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안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은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을 가진 원료나 성분을 사용하여 정제, 캅셀(캡슐), 분말, 과립, 액상, 환 등의 형태로 제조, 가공한 식품을 말한다. ‘기능성’이라 함은 인체의 구조 및 기능에 대하여 영양소를 조절하거나 생리학적 작용 등과 같은 보건용도에 유용한 효과를 얻는 것을 말한다”고 정의 내리고 있다.
식품과 약품의 중간에 위치한 건강기능식품의 이러한 ‘애매모호함’은 그 동안 적잖은 논란과 사회적 이슈를 제공해 왔다. 과장 광고, 성분 함량 미달, 복용 후 부작용 같은 문제는 지금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연간 10% 이상의 빠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생산액을 기준으로 하면 이미 7000억원대에 달하고 있고, 소비자 구입 기준으로는 3조원대의 시장이 형성돼 있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협회 측은 “건강을 위해 구입하는 식품이라는 범위까지 포함하면 시장 규모는 2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본다”고 말할 정도다.
실제로 주변을 둘러보면 건강기능식품은 이미 가까운 곳에서 소비자와 함께 하고 있다. 홍삼을 포함한 각종 인삼제품, 비타민 같은 ‘스테디셀러’를 비롯해 클로렐라, 글루코사민 같은 ‘신흥 베스트셀러’는 각각 최소 10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생식이나 선식, 녹즙 시장까지 그 범주를 넓힌다면 대한민국 성인 남녀 누구나 건강기능식품과 함께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건강 기능식품 시장이 성장한 만큼 이제는 제품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이해가 절실하다. Prosumer는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4대 품목인 인삼, 비타민, 클로렐라, 글루코사민를 대상으로 의학계 전문가로부터 객관적인 견해를 구했다.
시중에 널리 퍼진 건강기능 식품에 대한 효능과 성분에 대한 오해와 속설은 무엇이고, 전문가가 말하는 실제 효능은 어느 정도인지 살펴봤다.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정확한 사용법은 건강 증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국 소비자들은 의약품 구입의 4배 이상을 건강기능식품 소비에 사용할 만큼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오랜 믿음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품목의 정확한 효능을 알고, 자기 몸에 맞는 종류를 선택할 때 건강식품은 비로소 신체의 기능을 향상시킨다는 본래의 목적에 부합할 것이다.
인삼
면역력 증강·감기예방 효과 ‘탁월’
지난달 30일 K한방제약 대표가 중국산 인삼농축액을 섞은 홍삼 농축액을 순수 국산인 것처럼 허위 표시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 대표는 작년 1월 중국산 인삼농축액 2000여㎏을 혼합한 홍삼농축액 7000여㎏을 생산한 뒤 10∼20㎏들이 용기에 담아 포장하면서 ‘100% 국산’이라고 원산지를 허위 표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시중에서 보통 17만원 안팎에 팔리고 있는 인삼 제품인 진산고를 항암 효과가 있다며 과대 광고해 1박스당 330만원에 판매한 혐의로 K산업 대표가 검찰에 고발된 바 있다.
이처럼 인삼 제품을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 것은 인삼에 대한 수요가 ‘웰빙’ 열풍에 힘입어 날로 커가며 초거대 시장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2006년 말 기준 국내 인삼 시장 규모는 1조500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가운데 홍삼과 홍삼 가공품이 6400억원, 백삼 및 백삼 가공품이 1900억원, 수삼이 6400억원 정도를 각각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인삼 자체 효능에 대한 학설이 분분하고 약효 입증이 어렵다는 특성을 노리고 과장 광고 등을 통해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으로 인삼을 판매하는 얌체 업자들도 우후죽순 생겨나는 등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실정이다. 소비자들도 잘못된 선전 등을 통해 얻은 상식 때문에 정작 그 효능을 제대로 알고 먹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인삼이 어떤 종류가 있고 효능이 무엇인지,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 중 잘못된 건 무엇인지, 또한 시중에 나온 제품들은 어떤 게 있는지 각각 짚어보기로 한다.
인삼 어떤 효능 있나?
인삼은 생육환경에 따라 인삼, 산삼, 장뇌삼, 산양삼 등으로 나뉜다. 인삼은 사람에 의해 인공적으로 재배된 삼을, 천연 산삼이나 재배삼의 씨앗이 새 등 동물에 의해 옮겨져 대를 거듭해 자라며 순수종에 근접한 삼을 말한다. 장뇌삼은 인삼씨를 산에 이식해 8∼10년 이상 키운 삼을, 산양삼은 산삼씨를 사람이 심어 자라게 한 삼을 뜻한다.
지리학적 분포에 따라서는 한반도의 고려인삼, 미국과 캐나다의 화기삼, 중국 전칠삼, 일본 죽절삼 등으로 나뉜다. 이들 인삼 모두 사포닌(진세노사이드)과 다당체, 폴리아세틸렌 성분, 페놀화합물, 지용성 성분 등으로 이뤄져 있다는 게 공통점이다. 이 가운데 가장 큰 효능을 내는 것은 사포닌이다. 사포닌은 식물의 뿌리 등에서 비누처럼 미세한 거품을 내며 나오는 수용액으로 항암, 항산화, 콜레스테롤 저하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삼은 이 같은 성분을 통해 △신체의 면역력을 증강시키고 △당뇨병으로 인한 대사장애 개선 △혈전증과 동맥경화증 등 심혈관 질환 개선 △알코올 해독 △감기 예방 및 호흡기 질환 예방 등의 효과를 내는 것으로 현대 의학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고려인삼의 경우 여러 차례의 실험을 통해 암 발생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인 데다 혈압 조절과 간 기능, 성 기능 등의 개선과 위궤양 억제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홍삼이 백삼보다 효능이 뛰어나다?
