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버스터미널-석름봉-유계마을-동리마을-하청부두-하청119지역대
20210714
4일만에 다시 거제도에 들어왔다. 예전에 거제도에 왔던 것을 제외하면 최근에 남파랑길을 걸으며 거제도에 세 번째로 오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인 거제도의 둘레를 걸어가는 남파랑길 거제도 코스의 세 번째 구간인 17코스는 거제의 중심인 고현동 고현버스터미널에서 시작하여 거제의 북동쪽 거제시 장목면 장목리 장목파출소에서 끝을 맺는다.
거제시 고현동에서 고현천을 건너 중곡동으로 들어간 뒤 연초천을 건너 거제시 연초면 오비리 소오비마을 교차로에서 왼쪽 석름봉 등산로 입구에서 석름봉을 향하여 오른다. 처음 비탈길의 나무계단 오르기가 힘들지만 나무계단을 올라서면 평탄한 산길이 이어지다가 신우마니라아파트 갈림목에서부터 비탈길이 시작되어 팔각정자까지가 가장 어려운 된비탈길이다. 팔각정자에 올라 거제시 중심지 고현동과 고현항, 해발 569.8m의 계룡산을 조망하며 휴식을 취한다. 북서쪽으로 눈을 돌리면 대한민국 조선산업의 역군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의 우람찬 시설물과 기계음 소리가 거제의 발전 모습을 보여준다.
팔각정자에서부터는 부드러운 숲길이 소오비마을 갈림목까지 이어진다. 체육시설이 있는 소오비마을 갈림목에서부터 석름봉까지 약 940m의 거리가 조금 힘들지만 천천히 숨을 고르며 오르면 체육시설이 있는 쉼터에 이른다. 이정목을 살피니 거제시 연사면 연중마을 갈림목이다. 이곳에서 앵산 방향으로 나아가다 석름봉 우회로를 따르지 않고 오른쪽 석름봉 오름길을 따라 5분 정도 오르니 팔각정자가 있는 석름봉 정상이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삼면이 박혀 있고 남쪽 연초면 연사리 방향으로 살짝 열려 있을 뿐이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하니 30분 시간이 흘렀다.
석름봉에서 내려서면 연사마을 체육공원에 이르고 남파랑길은 오른쪽으로 꺾어 돌아가서 앵산 갈림목에서 연사마을 방향으로 내려간다. 조금 더 내려가면 유계마을 갈림목에 이르고 이곳에서 왼쪽으로 꺾어 유계마을 방향으로 임도를 따라 하염없이 걸었다. 이 임도길이 지루하기 그지없다. 여름날의 땡볕 속, 팍팍한 임도를 따라 걸으며 파란 하늘에 흘러가는 흰구름, 길가에 떼지어 피어난 개망초, 부부의 사랑을 속삭이는 자귀나무 부챗살 꽃, 빈한한 시절에 희망을 불밝힌 원추리 노란 꽃, 이들이 그 지루함을 조금 달래주었다.
45분쯤 걸려서 갈림목에 이르니 유계마을 3km 표시의 이정목이 서있다. 이제 거제시 연초면에서 거제시 하청면으로 넘어간다. 유계 방향으로 걸으면서 오른쪽 나뭇가지 사이로 칠천도가 보이지만 뻥 뚫려 있는 풍경이 아니다. 탁 트인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조망지는 임도 마지막의 굽이도는 지점이다. 멀리 진해만 뒤쪽으로 낙남정맥이 북서쪽으로 벋어가는 산줄기의 불모산과 무학산이 그리고 진해의 진산 장복산과 불모산 남동쪽으로 벋어가는 웅산, 시루봉, 천자봉이 눈에 잡힌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유계마을 건너편 칠천도(七川島)와 칠천량(漆川梁)의 칠천교(七川橋)가 멋지게 그러나 가슴아프게 마음에 안겨온다. 정유재란 때인 1597년 7월 15일 칠천량해전에서 원균이 이끄는 조선 수군은 왜군에 대패하는 치욕을 당한다. 이로부터 2개월 뒤인 1597년 9월 16일 백의종군하는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에서 12척의 병선으로 왜선 133척을 물리치는 승리를 거두어 정유재란의 전세를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거제시 하청면 유계리 동편소류지를 지나 마을로 내려선다. 치자나무 밭에 하얗게 핀 치자 홑꽃이 듬성듬성 피어있다. 여름날의 뜨거운 땡볕을 받으며 초록잎들 사이에서 피어난 흰 치자꽃이 더없이 맑아 보였다. 치자의 아름다움은 흰 꽃빛, 맑은 향기, 가을날의 황갈색 껍질의 열매, 겨울날의 싱싱한 초록잎을 꼽는다고 한다. 치자꽃 아름다움을 흉내 내려고 유계마을 치자나무 밭 가장자리에 나도 치자나무가 되어 서보았다. 나는 순결한 꽃빛도, 맑은 향기도 뿜어내지 못한다. 더욱이 뜨거운 땡볕을 이겨낼 엄두가 나지 않는다. 치자꽃 흉내를 그치고 치자꽃의 흰 꽃빛과 맑은 향기, 푸른 잎의 아름다움을 감각했다. 폭염이 쏟아붓는다.
