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아몬드의 전설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에 있는 47스트리트. 동서로 길게 이어져 있는 이 거리중 5애브뉴와 6애브뉴사이 약 3백미터거리 한 블록. 얼핏 보면 맨해튼 여느 빌딩숲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 블록안에 들어서면 어렵지 않게 다른 거리와의 차이를 알수 있다. 상점마다 `다이아몬드` 간판이 붙어있고 거리엔 긴 수염을 늘어뜨리고 검은 모자를 쓴 다소 생소한 모습의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이 블록안에 있는 다이아몬드 상점은 대략 2천6백개. 건물마다 오밀 조밀한 한두평 짜리 독립 부스 형태의 점포가 가득차 있다. 많은 것은 점포수만이 아니다. 여기서 미국 전역으로 팔려나가는 다이아몬드는 연간 250-300억달러. 우리돈으로 약 33-40조원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 전세계에서 거래되는 다이아몬드의 절반 가량이다. 때문에 뉴요커들은 이 거리를 아예 `다이아몬드 스트리트`라고 부른다. 증권시장이 있는 다운타운의 월스트리트에는 못미치지만 그래도 거대한 자금이 유통되는 정말 `빛나는` 시장인 셈이다.
이 거리의 중심은 5애브뉴쪽에 있는 한 빌딩. 겉으로 보기엔 아무런
특징이 없지만 이른바 `다이아몬드 딜러 클럽(Diamond Dealers Club)`이 입주해 있기 때문이다. 이 `클럽`은 다이아몬드업계에서는 알아주는 상인들의 모임으로 `다이아몬드세계의 상원`격인 친목단체이다. 회원은 전세계에 약 2천명. 하지만 말이 친목단체이지 이 안에서 다이아몬드 세계의 모든 질서가 정해진다. 이 클럽안에 있는 거래소에서 거래된 가격이 전세계 다이아몬드 가격의 기준이 된다. 실제 회원중 한명인 라파포트(Rapparport)씨가 1주일에 한번씩 작성하는 다이아몬드 시세표인 `라파포트 리스트`는 가격에 관한한 교과서 역할을 하고 있다.
다이아몬드 업계에서는 명함을 주고 받을 때 상대방 명함에 `다이아몬드 딜러 클럽 멤버`라는 말이 써 있으면 더 이상 신용에 관해 물어볼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그만큼 업계의 신뢰를 받고 있다. 2천명의 회원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 정답부터 말하면 98%이상이 유태인들이다. 긴 수염에 검은 모자를 쓴 사람들이 거리에 많은 이유도 이들이 대부분 유태인인 탓이다.
유태인이면 무조건 회원이 되는 것일까. 물론 아니다. 유태인이라도 이 클럽의 회원이 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이다. `회원 6명이상의 동의서가 포함된 서류심사-20명이상의 회원들이 실시하는 까다로운 면접-신원확인작업-2년간의 임시회원자격부여`등을 거쳐 정회원이 되려면 3년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이 심사과정을 통과하기도 쉽지않지만 한번 정회원이 되면 회원자격이 대를 이어 넘어가기 때문에 `공석`이 자주 나오지도 않기 때문이다.
회원중 유태인이 아닌 사람은 2% 미만.약 30-40명에 불과하다. 그중 유색인종은 한자리수에 불과하고 그중 하나가 바로 딜러스클럽 맞은편 20W 빌딩 1층에서 `골드 플러스`를 경영하는 이재수 사장이다. 럭키그룹(LG그룹의 전신) 기조실에서 일하다 이민온 이 사장은 75년 보석업계에 뛰어들었고 87년 우여곡절 끝에 한국인으로는 처음 멤버가 되었다. 한국인 회원은 지금까지도 이 사장 외에 한두명에 불과하다.
`클럽`은 물론 회원전용. 일반인들은 회원과 함께 들어갈 때만 입장이 허용된다. 회원인 이 사장과 함께 들어간 클럽은 초입부터 경계가 삼엄했다. 1층 건물안에 들어갈때는 비행기 탑승 수속때 보안 검색을 하는 것과 똑같은 절차를 밟아야 했다. 가방은 따로 X레이 투시기계를 통해 나갔고 사람들은 검색대를 통과한 뒤 양 팔을 들고 몸수색을 마쳐야 했다. 클럽이 있는 건물 10층과 11층 입구에선 신분증을 맡기고 출입증을 교부받아 가슴에 단 뒤에야 안으로 들어갈수 있었다. 거래되는게 값비싼 다이아몬드인 탓도 있지만 유태인들만 모여있어 테러의 위험이 높아진 것도 이유인 듯 했다.