홍삼이 백삼보다 효능이 뛰어나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이는 홍삼과 백삼, 수삼 등을 완전 다른 종류의 인삼처럼 인식하는 데 따른 오류다. 이들은 전혀 다른 종류가 아니라 어떤 식으로 가공하거나 보존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즉, 수삼은 밭에서 수확한 인삼을 말한다. 수삼을 건조시키면 백삼이 되고 수삼을 뜨거운 수증기로 일정 시간 찐 뒤 건조시키면 홍삼이다. 이처럼 여러 가지 형태로 가공하는 것은 수삼이 일반적으로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그대로는 유통 과정에서 부패하거나 손상되는 등 장기 보존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 같은 가공 형태는 약간의 성분 변화를 일으키긴 하지만 그 변화가 극히 미비해 인삼 본래 효능과 효과에는 커다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특히 백삼에 비해 홍삼에 많다고 알려진 사포닌의 대사물(Rg3, Rh2)은 열처리 과정에서 다른 대사물(Rb1, Rb2, Rc, Rd)을 분해시키며 생성되는 것이다. 열처리를 많이 할수록 항암 등에 효과가 있는 Rg3 등의 성분은 증가하지만 나머지 당뇨 질환 및 기억력 개선에 도움이 되는 Rb1 등의 성분이 감소하는 것을 고려한다면 백삼과 홍삼 중 어느 것이 전적으로 더 효능이 좋다고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게 된다.
김동현 경희대학교 약대 교수는 “인삼은 수십 가지 성분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시너지효과를 올리며 특정 성분이 어떤 효과를 내는지 명확히 규명된 게 없다”며 “홍삼과 백삼도 각각의 효능에 있어서 우선 순위가 다를 순 있지만 전적으로 홍삼이 백삼보다 낫다고 얘기하는 건 무리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김 교수는 “수백만원에 이르는 홍삼이라고 하더라도 저가의 홍삼에 비해 효과가 좋다고 얘기할 순 없다”며 “국내에선 제 가치 이상으로 부풀려진 측면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인삼은 열(熱) 체질에 좋지 않다?
열 체질인 사람에게 인삼은 독인 반면 냉(冷) 체질에겐 약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인삼이 열을 높이는 작용을 한다는 통설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의학 전문가들은 이는 잘못된 상식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고려인삼의 경우 열을 내리는 작용을 하는 사포닌과 열을 높이는 사포닌을 모두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체온 조절에 오히려 도움을 준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실제 경산대 한의대와 중국 랴오닌 중의학원의 공동 연구팀은 한국과 중국에서 건장한 남자 320명을 대상으로 중국삼을 하루 3번씩 한 달 동안 복용토록 하고 10곳의 피부와 내부 체열 변화를 관찰한 결과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변화를 발견하지 못했다. 한의학에서도, 동의보감이나 본초강목 등 고서들에서도 병으로 생긴 고열을 다스리는 데 인삼만큼 뛰어난 약재가 없다고 돼있다며, 처방하고 있는 실정이다. CJ 건강식품센터 식품연구소 서용기 수석연구원은 “중국을 비롯해 동남아 일부 국가에서 고려인삼이 발열증을 유발해 열이 있는 사람이나 더운 지역에서는 부작용이 있다는 광고가 나와 고려인삼의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이는 의학적인 근거가 있기보다는 각국의 무역상의 이익을 고려한 정치적인 주장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인삼은 수십 가지 성분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시너지 효과를 올리며 특정 성분이 어떤 효과를 내는지
명확히 규명된 게 없다. 홍삼과 백삼도 각각의 효능에 있어서 우선 순위가 다를 순 있지만 전적으로 홍삼이 백삼보다 낫다고 얘기하는 건 무리한 주장이다.
>> 어떤 제품 있나?
복용 편의성 높이고 성분 강화한 제품 ‘주종’
인삼 제품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오고 있다. 캡슐 등의 형태로 먹기 쉽게 만들거나 벌꿀을 첨가해 인삼 특유의 쓴맛을 없애는 등 복용 편의성을 높인 전통 가공 방식의 제품과 진세노사이드 등 특정 성분을 강화해 ‘약발’을 높인 제품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① 전통 인삼제품
인삼 뿌리 모양을 그대로 살린 제품을 비롯해 농축액, 인삼차, 분말, 캡슐, 음료, 과자 등의 형태로 시판되고 있다. 진액을 농축시킨 인삼 농축액은 먹을 때 어려움과 개봉 후 진액이 병 입구에 엉겨붙는 불편으로, 인삼차는 쓴맛과 독특한 향취 등의 문제로 액상 음료나 파우치 제품에 밀려 시장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인삼 뿌리 형태 백삼과 홍삼, 태극삼 등이 있다. 백삼은 수삼의 껍질을 벗기거나 그대로 햇볕이나 열풍에 건조시켜 수분함량을 15% 이하로 떨어뜨린 삼이다. 홍삼은 장기 저장할 목적으로 찐 뒤 건조시킨 것으로 체형에 따라 천삼, 지삼, 양삼, 절삼, 홍미삼 등으로 나뉜다. 태극삼은 뜨거운 물에 익힌 뒤 건조시킨 것. 한국인삼공사, 농협고려인삼, 풍기인삼농협, 개성인삼조합 등이 백삼과 홍삼을 생산하고 있다. 태극삼은 홍삼에 밀려 시장에서 쇠퇴하고 있는 추세.
인삼 캡슐 인삼 뿌리를 건조한 뒤 빻아 생산한 분말을 그대로 또는 다른 식품과 혼합해 제조한 것을 캡슐에 넣은 것. 인삼농축액 복용의 불편함을 개선한 제품으로 꾸준히 판매되고 있으나 최근 액상제형 음료나 파우치 제품에 시장에서 다소 밀리는 분위기. 한국인삼공사의 ‘홍삼정캡슐골드’, 농협고려인삼의 ‘홍삼성분캅셀골드’, 개성인삼농협의 ‘한송정홍삼정캡슐’ 등이 대표적이다. 캡슐과 함께 씹어 먹거나 물과 함께 복용하는 정제도 판매되고 있다. ‘홍삼타블렛’(한국인삼공사), ‘홍삼성분정제’(농협고려인삼), ‘홍삼정타블렛’(개성인삼농협) 등이 있다.
