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6.(금요일)
06시 15분 알베르게를 나와 처음에는 몇십 미터 마다 바닥에 박힌 깐따브리아식 표지를 따라 쉽게 전진 하였으나. 로터리식 교차로를 2개쯤 지나자 표지가 보이지 않았다
마음 크게 먹고 1시간 15분쯤 서쪽으로 직진하니까 싼탄데르 시 경계 지점에서 오른쪽 길로 빠지라는 노랑 화살 표지가 나왔다.
오른쪽 길로 꺾어 들자 문 연 바르가 있으므로 아침먹고 나가니까 저 앞으로 순례자 두명이 가고 있는 것이 보인다. 8일 만에 처음으로 같은 길을 가는 순례자를 만난 것이다.
이들은 스페인 사람들로 한분은 60세 한분은 30세라는데 둘다 잘 걷는다. 4일전부터 알베르게에서 만나면 웃으며 눈 인사만 했고 말이 안통해 대화는 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들을 여기서 만난것은 행운(?)이었다 오늘의 목적지인 싼띠야나 델 마르(Santillana del Mar)까지 40키로를 훨씬 초과한다고 들은것 같았는데
이들이 FEVE 철도의 보오(Boo)역을 지나 얼마쯤 가서 만난 동네 아주머니들에게 뭔가 물어보고 조금 더 가더니 철길로 올라서서 얼마쯤 가니까 아래와 같은 기차 철교가 나왔다.
'진입금지'라는 표지가 있지만 바닥에 철판이 깔려 있어서 걷기에는 안전한 이 다리를 건너 1키로쯤 가니까 역원도 승차권 발매기도 없는 모그로(Mogro)역이 나왔다. 경험상 이런 운영체제에서는 대게 승차한뒤 차내에서 내거나 목적지에 도착하여 돈을 내게 되는 씨스템일 것이다.
나중에 이들이 지도를 보여주며 설명하는것을 듣고 짐작하니 강을 건너기 위하여 도로로 우회 하는것 보다 8키로 이상 절약된것 같았다. 철길을 걸은 것은 법을 위반한 것 이었지만 ....
싼티야나 댈 마르는 그렇게 크지 않은 마을이지만 싼타 훌리아나 교회(Santa Juliana collegiate church)주변에 14세기부터 18세기 사이에 건축된 많은 고적이 있는 중세 도시로
특히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문화유산의 하나이며 너무나 유명한 선사시대 벽화가 있는 알타미라 동굴(Altamira Caves)이 2키로 이내에 있어서 수학여행 온 학생들과 관광객이 많아 동물원 까지 만들어 놓은 곳이다.
관광지 이므로 음식값이 조금 비싸긴 하지만 음식도 다양했고 맛 있었다. 특히 멸치젓 핀초스는 독특한 맛이 있었다.
이곳의 알베르게는 아래 사진과 같이 성당 부근에 있는 미술관의 대문을 통하여 정원으로 들어가서 다시 제일 끝에 있는 별도의 철문을 열어야 알베르게 앞 마당이 된다. 입실은 오후 4시에 오스삐딸레로가 와서 6유로 받고 린넨을 준다.
오늘은 모두 와인을 1병 이상씩(술 고래 들이다)취하도록 마시며 이 사진에 없는 사람들 과도 통성명 하고 힘 들지만 몸 짓과 표정 섞어가며 많은 이야기를 했다.
"치노" 이야기도 했는데 오늘 같이 걸었던 스페인 사람인 아래 사진의 오른쪽의 두명은 아주 미안한 표정으로 스페인에는 그런 바보 많다며 대신 사과 하니 잊어 버리고 맛있는 비노나 들자고 얘기하는 듯 했다.
저녁부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는데 일기 예보에 의하면 앞으로 3일간 계속 비가 온다고 했단다.
2011. 5. 7.(토요일)
6시 15분 비가 오락 가락하는 중에 전지들고 출발하였다.
11시경 가우디의 유명한 건축물이 있다는 꼬미야스(Comillas)는 들르지 않고 통과 하였다. 스페인 너댓번 가서 보니 도처에 가우디 작품이라는 건축물이 있는데 처음에는 재미있더니 뭘 모르는 이 놈의 눈에는 그게 그거라....
