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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근 (六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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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개념
지각기관인 안이비설신의를 가리키는 불교용어. 육입 · 육처 · 입입처 · 내육입 · 내육입처 · 육내입처 · 육촉입처 · 육촉처 · 육정 · 육정근.
이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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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입(六入), 육처(六處), 입입처(六入處), 내육입(內六入), 내육입처(內六入處), 육내입처(六內入處), 육촉입처(六觸入處), 육촉처(六觸處), 육정(六情), 육정근(六情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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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정의
연원 및 변천
내용
현황 및 의의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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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지각기관인 안이비설신의를 가리키는 불교용어. 육입 · 육처 · 입입처 · 내육입 · 내육입처 · 육내입처 · 육촉입처 · 육촉처 · 육정 · 육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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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원 및 변천
불교 인식론은 대상을 반영, 인식하는 색수상행식(色受想行識)이라는 오온(五蘊, pañca skandha)과 이것을 세분화한 십팔계(十八界, aṣṭādaśa dhātava)로 이루어져 있다.
십팔계는 여섯 가지 인식대상인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인 육경(六境, ṣaḍ viṣayā)과 이것들을 지각하는 기관을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인 육근(六根, ṣaḍ indriyāṇi), 그리고 이것들을 인식하는 것에 각각의 식을 붙인 육식(六識, ṣaḍ vijñāna) 등 총 18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가운데 십팔계를 구성하는 육경과 육근을 십이처(十二處)라 세분화하기도 하여 육경을 외처(外處), 육근을 내처(內處)라 부르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불교 인식론은 이 오온 십팔계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안이비설신이라는 오근은 감각기관인 눈·귀·코·혀·몸과 일치한다. 그러나 여섯 번째인 의근(意根)과 이로부터 파생한 제육식(第六識)은 부파불교 시대 이후부터 항상 논란이 되어왔다. 이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업과 윤회사상에 바탕을 둔 인도의 문화적 전통 속에서 발생한 불교가 서구의 순수 인식론적인 바탕으로 세계를 설명, 해석하는 것을 넘어 신통, 윤회와 같은 비형이상학적인 주제 또한 인식론을 통해서 설명해야 되는 배경 때문이었다.
어원을 통해서 살펴보면 육근이라고 불리는 ‘싸드 인드리야(ṣaḍ indriya)’는 ‘6’을 뜻하는 ‘싸뜨(ṣaṭ)’가 후행하는 모음 ‘i’의 ‘삼디(saṃdhi)’의 영향으로 바뀐 ‘싸드’와 ‘인드리야’가 결합된 것으로 인드리야는 한역의 ‘제석천(帝釋天)’, 즉 번개를 무기로 쓰는 인드라(Indra)와 관련되어 있다. 어근에 대한 몇 가지 해석들이 있으나 어근 ‘인드(√indh)’에는 ‘(자기 스스로) 붉을 밝히는 것(lighting)’이라는 뜻이, 어근 ‘인드(√ind)’에는 ‘힘을 갖춘(to be powered)’이라는 뜻이 있다. 『아비달마구사론(阿毘達磨俱舍論, Abhidharmakośa śāstra)』에 ‘가장 수승[最勝]한 자재(自在)이며, 빛나고 현저[光顯]하기 때문에 근이라 이름한 것이니, 이에 따라 근은 증상력(增上力:탁월하고 뛰어난 힘)의 뜻이라는 것이 모두 성취되는 것이다.’라고 나오는 것처럼, ‘자재 현광’의 증상력을 갖춘 것, 즉 지각기관으로서의 자기 힘을 갖춘 것이라는 뜻이다.
한역에서 이 ‘인드리야’를 ‘근(根)’으로 옮긴 것은 식(識)의 근간, 즉 그 뿌리가 된다는 뜻으로, ‘입(入)’으로 옮긴 것은 식에 들어온다는 뜻으로, ‘처(處)’ 또는 ‘입처(入處)’를 옮긴 것은 식과 인식대상인 육경과의 관계를 맺는 곳이라는 뜻으로, ‘촉처(觸處)’로 옮긴 것은 인식대상인 육경과 접촉한다는 뜻으로, 그리고 ‘정(情)’ 또는 ‘정근(情根)’으로 옮긴 것은 정식(情識)을 내는 것, 또는 정식을 내는 근본이라는 뜻으로 해석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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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불교의 독특한 인식대상에 따라 각각의 식(識)이 형성된다는 십팔계에 대한 언급은 초기 경전으로 붓다의 원음(原音)에 가장 가깝다는 『잡아함경(雜阿含經, Saṃyuktāgama)』부터 무수히 등장하며 이 가운데 육근에 대한 설명 또한 빠지지 않는다. 이와 같은 주장은 부파불교의 시대를 거치면서 각 부파들마다 자신들만의 독특한 ‘법에 대한 해석’, 즉 논장(論藏)인 아비달마 불교를 발전시킬 때 정점을 이루었다. 이것은 서구의 인식론처럼 정형화된 논리적 판단을 위한 목적보다는 붓다의 가르침을 올바르게 해석하기 위한 것이었다.
진제(眞諦, Paramārtha: 499~569)와 현장(玄奘: 622~664)이 한역한 유부 등의 논의를 담고 있는 『아비달마구사론』의 「2. 분별근품(分別根品)」에 자세히 언급된 이 육근에는 ‘도와 열반 등을 획득하는 것에 대해 증상의 작용’, ‘유전문(流轉門)과 환멸문(還滅門)’ 등이 언급되어 있어 지각기관의 작용 또한 생사윤회의 올바른 설명, 즉 업과 윤회라는 인도 특유의 문화적 배경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인식대상인 색성향미촉이라는 오경과 안이비설신이라는 오근에서 형성되는 각각의 식인 전오식(前五識)의 경우에도 이와 같은 인도에서 유래한 불교의 독특한 인식론적인 특징들이 담겨 있다.