인삼 음료 인삼농축액 또는 수삼에 한방원료, 감미료 등을 첨가해 혼합한 제품. 포장 재질에 따라 유리병, 캔, 파우치 등이 있다. 복용하기 편하게 제작돼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제품군으로 전체 인삼 제품 중 가장 많은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병 제품엔 ‘홍삼진골드’(CJ), ‘활삼D28’(한국인삼공사), ‘삼정톤골드’(일화), ‘장쾌삼’(웅진) 등이, 파우치 제품엔 ‘홍삼식스플러스’(CJ), ‘홍삼톤마일드’(한국인삼공사), ‘홍삼순액’(농협고려인삼), ‘그대로달인홍삼’(대상) 등이 있다.
당침 인삼 인삼 뿌리를 벌꿀 등 당류에 담가 적셔 가공 처리한 제품. 인삼 특유의 쓴맛을 싫어하는 어린이들도 먹을 수 있게 복용 편이성을 높였다. 인삼 원형을 그대로 살려 제조한 인삼정과와 인삼을 슬라이스로 잘라 만든 절편 인삼이 있다. 인삼을 싫어하는 소비자들도 거부감없이 복용할 수 있어 꾸준히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정관장봉밀절편홍삼’(한국인삼공사), ‘고려인삼정과’(일화), ‘봉밀절편홍삼’(농협고려인삼), ‘진홍삼봉밀절편’(웅진) 등이 있다.
② 뉴트렌드 제품
‘웰빙’ 바람에 힘입어 복용 편의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신기술을 적용해 인삼의 특정 성분을 강화시킨 제품들이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진세노사이드, 산성다당체 등 일부 성분을 강화한 제품과 새로운 공법으로 만들어진 음료, 스낵 제품이 있다.
특정 성분 강화 제품 인삼을 미생물로 발효시키거나 고압 및 고온으로 가공해 Rg3 등 진세노사이드의 주요 성분을 인체 내 흡수가 잘 되도록 만든 제품이다. 캡슐 제품에 비삼(일화)과 효삼(원광제약) 등이 있으며 파우치 형태로는 CJ의 홍삼식스플러스가 있다. 항암, 면역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학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비사포닌 성분의 산성다당체를 강화한 제품도 나왔다. 대표적인 제품이 코인텍의 ‘진산’으로 한때 홈쇼핑에서 높은 인기를 끌기도 했다.
신가공법 적용 제품 6∼7㎛ 크기로 가는 초미세분말화 공법 등을 적용해 물에 녹지 않는 불용성 성분까지 ‘통째로 갈아넣은’ 인삼 액상 음료 CJ의 ‘한뿌리’가 대표적이다. 집에서 수삼을 꿀과 우유에 갈아먹던 느낌을 그대로 살린 제품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한 진공에서 튀기고 조미료를 첨가하는 진공유탕처리공법을 적용해 수삼의 색과 향을 그대로 살린 ‘인삼스넥’(삼아인터내셔널)과 초콜릿바에 인삼절편을 첨가한 ‘레네세초콜렛’(한국인삼공사) 등이 있다.
비타민
비타민C, 항산화 작용으로 노화방지
비타민 이야기를 하면서 1740년 영국 해군의 아메리카 대륙 원정을 빼놓을 수 없다. 조지 앤슨 제독이 이끌었던 이 함대에는 선원 1955명이 타고 있었는데 4년 뒤 귀항했을 때는 634명만 살아 돌아왔다. 전투로 죽은 사람이 4명, 열병과 이질로 죽은 사람이 320명, 절반 이상인 997명은 모두 괴혈병으로 죽었다.
괴혈병은 잇몸이 스펀지처럼 부어 오르면서 피가 나고 피부에 커다란 멍이 들고 관절에 물이 차면서 쉽게 피곤을 느끼다가 결국 심부전증으로 죽게 되는 끔찍한 병이다. 영국 해군은 처음엔 영양실조를 의심했지만 배에는 식량이 충분했다. 선원들은 음식을 충분히 먹는 데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에 걸렸고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하고 죽어갔다.
괴혈병이 비타민C 부족 때문이라는 게 밝혀진 것은 한참 뒤의 일이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오렌지와 레몬, 라임주스 등이 이 병을 막는데 효과가 있다는 게 알려졌고 1928년에 와서야 실험실에서 비타민C가 합성된다. 비타민의 어원은 라틴어로 생명을 뜻하는 비타(vita)이다. 생명을 유지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성분이라는 의미에서다.
관동대 의대 염창환 교수는 “도시에 사는 현대인들의 상당수가 초기 괴혈병에 걸려있다”고 지적한다. 이유 없이 피곤하거나 충분히 쉬어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 사람이라면 비타민C 부족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염 교수는 비타민C 부족이 심혈관이나 면역 질환, 심지어 암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한다.
비타민 박사로 불리는 서울대 의대 이왕재 교수는 하루에 12g씩 비타민C를 먹는다. 1g짜리 알약을 한 끼에 4개씩 하루 12개를 먹는다는 이야기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정한 비타민C 하루 권장량은 70mg인데 올해 12월부터 100mg으로 상향 조정될 예정이다. 1000mg이 1g이니까 이 교수는 권장량의 무려 120배를 먹고 있는 셈이다.
“겨울 내내 삶은 여물만 먹고 자라는 소는 서너 달 동안 비타민C를 거의 먹지 못합니다. 사람 같으면 죽거나 심각한 병에 걸리겠지만 소는 아무렇지도 않아요. 몸 안에서 스스로 비타민C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 소뿐만 아니라 개나 말, 노루, 염소, 토끼 등 다른 포유류도 마찬가지입니다.”