클럽안에는 300평 남짓한 거래소가 있었다. 탁자와 의자들을 나열해놓은 장소로 회원들이 편안하게 다이아몬드를 사고 파는 곳이다. 거래소 뒤쪽에는 휴게실과 식당이 있었다. 특이한 것은 휴게실 바로 옆에 마련되어 있는 유태인들의 `기도방`. 회원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유태인들이 업무를 보다 짬을 내어 기도하는 곳이다. 식당메뉴는 영어와 히브류말로 쓰여 있었다. 휴게실에선 회원들이 카드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휴게실안에 있는 게시판에는 `신용불량 거래자`들의 명단이 사진과 함께 붙어 있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다이아몬드=유태인`의 공식은 맨해튼 47스트리트에서만 성립되는 것이 아니다. 맨해탄 남단 보워리(Bowery)와 커널(Canal)스트리트 북서쪽 코너에 있는 맨해튼 제2의 다이아몬드 거리도 역시 유태인의 전유물이다. 미국 밖에서 다이아몬드로 유명한 곳도 역시 유태인이 장악하고 있는 벨기에의 앙트와프와 이스라엘이다.
왜 유태인이 다이아몬드에 강할까. 거의 30년간을 유태인들과 함께 생활해온 이재수 사장은 한마디로 "아주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유태인들은 수천년동안 이나라 저나라로 柰幷募玖?유랑생활을 하다보니 어느나라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국제통화`가 필요했는데 작지만 가치있는 보석이 그런 역할을 하는게 가장 알맞았다는 해석이다. 실제 중세시대의 탄압이나 나치의 대학살인 홀로코스트등에서 살아남은 유태인들중 몸에 지니고 있는 보석을 뇌물로 주고 생명을 건진 경우가 한둘이 아니다.
특히 다이아몬드는 16세기까지는 너무 단단해 연마가 불가능한 `정복할수 없는(unconquerable) 보석`이었다. 하지만 16세기에 한 유태인이 연마법을 발견한 이후 유태인들 사이에서 보석으로 제작되고 매매되었다. 유태인이 값비싼 다이아몬드의 제작 유통 판매등 상권의 전 과정을 장악할 수밖에 없게된 자연스런 이유이다.
유태인들의 보석의 인연은 유태인의 탄생 기원으로까지 올라간다. 유태인을 영어로 `Jew`라고 하는데 이는 보석을 뜻하는 "Jewelry`와 말뿌리가 같다. 이 사장은 "유태인들 사이에서도 정설은 없는 것 같다"며 `보석(Jewelry)이 많이 나는 마을의 사람들`이라는 뜻에서 `Jew`라는 말이 생겼거나 아니면 `Jew가 잘 다루는 물건`이라는 뜻에서 Jewely란 단어가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등이 있다고 한다.
실제 유태인의 역사인 구약성서의 출애급기를 보면 모세의 12지파들의 이름이 모두 사파이어 에메랄드 토파스등 보석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져 있는 것을 알수 있다. 성서에는 또 이스라엘 대제사장들은 이 12지파를 상징하는 12개 보석이 달린 옷을 입고 다녔다는 기록이 나와있다.
유태인과 보석은 뗄레야 뗄수 없는 정말 한몸인 셈이다.
E.T.와 헐리우드 조회
1948년 12월 신시내티에서 태어난 한 유태인 소년은 전기공인 아버지를 따라 이곳 저곳 이사를 다녔다. 중-고등학교를 다닌 곳은 캘리포니아 사라토가. 학교내에서 유일한 유태인이었던 그는 친구들에게 늘 "더러운 유태인 놈"이란 소릴 듣고 다녔다. 아이들이 하도 그에게 1센트짜리 페니동전을 던져 친구들 사이에선 `페니=유태인에게 던지는 물건`이란 뜻까지 생겼을 정도였다.