하청면 유계리 서상천 동쪽길인 유계마을4길을 따라 내려가서 동리저수지 앞에서 유계9길로 들어선다. 칠천도와 칠천량의 칠천교가 손에 잡힐 듯이 가까이 있다. 그러나 풍경 조망은 유계마을 위 산비탈 임도에서의 풍경 조망에 미치지 못한다. 유계10길로 꺾어들어 아래로 내려가면 동리마을 버스정류장이 있는 연하해안로와 만나고 오른쪽으로 꺾어 하청부두 방향으로 진행한다.
연하해안로 안전전문교육센터를 지나 바로 앞 방파제에서 칠천도와 칠천량을 가까이서 바라본다. 하청면 실전리 실전항과 하청면 어온리 칠천도를 연결하는 칠천교, 그 너머로 진해만이 보인다. 칠천도 풍경, 칠천량 풍경, 진해만과 낙남정맥 산줄기 풍경, 하청부두 풍경, 그 풍경의 아름다움과 이미 걸어본 길의 추억과 앞으로 걸어가고 싶은 길의 희망에 가슴이 부푼다. 남파랑길은 실전항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연하해안로를 따라 하청리 방향으로 이어진다.
연하해안로 유계리 지역에 잘 정비된 하청야구장이 있다. 야구장 울타리에 이 지역 중학교 출신의 선수가 고교 타격상을 수상했음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고현항에 산업경제의 조선소가 빛난다면 유계리에는 스포츠 야구장이 빛나는 것을 알았다. 하청면 유계리에서 연하해안로 하청부두를 지나 하청면 하청리로 넘어간다. 칠천도와 칠천량 그리고 하청부두를 자꾸 뒤돌아보며 걷다 보니 앞에 보이는 멋지게 장식된 운동장 시설이 보인다. 무엇일까? 연하해안로 신동 버스정류장에서 왼쪽으로 꺾어 하청중앙1길로 들어선다. 만신(萬神) 깃발이 펄럭이는 철학원과 대우전력공사 앞을 지나면 들녘 건너편에 하청면의 중심지 면소재지가 보인다. 그리고 왼쪽으로 하청119지역대 건물이 나타난다.
(2부로 이어짐)
계룡산이 우뚝하고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리를 건너 왼쪽 석름봉 등산로 입구로 진행
앵산 방향으로 조금 나아가다가 오른쪽 석름봉 오름길로 진행한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진행
연사마을 방향으로 직진하여 내려가면 유계마을 갈림목에 이른다.
유계마을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약 4km의 임도길을 따라 지루하게 진행한다.
진해만 풍경과 낙남정맥 산줄기가 한눈에 보인다. 이 아름다운 풍경 속으로, 정유재란 때 1597년 7월 15일, 왜군에 대패한 원균 지휘하의 칠천량해전이 눈 앞에 떠오른다.
서상천 오른쪽 길 유계4길을 따라 내려간다.
맨 끝의 진해만 그리고 낙남정맥의 불모산이 맨 끝에 우뚝하고 그 왼쪽으로 진해의 진산 장복산이 보인다.
유계10길을 따라 내려오면 동리마을 버스정류장이 있는 연하해안로와 만나 안전전문센터 방향으로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