비타민C를 호르몬 형태로 만들지 못하는 동물은 사람과 원숭이 등 영장류와 기니피그, 인도과일박쥐밖에 없다. 사람이 왜 스스로 비타민C를 만들지 못하는지 과학자들이 수많은 연구를 거듭했지만 아직까지 밝혀진 바는 없다. 분명한 것은 비타민C를 제때 충분히 공급해주지 않으면 죽는다는 사실이다.
이 교수는 비타민C를 충분히 많이 먹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다른 포유류들을 살펴보면 체중 1kg에 70mg에서 많게는 250mg까지 비타민C를 날마다 만들어 낸다. 이 비율을 적용할 경우 체중 70kg인 사람의 경우 4900mg에서 많게는 6만2500mg까지 비타민C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역시 식약청 권장량의 60배가 넘는 분량이다. 먼저 드는 궁금증은 이렇게 많이 먹어도 부작용이 없느냐는 것이다. 많이 알려진 부작용으로는 비타민C를 먹은 뒤 속이 쓰리다는 사람도 있고 소화가 잘 안 된다는 사람도 있다. 외국 학술잡지에는 비타민을 과다 복용할 경우 체액을 산성화시켜 신장 결석이나 구토를 유발한다는 사례들이 보고된 바도 있다.
이 교수는 이런 부작용들이 비타민C의 용법을 잘 몰라서 나타난 결과라고 지적했다. 항산화 작용을 하는 비타민C는 우리 몸 안의 유해 활성산소를 없애는 역할을 하지만 술을 많이 먹거나 위가 손상돼 있는 상태에서 비타민C를 먹을 경우 속이 쓰린 것은 당연하다는 이야기다. 이 교수는 “비타민C는 반드시 식사 후에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비타민C를 처음 먹기 시작하면 설사를 하는 경우도 있고 장기 복용하면 간혹 속이 더부룩하거나 방귀가 잦아지기도 하지만 이 교수는 이를 모두 체내의 독이 제거되는 과정으로 본다. 방귀에 전혀 냄새가 나지 않는 것도 비타민C의 장기 복용 시에 나타나는 특징이다. 설사 역시 초기 복용량을 조절하면 쉽게 적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덕성여대 약대 조애리 교수에 따르면 비타민C의 생체 흡수율은 경구 투여량에 따라 달라진다. 비타민C 1g을 투여할 경우 75% 정도가 흡수되지만 5g을 투여할 경우 20% 정도만 흡수되고 나머지는 모두 소변으로 배출된다. 투여량이 늘어날수록 흡수 비율이 줄어든다는 이야기다. 결국 충분한 양을 흡수하려면 그만큼 복용량을 늘릴 수밖에 없다.
비타민C는 그렇다치고 다른 비타민은 어떨까? 여러 비타민이 골고루 들어있는 종합비타민은 또 어떻게 다를까? 이 교수는 “다른 비타민은 식사만 제대로 한다면 따로 먹지 않아도 되지만 비타민C는 꾸준히 많이 먹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종합비타민은 비타민C보다 훨씬 더 비싸다.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비타민C만으로도 충분하다.
“여섯 가족이 한 끼 식사 때마다 두 알씩 하루에 36알을 먹어도 하루 2000원이면 충분합니다. 비타민C는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입니다. 종합비타민은 훨씬 더 비싸지만 꼭 먹어야 할 필요는 없고 비타민C와 달리 비타민B나 비타민D는 지나치게 먹을 경우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 교수 등의 조언을 다시 정리하면 이렇다. 일단 비타민C는 충분히 많이 먹을 것. 그리고 종합비타민은 체계적이고 규칙적인 식사를 하고 있다면 먹어도 좋고 먹지 않아도 좋다. 다만 종합비타민의 경우 지나치게 많이 먹지 않도록 주의할 것. 보통 하루 두 알 정도면 적당하고 그 이상은 먹지 않는 게 좋다.
비타민C와 달리 비타민A나 D의 경우 부작용 위험이 있다. 비타민A의 경우 지나치게 많이 먹을 경우 피로감이나 권태감, 구토, 식욕부진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심할 경우 간 질환이나 뇌압 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비타민D의 경우도 심장 질환, 비타민K의 경우는 혈액응고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나머지 다른 비타민은 알려진 부작용이 없다.
>> 어떤 비타민 먹을까?
종합비타민으로 영양공급에 활력강화까지
국내 비타민 시장은 최소 2000억원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국내 제약회사가 만드는 비타민 제품이 50%, 외국 비타민 제품 수입업체가 약 30%, 다단계회사 등 기타업체가 20%를 차지하고 있다. 종류별로 보면 비타민 C의 매출이 제일 높다. 약 30%에 이른다. 2000년 이전에는 알약 형태의 종합 비타민제가 주로 약국을 통해 유통이 됐는데 그 이후 사탕처럼 먹는 추어블이나 드링크류 등 맛을 강조한 다양한 형태의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제약회사에서 나오는 비타민제는 일동제약 아로나민골드, 유한양행 삐콤씨, 경남제약 레모나 등이 있다. 드링크류는 광동제약 비타500, 동화약품 비타1000, CJ 제노비타 등이 있다. 츄어블 제품은 비타민하우스와 비타민뱅크, CJ뉴트라, 롯데헬쓰원, 동원F&B 등에서 다양한 제품이 나오고 있다.
동원F&B의 GNC 메가맨은 남성에게 필요한 비타민 13종과 미네랄 7종 외에 마늘, 인삼, 굴 추출물 등 30여 종의 영양 성분이 함유된 종합 비타민이다. 비타민B군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피로 회복 및 스트레스 완화는 물론이고 항산화 비타민이 체내 조직 손상을 예방해준다. GNC 우먼스울트라메가는 비타민C, 비타민E, 엽산 등 13종의 비타민과 칼슘, 철분 등 7종의 미네랄뿐 아니라 로열젤리, 화분, 아세로라 추출물, 로즈힙 열매, 무취 마늘 등이 포함돼 있다. 동아제약의 아로나민골드는 1970년에 처음 출시돼 50년 가까이 지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장수 제품이다. 활성비타민 B와 비타민 C, E 등이 주성분이다. 흡수력이 높은 활성비타민은 신경과 근육으로의 이행률이 높고 특히 간이 좋지 않아 흡수율이 떨어지는 사람들에게 좋다. 아로나민-씨플러스는 특별히 비타민C가 강화된 제품이다. 한국암웨이 더블엑스는 유기농법으로 재배된 식물 농축물로 만들어진 종합 비타민이다. 월드컵 대표팀이 먹었다던 그 비타민이다. 13가지 비타민과 7가지 미네랄, 17가지 식물 농축물이 들어있다. 유기 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알팔파, 물냉이, 파슬리, 아세로라 등 17가지 식물의 농축물이 주요 성분이다.
