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월23일 - 셋째날
전날 강행군과 잠자리가 바뀌어 늦게 잠이 들어서 인지 몸이 무겁다.
간신히 일어나 앉아 조행 준비를 한다. 그래도 아침식사는 거르지 않고 모두 먹었다.
타지에 나오면 체력이 좋아야 하고 그러려면 잘 먹어야 한다.
식사 후 샤워를 마치고 나니 약간은 몸이 가벼워 졌다.
이날은 전날보다 출발시간이 약간 늦었다. 7시 20분이 다되어 출발을 한다.
이날의 조행지는 오체프카 강이다. 대상어종은 어제와 같은 곱사 연어와 곤들메기.
역시 조행길에 마켓에 들려 부식거리와 보드카를 준비하는 비딸리.
오늘의 통역은 이곳에서 태어난 한국인 2세인 박선생님이다.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도 모두 마켓 구경에 나섰다. 나는 왜? 담배 피우느라.. ㅡㅡ'
원정대 중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없으니 좀 불편하긴 했다. 주둥이를 바꾸던지 해야지 원..
이른 아침의 유즈노사할린 거리.
이곳은 무슨 이유에선지 모르지만 아침마다 도로에 물을 뿌려 놓는다.
안개까지 심해 마치 비가 온 것 같고 도로에 차량도 많지 않다.
눈 쇼핑을 마치고 나오는 원정대원들.
이곳은 도심이라 그런지 그래도 마켓 같은 분위기가 난다.
오체프카강, 끄라스나이메이까깡
약 40여분을 달려 오체프카 강에 도착했다.
이 곳도 전날의 피르소프카 강과 같이 강폭이 크지는 않다.
물색은 매운 깨끗해서 바닥의 자갈도 투명하게 비쳐진다.
그러나 문제점은 수량이 너무 줄었고 그래서 인지 물고기의 움직임이 전혀 감지 되지 않는다.
바다쪽의 하류로 이동해 본다.
이곳은 러시아의 국영사업으로 연어을 잡아 가공하는 곳이라고 한다.
바다에서 강으로 올라오는 길목을 그물로 막고 중간 부분에 ㄷ자 모양의 가두리망을 설치해 바다에서 오르는 연어를
포크레인의 삽과 같은 커다란 집게 장비로 집어 올린단다. 그러니 연어 자원이 얼마나 많은지 상상이 간다.
하류쪽은 그물을 뚫고 들어온 연어들이 유영하는 것이 보이지만 물흐름이 전혀 없어서 견지를 할 수 없는 상태였다.(덕이님 사진 참조)
원정대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결국 근처의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로 하고 철수한다.
약 20~30정도 후 또다른 강의 하류에 도착했다.
이곳은 "끄라스나이메이까" 강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곳도 견지는 어려워 보인다.
물색도 좋고 강폭도 넓지만 물이 흐르지 않아 줄을 흘리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끄라스나이메이까"강
다 좋은데 수심이 너무 깊고 물이 흐르지 않는다. 강의 아래쪽은 바다와 만난다.
"끄라스나이메이까"강 주변 마을의 정취
다소 이국적이기도 하고 한국적이기도 하다. A자 모양의 전주가 인상적이다.
이곳에서도 바다와 만나는 최하류로 이동해 보지만 역시 물흐름이 없다.
결국 원정대장 덕이님이 통역인 박선님께 견지낚시의 특성을 설명하고 비딸리에게 물흐름이 있는 강으로
안내해 주길 원한다고 전달했다. 박선생님과 잠시 대화를 하던 비딸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안내를 한다.
류또까 강의 황어
결국 1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곳은 "류또까"강이라고 했다.
이곳의 정취도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곳은 6월이 제 시즌이라고 했다.
바다에서 오르는 시마연어가 많아 한참 시즌엔 2~3m 간격으로 사람들이 늘어서 낚시를 한다는 것이 박선생님의 설명이다.
