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침체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물가가 상승하고 있는 상태를 일반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라고 한다.
정체를 의미하는 스태그네이션(stagnation)과 물가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이다.
전통적인 케인스(Keynes) 경제학에 의하면 경제활동이 정체하면 실업률이 높아지고 유효수요도 감퇴하게 되므로 물가는 하락하게 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설이었다. 다시 말해 경기가 좋아지고 실업률이 제로에 가까워지게 되면 임금이 높아지고 물가도 상승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실업률(경기)과 물가상승률의 관계를 설명한 것이 ‘필립스곡선(曲線)’이다.
그런데 1970년대에 들어와 이러한 전통적 경기이론이 들어맞지 않는 이상사태가 일어났다. 미국, 일본, 서구 선진 제국들이 긴축정책을 채택하여 경기는 나빠지고 실업률도 높아졌지만 물가는 하락하기는커녕 상승을 계속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이같은 경향은 1973년 말의 석유파동 이후 더욱 뚜렷해져 1974년에는 OECD 가맹 주요 7개국의 실질경제성장률이 전년비 평균 ‘마이너스’를 보이는 한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배로 늘어났다.
주요 선진국이 스태그플레이션, 즉 불황과 물가고에 시달리게 된 원인은 다음의 몇 가지로 알려져 있다.
첫째, 코스트 푸시 인플레이션(cost-push inflation : 임금을 중심으로 한 기업의 생산비 상승에 의한 인플레이션)의 등장이다. 임금이 상승하면 기업은 그 상승 폭만큼 상품가격에 전가함으써 물가가 상승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임금이 노동의 수급여하에 따라 결정되던 시대에는 경기가 나빠져 실업률이 높아지면 임금도 떨어지므로 기업은 생산비를 인하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경기가 좋을 때에는 물론 임금이 상승하고, 경기가 나빠져도 임금이 떨어지지 않는(賃金의 下方硬直性)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선진국 중에서도 영국이 그 전형적인 예로 되어 있다.
둘째, 재정지출 중 사회보장관계비 등의 이전지출이 경기동향에 관계없이 늘어남으로써 수요초과요인(需要超過要因)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선진제국에서는 복지정책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이전지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공공투자 등 투자적 지출은 수요를 증대시키는 한편 공급능력의 증가에도 작용하고 있지만 사회보장관계비 등의 이전지출은 수요의 증가 효과밖에 기대하지 못한다. 즉 재정지출구조가 인플레이션 촉진형이라고 해석하는 견해인 것이다.
이밖에도 대기업에 의한 가격지배, 산업계의 카르텔적인 체질이 현대 인플레이션(inflation)의 원흉이라는 견해도 있다.
또한 에너지 가격이 수급(需給)에 의하여 결정되지 않고 산유국의 정치가격화되어 있는 점, 선진국의 인플레이션을 촉진하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기도 하다.
이상과 같이 스테그플레이션의 원인은 궁극적으로 현대 인플레이션의 원인을 어떻게 해명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것이므로 현재까지는 명확한 분석이나 일관된 이론이 없는 상태이다. 이러한 스테그플레이션이 나타난 이유는 무엇보다도 전후에 있어서는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면 항상 정부가 개입하여 전통적 4국면이 그 전 과정을 완료하지 못하는 데 있다.
전후 각국에 있어서는 경기변동의 각 과정에 재정정책, 금융정책, 소득정책 등이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 경우에 새로운 경기변동의 양상을 더욱 부각시키기 위하여 전통적인 명칭보다는 ① 회복(recoery) 국면, ② 수요견인(需要牽引) 인플레이션 국면, ③ 스테그플레이션 국면, ④ 경기후퇴(recession) 국면으로 나눌 수 있다.
가로축에 경제성장률을, 세로축에 물가상승률을 나타내고 경기변동의 4국면은 4개의 원형으로 표시되며, 그 4국면을 구획하는 선 A와 B가 그려져 있다. 경기회복 국면에서는 성장률은 높으나 물가상승률은 낮은 현상이 나타나고, 수요견인 인플레이션 국면은 성장률과 물가수준이 모두 높은 현상, 스테그플레이션 국면에는 물가상승률은 높고 성장률은 낮은 현상, 경기후퇴 국면은 물가상승과 성장률이 모두 낮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전후의 경기변동은 전통적인 그것과 달라서 스테그플레이션 국면과 경기후퇴 국면에 있어서도 실질생산은 증가하고 있는 것이 그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거시 경제학에서 고 물가상승(인플레이션)과 실직, 경기 후퇴(스태그네이션)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를 뜻한다. 정도가 심할 경우 “슬럼프플레이션”이라고도 한다.
이 경우 총공급이 줄어들어 물가가 오르고 GDP가 후퇴하며 이 결과로 투자 위축이 발생하여 실업률이 오르게 된다.
역사적으로는 1970년대 중동국가가 석유를 자원무기화 하면서 석유공급을 인위적으로 감소했고, 이로 인해 원유 공급가격이 급등하면서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이 발생했고, 인플레이션 부담으로 경제침체가 오면서 실업률이 높아진 경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