크리스마스때 동네에서 유일하게 트리 장식을 하지 않았던 자기집 때문에 놀림을 받아야 했던 그 소년은 고등학교시절 아버지가 사준 8mm 코닥카메라에 푹 빠졌고 결국 영화인의 길로 들어섰다. 그리고 최근 영화전문지 프리미어가 뽑은 2003년 헐리우드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로 선정됐다. `더러운 유태인 놈`에서 `가장 영향력인 있는 영화인`으로 거듭난 그는 바로 스스로를 "보통 유태인"이라고 얘기하는 감독 겸 제작자인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는 다른 어떤 수단보다 현대문화의 형성에 영향을 주고 있다. 전세계 영화관에서 상영되는 영화의 85%를 차지하는 헐리우드 영화는 세계인의 문화생활과 의식에 가장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다. 미국의 가치인 이른바 `아메리칸 드림`이 헐리우드 영화를 통해 전세계에 전파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인들의 정신을 `생산`해내는 헐리우드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유태인이라는 점은 우연일까? 대답은 노(No). 헐리우드는 처음 생겨날때부터 유태인의 손으로 생겨났고, 지금도 유태인 줄이 없으면 영화계에서 성장하기 어려운게 현실이다. `스필버그 효과`는 그런 풍토에서 나온 자연스런 현상일 뿐이다.
예를 들어보자. 미국 영화계의 7대 메이저로는 파라마운트, MGM, 워너브라더스, 유니버셜, 21세기 폭스, 콜럼비아, 디즈니가 꼽힌다. 이중 디즈니를 뺀 6개 회사의 공통점은 창업주가 모두 미국으로 이민와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유태인이라는 점이다. 독일에서 가난과 박해에서 탈출해 미국으로 온 칼 림믈(유니버셜), 헝가리태생 고아로 미국에 온 아돌프 쥬커(파라마운트), 역시 헝가리 태생으로 샌드위치를 팔며 미국 생활을 시작한 윌리엄 폭스(21세기 폭스), 러시아 출신의 루이스 메이어(MGM), 폴란드에서 볼티모어로 넘어와 구두수선을 했던 벤자민 워너(워너 브러더스)등이다.
7대 메이저중 만화영화로 성장한 디즈니만이 유일한 비유태인 창업주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회사도 지난 1984년 이후 마이클 아이즈너라는 유태인 경영자가 황제같은 회장으로 군림하고 있다. 최근에 영화산업의 메이저대열에 합류한 드림웍스도 스필버그가 유태계 동업자들과 함께 만든 영화사이다. 헐리우드에선 시나리오 작가 제작자 감독등 영화계 인사 60%이상이 유태인. 유태인은 아니지만 이름을 유태인 식으로 개명한 흑인 여배우 우피 골드버그처럼 영화계에서는 가능하면 유태인들과 가까워지려고 노력할 정도이다.
유태인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탈무드식 교육 배경을 들수 있다. 어려서부터 가정에서나 교회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듣고 자라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무엇을 하라고 얘기하는 일`을 좋아한다. 한 사회의 가치기준과 행동양식을 규정해주는 영화는 그런만큼 상상력이 풍부한 유태인들에게는 아주 매력적인 일로 비쳐지고 있다.
유태인의 강한 협동심도 한몫한다. 개성이 강한 예술가들은 대부분 협동심이 부족한게 특징이지만 유태인들의 경우 무슨 일을 하던지 관계없이 끈끈한 협동심을 자랑한다. 시나리오작가에서 배우캐스팅까지 다양한 분야가 합쳐진 `종합예술`인 영화산업에서 개인이 아닌 집단으로서의 유태인이 강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게다가 영화산업은 엄청난 경제적인 이득까지 가져다주니 재능있는 유태인들로서는 더없이 좋은 무대인 셈이다. 결국 2차대전까지 이탈리아 프랑스가 주도하던 세계 영화계는 유태인들의 활약으로 50년대부터 헐리우드가 압도하게 된다.