오후2시경 San Vincente De La Barquera 에 도착하여 해변의 식당에서 쌀라드와 스빠게띠를 먹었는데 조금 비싼듯 했다.(11유로)
점심 먹은 후 도심에서 까미노 표지를 노치고 나서 정확하지 않은 지도만 믿고 혼자 판단으로 옳지 않은 길로 들어선 후, 어느 나라나 영어 잘하는 경찰 만나기 힘들다는 사실 확인하며 2시간 이상 헤매다가,
혼자 자다 보니까 밤에 고양이 우는 소리가 무서워서 문을 닫고 잤으며 열쇄는 아주머니가 말씀하신 대로 새벽에 떠날때 출입문 옆의 벤취 다리 밑에 숨겨 놓고 왔다.
동네에 가게는 없고 아주머니가 경영하는 바르가 하나 있는데 저녁 먹으려고 가니까 축구경기 관중으로 들어설 틈이 없다.
남자나 여자나 맥주를 마시는것 같았는데 재미있는 것은 바르 안의 의자는 나이든 남자가 모두 차지 하고, 젊은 남자와 모든 여자들은 TV가 보이지도 않는 바르 밖에 서거나 벤취에 앉아서 맥주를 마시고 있었는데 안주는 껍질있는 땅콩을 무료로 주는것 같았다.
나도 창 너머로 주문해서 붉은비노 한 병과 쌘드위치 사가지고 알베르게에 와서 먹었다.(모두 6.5유로, 시골은 정말 싸다)
2011.5.8.(일요일)
6시 15분에 출발하여 어제 답사해 놨던 표지따라 가는데 갈림길에서 표지가 없어져서 40분쯤 허비하고 다시 제 길을 찾아 고속도로 밑을 지나고 국도로 나와 깐따브리아의 마지막 마을 운께라(Unquera)서쪽 끝 부분에 있는 다리를 건너기 직전에 있는 바르에서 커피 한잔했다.
다리를 건너가자 까미노가 곧 자동차 길을 벗어나 산속으로 들어 가더니 길도 선명치 않고 표지도 이상 하게 되어 있는 곳에서 한시간 이상 뱅뱅 돌다 다시 길로 내려온다. 불분명한 표지를 따라 끝까지 갔다가 길이 없어져서 되돌아 나온 곳의 사진
특히 깐따브리아 지방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었는데 정작 안내표지가 절실하게 필요한 곳에는 표지가 부실 했지만 별로 필요치 않은 길가에는 비싼 표지판이 흔하게 널려 있었다.
이번 북쪽길에서 절실하게 느낀점은 북쪽길은 도로를 피하기 위하여 인위적으로 순례길을 만든 곳이 많은데 이성적이거나 합리적이지 않은곳이 너무 많다는 점이었다.
아스뚜리아스(Asturias)자치주에 들어서니까 까미노가 도로를 따라 가다가 뷰엘나(Buelna)를 벗어나자 다시 바다쪽으로 돌려서 야네스(Llanes)가 내려다 보이는 산에 오르기 전까지 구릉진 목장 지대를 3시간 이상 걷는다.
저아래 오늘의 목적지인 야네스가 내려다 보이지만 까미노는 산위를 빙 돌아 한시간 이상 가야한다.
목장지대에서 3시간 전에 내가 지퍼백에 넣어 통채로 잃어버렸던 참고서류와 지도와 끄레덴시알을 찾아다 준 스페인 친구들
Feve 철도 역사에 있는 알베르게, 10유로, 빨래는 짤순이로 짜 준다.
평소에도 느끼고 있었지만 이 알베르게를 찾을때 다시 확인한 사실 : 스페인에서는 대체적으로 흑인들이 교양이 있어 보인다. 백인은, 역사적으로 영국과 숙적 관계 이어서 인지 혹은 영어의 필요성이 없어서 인지는 몰라도, 영어하는 사람이 드물지만 이곳 스페인에서 만난 흑인들은 거의 모두 올바른 영어를 한다.
