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커스 매직 유랑단
2. 신기한 노래
3. 강변에 서다
4. 배짱이
5. 다죽자
6. 더러운 도시
7. 군바리
8. 탈출기(바람의 게곡을 넘어....)
9. 벗어
10. 브로드웨이 AM03:00
11. SF
12 빨대맨
13. 게릴라성 집중호우
-크라잉 넛 2집-
지금 아니 오늘 하루종일 크라잉넛의 2집을 듣고 있다.
사실 1집중에서는 <말달리자>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들의 음악.... 그냥 치기어린 음악이려니 하고 큰 기대를 하지는 않고 들었다. 특히 보컬의 약간 불안정한 음정은 쿡쿡 웃음도 나게 만든다. 그러나.... 오늘 이들의 노래를 잠시도 쉬지 않고 듣고 있는 이유는...
오늘 아는 녀석이 <신화>의 3집을 샀다고 하길래 환호성을 지르며 CD속지를 보기에 조급해했다. 그녀석도 신화를 좋아해서 그 CD를 샀던 것이고 나 또한 좋아하지만 우리는 둘다 좀 허탈해 했다. 십몇번까지의 트랙이 있었는데 단 한곡도 한글제목이 없었던 것이다. 어쩜 단 한곡도... 가사는 절반 이상이 영어이고... 쩝 세계화니깐.... 그 예쁜 얼굴들에는 무서운 화장을 하고.... 음악을 듣기도 전에 씁쓸해지는 것은 분명 내가 고리타분한 사람이어서만은 아닐꺼란 생각이 들었다. 든든한 기획사에 가수만큼이나 유명세를 타고 있는 작곡가의 노래를 등지고 그들이 활동을 펼쳐나갈 이 여름이 난 썩 유쾌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함께 하며....
신화가 유명한 기획사에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럼에도 그들을 무지 좋아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따라 더욱 씁쓸한 건 아마도 어설프고 정교하지도 않은 세션이지만 충분히 내 마음에 울림을 주던, 오늘 들은 <크라잉 넛>과 오버랩된 때문이 아닐까....
사실 그들이 오버그라운드를 염두에 두고 이 앨범을 만들었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오래도록 언더에 머물며 그 치기어리지만 충분히 아름다운 노래를 계속 들려주기를 빌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