유태인이 장악한 것은 영화산업의 외형만이 아니다. 헐리우드에서 만들어지는 영화에도 유태인들의 독특한 `정체성`이 잘 투영되고 있다. 대표적인게 스필버그 감독의 작품들. 현재의 세계에 없는 외계인이 갑자기 등장하는 영화 `E.T.`. 유태인 평론가들은 E.T.를 두가지로 해석한다. 하나는 스필버그 자신의 어린시절처럼 비유태인의 세계에서 외계인 처럼 비쳐지는 유태인이란 설명이고 다른 하나는 유태인의 종교에서 말하는 구세주격인 `복음 천사`나 `메시아`라는 분석이다.
완전히 멸종된 공룡이 살아서 돌아오는 내용의 `쥬라기 공원`도 결국 최초의 유태인인 아브라함에게 구원을 약속했던 `유일신의 재림`이나, 이미 나치의 대학살인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지 못했을 `유태인의 생존`을 의미한다. 스필버그는 폴란드에서 홀로코스트를 주제로한 `쉰들러 리스트`를 촬영할 때 쥬라기공원의 마지막 편집을 했는데 이 두 영화사이의 놀랄만한 연계성을 잊을 수 없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홀로코스트의 참상을 전세계에 전한 `쉰들러 리스트`에 대해 스필버그는 "다른 사람의 영혼을 구해주는 것은 전 세계를 구해주는 것과 같다"는 탈무드의 간단한 가르침을 세상에 가르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평론가들은 속편을 두편씩이나 만들었던 `백 투 더 퓨쳐`도 "우리의 시대를 과거처럼 새롭게 만들어 달라"는 유태교회의 기도문의 의미와 다르지 않다고 지적한다.
스필버그가 유태인의 `선민의식`을 강조하는 쪽이라면 우디 알렌은 다소 다른 각도에서 영화에 접근한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시절 부모들의 유태교육에 반항하면서 자란 `자기를 증오하는 유태인`의 대표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의 영화에는 `죄의식`등 유태인의 미묘한 내면세계가 뉴욕이라는 도회적인 분위기를 배경으로 잘 전달된다. 다소 신경과민적이지만 무성영화시대의 슬랩스택 개그에서부터 유럽 예술영화의 실험적 스타일까지 모두 통달한 당대 최고의 영화 예술가로 꼽히고 있다.
`거룩한 나무(Holy Wood)`로 교회를 지으면서 세상에 영향을 주려고 했던 아브라함의 후손들이 이제는 `헐리우드(Hollywood)를 만들어 세상을 뒤흔들고 있다.
`할례`와 의술의 대가들
안티 세미티즘(Anti-Semitism)이란게 있다. 여러 가지 의미가 있지만 쉽게말해 유태인을 혐오하는 반유태주의라고 보면 된다. 유태인 때문에 고난을 당했건, 아니면 유태인이 잘 나가는데 대한 질투이건 이유도 많지만 유태인의 역사만큼이나 긴 뿌리를 가지고 있다. 불과 몇십년전까지만해도 미국의 일부 상점이나 공연장을 가면 "개와 유태인 출입금지"라는 팻말이 공공연히 붙어있을 정도였다.
안티 세미티즘의 공격에 대해 유태인들의 대응도 여러 가지이다. 가장 위트있고 명쾌한 대응은 아마 유태인 코미디언(1914-1980) 샘 레벤슨의 말일 것이다. 그는 유태인을 공격하겠다는 편지를 쓴 반유태인단체에 다음과 같은 답장을 보냈다. "미국은 자유로운 나라입니다. 당신이 굳이 유태인을 좋아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당신처럼 유태인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한가지 제안을 하겠습니다. 유태인이 만든 상품을 쓰지 말하는 것입니다. 당신 얘기대로 유태인이 만든 약은 당신을 해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유태인의 만든 약을 쓰지 않으면 어떤일이 생길까. 유태인이 발견한 약 몇가지만 들어보면 쉽게 상상할수 있다.
△소아마비 백신=뉴욕 브롱스에서 태어난 조나스 살크(1914-1995). 어린시절 동네 아이들이 욕을하며 돌을 던진 탓에 골목 맨 끝에 히브류 학교에 가는 길이 두려웠던 그는 말년에 의학계에 들어온 이유에 대해 "어린시절부터 유태인의 비극과 고통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왔다"며 "이런 고통의 사악한 사이클을 끊기위해 인류를 위해 긍정적인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피츠버그 대학 세균학교수였던 그는 1955년 소아마비 백신을 발견했다. 20세기에만 프랭클린 D 루즈벨트대통령등 1백만명의 미국인의 목숨을 앗아간 질병은 이때부터 더 이상 두려운 병이 아니었다.
