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마을의 전설
개화동 상사마을은 지하철 5호선 개화산역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거리에 있다.
개화동은 개화산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며, 산세가 수려하고 아름다워 한송이 연꽃이 피어나는 형국과 같다 하여 붙여진 명칭이다. 개화산을 중심으로 북쪽으로는 안동 권 씨가 살고 산 뒤 쪽으로는 풍산 심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산다. 또한 산 중턱에는 약수로 유명한 “약사사”라는 사찰이 있다.
옛날 몸이 약했던 심 씨 총각이 신병 치료차 약수가 좋다고 소문난 개화산 약사사에 유숙하던 중 절에 탑돌이를 하러 왔던 권 씨 처녀를 만나 한눈에 반하게 되었다. 그 후 약수 덕분인지 사랑의 힘인지는 몰라도 건강을 회복한 심 씨 총각은 산을 넘어 처녀 집 옆에 있는 은행나무 아래에서 처녀를 다시 만나 정을 쌓았다.
그러던 중 옛 전통과 예의를 중시하는 권 씨 처녀의 집안 어른들이 이런 사실을 알고 심 씨 총각은 알지 못하게 처녀를 다른 곳으로 서둘러 시집을 가게 되었다. 이 사실을 모르는 심 씨 총각은 은행나무 아래에서 처녀를 마냥 기다렸으나 만나지 못하고 상사병이 들었다.
시집간 권 씨 처녀는 시집살이 설움과 좋지 않던 부부사이에 한스러워하던 중 친정나들이를 왔다가 총각이 죽었다는 소문을 듣고 행주나루터에서 강을 건너다 한강에 몸을 던져 목숨을 끊었다.
그런데 죽었다고 소문났던 총각은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아났고 사모하던 권 씨 처녀가 강물에 몸을 던졌다는 소식을 듣고 개화산 약사사로 들어가 머리를 깎고 스님이 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450년 된 은행나무 와 상은약수터가 그 자리에 있다. 이루지 못한 사랑의 전설에 녹아있는 옛 사람들의 애잔함 때문일까. 사랑을 이루지 못하는 마을이라 해서 상사(想思)마을이라 했을지도 모른다.
또 다른 전설은 옛날 이 동네에 뽕나무가 많았다 해서 뽕나무 상(桑)자를 써서 상사 마을 이 됐다는 이야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