祝 文 (축 문)
서기 2013년 계사(癸巳)년 11월 28일 포항지역 미군폭격사건 민간인 희생자 포항유족회 회장 허맹구외 유족 모두는 영령들 앞에 엎드려 고하나이다.
지금으로부터 63년 전 8월에 포항 북구 지역 흥해 북송리. 흥안리. 칠포리. 청하 이가리. 월포리. 유계리. 송라 광천리. 방석리. 신광 마북리. 만석리. 용한리해변. 환여동해변. 칠포리 해수욕장 해변. 송도 해변 일대에서 아무런 영문도 모르고 무고하게 미군폭격기의 무차별 폭격과 미군함대의 무차별 포격으로 인하여 영령들께서는 억울한 죽임을 당하였습니다.
2008년 12월 24일 흥안리 2010년 환여동. 용한리.마북리.북송리사건에
대하여서는 진실규명이 결정 되었으나 청하 송라 지역은 진실규명도 결정되지 못한 채 명예 회복과 가해자들의 진정한 사과 한마디 없이 2010년의 연말로 진실화해위원해의 문은 닫히고 말았습니다.
그러한 가운데 우리 유가족들은 이제 5회째 위령제를 봉행하기 위하여 이곳에 다시 모였으나 올해도 위령탑이나 위령제단 하나 없이 이곳 실내체육관에서 간이 제단을 마련하여 위령제를 봉행하게 됨을 매우 죄스럽게 생각하오며 아직도 원통함을 해원(解寃) 해 드리지 못하고 보고만 있어야 하는 저희들의 부족한 용기와 무력함을 용서하시옵서.
영령들이시여 이승에 와서 한 치의 뜻도 펴 보지 못하고 연결된 인연을 속절없이 끊으시니 남은 저희 유가족들이 이 시대를 한탄하며 찢어지는 가슴과 울분으로 통곡할 따름입니다.
그 동안 특별법제정을 위하여 노력한 결과 2013년 8월 13일 이병석 국회부의장님이 10명의 국회의원과 함께 『한국전쟁전후 포항지역 민간인희생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발의 하여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이제 여기 모인 우리 유족들은 삶이 다하는 그날까지 정부의 특별법 제정으로 명예회복과 위령탑 건립 위령공원 조성 등으로 영령들의 억울함과 원통함을 해원하고 민주정의와 평화의 소중함을 길이 전하는 것이 우리들이 해야 할 과제와 또한 염원(念願)일 것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준엄하고도 역사적인 진실을 고함은 저희들 스스로 영령들의 뜻을 받들기 위함이니 하늘에서도 힘을 주시옵소서.
오호(嗚呼)라 구천(九天)을 방황하는 영령(英靈)들이시여
이제 오랫동안 맺인 한(恨)을 푸시고 안식(安息)하옵소서
오등(吾等) 유족은 비통(悲痛)한 심정(心情)으로 일배(一盃)
누전하야 위령(慰靈)하오니 흠양(歆享) 영면(永眠)하소서.
2013년 11월 28일
한국전쟁(6.25)미군폭격사건 민간인희생자 포항유족회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