『아비달마구사론』에서는 식에 반영되는 지각기관을 승의근(勝義根), 그리고 실재적 감각기관을 부진근(扶塵根)으로 나누고 있다. 즉 오늘날 우리가 일반적으로 부르는 감각기관은 승의근이 아닌 부진근을 가리키는 것으로 인도의 10대 유식논사들의 주장을 총 정리하여 현장이 한역한 『성유식론(成唯識論, Vijñāptimātratāsiddhi śāstra)』에서도 이 오근을 둘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또한 『아비달마구사론』에서는 이 전오식과 오근을 ‘소의(所衣)가 되는’ 관계로, 그리고 ‘안 등의 오근은 각기 개별적인 (자신의) 경계를 능히 요별하는 오식에 대해 증상의 작용을 갖고 있’고, 의근의 경우 ‘일체의 경계를 능히 요별하는 의식에 대해 증상의 작용을 갖고 있다.’라고 적고 있다.
세세한 해석에서 차이가 나지만 ‘밖으로’ 향하는 지각기관과 감각기관이 일치하는 전오식을 형성하는 오근의 경우는 그 인식대상이 존재하기 때문에 오늘날의 서구 인식론과 유사한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육경인 법(法, dharma)과 관계를 맺고 있는 제육근인 의근(意根, mana indriya)의 경우는 그 차이가 매우 심하다.
오근과 달리 ‘안으로’ 향하는 지각기관인 의근에 대해서 『아비달마구사론』에서는 ‘의근이 두 가지 일에 대해 증상력이 있다고 함은, 이를테면 능히 후유(後有)를 상속하고, 또한 자유자재로 따라 행하기[自在隨行] 때문이다.’라고 적고 있다. 이 가운데 ‘후유의 상속’은 윤회 후에도 남아 있다는 뜻이고, ‘자재수행(自在隨行)’은 제육식에 반응한다는 뜻이다. 이 ‘후유상속’과 ‘자재수행’은 이후 대승 유식사상에서 명확하게 정리한 윤회의 근거가 되는 일체종자식(一切種子識, sarva bīja vijnāna)이라 부르는 제팔식(第八識)인 아뢰아식(阿賴耶識, ālaya vijnāna)으로 발달하는 근거가 되었다.
이와 같은 아비달마 체계를 통해서 불교 인식론의 토대가 되는 오온 십팔계 가운데 육근에 대한 논의는 이후 대승불교의 유식파를 통해서 이어졌다. 그러나 교학불교를 통해서는 부처님의 가르침인 고(苦)에서 벗어나 해탈을 이를 수 없다는 대승의 반야부와 중관사상이 출현하여 육근과 같은 세세한 법에 대한 분석을 맹렬하게 부정하였다. 대표적인 예로 오늘날 한역 경전권은 물론이고 티벳 예불에 반드시 등장하는 『반야심경(般若心經, Prajñāpāramitā hṛdaya sūtra)』에서는 ‘무안이비설신의(無眼耳鼻舌身意)’라고 육근을 부정하고 있고, 중관사상의 시조인 용수(龍樹, Nāgārjuna: 150~250)는 그의 대표적인 저작인 『중론(中論, Madhyamaka śāstra)』, 「제3품. (육)근(根)에 대한 고찰」에서 ‘눈은 자기 자신을 보지 못한다. 마치 불은 자기 자신을 비추지 못하는 것처럼’이라는 비유를 들어 육근의 첫 번째인 안근(眼根) 또한 고정불변한 자성을 가진 존재가 아니라고 논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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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및 의의
한역 경전권에서 교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종파인 진제의 후예들에 의한 섭론종(攝論宗)과 현장의 후예들에 의한 법상종(法相宗)에서는 『아비달마구사론』에 나오는 육근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있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한역 경전권의 역사가 곧 대승의 역사인 만큼 지각기관으로서의 육근 정도만 다루었지 구체적이고도 심도 깊은 논의 대신에 『반야심경』과 같은 대승경들에 등장하는 부정의 대상으로 육근이 더 친밀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경향성은 선불교로 수렴된 삼국시대 이후의 한국 불교에서도 마찬가지로 이어져왔을 것이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남방 및 티벳불교의 활발한 소개 등 외부적인 불교 환경의 변화와 권오민에 의한 『아비달마구사론(2002)』의 한글 완역, 김묘주에 의한 『성유식론(2000)』의 한글 완역 등에 따라 교학불교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였다. 이로 인해 육근을 감각기관으로 볼 것인지, 인식 또는 지각기관으로 볼 것인지 등의 문제와 함께 현대의 뇌 과학이나 인공 지능에서 파악하는 인간 사유와 그 구조, 그리고 불교 인식론의 특성과의 비교 때문에 육근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추동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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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잡아함경(雜阿含經)』(고려대장경, K. 0650)
『성유식론(成唯識論) 외』(세친, 김묘주 역주, 동국대학교부설 동국역경원, 2008)
『아비달마구사론(阿毘達磨俱舍論)』(권오민 역주, 동국대학교부설 동국역경원, 2002)
『중론(中論)』(용수, 김성철 역, 경서원, 1993)
『Abhidharmakośabhāṣyam』(L. V. Poussin, Asian Humanities Press,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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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항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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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자
신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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