△혈액형 구분법=1930년 노벨상수상자인 유태인 칼 랜드스타이너(1868-1943)은 인간 혈액이 A,B,AB,O 라는 네가지 그룹으로 나눠져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같은 간단하고 안전한 혈액구분이 없었더라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수혈을 못해 죽었을 것인가.
△페니실린=유태인 언스트 보리스 체인(1906-1979)이 1945년 발견했다. 2차대전기간중 연간 70억개이상 생산되면서 7백만명의 목숨을 구한 것으로 평가된다.
△스트렙토마이신=셀만 아브라함 와크스맨(1888-1973)은 지구상에 눈에 보이는 것 이외의 동식물이 있다는 종교적 믿음에서 연구를 시작했고 결국 인간에 해를 주는 세균을 세균으로 막을수 있도록 했다.28년간의 실패 끝에 탄생한 이 광범위 항생제는 페니실린이후 최대의 의약 기적이라고 일컬어 진다.
△박테리아 증식입증=조슈아 레어버그(1925년생)는 박테리아의 유전적 세포증식을 입증해 암치료법의 선구자가 되었다..
이밖에 비타민C, 매독치료제인 와서먼테스트, 심장강화제, 당뇨병치료제 인슐린, 위경련약 클로로하이드레이트등 유태인이 만들어낸 의약품은 모두 헤아리기 힘들다. 유태인들이 의학분야에 공헌한 리스트만으로도 한권의 책이 필요할 것이란 얘기까지 있을 정도이다. "유태인이 개발한 약을 쓰지 말라"는 셈 레벤스의 편지는 "유태인이 개발한 약을 사용하지 않으면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준엄한 경고인 셈이다.
유태인이 의학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유태인이 가장 좋아하는 직업은 유태교 성직자격인 `라바이(랍비=Rabbi)`와 선생. 그러나 그 다음으로는 의사가 가장 많다. 하버드 컬럼비아등 미국의 중요한 메디컬스쿨의 교수들은 80%이상이 유태인이라고 보면 정확하고, 뉴욕지역의 개업의사들도 두명중 한명이상은 유태인이라고 생각하면 틀림없다. 유태인 어머니들은 자기 자식이 `의사`라고 소개하기를 가장 좋아할 정도이다.
유태인들이 의사직업을 선호하는 것 `돈을 많이 벌수 있다`는 속세적 이유도 있겠지만 나름대로 종교적인 이유가 크다. 그 핵심이 `티쿤 올람(Tikun Olam)`사상. "세상을 고치는 것"을 강조하는 유태철학의 원리이다. 신이 세상을 창조했지만 일부는 인간들의 몫으로 남겨놓았기 때문에 세상을 완전하게 만들기 위해 인간들은 창조 작업을 계속 수행해야 한다는 논리이다. 예를들어 유태인들은 아이가 태어나면 8일째 되는날 할례를 하는데 이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듯 위생차원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신이 남겨놓은 일을 인간이 한다는 아주 상징적인 측면이다.
유태인은 `의학`을 거의 종교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때문에 `라바이`가 영혼을 치유하듯 `의사`는 육신을 치유하는 성스러운 직업인 셈이다. 물론 현실사회에서는 유태인 의사들 끼리만 환자를 서로 소개하는등 `경제적 이익을 위한 커넥션` 때문에 실력있는 의사들조차도 유태인이라 아니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는 것도 사실이지만 말이다.
미합중국의 대변인(1-정부와 신문)
`아메리카합중국`의 공식 대변인은 누구일까. 많은 사람들이 백악관 공보수석인 아리 플라이셔(Ari Fleischer)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9.11테러 이라크전쟁등 세계인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사건들이 터졌을 때마다 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가져오는 파장은 절대적이다. 그는 보수적인 공화당 정부의 강경한 소식을 전하는 사람답지 않게 부드러운 외모와 재치있는 화술로 백악관 기자실 브리핑 룸을 사로잡는 명대변인이란 소릴 듣는다.