글루코사민
통증완화 ‘효과’…연골재생 기능 ‘논란’
2002년 국내에 첫 선 보인 글루코사민은 매년 100% 이상의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해오고 있다. 2006년 시장 규모가 800억~1000억원으로 추정되는 건강기능식품업계의 ‘신흥’ 효자 품목이다. 글루코사민 신드롬은 전체 인구의 4.7%, 65세 이상 노인의 25.2%가 관절염을 앓고 있는 우리의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여기에 비만이 사회 문제로 등장하면서 젊은 관절염 환자가 증가한 부분도 글루코사민에 대한 관심과 소비 증가로 이어졌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천연 아미노당의 하나인 글루코사민은 사람의 혈액이나 점액 속에 단백질과 결합된 형태로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키틴을 염산 분해해 제조해 만들어지는 글루코사민은 갈락토사민과 함께 헥소사민이라 불린다. 제조방법이 비교적 간단하고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다는 특성으로 인해 국내 제약회사는 물론, 식품 회사들도 모두 글루코사민 제조, 판매에 뛰어든 상황이다. 2007년 4월 현재, 식약청에 등록된 글루코사민 제품만 380종에 달한다.
난립상을 보이고 있는 시장에서 비교적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업체로는 종근당, 일진제약, 롯데헬스원, 대상, AJM 등이 꼽힌다. 한국 시장에 소개된 시간이 짧은 만큼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없고 각 업체별로 고유 유통망을 통한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실정이다. 매년 연 100%씩 성장하는 시장이다 보니 적잖은 후유증도 낳았다. 지난 2005년 일부 후발업체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성분 100%’를 내세운 제품을 판매하다 소비자보호원 조사 결과 조사 대상 제품 모두 거짓임이 판명되는가 하면, 중국산 저가 원료를 사용한 점 등도 드러나 글루코사민 제품 전체에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기도 했다.
글루코사민이 실제 관절 통증 완화에 효능이 있는가 하는 논란 또한 여전히 진행형이다. 글루코사민의 무릎 관절 통증 완화 효능에 관한 대표적인 전문가로는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 의대 교수인 제이슨 테오도사스키오 박사가 꼽힌다. 그는 글루코사민을 1일 1500ml 이상, 상어연골추출물인 콘드로이틴 황산과 함께 섭취할 경우 6~8주 후 연골 재생효과를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글루코사민을 제조, 판매하는 회사들이 효과의 근거로 삼고 있는 주장은 대부분 제이슨 박사의 저술을 근거로 삼고 있다. 그러나 국내 의학계에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삼성서울병원 문영완 교수(정형외과)는 “(글루코사민이) 이론적으로는 연골 생성에 일부 도움을 주고, 소염, 진통작용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연골 형성에) 크게 도움을 줬다는 사실은 입증하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문 교수는 “염증 감소와 통증 완화 작용이 일반 소염 진통제보다 오래 지속되면서도 소화기 부담은 적다”는 말로 일정 효능을 인정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 교실은 5년에 걸친 건강 기능 식품에 대한 기능성 평가 작업결과를 2006년 발표했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대로 된 성분을 갖춘 A급 글루코사민은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통증을 덜어주는 효과가 입증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태우 가정의학과 교수는 “평가에 응한 환자의 절반 가량이 통증이 절반 가량 줄어들었다고 응답했다”고 했다. 그러나 글루코사민이 마모가 진행된 관절 연골의 지속적인 손상을 막지는 못한다는 연구 결과도 함께 발표했다. 유 교수는 “A급이라 하더라도 과학적 증거에 바탕을 둔 효과나 신뢰도는 의약품에 비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한편, 울산 의대 서울아산병원 김영식 교수(가정의학과)는 2006년 발표된 ‘건강기능식품 임상시험 사례’ 발표에서 “위약군 46명, 유니베스틴케이군 46명, 글루코사민군 47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유니베스틴케이만이 관절기능 이상 완화 효능이 인정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다양한 논란을 종합해 보면 글루코사민은 관절 통증 완화에는 효능을 나타내지만 연골 재생 여부는 좀 더 검증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효능 논란에도 불구하고 글루코사민은 건강기능식품으로 특별한 의사의 처방전 없이도 관절 통증 환자라면 누구나 간단하게 구입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일부 식약청의 허가를 얻지 못한 제품이 시중에 불법 유통돼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긴 했지만 허가를 받은 제품들은 식품으로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안전하다는 것이 식약청과 업계의 주장이다. 글루코사민은 키틴에서 추출하는데, 키틴은 새우나 게 껍데기에 많이 포함돼 있어 제조사들은 새우나 게 껍데기를 원료로 여기에서 글루코사민을 추출하고 있다. 식용으로도 흔히 쓰이는 만큼 원료 자체의 안정성에 무리가 없는 셈이다.
