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싣는 순서
1. 한화의 공장 이전계획
2. 보은 공장 안전한가
3. 이전시 안전 최우선
4. 지역 개발 효과가 있어야
(주)한화는 인천공장 이전을 위해 보은공장 부지내에 기존 건축물 114동 1만1705평 외에 신규로 6325평 규모의 102동을 증축할 계획이다. 8월4일 서울시 중구 장교동 1번지에 주소를 둔 (주)한화는 보은군에 건축 허가 신청서를 접수했고 민원 처리기간인 9월8일까지는 어떤 결론을 내려야 한다. 그런데 8월25일자 시행으로 보은군의회가 한화의 건축 허가를 보류해달라고 공식 요구했다.
또한 범 군민적 한화 인천공장 입주 반대 대책위원회가 구성돼 움직이고 있고 9월 중 이에 따른 집회도 가져 적극적으로 반대운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보은군 관계 공무원들은 이와 비슷한 민원이 발생한 지역을 출장, 해당 자치단체가 어떻게 처리했는가 등을 살피기도 했다. 어쨌든 9월8일까지는 결론을 내려야 하는 군이나 인천공장 이전 백지화뿐만 아니라 아예 한화 보은공장 이전까지 요구하는 등 거센 반발을 받고있는 한화나 난감하기는 마찬가지인데 한화 측이 민원 처리기간내 처리를 무리하게 요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화 보은공장에는 35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중 70여명이 사무직이다. 만들고 있는 제품은 방산용품이 7, 자동차 설치용 에어백과 건설용 뇌관 등 민수용품이 3 비율로 방산용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인천 공장 이전시 보은공장에는 600명∼700정도 근무할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공장 이전에 투입되는 소요자금은 수도권 소재 공장의 지방 이전시 지원되는 자금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어쨌든 한화는 수도권 공장 이전에 따른 정부 지원을 받는 것에 더해 공장 부지는 택지로 개발할 계획이라니 일석이조의 혜택을 입게 된다.
한국 화약주식회사로 창립한 (주)한화는 화약부문을 모태로 하고 있으며 1955년 10월 바로 보은으로 이전하려고 하는 문제의 인천화약공장을 불하 매수해 성장을 거듭해온 기업이다.
인천공장은 인천광역시 남동구 고잔동 50번지에 있으며 부지가 80여만평에 이르고 중앙연구소도 위치하고 있다. 이외에 화약공장은 내북면 염둔리 111번지의 보은공장, 여수공장, 창원공장, 대전공장, 천안공장, 구미공장이 있다.
한화 보은공장 관계자에 의하면 인천공장에서 만드는 제품의 시설이 모두 보은공장으로 이전하는 것은 아니고 보은공장으로 이전하기 전 중앙연구소는 대전공장으로 이전하는 등 제품의 구조조정을 통해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인천공장에서는 다이너마이트와 질산, 농약, 군사용 무기뇌관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중 질산은 액화 암모니아 가스를 수입해야 하기 때문에 바다를 끼지 않으면 안되는 지리적 여건으로 인해 보은공장으로 이전하지 않고 농약도 소 사장제를 운영, 외주 제작으로 넘기고 인천공장에서 생산하던 일부 군사용 무기도 수입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보은공장으로 이전하는 것은 보은공장에서도 생산하고있는 뇌관을 비롯해 민수용 폭약 정도라고 밝혔다. 또 폭약 제조 및 조립 시설물은 이미 보은공장 건설시 설계 및 생산, 관리방식으로 도입했던 국내법보다 매우 엄격한 미 국방성 기준을 적용해 건물을 신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문제가 우려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미 국방성 기준대로 건설했던 보은공장이 두 번이나 폭발했었기 때문에 한화측에서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것을 주민들이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더욱이 건축물을 신축하는 경우 크게 안전을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한화측의 설명을 인정할 경우 기존 보은공장 114동은 건축연도가 있기 때문에 노후된 것은 틀림이 없는 사실이므로 오히려 폭발의 위험성은 더욱 커진 셈이다. 이는 그동안 시간이 흐름에 따라 건물의 내구성 및 견고성이 떨어져 첫 폭발 사고였던 97년 10월8일의 사고보다도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유추도 가능해지는 대목이다. 따라서 건물 신축과는 별도로 기존 공장에 대한 철저한 안전진단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7년 10월 폭발 및 화재사고시 환경운동연합이 발표한 성명서를 보면 한화 보은공장의 비상시 대비 및 대응절차가 제대로 가동되고 있지 않았다는 의문점을 제기한 바 있다. 폭발사고가 발생한 시각은 10시 15분경이지만 보은 소방파출소에 신고가 접수된 것은 10시23분으로 되어 있으며 그나마 이 신고는 공장측에서 한 것이 아니고 인근 지역 주민이 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 화재 발생시 창고마다 설치되어 있는 스프링클러도 화약 발화시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는 것도 성명서에 적시했다.
기존 공장조차도 이렇게 관리되었고 안전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신규로 102동을 건축하겠다는 것은 지역 주민들에게 폭발이라는 불안심리를 가중시키고도 남는다. 폭발사고까지 경험했던 군민들이 또 화약 시설물을 이전해온다는데 반길 리는 만무하다. 특히 내북면 주민들은 지금도 폭발 위험이 있지는 않나 하고 항상 불안해하는 상태다. 그러나 폭발 위험이 있고 안전 문제를 지적할 수 있을 정도로 주민들의 감시를 받기는 너무 요원하다. 주민들 사이에 전문가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한화 공장 자체가 무기를 생산하는 방위산업체이고 기무사의 보안감사를 받을 정도로 일반 기업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출입의 엄격한 통제를 받기 때문이다.
문을 닫아걸면 그 안은 도저히 넘어갈 수 없는 철옹성이다. 그러니 터지면 또 터지나 보다 하고 두 손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세상이 바뀌어 청와대 앞도 공개하는 세상이다. 군부대도 일반 주민을 초청해 부대를 공개하는 대 주민 친화사업을 전개하는 세상이다.
한화 측도 보완을 요하는 시설까지 공개하라는 것이 아니고 한화 시설물을 개방해 소방훈련시 주민들을 참여시킬 필요가 있다. 또 늦었지만 안전에 대한 대주민 브리핑제를 정례화해 주민들에게 안전에 대한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주민들도 폭발사고가 발생했을 때만 반짝할 것이 아니라 관심을 갖고 안전문제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계속 요구할 수 있는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기업이든, 공공기관이든 보는 눈이 있을 때, 감시자가 있을 때 투명해지고 적법하게 업무를 처리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