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연재-40(마지막 회)]
종로구 지방자치 30년사
“종로 지방자치 권력의 변천”
이 병기(정치학 박사)
종로 자치의 풀뿌리 정치가 지역 민주화
풀뿌리 정치 주도 세력 올바로 육성해야...
지난 1991년도 30년 만에 지방자치가 부활되면서 종로구 지방자치 시대가 열렸다. 이에 본지가 지금까지 40회에 걸쳐 종로구 지방자치 권력의 변천사를 주마간산 격으로 살폈는데, 그 결론은 종로 민주화의 과정이었다. 이를 총체적으로 요약, 결론지으면 종로 풀뿌리 정치의 변천이다.
사실 종로 자치에서의 주민참여와 주민 결정은 종로의 주도 세력을 형성 또는 변천시키며 지역의 민주화를 이룬 셈이다. 종로 자치 실시 이전 권위주의 시대 중앙집권적 정치문화에 종속된 종로 사회 주도 세력은 주로 관변세력이었으며, 그 구성원은 지역의 공무원과 관변단체 임원 및 지역의 토호들임을 밝혔다. 이러한 시대는 종로 사회의 민주주의 분위기가 멸실됐었고, 그 주된 요인은 공무원들의 권위주의와 지역 토호들의 특권의식에서 발생된 지역의 계층 간 갈등이 내재됐기 때문이다. 일반 민초들의 민주주의적 자유와 평등의 권리는 요원했으며 종로 사회는 공무원과 토호들의 일방적인 주도로 주민 상호간의 소통 부재와 불협화음이 있었고, 지역 공동체의 화합과 단결을 해치는 갈등과 모순이 만연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방자치의 실시로 주민이 참여하고 선택하면서 전통적 기득권 계층인 토호들이 공무원 주도의 관변세력 대신 제도권에 진입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것이 지방선거를 통한 1차적 주도 세력 변천이다. 제1차적인 주도 세력 변천은 공무원 즉, 관 주도의 지역사회를 민간 주도로 바꾸는 결과를 낳기는 했지만 토호들 중심의 주도 세력 형태로서 일반 주민과는 여전히 갈등과 대립의 소외적 모순을 나타내며 지역의 민주화 분위기를 이루지는 못했다.
이후 1995년 민선 구청장을 뽑는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결과로 토호자치세력을 물리치는 선거자치세력이 등장하면서 종로 지역사회는 요동치기 시작한 것이다. 이른바 선거자치세력의 민선 구청장이 등장하면서 지역의 토호세력 대신 새로운 주도 세력이 형성되는 제2차 주도 세력 변천이 나타나는 것이다.
선거자치세력이 지역의 주도 세력으로 등장하여 그 세력이 확충되는 가운데 실시된 1998년 제2회 전국동시지방자치 선거에서는 선거자치세력이 지난 3년간의 세력 확충으로 토호 자치세력을 더욱 확고하게 물리치고 종로의 주도권을 완전장악하는 분위기를 형성한다. 이는 지역 민주화의 단초를 이루는 모습이다. 지방자치 부활 7년 만에 지역의 새로운 주도 세력인 선거자치세력이 전국적인 야당 바람을 얻고 선거 승리를 거두면서 명실공히 지역사회 주도권을 확고히 한 것이다. 그동안 권위주의 시대에서부터 전통적 주도 세력을 형성했던 기득권적 토호 세력 대신 지역의 새로운 주도 세력으로서 주도권을 휘두르며 그때까지 범접하지 못했던 지역의 관변단체, 즉 새마을운동협의회와 자유총연맹 그리고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등을 장악함과 동시에 더불어 새로운 직능 및 자생단체를 만들어 자신들 세력의 일반주민들을 대거 영입하여 종로 자치 시대 새로운 지역사회 분위기를 연출하는 모습이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그다음 2002년 제3회 전국동시지방자치 선거에서는 다시 토호세력 중심의 토착 자치세력이 협력하여 선거자치세력과 지역의 주도권 경쟁을 벌인 결과 민선 구청장에 당선되고 구의회를 장악하는 제3차 주도 세력 변천을 일으켰다. 제3차 주도 세력 변천을 일으킨 토착 자치세력은 지난 7년간 잃어버렸던 지역의 주도권을 되찾으며 다시금 지역의 주도 세력으로 자리매김, 전통적 기득권을 유지하는 형태를 보였다. 지역의 각종 단체의 장(長)과 임원진을 개편하면서 토착 세력의 재확충을 추구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 2006년 제4회 지방자치 선거에서도 토착 자치세력은 선거자치세력이 중앙당의 분열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으로 갈라져 등장한 경선자치세력과의 3파전에서 다시 승리하여 지역의 주도권을 강화하는 형태를 보였다. 이는 일반 주민 중심의 세력 약화이며 전통적 토착세력 중심의 강세 현상을 이루는 모습인 것이다.
