 수없다
이제 게곡을 거의 다 빠져 나온 것 같은데 굳이 등산화를 적시기도 그렇고 귀찮게 벗었다가 신었다가를 반복하기도
귀찮은터, 그냥 게곡을 따르기로 하는데 수량이 많고 소가 많아서 자주 피해서 지나야할판,
그럴땐 잡목과 무성한 산죽밭을 헤치며 진행한다
◁조개동 게곡의 하류부의 모습과 늪지의 갈대숲▷
조개골 입구가되는 명개교,446번 도로, 오대산 북부관리소, 통마람골을 내려서는 일행들▷
주게곡의 하상은 점 점 넓어지고 유속은 빨라 지는 것 같다
잡목과 산죽이 귀찮아서 건너기는 해야하는데 어느 순간 약간만 적시면 건널 수 있는 곳에서 건너니 역시 뚜렷한
산길과 이번에는 낡은 표지기도 보여진다
그러나 그런 뚜렷한 산길을 즐기는 것도 잠시, 15시05분 전면이 터지면서 오대산 북대에서 명개리로 이어주는 446번
지방도로상으로 올라서니 명개교가 잇는 곳이다
즉, 조개동게곡의 입구는 명개교가 되는 것인데 기다리라는 최기사는 보이지 않는게 나도 모르는 조개동 입구를
어떻게 찾겠는가? 전화도 되지않고 그냥 북부매표소쪽으로 걸어가기로 한다
잠시 후 다시 찍혀온 문자에는 "복룡산 오르고 만월봉 응복산 거쳐서 통마람골로 하산 예정" 이다
거 ~ 참! 이상하다 복룡산 오른건 이해가 가는데 응복산은 왜! 오르고 통마람으로 내려온담!!!
뙤약볕 아래 지루하게 446번 도로를 따라서 내려가다가 그래도 주 게곡의 경치좋은 곳에서 잠시 멈추기도,
15시40분 자그마치 35분간 비포장 도로를 걸어 오대산 북부매표소를 지나며 공단 직원과 눈 인사를 나눈다
차량에 올라타자 말자 내청도교를 건너면 나타나는 통마람골 입구로 달리는건 자그마치 15년전 통마람골로 들어가본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그 때의 기억으로는 아주 좋지 않은 좁은 길을 따라서 4km가량 오르면 아주 낡은 농가가
있었고 거기서 차를 돌리기도 옹색해서 밭을 밟으며 차량을 돌렸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그 때보다 길은 약간 넓어진 것 같으나 눙퉁불퉁하기는 마찬가지지만 그 낡은 농가가 있었던 곳은 통마람 민박집이
자리잡고 있고 그 곳을 지나서도 약수동 쪽으로 차량이 더 올라갈 수 있다
약 5km를 줄여주니 빨리 만나겠지 하는 순간 저 족에서 배 고파할 나를 생각해서 고기를 지고 달려오는 선발대
순지니와 막내 영호가 보인다
허기를 메우고 이야기를 듣다보니 그들은 그들대로 전날 만취했던 내가 혹시 게곡에서 사고라도 당했다고 생각하면서
역으로 다시 내려갔다가 올라서느라 시간이 걸렸고, 응복산-통마람건은 또다른 이유가 있었던터라,
하여튼 원인 제공은 이 광인이 한 것이고, 그 뒤에는 술이란 배후가 있었던 것이었다(^_^) -끝- -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