지금은 시즌이 지나 무슨 고기가 잡힐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맘에 들었다. 긴 여울이 형성되어 있었고 물 흐름이 아주 좋았다.
우리가 좋아하는 작은 자갈로 이루어진 바닥인 것도 맘에 들었다.
베이스 캠프에서 바라본 상류
베이스 캠프에서 바라본 하류
비딸리와 그의 아들은 서둘러 아침 참을 준비해 내 놓는다.
사실 말이 참이지 먹고나면 든든한 음식들이라 한 동안 배가 고픈 줄을 모른다.
이곳에서는 거의 매일 4끼니를 먹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6시30분에 호텔에서 한식으로 아침식사를 한다.
출조지에 도착하면 비딸리가 참을 내어 놓고, 오후 1~2시경 점심을 먹는다.
물론 중간에 출출하면 오후 간식을 달라고 하면 준비해 주지만 절대 출출할 틈이 없다.
아침 참(간식)
빵위에 치즈와 소시지, 오이를 차곡 차곡 올려서 한입씩 베어 먹으면 맛이 일품이다.
이곳 빵은 약간 질기지만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돌다리님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
교포 2세인 박선생님이 준비해 주신 김치는 빼어난 맛을 자랑한다. 아침이지만 보드카 한잔은 당근이다.
채비를 준비중인 사노라면 선배님.
오랜 루어낚시 경험으로 입질 패턴 파악이 매우 빠른 선배님이다.
아침 참을 먹고 가장 먼저 입수 준비를 하는 사람은 덕이님이다.
평소 급한 성격과 바지런한 모습이 이곳에 왔다고 달라지진 않는다.
사노라면 선배님도 채비를 준비해 캐스팅을 시작했다.
두사람은 서서히 하류쪽으로 이동하면서 여울 탐색에 나섰다.
나는 게으른 탓에 가장 늦게 채비를 하고는 베이스 캠프 바로 앞에 자리를 잡았다.
여울 황동 추 중 대추를 2개 이상 먹는 물살이다. 아주 적당한 물살이다.
미끼는 물론 가공 연어알과 생오징어 다리다. 20여미터를 흘려 소에 다다랐을 즈음 무언가 입질을 한다.
설장줄을 훔쳐가지 못하는 것을 보니 크지 않은 녀석이다.
줄을 감아 보니 20cm를 조금 넘는 황어다.
우리나라의 오십천에서 만났던 황어와 똑같은 녀석으로 보여진다.
그 이후 몇바퀴의 설장을 타고는 떨어져 버린 녀석 외에는 잔챙이들만 입질을 한다.
한참 후 하류쪽으로 내려갔던 사노라면 선배님이 돌아왔다.
현지인들의 말에 따르면 이곳엔 큰 어종은 없다고 한다. 가끔 한두마리씩 큰 황어가 낚이긴 하지만 아주 드물단다.
사노라면 선배님은 루어를 접고 종목을 견지로 바꾸고는 나와 나란히 서서 줄을 흘렸다.
사교성이 좋은 사노라면 선배님이 그새 친구를 사귀었는지 젊은 러시아 친구가 무언가를 들고 왔다.
자세히 보니 유리병에 지렁이를 잡아 왔다. 이곳에서는 지렁이 미끼가 잘 듣는단다.
하류쪽에서 만났던 러시아인 인데 사노라면 선배님이 루어도 몇개 주고 잘 사귀어 두었나 보다.
그 친구의 말대로 지렁이를 끼우자 3~4m 를 넘기지 않고 계속 황어들이 달라 붙는다.
물론 크기는 피래미보다 좀 더 큰 싸이즈지만 그런대로 잔 손맛을 즐기기엔 무리 없었다.
한참 동안을 황어와 놀다 보니 덕이님도 돌아 온다. 별 소득이 없었던 모양이다.
나도 줄을 걷고 점심을 먹으러 나왔다.
오늘의 점심 메뉴.
점심 메뉴는 생연어 튀김이다. 생연어라 약간의 해금내가 있지만 담백한 맛이 좋다.