2011. 5. 9.(월요일)
6시 15분 출발하였다
8시경 통과한 기분 좋은 길
9시 30분에 통과한 곳으로 카톨릭 성인과 관련있는 곳 같았는데 설명문이 스페인어로 되어 있어서 이해하지 못했다.
9시 40분경 통과한곳. 날씨는 우중충하고 파도는 거셌다.
11시경 누에바(Nueva)에서 만나 리바데쎄야(Ribadesella)까지 함께 걸은 독일인 친구.
리바데쎄야까지는 거의 이런 길이다.
리바데쎄야 : 다리건너 오른쪽 끝부분 요트 뒤쪽에 유스 호스텔이 있다 하면서 이 사람은 그곳에서 쉬겠단다.
독일인들은 아주 세밀한 지도뿐 아니라 잠자리 먹을거리 등에 대한 정보가 풍부하므로 이 이름도 모르는 독일인에게 다음 숙박 예정지인 세브라유(Sebrayu)와 히홍(Gijon)사이에서 어디에서 잘 것이냐고 물으니까
세브라유와 히홍 사이에는 숙소가 없고 지형도 험하여 자기는 세브라유에서 히홍까지 버스를 타고 가겠다 한다.
고민이 생겼다. 가능한 한 더 이상 버스나 기차는 타고 싶지 않은데 어쩌나? 고민하다가, 경험상 독일인들의 정보는 정확했으므로, '오늘도 갈수 있는곳 까지 걷고 내일도 내 능력 한계까지 걷다가 마지막 구간만 버스를 타자'고 결심하고
이친구와 헤어져서 점심먹은 후 몇 키로인지 더 걸어서 언덕 꼭대기 마을인 싼 에스떼반(San Esteban)마을에 있는 알베르게에 도착 하였다.
이 알베르게는 N 632번 국도변의 성당 앞에 있으며 이 마을에는 바르를 하던 집이 있으나 지금은 아무런 편의 시설이 없으므로 준비해 와야한다. 요금은 5 유로였고 나 혼자였는데 7시경 아일랜드 아가씨가 도착했다.
보까디요를 준비해온 이 아가씨가 스페인어로 오스삐딸레라 아주머니와 이야기 하는데 아주머니의 억양과 표정으로 볼때 오비에도(Oviedo) 쪽으로 가다가 히홍쪽으로 가면 알베르게가 있다고 하는것 같았지만 지금 계획을 바꾸기에 너무 늦었다. 큰방 두개를 각자 썼는데 밤에는 무서웠다.
2011. 5. 10.(화요일)
오늘은 큰 맘먹고 더 일찍 일어나 4시 30분에 출발하였다. 7시7분에 찍은사진
7시 16분에 찍은사진
8시30분쯤 아침 먹은집
처음 보는 형태의 오레오(갈리씨아 지방의 것보다 훨씬 대형인 옥수수 저장시설)
40키로 가까이 걸어 빌라비씨오사(Villaviciosa)에 도착하니까 관광안내소는 텅 비었고 눈으로 이곳 저곳 호스텔을 찾았으나 보이지는 않고 다음 버스정류소가 어느 마을인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더 걷기는 포기하고
로꾸또리오(Locutorio)찾아가서 12일만에 집에 전화했는데 요금이 35쎈트밖에 안 나왔다. 로꾸또리오를 이용해서 마드리드 에서도 두번 전화 했는데 60쎈트와 65쎈트만 나왔다.
금년 3월 23일 영업개시 하였다는 새로 만든 버스정류소에서 버스타고(2.3 유로) 27키로 떨어진 히홍(Gijon : 현지인들에게 ?번 확인한 발음 : 된소리 '히홍')에 50분 만에 도착했다.
히홍(Gijon)의 유스호스텔은 이도시의 북서쪽 끝에서 출발하여 도시 중앙을 거쳐 제일 남쪽으로 오는 12번 버스의 남쪽 종점과 가까우며 간판이 없으므로 사람들에게 물어봐야 되는데 히홍 관광지도에 "5번 지점 : Albergue Juvenil" 이라고 표시되어 있는것을 보면 "알베르게 후베닐"이 어디냐고 물어야 쉬울것 같다.
