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직접 신고도 1월 28%에서 4월 59%로
얼마 전 경찰청이 운영하는 학교 폭력 신고전화 117에 신고가 들어왔다.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이 중학생 형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나쁜 짓을 하니 말려달라"는 요청이었다. 수사 지시를 받은 전북 전주 덕진경찰서는 신고 학부모의 아들 A군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했지만 A군은 대화를 완강히 거부했다. 그러나 경찰관이 수시로 아이를 찾아가자 A군은 마침내 속내를 털어놓았다. "나도 형들과 어울리기 싫은데 보복을 당할까 봐 억지로 다니는 거예요. 형들이 '돈 모아오라'고 핸드폰 문자로 협박해서 1만2000원도 빼앗겼어요. 맞기도 했고요." 피해 학생은 A군 말고 5명이나 더 있었다. 경찰은 가해자인 중학교 3학년 학생 4명을 불러 조사한 뒤 검찰에 송치했다.
교과부가 지난 2월 6일 학교 폭력 대책을 발표한 이후 117 번호로 학교 폭력을 신고한 건수는 매월 늘어나고 있다. 지난 1월 616건에 불과했던 신고 전화는 지난달 3592건으로 급증했다. 피해자가 직접 신고한 건수의 비율도 1월 27.8%에서 4월에는 59%까지 올라갔다.
교과부 관계자는 "피해자나 목격자들이 '신고하면 학교 폭력이 해결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신고하는 것"이라며 "신고 건수 증가는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학생이 700만명이고 학교 폭력이 만연해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신고 건수 3000건은 결코 많다고 할 수 없다. 여전히 학교 폭력 사건이 많이 은폐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