국은 다시마와 버섯, 무우를 넣고 끓인 것인데 이곳에서 먹는 음식은 아니란다.
조리사 출신의 비딸리가 신기한 모양의 낚시대를 사용하는 동양인들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 같다는 박선생님의 설명이다.
점심을 먹으며 보드카도 한잔을 했으니 식사 후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낮잠을 즐겼다.
전날 강행군의 여파도 있었고 햇살이 따가워 별로 물에 들어가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물론 큰 어종이 노니는 곳이라면 생각이 달라 졌을 수도 있지만..
류또까 강의 물놀이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 나니 물놀이 분위기다.
사노라면 선배님과 박선생님은 이미 물놀이를 마치고 나오시는 중이고 덕이님과 돌다리님은 물놀이 준비 중이다.
물놀이 준비중인 덕이님과 돌다리님.
덕이님의 농군 스탈이 압권이다. ㅡㅡ"
한참 물놀이 중인 덕이님과 돌다리님
바닥 훤히 비치는 곳이라 그 재미는 더하는 것 같다.
물놀이 하는 백곰? ㅡㅡ"
천연 닥터피시? 욕을 즐기는 덕이님과 돌다리님.
앉아 있으면 수많은 물고기 들이 달려 들어 하체를 쪼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혹자에 의하면 두분 중 한사람은 빤쮸를 벗고 뭔가를 단련했다는 얘기도.. 험..
물밖은 일광욕 모드
물놀이를 나온 러시아 가족
물놀이를 마치고 오늘은 서둘러 철수를 하기로 한다.
간단한 기념품도 사고 시내 쇼핑을 할 생각이다.
오후 3시 30분경 채비를 정리하고 숙소로 철수 한다.
객실에 올라 짐을 정리하고 가볍게 샤워를 마친 우리는 시내로 나선다.
물건을 사야 하므로 박선생님이 통역으로 따라 와 주셨다.
처음 도착한 곳은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는 쇼핑센터.
유즈노사할린 시내의 쇼핑센터.
건물의 규모는 비교적 큰 편인데 살만한 기념품은 거의 없다.
호박으로 만든 장식품과 오뚜기 형태로 나무를 깎아 만든 러시아 인형 정도..
쇼핑센터 앞의 원정대원들
미모의 금발 아가씨들을 많이 구경할 수 있는 곳 중 하나다. 험..
쇼핑센터에서 기념품을 사고 난 후 보드카와 치즈를 파는 상점으로..
몇병의 보드카와 치즈, 러시아 꿀, 훈제 연어 등을 샀다.
이곳 사할린은 소득에 비해 물가가 많이 비싼편이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섬이다 보니 육로 유통이 어렵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술과 담배의 가격은 매우 저렴하다.
보드카의 경우 최상품은 8~9만원 수준이지만 2~3만원 정도면 수준급의 보드카를 구입할 수 있다.
그냥 마시기에 좋은 것은 1만원 이내에서 해결된다. 담배값도 매우 저렴하다.
공항 면세점에서 10갑에 16,000원 정도 주고 얼씨구나 하고 구입을 했는데 이곳에서는 10,000원 정도밖에 하지 않는다. 덴장..
한국 담배도 판매한다.
이곳의 소시지와 치즈도 우리의 입맛에 매우 잘 맞는데 이건 국내로 반입이 불가하다.
현지에서 먹을 꺼라면 얼마든지 사서 먹어도 좋다. 치즈의 경우 가공하여 포장한 타입은 반입 가능한 모양이다.
덕이님은 종류별로 10개나 구입했다. 나도 몇개 구입했다.
러시아산 꿀과 훈제연어도 저렴한 편이다. 훈제 연어는 간이 매우 짠 편이라 다른 음식과 같이 먹는 것이 좋다.
가공한 훈제 연어포도 볼수 있는데 이것도 맛이 짭짤하여 술 안주 꺼리로 괜찮은 제품이다.