지난 2000년 대통령선거에서 80%이상의 유태인들이 지지한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러닝메이트인 부통령후보가 유태인인 조셉 리버만 커네티컷주 상원의원)가 낙선하자 유태인들의 실망은 이만저만한게 아니었다. 하지만 당선자인 공화당의 조지 부시가 플라이셔를 백악관 대변인으로 임명하자 유태인들의 실망감은 안도감으로 바뀌었다. 미국 정부의 입이 된 플라이셔 역시 유태인인 탓이다.
플라이셔는 대변인 지명이후 한 유태계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태교는 사람들에게 책임감과 개방적인 마음을 강조하고 다른 사람들을 보살피도록 만들어주는 종교"라며 "이 정부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바로 그런 유태교의 윤리를 가미하는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말했다. 백악관 안살림을 맡고있는 조시 볼튼 비서실 정책담당 차장도 백악관안의 대표적인 유태인. 그는 각종 인사까지 챙기는등 플라이셔와 함께 부시대통령의 최측근 참모로 분류되고 있다. 유태인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부시정부에서도 정책개발을 총괄하고 이를 밖으로 발표하는 자리가 모두 유태인인 것이다.
물론 미국 사회를 크게 볼 때 플라이셔의 역할은 역시 `정부 대변인`에 그친다. 정말로 미국을 대변하는 것은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등 3대 신문이다. 경제신문인 월스트리트저널은 월가는 물론 세계의 돈이 어떻게 흐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경제교과서`이고, 수도 워싱턴DC에 있는 워싱턴포스트는 닉슨대통령을 사임으로 몰고간 워터게이트사건에 보듯 세계를 움직이는 백악관 동향에 가장 정통한 `세계 정치계의 나침반` 구실을 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신문은 뉴욕타임즈. "인쇄할수 있는 모든 뉴스를 전한다(All the News That`s Fit to Print)"는 사시를 가지고 있는 이 신문은 그야말로 무슨 책을 읽어야 하고 어떤 영화를 봐야하는지부터 시작해 세상 뉴스를 어떻게 접해야 하는지까지 미국인들의 사고와 생활의 기준을 형성해주는 `미국사회의 비공식적인 가이드라인`이다.
미국 언론계에서는 "미국에서는 1500여개의 신문이 있지만 이들 3개 신문에서 뉴스를 만들어 내고, 다른 신문은 대부분 이를 카피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는 얘기가 있다. `무엇이 뉴스이고, 무엇이 뉴스가 아닌지를 결정하는"것으로 평가되는 이 3대 신문의 영향력이 어느정도인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설명이다.
1851년 유태인이 아닌 헨리 레이몬드와 조시 존스에 의해 설립된 뉴욕타임즈는 1896년 유태인 갑부 언론인 아돌프 오크스에게로 넘어갔다. 현재 회장인 아서 오크스 설츠버거 주니어는 바로 그의 증손자. 설츠버거 패밀리는 뉴욕타임즈를 통해 보스턴글로벌등 33개 신문과 매컬 패밀리서클등 12개 잡지,7개 라디오 방송국 3개 출판사등을 소유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도 뉴욕타임즈처럼 유태인이 세운 회사는 아니다. 1877년 스틸슨 허친스라는 인물이 설립했으나 1905년 존 맥클린이라는 유태인이 매입했다. 그러나 1933년 대공황이 절정일 때 신문의 도산했고, 파산 경매를 통해 유태인 금융업자였던 유진 메이어가 인수했다. 얼마전 작고한 캐서린 메이어 그래함 회장은 유진 메이어의 딸이었고 지금은 그래함 여사의 아들인 도널드 그래함이 경영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도 뉴스위크 가제트뉴스페이퍼등 전국적으로 많은 언론매체를 거느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즈의 합작사인 인터내셔널트리분은 전세계에 영어로 발간되는 신문중 최대부수를 자랑하고 있을 정도이다.
미국에서 USA투데이에 이어 최대부수를 자랑하는 월스트리트저널의 지주회사는 다우존스&컴패티로 24개의 신문과 경제주간지 배론지, 다우존스통신등을 소유하고 있다. 소유주가 유태인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회장 겸 CEO로 일하고 있는 `간판스타` 피터 칸 회장이 바로 유태인이다. 지난해 월스트리트저널의 편집인 자리를 물려준 카렌 엘리어트 하우스는 그의 부인. 이 부부는 한국 아이들을 입양해 키우는등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다.
