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3주일 (세계 가난한 이의 날)

오늘 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무질서하게 살아가는 교우들에 대해서 “일하기 싫어하는 자는 먹지도 말라”하며 강한 어조게으름에 대한 경고를 합니다. 그 이유는 당시 테살로니카 공동체 내부에서이 세상의 종말이 곧 임박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많은 이들이 믿음을 버린채 무질서하게 살아갔습니다.당장 내일 종말이 온다면 누구라도 패닉에 빠지듯이 말입니다. 그 와중에어떤 이들은 자신이 구원자라고 주장하고어떤 이들은 종말이 왔다라고 주장하였기 때문에공동체 내부에서도 거짓 선포자들을 뒤따르는 사람들이 생겨났습니다. 이처럼 불확실에 대한 인간의 두려움을 이용하는 악한 이들은예나 지금이나 착한 사람들의 마음을 조작합니다. 12월 초에 예정된 아부다비 성당의 성탄 페스티벌에 앞서벌써부터 소셜 미디어에 상품 당첨을 유혹하는 가짜 뉴스와상금을 주겠다며 가짜 계좌로 돈을 요구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교회가 좋은 일을 할 때에,악은 언제나 교활하게 숨어서 사람들을 속이곤 합니다. 이와 같이바오로 사도의 시대에도 거짓된 믿음으로 사람들을 기만하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너무나도 탁월하게도 예수님께서는 종말에 앞서 일어나는 이러한 비이성적이고 비상식적인 현상을 미리 예고하셨습니다.그래서 “너희는 속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라.”라고 하셨지요. 그러나배교자들과 무법을 저지르는 이들은잘못된 믿음을 통해 테살로니카 공동체를 혼란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잊어버린채…어떤 이들은 ‘이제 곧 멸망이 닥칠 터인데 일을 뭐하러 하는가?’ 하며 회의주의에 빠져 삶의 의미를 내팽겨치기도 하고자포자기 하며 향략과 쾌락에 물들어가며 일도 하지 않은채 살아갔습니다. 이에 바오로 사도는 “묵묵히 일하여 자기 양식을 벌어먹도록 하십시오.”라고그들의 잘못된 믿음과 태도를 교정하려고 합니다. 신앙인들은 한걸음 한걸음 복음의 길을 걷는 사람들입니다.그 길 위에서 노력없는 지름길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즉, 테살로니카 2서는 바로 ‘성실히 인내하는 길’에 대해이야기를 하고 있으며,이는 오늘 복음의 가르침과 일맥상통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환호송도“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너희의 속량이 가까웠다.”라고 노래하며 정직하고 올곧은 삶이 곧 구원을 향한 태도이며,그들이 구원을 받을 자라고 말합니다.  한편, 덧붙이자면…오늘은 세계 가난한 이의 날입니다.가난한 이들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도 반성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자산이 곧 미래가 되어버리는 현 시대에가난한 이들을 위한 ‘아메리칸 드림’은  더 이상 유효하지도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이미 오랜전 부터 물질적 가난은 되물림이 되어버리는 슬프고 안탁가운 현실 속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경제적 양극화는 결국 사회의 혼란을 초래할 것이 예상되고빈익빈 부익부의 사회는 언제든 폭발될 수 있는 시한폭탄과 같습니다. 인류 역사에서 어떠한 형태든 양극화가 심화될 때,그 사회는 붕괴되어 왔습니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이 하느님으로 부터 왔다’라고고백하는 우리 신앙인들은모든 재화가 공유재(Common Goods, 共有財)로써 공동선(Common Good, 共同善)을 위해서 사용되어야 함을 고백하는 사람들입니다. 영어로 ‘좋음, 선, 이득’을 나타내는 ‘Good’이라는 단어의 복수는상품이나 제품을 의미하는 ‘Goods(굿즈)’가 됩니다.어원적으로 Goods는 더 많은 선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재화(Goods)는 선(Good)을 위해서 사용될 때, 가장 알맞는 사용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소유한 재화(Goods)가 ‘더 낳은 선’(more Good)을 위해서 쓰이고 있는지 성찰해보시면 좋겠습니다. 특히, 올 한해 지출한 것 중에 가난한 이들을 위해 나눈 것이 얼마나 되는지 구체적으로 수치로 따져보는 것도 객관적인 자기신앙 평가가 될 수 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만일 적다면 더 늘려야 하고,이미 많아도 더 늘리면 좋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