모두들 몇가지씩 물건을 구입하고 저녁식사를 하러 이동한다.
통역인 박선생님에게 괜찮은 식당을 물어보자 첫날 갔던 식당을 추천한다.
다른 식당을 가보고 싶었지만 결국 첫날 갔던 식당으로 정해졌다.
이날은 박선생님이 주문을 해 주셨으니 주문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었다.
모두들 궁금했던 음식들을 물어보고 몇가지씩의 음식을 시켰다. 역시 맛있었다.
식사 중인 원정대원과 통역 박선생님.
이제 주문한 음식의 반 정도만 나온 상태다. 가운데 찜같아 보이는 것은 양고기다.
특유의 양고기 향이 있긴 하지만 나름대로 독특한 맛에 먹을만 했다.
식당 앞 건물 입구.
굳게 닫힌 철문. 빨간글씨의 STOP 푯말, 붉게 녹슬은 불도저의 삽.
그와 반대로 그 안쪽에 주차되어 있는 일본제 승용차들.. 변화하는 러시아의 내면을 보는 것 같았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10시가 넘어서야 석양이 지고 있다. 이 처럼 사할린에서의 셋째날이 저물어 가고 있다.
계속...
첫댓글 드디어 사할린 백곰이 출현을 했군요^^ 그 배꼼을 금시당에서도 언뜻 본것 같은데^^ 사할린 너무 좋아요..딱 제 스탈인가봐요.. 이참에 이민자리도 함 알아볼까? ㅎㅎ 낯선 나라에 가서 그 나라의 음식과 문화를 접하는것이 진정한 여행의 의미라고 생각드는데요.. 울 견지원정대는 견지뿐 아니라, 모든것을 골고루 맛 보신거 같아서 너무 좋아보입니다..술 담배값이 싸다는건 너무 매력적이당...ㅎㅎ 마네킹도 저 무지 좋아하는데^^ ㅎㅎㅎ
술, 담배 좋아하는 사람들의 낙원입니다. 지대로 져. 흐흐..
겨울아이님 스타일이 저하고 비슷? 가만 보고 있자니까 일이 손에 않잡힙니다. 드간 잠잠했던 중환자의 증세가 또 나타나기 시작 한듯... 어흑~~
식물님 이제 겨울아이님과 윤근짱님 확실히 구분하십니까? 험..
그간의 수전증이 완전 치료가 되네요.ㅎㅎ
수전증에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닥터피쉬는 각질이 많아야...몰린다던데...ㅎㅎㅎ 그럼 두분다 거시기에 거시기해서 거시기 하셨나? 아 내년에 저두 꼭 거시기 거시기 하러 따라 가야징....우히히....
각질? 움.. 그럼 그분이 공포의 각질 거시기를?..
요즘 그래서인지 인근 워터파크에 닥터피쉬들이 인기라는뎅....그래두 세븐은 보통 내공이 아니시구서야 힘드시지 않을까여? ㅎㅎㅎ
사할린 관광청에서 홍보자료 만든것 같네요 ㅎ~! 넘 가고 싶다
머리아픈 일들은 올해안에 마무리 하시고 내년이나 후년쯤에 함께 가시지요..^^
내년이면 갈 수 있으려나...... 저도 원정대에 편입하고 싶어집니다.
가입은 자유입니다만.. 탈퇴 하시려면 무언가 신체부위를 잘라놓고 나가셔야 합니다. 험..
그림 하나하나가 예술입니다..
실제로 보면 정말 근사한 모습들이 많습니다. 중도에 포기하신 것이 아쉽겠습니다.
제드님의 그림설명에 더 빠집니다.
설명이 맘에 드십니까? 담엔 관오 선배님 사진에 설명 잔뜩 넣어 드리져. ㅋㅋ
술.담배 그리고 모(?)조아하는 제게 그곳이 딱인거 같은데여....ㅎㅎ 오해마세요..모(?)는 걍 여흥입니다..가라오케나 노래방등..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