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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8.01
낙뢰 관측
▲ /기상청
지난달 16일 전라남도에서 낙뢰가 하루 사이 4500여 차례 발생했습니다. 하루 만에 작년 7월 한 달 동안 전남 지역에서 발생한 낙뢰(4489회)만큼 내리친 것이에요.
지난 10년 기간 중에서 전국에서 하루 동안 낙뢰가 가장 많이 친 날은 2018년 5월 16일입니다. 경기도에서 낙뢰가 1만2963회 발생했지요.
낙뢰는 지상과 구름 사이에 순간적으로 강한 전류가 흐르며 발생하는 아주 강력한 전기 방전 현상입니다. 대기가 고온 다습하고 불안정할 때 잘 발생하는 키가 큰 구름인 적란운에서 자주 나타나는데요. 순간적으로 전기가 흐르면서 섬광이 보이게 되고, 전기로 인해 발생한 열로 주변의 공기가 팽창하면서 천둥이라 일컫는 폭발음도 들리게 되지요.
과거 낙뢰 관측은 전국의 기상 관서에서 기상청 직원이 직접 눈으로 관측하는 '목측(目測)'을 통해 이뤄졌습니다. 그러다 1987년 낙뢰 관측장비를 설치하면서 자동으로 실시간 낙뢰를 관측하기 시작했어요.
기상청 낙뢰 관측장비〈사진〉에는 두 개의 링이 90도로 교차하는 모양의 안테나와 작은 고깔 모양의 GPS(위성항법장치)가 설치돼 있어요. 낙뢰로 인해 생긴 전자기파(빛)가 이 안테나를 통과하면 안테나에 전류가 유도됩니다. 그러면 전류의 세기와 GPS로 확인된 정확한 시각이 낙뢰 관측장비에 기록돼요. 현재 전국에 낙뢰 관측장비 21개가 설치돼 있는데요. 이 중 5개 이상에서 함께 이러한 기록이 입력되면 낙뢰가 친 것으로 확인됩니다.
낙뢰가 친 정확한 위치는 각 낙뢰 관측장비 안테나를 통과한 전자기파의 방향과 기록된 GPS 시각의 차이를 통해 파악해요. 그리고 낙뢰의 세기는 안테나에 유도된 전류의 세기를 분석해 추정합니다. 이렇게 수집된 낙뢰 관측 정보는 기상청 날씨누리와 날씨알리미 앱을 통해 10분마다 제공되고 있어요.
기상청에서 발간하는 '낙뢰연보'를 살펴보면 여름철에 낙뢰가 많이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작년 우리나라에서 관측된 낙뢰는 7만3000여 회였는데, 여름철(6~8월)에 전체의 75%가 집중됐어요. 미국도 낙뢰는 주로 여름철, 특히 8월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최근 5년간(2019~2023년) 낙뢰 사고로 119구급대가 출동한 경우는 모두 31건이었어요. 대부분 여름철 실외에서 발생한 사고였지요. 그래서 여름철에는 특히 더 낙뢰를 조심해야 합니다. 뾰족한 건물이나 들판에 서 있는 나무 등이 낙뢰에 맞기 쉽습니다. 바닷가에서는 파라솔이나 사람도 주변 요소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이 솟아 있어 위험하니 조심해야 합니다.
장동언 기상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