그러나 시민단체나 소비자 단체의 입장은 다르다. 녹색소비자연대 김진희 실장은 “식약청 허가는 판매를 위한 형식적 승인 절차인데 마치 효능을 100% 인정받은 것처럼 업체에서 홍보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식약청 건강기능식품 관계자도 “어느 정도 효과를 기대하는 식품일 뿐 그 자체로 치료 기능이 있지 않다는 점을 소비자들이 인식해야 한다”고 말한다. 식품의 안정성에서는 식약청이 1차 책임을 지지만 효능까지는 담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관절 전문인 이수찬 힘찬병원 원장은 “관절 통증을 호전시키거나 완화시키는 약도 있는 만큼 통증이 있을 때는 전문의의 진찰을 받은 다음 글루코사민 등의 복용 여부도 의사의 견해를 들어보는 것이 순서”라고 조언한다. 글루코사민의 처방에 긍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는 이 원장은 “글루코사민을 복용할 때는 약효를 높이기 위해 연골 구성성분인 콘드로이틴 황산과 함께 먹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글루코사민은 건강보험이 적용돼 의사의 처방을 받을 경우 2가지 약을 복용하더라도 월 5000원이면 가능하다.
>> 주요업체 제품은?
드링크·오렌지주스에도 첨가
글루코사민은 제약회사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제약업체들은 건강식품사업부문을 관장하는 별도 자회사를 통해 영업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종근당 제품의 경우도 ㈜종근당건강이라는 법인에서 제조, 판매하고 있다. 대표제품은 ‘글루코사민 100’으로 각각 90캡슐씩 들어간 글루코사민 8통과 80캡슐들이 비타민 2통을 합쳐 8만5000원(정가 11만6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글루코사민과 비타민을 번갈아 복용할 경우 12개월분에 해당되는 분량이다.
대상웰라이프는 ‘글루코사민 1500’이라는 브랜드로 180캡슐 2통, 60캡슐 1통을 6만6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원재료가 일본제품임을 강조한다. 일진제약은 ‘뉴글루코사민’을 90캡슐 6통, 칼슘제 270정 2통을 7만원(정가 9만8000원)에 인터넷 판매하고 있다. 12개월 분량으로 6개월 분량은 4만8000원에 판매한다.
캡슐형이 일반적인 글루코사민은 지난해부터 음료로도 진화하고 있다. 영진약품은 캡슐형 글루코사민 외에 글루코사민 800mg에 타우린, 젖산 칼륨을 혼합한 ‘영진 글루코 1000’(100ml 10병)을 판매하고 있다. 영진약품은 ‘글루코사민 특유의 비린내를 없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드링크에 이어 음료에도 글루코사민이 첨가돼 식지 않는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코카콜라 주스 브랜드인 미닛 메이드는 칼슘과 글루코사민을 첨가한 ‘프리미엄 100 칼슘 플러스 글루코사민’을 출시했다. 350㎖ 1200원, 1.5ℓ2400원.
클로렐라
칼륨 등 풍부…‘살빼기’용으론 부적합
홍삼, 글루코사민과 함께 건강기능식품의 ‘삼총사’로 통하는 클로렐라의 인기는 약간 시들해졌다. 2002년부터 국내 시장에서 ‘붐’을 일으켰던 클로렐라 시장은 2003년 600억원, 2004년 850억원에 이어 2005년 1200억원으로 높은 성장세를 구가했지만 지난해 800억원대로 뚝 떨어졌다.
올해도 시장규모가 800억원대를 넘지 못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국내 클로렐라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대상웰라이프 관계자는 “클로렐라 소비자들이 지난해부터 급부상하고 있는 홍삼제품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클로렐라 업계는 시장전망을 비교적 밝게 보고 있다. 클로렐라의 효능이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 된 데다 새로운 효능들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에는 클로렐라가 체내 다이옥신과 카드뮴 배출에 기여한다는 동물 실험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한양대 식품영양학과 엄애선 교수팀과 한국임상시험센터 신혜승 박사팀은 한국식품과학학회 주최로 4월 3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국제 클로렐라 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클로렐라 섭취가 몸 속 중금속과 다이옥신 배출에 관여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동물실험을 했다. 생후 6주 된 수컷 쥐에 카드뮴 10ppm, 50ppm이 각각 포함된 물을 공급하면서 동시에 클로렐라 5%, 10%가 들어있는 먹이를 먹인 뒤 일반 먹이를 준 쥐와 비교했다. 연구팀은 8주 뒤 쥐의 간과 신장의 카드뮴 농도를 측정한 결과 클로렐라 섭취로 카드뮴 배출이 촉진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엄애선 교수는 “클로렐라에 많이 들어있는 엽록소가 간에서 중금속과 합쳐져서 소변·대변으로 배출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공개된 클로렐라의 효능도 적지않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클로렐라는 호수에서 자라는 녹조류를 농축해 놓은 식품이다. 따라서 클로렐라에는 엽록소가 풍부하고 단백질, 아미노산, 식이섬유, 비타민, 무기질 등이 다량 들어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채소보다 엽록소가 무려 15배 이상 들어있다. 김용호 인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클로렐라 한 알이 채소 한 광주리나 마찬가지”라고 말할 정도다.
꾸준히 복용하면 ‘체질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산성 체질을 약알칼리성으로 바꿔준다는 것이다.
산성체질이란 우리 몸의 칼슘이온이 감소해 혈액의 액성(pH)이 7.35~7.45사이의 상태를 말한다. 체내에서 칼슘이온이 줄어들면 신진대사에 많은 양의 산소를 필요로 한다. 이렇게 되면 쉽게 피로를 느끼거나 면역력 약화로 인해 병에 자주 걸리게 된다. 산성체질은 각종 성인병과 만성질환의 원인 중 하나로도 지목돼 왔다. 반면 약알칼리성 체질은 칼슘이온이 4% 이상을 차지해 혈액 액성이 7.45~7.65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각종 호르몬이나 효소의 움직임이 활발해진다.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
경희대 한의대 김형민 교수 연구팀은 클로렐라 섭취가 피로회복과 스태미나 증진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를 실험한 적이 있다. 쥐에 클로렐라를 투여한 뒤 물 속에서 얼마나 지치지 않고 오랫동안 움직일 수 있는지를 관측했다. 결과는 클로렐라를 섭취한 실험군이 섭취하지 않은 실험군에 비해 지쳐서 움직이지 못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김 교수는 “클로렐라가 피로회복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당뇨병 예방은 물론 골다공증과 암세포 증식을 억제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특히 클로렐라는 칼륨, 마그네슘, 철, 인 등과 같은 무기질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 덕분에 당뇨병 예방은 물론 증상 호전에까지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에 걸리면 신체 내 칼륨 감소현상이 일어나는데 클로렐라에 함유대 있는 칼륨 등 무기질이 혈당조절에 도움을 준다는 얘기다.
