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프로농구, WKBL 정규시즌이 막을 올렸습니다.
어제(28일), 신한은행 대 우리은행의 개막전을 밤 늦게 Full 영상으로 지켜봤습니다.
지난 시즌 '존쿠엘 존스(Jonquel Jones, 197cm)'라는 사기 캐릭터를 앞세워 5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한 챔피언 우리은행
그리고 다시 한 번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지난시즌 4위팀 신한은행의 경기 리뷰를 몇 자 적어봅니다.
우선 양팀의 스타팅 라인업입니다.
지난 시즌 하나은행소속으로 함께 뛰었던 외국인선수 카일라 쏜튼과 나탈리 어천와가 서로 팀을 나눠 선발출전했습니다.
신한은행의 김단비-곽주영, 우리은행의 박혜진-임영희 등 주축 스타플레이어들 모두 총 출동한 가운데
신한에서는 최윤아 은퇴-김규희 부상으로 윤미지 선수가 선발출전하고, 우리은행은 FA로 이적해온 김정은 선수가 반갑습니다.
■ 경기 흐름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신한은행은 쏜튼과 김연주 선수의 연속 3점슛으로 오늘 경기를 산뜻하게 출발했습니다. 쏜튼 선수가 여전한 활동량으로 팀을 이끌었습니다. 1쿼터에만 13득점 4리바운드를 기록한 쏜튼은 이날 경기 24득점에 12리바운드로 최고의 활약을 보여줬습니다.
지난 시즌 홀로 분전해야했던 김단비 선수는 에이스의 부담감을 잠깐 내려놓고 조력자 역할을 맡았습니다. 득점은 4득점에 그쳤지만 어시스트를 8개나 배달하며 동료 선수들을 도왔습니다. 쏜튼-김연주에 벤치멤버인 김아름-박소영-양지영 선수까지 각각 3점슛을 터뜨려주며 한순간도 우리은행에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총 10명의 선수가 돌아가며 활약해 66 대 59, 개막전 승리를 가져간 신한은행입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선수단의 고른 투입, 벤치자원의 충분한 활용은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지난 시즌 전경기(35경기) 출전에 출전시간도 전체 3위(외국인선수 제외, 경기당 35분 5초)를 기록했던 김단비 선수는 좀 더 보호해주세요.
반면 우리은행은 변수가 많았던 출발이 그대로 경기결과에 이어졌습니다.
애초에 선발했던 외국인선수 쉐키나 스트릭렌과 티아나 하킨스가 모두 교체되었습니다. 특히 아이샤 서덜랜드는 지난 23일에야 입국해 5일만에 경기를 뛰었습니다. 가뜩이나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기계와 같은 조직력'이 최대 무기인 우리은행으로서는 치명적인(?) 상황이 아닐 수 없죠.
지난 시즌 부상으로 16경기 출전에 그쳤던 김정은 선수가 어느 정도 회복된 모습을 보인점은 긍정적이나(34분 출전, 15득점)
임영희 선수는 존재감이 아예 없었고(16분, 무득점), 혼자 고군분투하는 모습의 박혜진 선수는 너무 피로해보였습니다(풀타임 14점).
위성우 감독은 활동성이 왕성한 박태은 선수를 교체 투입시키며 뻑뻑한 팀 조직력에 윤활유 같은 역할을 기대해보기도 했으나
역시 역부족, 흐름을 탄 신한은행의 기세를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 좀 더 깊게 Point를 짚어 짚어~
前 하나은행 듀오, 어천와(No.22)와 쏜튼(No.25)의 점프볼로 2017-18 WKBL 개막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경기 국내선수들은 크게 눈에 띄진 않았습니다.
우리은행에서 박혜진 선수가 혼자 외롭게 싸우는 느낌, 순조롭지 않은 패스의 흐름 & 조직력 속에 김정은 선수 혼자 개인기로 꾸역꾸역 득점을 올리는 느낌! 이날은 유독 우리은행 선수들이 샷클락(공격제한시간)에 임박해 서둘러 슛을 쏘는 모습이 많이 보였습니다. 사실 이런 장면은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우리은행의 풀코트 프레스(전면 압박수비)에 막힌 상대팀들이 많이 보이던 모습인데요.
그만큼 이날 경기 우리은행의 조직력 & 경기력은 좋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역시 중요한 건 외국인선수들의 활약 여부.
신한은행의 쏜튼은 김단비-김연주 등 슛도사가 많은 소속팀에 왕성한 활동력과 에너지를 부여하며 높은 기대감을 갖게 했습니다.
본인이 리바운드를 잡고 바로 속공을 뛸 수 있는 능력, 화려한 유료스텝 후 어떻게든 공을 림 근처로 올려놓아 마무리짓는 득점력.
많은 팬들이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쏜튼을 부정적으로 생각했지만, 역시 제 생각대로 쏜튼은 좋은 선수였습니다.
쏜튼의 파트너 르샨다 그레이 선수도, 골밑에서 묵직하고 기본기가 좋은 느낌이었습니다(17득점 10리바운드).
어천와 선수를 앞에 붙여두고도 두 차례 공격을 성공시키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힘이라면 어천와 선수도 안밀릴텐데, 그레이 선수도 만만찮더군요. 좋은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우리은행의 어천와 선수도 경기 막판으로 갈수록 힘을 내며 18득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지난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때 선택되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는데, 역시 곧바로 대체선수로 뽑히며 지난시즌과 같은 활약상을 이어갔습니다.
"지금은 무리한 것을 요구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위성우 감독의 말대로 서덜랜드 선수에 대한 평가는 유보하겠습니다. 그녀에겐 시간이 좀 더 필요합니다.
여튼 첫 경기부터 이변?! 여자프로농구의 시즌이 시작되었습니다. 신한은행의 기세는 이대로 계속 이어질 것인가?
우리은행은 언제쯤 본래의 강력함을 되찾을 것인가? 재미있는 시간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경기 모습들 (WKBL 제공)
이제는 적으로 만난 쏜튼 & 어천와 선수
경기 중간에 있었던, 최윤아 선수의 은퇴식. 계속되는 부상으로 비교적 어린 나이에 은퇴(85년생)
이제는 신한은행 코치로 합류한다죠. 이만큼 투지 넘치고 독기 있는 당돌한 선수가 요즘엔 참 안보여요(비슷한 분위기의 선수로 하나은행 김지영이 떠오르지만, 아직 많이 성장해야합니다).
168cm 작은 키로도 상대 골밑에서 리바운드를 따내던 그녀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제는 아프지 말고 꽃길만 걸읍니다.
신한은행의 시즌 첫 승, 산뜻한 출발을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