`3대신문`외에도 주요 언론사들이 대부분 유태인들의 손안에서 움직이고 있다. 미국 최대 뉴스 도매상인 AP통신도 편집인인 조나단 울맨과 편집국장 마이클 실버맨이 모두 유태인이다. 미국 거의 전 지역에 계열 지방신문을 두고 있는 `어드밴스 퍼블리케이션`도 유태인인 뉴하우스 형제(사무엘과 도날드)가 나눠 소유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이민온 유태인 사무엘 뉴하우스가 설립한 이 미디어 제국은 뉴올리안스타임즈등 30개 지방지와, 12개 지방방송국, 87개 케이블TV, 뉴요커 보그 글래머등 24개 잡지등을 소유하고 이을 정도이다. 총 자산가치는 80억달러에 달할 정도이다.
잡지시장도 마찬가지다. 3대 잡지로 구분되는 타임 뉴스위크 US뉴스&월드리포트중 뉴스위크가 유태계회사인 워싱턴포스트의 자회사이고 400만부이상 팔리는 최대 잡지 타임은 유태인영향력이 강한 타임워너 소속이다. US뉴스&월드리포트도역시 유태인인 모르티머 주커먼이 소유하고 있는 미국 6대신문인 뉴욕의 데일리뉴스의 자매지이다.
미국 신문이나 잡지들은 자기들의 정치적 성향을 분명히 밝히곤 한다. 예를들어 뉴욕타임즈는 진보적이며 민주당을 지원하는 성격이 짙고,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월스트리트저널은 철저히 보수적이고 공화당정책을 선호한다. 지난 대통령선거때도 뉴욕타임즈는 민주당의 앨 고어, 월스트리트저널은 공화당의 조지 부시를 지원한다고 분명히 밝혔다.
어느나라건 보수와 진보는 그 나라가 한쪽으로 경사되지 않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도록 양쪽에서 균형을 잡아주는 이론적이고 실천적인 힘이다. 하지만 미국의 주요 언론사들은 성향이 어떻던지 간에 기자와 컬럼리스트의 30%이상이 유태인이다. 미국 언론인들이 가장 영광으로 생각하는 `퓰리처상`도 헝가리출신 유태인 조셉 퓰리처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을 정도. 미국에서는 보수와 진보의 이론이 모두 유태인의 품안에서 배양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미합중국의 대변인(2-방송 미디어)
러시아 출신 가난한 유태인 이민가정에서 태어난 `래리 킹`은 뉴욕 브루클린에 자랐다. 신문배달 우체국 점원등을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다른 어린이들과는 분명한 차이점이 있었다. 당시 어린이들에겐 이 지역 야구팀인 브루클린다저스(지금의 LA다저스)선수들을 따라다니며 `사인`을 받는게 큰 자랑이었다. 하지만 그는 선수들을 만나면 `사인`을 받는게 아니라 "당신 왜 오늘 번트를 댔느냐"고 물어봐 선수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이런 특별한 `호기심`은 그의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 마이애미 라디오 방송국에서 바닥청소를 하는 직업으로 시작한 그는 78년 워싱턴 DC에서 미국 최초로 라디오 토크쇼를 할 기회를 얻었다. 청취자가 5백만명이 넘어서자 85년 CNN으로 옮겼고 커버대상도 국제적으로 넓어졌다. 미국의 저명인사는 물론 세계 각국의 대통령과 왕을 불러내서 인터뷰하는 래리 킹은 지금 CNN의 간판스타일뿐 아니라 역사상 가장 인터뷰를 잘하는 사람으로 꼽히고 있다.
`호기심`과 `상상력`으로 무장된 유태인 방송인은 래리 킹 만이 아니다. 세계 최대의 뉴스케이블인 CNN에서 래리 킹과 함께 매일 저녁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스타급 앵커인 월프 블리쳐와 아론 브라운이 모두 유태인들이다. 이들의 대선배격으로 국제적인 거물들을 늘 독점 인터뷰해 성가를 날린 미국 방송계의 전설같은 여성 바바라 월터스도 역시 유태인이다.