클로렐라가 상용화 된 것은 1950년대 미국에서다. 처음에는 식량으로 개발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958년 우주인 식량으로 클로렐라를 채택, 연구가 이뤄졌다.
생활건강식품으로 자리 잡은 곳은 일본이다. 클로렐라의 효능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다카다 오사카 시립대 교수다. 다카다 교수는 1960년대 맥주 효모를 연구하다가 우연찮게 클로렐라의 효능을 알게 됐다고 한다. 성장이 멈춘 효모에 클로렐라 추출물을 넣었더니 놀랍게도 다시 성장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클로렐라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1970년대 초반부터 클로렐라 붐이 일기 시작해 1997년에는 일본 내 건강보조식품 판매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우리가 먹는 클로렐라는 3단계를 거쳐 만들어진다. 우선 클로렐라 분말을 물에 탄 뒤 섭씨 90도에서 가열해 클로렐라 분말에 함유돼 있는 유용성분을 추출한다. 다음은 원심분리 등의 방법을 이용해 클로렐라 균체의 불용성 물질을 제거한다. 그 다음 이를 농축시키거나 분말상태로 건조시키면 우리가 복용하는 클로렐라가 된다.
하지만 클로렐라는 건강보조식품이지 결코 치료제가 아니다. 따라서 맹신은 금물이다. 전문의들은 “남녀노소 구별 없이 섭취가 가능하지만 위장이 약한 사람인 경우 한꺼번에 많은 양을 복용했을 때 위장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더구나 클로렐라에 단백질, 무기질이 많이 들어있다고 해서 식량이 될 수는 없다. 특히 다이어트를 한다면서 클로렐라만 먹는 것은 위험하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식습관은 영양의 불균형을 초래해 오히려 면역력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 주요 업체 제품은?
소망화장품 등 잇따른 출시
국내 클로렐라 업계의 선두주자는 대상웰라이프다. 국내시장점유율이 70%에 달한다는 것이 대상웰라이프 관계자의 말이다. 하지만 지난해의 경우 2005년(840억원)에 비해 30% 정도 줄어 6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1993년부터 클로렐라를 연구하기 시작한 대상은 2000년 액상농축 클로렐라를 처음 개발했고, 2001년 들어 지금의 알약 형태의 제품을 내놨다. 가격은 경쟁사에 비해 비싼 편이다. 3개월분이 9만3000원, 6개월분이 18만6000원이다. 명절 때 인기를 끄는 선물세트로는 6개월치 한 세트가 17만원이다.
CJ는 1994년 클로렐라 사업에 뛰어들었다. CJ뉴트라에서 일본 규수 지방의 천연원료 100%를 수입해 만든 ‘클로렐라 100’이 대표제품이다. CJ측은 자연 광합성으로 배양해 엽록소 함양이 높고 세포벽 파쇄 제조과정을 거쳐 클로렐라 흡수율을 80%까지 높였다는 설명이다. 가격은 360g(200mg 600정 3병)이 6만6000원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롯데제과는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휄스원’으로 녹차와 클로렐라를 결합한 ‘그린 클로렐라’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산성체질을 약알칼리성 체질로 바꿔주고 다이어트를 할 때도 영양불균형을 바로 잡아주는 효과가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특히 자연배양한 클로렐라 분말과 녹차 분말만을 사용해 클로렐라의 세포벽을 손상시키지 않는 상태에서 소화흡수율을 높였다고 밝혔다. 가격은 90g(500mg 180정) 3만원으로 롯데마트를 비롯한 할인점에서 팔고 있다. 소망화장품의 자회사인 소망라이프는 ‘뷰티크레딧 클로렐라 푸드케어 골드’제품으로 뛰어들었다. 소망의 클로렐라는 일본에서 옥외배양한 클로렐라 원말로 만들었다. 전국 140여개 뷰티크레딧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www.beautycredit.co.kr)에서 구입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대만클로렐라의 한국지사인 한국클로렐라, 소망화장품의 자회사인 소망라이프, 솔가코리아 등이 클로렐라 제품을 팔고 있다.
다크호스 제품들
CLA, MRP, 감마리놀렌산 등 인기 ‘쑥쑥’
홍삼, 클로렐라, 비타민 등은 국내 건강기능식품을 좌지우지하는 대표주자다. 하지만 향후 시장의 판도를 통째로 뒤흔들 신기능 식품들도 적잖게 대기하고 있다. 최근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는 CLA (Conjugated Linoleic Acid)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미약품이 ‘한미 CLA’를 선보인 이후 올 들어 30여 업체에서 CLA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CLA는 홍화씨유 100% 추출물로 만든 공액리놀레산이라는 불포화지방산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체지방 감소’ 효능을 인정받은 다이어트 식품 성분. 보통 6주치가 15만~16만원대로 꽤 높은 가격인데도, 홈쇼핑 등에서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한미약품의 ‘씨엘에이 CLA’의 경우 10주 분량이 15만3000원(CJ홈쇼핑)이다.
CLA와 함께 감마리놀렌산도 홍삼과 클로렐라에 버금가는 스테디셀러로 떠오를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감마리놀렌산이란 오메가6 지방산의 일종으로 보통 식물성 유지에서 발견되며 달맞이꽃 등에 함유되어 있다. 혈당 강하, 항염증, 항암, 체중 감소, 골다공증 등에 효과가 있고, 폐경기 증후군과 월경 증후군을 감소시켜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TV 홈쇼핑업체들이 전략품목으로 삼아 대대적인 판촉에 나서고 있다. TV홈쇼핑에서 대상웰라이프의 ‘유기농 달맞이꽃 감마리놀렌산’과 종근당의 ‘유기농 감마리놀렌산’ 등이 12만8000원(12개월분)에 팔리고 있다.