하지만 2010년 실시된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선거자치세력에서 갈라져 나온 경선자치세력이 지방선거에서의 정권 심판론에 힘입어 토착 자치세력을 물리치고 지역의 새로운 주도 세력으로 등장하게 되는데 이것이 제4차 주도 세력 변천이다. 제4차 주도 세력 변천은 더 큰 지역의 변화를 초래하는데 우선 첫째, 새로운 인물들의 등장과 함께 둘째, 주도 세력의 다양성을 나타냈고 셋째, 지역의 활기를 불어넣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 경선자치세력은 보다 다양한 인물 스펙트럼 속에서 지역의 주도권을 공고히 하는 가운데 2014년 제6회 전국 지방선거에서 또다시 승리를 하여 지역 주도 세력을 확충하기에 이르는 것이다.
특히 종로 지방선거가 토착 세력 대 일반주민의 대결 구도에서 보다 다양한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참여하면서 보다 새로운 종로 자치 국면을 보이는 것이었다.
이처럼 종로 지역사회는 23년의 지방선거를 통해 주민참여와 주민 결정이라는 민주주의 실천원리가 작동되면서 토호세력에서 선거자치세력 그리고 다시 토착자치세력에서 경선자치세력으로 이어지는 4차 주도 세력의 변천사를 이루는 것이다. 이러한 변천사가 바로 지방자치에서의 풀뿌리 정치 현상인 것이며, 이로인한 지역 주민들의 협력과 갈등이 지역 민주화를 이루는 기제가 되는 것이다. 다시말해 전통적 중앙집권 시대의 지역 정치 문화에서 지방자치 시대 풀뿌리 정치문화로 이행되는 풍토 속에 지역 민주화가 나타났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주민이 스스로 참여해서 주민이 직접 결정하여 뽑는 민선 구청장과 서울시의원 그리고 종로구 의원 등은 이러한 풀뿌리 정치를 주도하는 주도 세력으로서 ‘지역의 일은 지역 주민 스스로 처리 한다’는 지방자치의 본질적 개념에 따라 지역의 민주화를 역동적으로 가져오는 결실을 맺는 것이다.
지방자치가 만든 이러한 종로 사회 주도 세력의 변천은 세 가지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첫째, 종로 사회 주도 세력 변천은 주민의 참여와 주민의 선택이라는 민주주의 선거 과정의 실천원리가 잉태시킨 지방자치에서의 풀뿌리 정치의 산물이다. 다시말해 지방자치에서의 풀뿌리 정치가 바로 민주주의 정치의 실천으로서 지역의 주도 세력을 변천시킨 거싱다.
둘째, 종로 사회 주도 세력의 변천은 지역사회의 주민이 지역의 주인으로 자리매김하는 지역 민주화를 이뤘다는 것이다. 권위주의 시대 중앙집권적 풍토에서 토호 중심의 지역사회였던 분위기에서 이제는 일반 주민의 권리와 평등의 민주주의 가치가 실현되는 지역 민주화를 공고히 하고 있는 것이다. 계층 간 갈등과 모순을 해소하고 주민 소통과 화합을 증진시키는 분위기로 일신하며 더불어 사는 지역사회 공동체 의식을 함양시키고 있는 것이다.
셋째, 종로 사회 주도 세력 변천은 지방자치에서의 풀뿌리 정치의 산물로서 지역사회 민주화의 기제임을 전제하여 현행 우리나라 지방자치 제도를 단순히 행정제도 차원으로만 인식해서는 지방자치 발전은 물론 지역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시말해 지방자치는 풀뿌리 정치라는 올바른 인식 아래 육성,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장집 교수가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에서 “한 사회의 민주주의 발전은 민주주의를 이해하는 수준과 같이 간다”(최장집. 2010. 11)고 말했듯이 지역사회 지방자치 발전은 지방자치를 이해하는 수준과 함께 간다고 볼 수가 있는 것이다. 지방자치가 지역사회에 뿌리 내리면서 올바르게 육성, 발전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에서의 풀뿌리 정치가 갖는 의미를 올바르게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지방자치 실시로 인한 풀뿌리 정치의 생성과 결실을 간과하고 정부와 일부 국민들이 지방자치를 폄훼하면서 축소론 또는 폐지론 운운하는 것은 우리나라 지역의 발전은 물론 지역 민주화 발전을 저해하는 잘못된 정책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오히려 지역의 진정한 민주화로 주민의 권리증진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지방자치에서의 풀뿌리 정치 주도 세력을 올바르게 육성시켜야 한다. <끝>
<*그동안 애독해 주신 독자 제현께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