어렸을때부터 토론문화에 익숙해 말을 잘하는 유태인들. 수천년동안 국가폭력등 거대한 반유태인 세력들의 공격을 받아왔던 사람들이라 폭력에 대한 대항은 물리적인 힘이 아닌 유머가 가미된 언어의 힘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인식하고 있기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신문도 신문이지만 `말의 세계`인 방송계는 정말 유태인 천하이다. 미국의 3대 공중파 방송은 ABC, CBS, NBC. 지금은 모두 거대 미디어그룹에 속해있지만 이들은 모두 유태인이 설립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ABC는 레오나드 골든슨, NBC는 데이비드 사노프와 그의 아들 로버트, CBS는 윌리엄 팔리와 로렌드 티쉬. 그러다보니 방송 3사는 늘 최고 경영진에서부터 하급 직원까지 유태인이 주류인 사회가 되고 있다. 특히 말이 생명인 코메디언은 80%이상이 유태인이다.
지난 90년대 인터넷의 발달과 M&A(기업인수합병)의 시대를 거치면서 미국의 미디어와 엔터테인트먼트 업계는 대통합의 시기를 거치게됐다. 방향은 AOL타임워너처럼 미디어의 외형적 틀과 그 내용(컨텐츠)를 모두 함께 갖고 있는 공룡같은 거대회사로 나가는 것이다. AOL타임워너를 비롯 미국의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디즈니, 바이아콤, 비벤디유니버셜, 뉴스코퍼레이션등 5대 그룹이 장악하고 있다. 이들 모두 유태인들의 영향력이 간단치 않다.
우선 AOL타임워너는 지난해 퇴임한 `전설적인 보스` 제럴드 레빈 CEO가 유태인이다. 타임워너를 일궜던 그는 AOL과의 합병작업을 진행하면서 타임워너측이 통합회사의 주도권을 잡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인물이다. 유태인회사인 워너브러더스에 뿌리를 둔 타임워너는 AOL과의 합병을 통해 CNN과 타임지를 비롯 신문 방송 잡지 출판 인터넷등 모든 미디어를 망라하는 세계 최대 미디어그룹으로 성장했다. 주요 경영진들은 대부분 유태인으로 봐도 과언이 아니다.
2위 업체인 디즈니의 회장겸 CEO도 유태인인 마이클 아이즈너. 디즈니는 84년 아이즈너가 회장으로 취임하면서터 가정용 만화영화 제작사에서 성인물을 취급하는 회사로 변신했고 ABC방송 최대 스포츠케이블인 ESPN등을 인수했다.
3위회사는 바이아콤(Viacom). 섬너 레드스톤 회장이 유태인이다. 그는 CBS인수를 계기로 회사를 급신장시켰는데 CBS의 최고경영자도 늘 유태인이 맡고 있다. 그래서인지 CBS는 유태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채널로 알려지고 있다. 바이아콤은 MTV 니켈로던등들 많은 채널을 갖고 있다.
4위인 비벤디 유니버셜도 주류회사 시그램의 소유자인 유태인 에드가 브롱프만이 인수를 하면서 거대 기업으로 일궜다. 최근 소유권이 프랑스계열로 넘어갔지만 그뿌리와 영향력의 근간에 유태인이 자리잡고 있음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
5위는 뉴스코퍼레이션. 호주계 언론인인 루퍼트 머독이 주인으로 폭스TV 20세기 폭스필림등을 소유하며 급격한 성장을 하고 있다. 머독은 유태인이 아니지만 폭스그룹의 CEO인 피터 체닌을 비롯 뉴욕포스트와 TV가이드등 대부분의 자회사 수장이 유태인이다.
"당신의 신 앞에서 즐거워 하라"는 바이블의 말처럼 유태인에겐 신이 창조한 세계에 살고 있다는 `기쁨`을 즐기는 것이 곧 성스러워지는 길이다. 그런 `기쁨`을 전파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유태인이 많은 것은 그렇게 놀랄일이 아닌 셈이다. 엔터테인먼트산업이 방송등 미디어와 얽히면서 유태인이 미국인들의 정신세계에 막강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자연스런 결과일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