정어리펩타이드도 뜨고 있는 혈압안정 기능식품이다. 정어리는 한의학에서 혈액을 충실하게 채워주고, 혈관, 뼈, 근육, 다리와 허리를 좋게 하는 등 원기를 회복시켜주는 성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심의 ‘안심 120 정어리펩타이드 SP100N’은 체내 혈압 조절에 도움을 주는 성분인 바릴티로신(Val-Tyr)이 함유된 것으로 정어리 육질을 분해하여 얻은 원료로 만들었다. 이 제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개별 인정형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받았다. 개별 인정형 건강기능식품이란 동물실험과 일부 인체 실험을 통해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기능성을 인정받은 제품을 말한다. 농심의 ‘안심 120 정어리펩타이드 SP100N’은 정제 타입으로 72g 120정(1개월분)이 16만원이다.
미국 등 스포츠 선진국에서 체중 조절용 피트니스 보충제로 각광받고 있는 MRP(Meal Replacement Product)도 국내 시장에 상륙했다. MRP란 정상적인 식사에서 얻을 수 있는 각종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는 대체음식을 의미한다.
상아제약㈜의 스포츠 기능식품 공식 판매원인 ㈜상아헬스케어는 한국인의 체질과 기호를 고려한 식사대용식인 ‘아이디얼 엠알피(IDEAL MRP)’ 시리즈 3종을 개발, 공식 판매한다. 아이디얼 시리즈는 아이디얼 웨이트(Ideal Weight), 아이디얼 바디(Ideal Body), 아이디얼 12(Ideal 12) 등 3종으로 구성됐다. 근력향상·다이어트 등 목적에 따라 기능성을 차별화 했으며, 기호에 따라 바나나·선식·사과맛 등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 특징이다.
상아헬스케어 관계자는 “아이디얼 시리즈의 출시로 운동선수는 물론, 일반인들도 끼니를 거르지 않고 5대 영양소를 고루 섭취하며 다이어트와 운동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가격은 ‘웨이트 MRP’와 ‘바디 MRP’ 1.2kg 제품이 각 6만7000원, ‘아이디얼 12 MRP’ 1.2kg 제품은 7만원이다.
동충하초
혈당·콜레스테롤 낮추고 성인병 예방
동충하초는 버섯류의 일종이다. 동충하초는 겨울에는 벌레였는데 여름에 거기서 풀처럼 싹이 돋아나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곰팡이균이 곤충의 애벌레나 번데기를 감염시켜 죽이고는 그 영양분을 빨아먹으면서 성장한 것이다. 대다수의 버섯은 식물에 기생하여 자란다. 송이버섯은 소나무를, 차가버섯은 자작나무를, 상황버섯은 뽕나무를 빨아먹고 자란다. 그러나 동충하초는 버섯인 데도 식물이 아닌 동물인 벌레의 기운을 빨아먹고 자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동충하초가 세간의 주목을 끌게 된 계기는 지난 1994년께다. 중국의 육상선수단이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각 종목 우승을 휩쓸었는데, 그 비결 중 하나가 바로 선수들이 동충하초로 만든 영양제를 먹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부터다. 동충하초가 간장과 신장의 기능을 도와 피로를 빨리 회복시켜주고 에너지가 높은 상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동충하초를 약재로 사용한 것은 오래 전 일이다. 예로부터 중국에서는 산삼, 녹용과 함께 동충하초를 3대 보약으로 여겼다. 진시황과 양귀비가 노화방지를 위해 먹었다고 전해 내려온다. 한의학에서는 동충하초를 폐질환에 주로 응용했다. 몸의 원기를 허약하게 만드는 소모성 폐질환, 폐결핵이나 천식 같은 질환에 주로 사용해왔다.
한의사 이재성 박사는 “인체의 면역력과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증가시키고 노화의 주범인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며 “허약한 수험생, 쇠약한 노인,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운동선수, 큰 수술 후 원기가 떨어진 사람들의 기력을 끌어올려주는 보약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동충하초는 혈당을 떨어뜨리고 콜레스테롤과 중성지질을 저하시키는 효과도 있어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도 광범위하게 쓰인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동충하초의 여러 효능이 임상실험을 통해 확인되면서 식품업계의 관심을 끌었지만 자연적으로 생산되는 양이 워낙 적어 대중화되지 못했다.
그러다가 90년대 후반 인공재배에 성공하면서 일반인들에게도 관련 제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현재 국내에서 식용으로 허가된 것은 ‘눈꽃동충하초’와 ‘밀리터리스 동충하초’ 2가지뿐이다. 물론 식용 동충하초에 대한 연구가 꾸준하게 진행되고 있어 향후 동충하초를 이용한 건강식품의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재배는 일반 곤충을 사용하는 대신 식용 번데기를 기주로 하여 동충하초균을 접종해 키운다.
동충하초의 국내 시장규모는 약 900억원대로 추산된다. 초기에는 동충하초 건조 분말이나 추출액 등으로 유통되다가 음료로 개발되면서 현재는 건강음료시장이 가장 크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클로렐라, 홍삼 등의 시장이 커지면서 동충하초 시장은 정체상태에 빠져들었다.
최근에는 산삼배양근을 함유한 풀무원생활건강의 신제품 ‘높은산 정기담은삼 동충하초’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 제품은 시장에 나온 지 2개월 만에 45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꺼져가는 동충하초 식품의 부활을 이끌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산삼배양근은 자연에서 자생한 산삼의 조직을 떼어내어 대량 배양한 것으로 농약과 중금속으로부터 안전할 뿐더러 유전자 조작도 없음을 국제공인인증기관인 ‘SGS’로부터 입증받았다는 것이 풀무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가격은 1개월분이 3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