요금은 기록하지 않았는데 15유로 였던 것 같고 방과 린넨은 깨끗하지만 불편했던 점은 이곳이 매우 관료적이라 새벽에는 출입문을 잠가 놓고 직원 출근시간인 아침 9시 이전에는 열어 주지 않는다.
이번 순례중에 크게 반성한 사항 : 순례한다는 자가 전체 까미노의 거의 10분의 1에 가까운 78키로(택시 한번 14 키로, 기차 두번 23.4키로, 버스 두번 40.7키로)를 걷지 않았다는 사실은 부끄럽다.
교통수단을 이용하게 된 원인을 살펴보면 :
첫째, 공부를 게을리 한 탓에 정보가 부족하여 순례 초반에 잘못된 행위가 많았다. 둘째, 성격상 친화력이 부족하여 정보를 소유한 다른 순례자들과 소통을 회피(?)하고 혼자 걸었다.
셋째, 모처럼 만나 동행했던 독일인의 '세브라유와 히홍 사이에는 잘곳이 없고 지형이 험하다'는 말을 너무 쉽게 믿어 버렸다. 내가 갖고 있는 자료만 다시 한번 검토 했어도 그의 말이 진실이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했을 것이고 그랬다면 27키로에 달하는 히홍까지의 마지막 버스 승차는 회피 할 수 있었다.
2011. 5. 11(수요일)
유스호스텔과 가까운 지점에서 5시 25분과 6시에 출발하는 버스가 있었으나 7시 10분차를 타고 (12번 버스 : 요금 1.15유로) 30분 만에 히홍 북서쪽 종점에서 내리니까 보도에 20여미터 마다 까미노의 상징인 가리비 형상이 박혀있다.
대형 트럭이 먼지를 휘날리며 달리는 도로변을 따라 2-3키로 정도를 가서, 또 건너기 위험한 로터리를 지나고 흉물스런 제철 공장(?)을 지나면 제법 경사진 길을 올라가서 유프라팁스 나무 벌목후 정리하지 않은 벌목지가 많은 산등성이의 임도(?)를 타고가야 한다.
그러나 능선길을 타고 산을 넘으면 이런 풍경이 10여 키로 계속된다.
그러나 고속도로와 지방도가 만나는 지점부터 아빌레스(Aviles)까지 8키로의 AS-19번 도로를 걷는것은 고통이었다. 인도도 가로수도 없는 이 도로에는 대형 화물차가 매연을 뿜으며 윙윙 달리고 20여년전 우리나라에서 최악의 공업지대를 걸은것 보다 소음도, 냄새도, 먼지도 심했다.
이도시의 이름은 '아빌레스'라고 예쁜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
알베르게는 시내에 들어가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아빌레스 관광지도를 얻으면 가리비 표시와 빨간 글씨로 Albergue라고 표시 되어 있으므로 쉽게 찾을 수 있다. 저 빨간 담장 뒤의 파란 집이 알베르게다.
이방향에서는 빨간 담장만 보인다. 이 사진을 찍은 사람 등 뒤쪽으로 향한 골목이 까미노이며 동시에 구시가지 중심가로 가는 길이다.
공장지대는 흉물이지만 시내는 제법 아름답다.
앞마당에서 혼자 저녁식사 대신 비노 마시고 있는데 한국인이 나타났다.
오스삐딸래로가 한국인이 있다고 알려 주었다며 발을 저는 20대 중반의 아가씨가 한국인 이시냐며 찾아 왔다. 안산에서 오신분으로 관절에 문제가 생겨서 히홍에서 병원에 다니며 며칠간 쉬었다는데 내가 보기에는 걷기를 그만 두어야 할 것으로 보였다.
하여간 반가워서 구시가로 함께 가서 저녁을 대접했는데 스스로 밝히지 않은 신상 정보는 모른다. |
출처: Travelogues 원문보기 글쓴이: 유섭
첫댓글 사서 고생 많이 하는 구나.
고진감내?
성한놈 이면 이런 짓 하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