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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작은 씨앗 14 씨앗박사 안완식 우리 땅에 생명을 싹 틔우다 • 지은이 : 박남정 글 / 김명길 그림 • 펴낸곳 : 청어람미디어 • 분야 : 어린이 > 3~4학년 > 인물 이야기 • 출간일 : 2014년 3월 15일 • 판형 / 면수 / 가격 : 188*246 / 144p / 11,000원 • ISBN : 978-89-97162-54-3 74810 978-89-97162-23-9 (셋트) |
“우리 땅에는 우리 씨앗을”
-죽어 가던 우리 씨앗을 다시 살려 낸 유전자원 연구관!
소년의 이름은 완식, ‘완전할 완에 심을 식, 완전하게 심어 편안하다’는 뜻을 담았다. 이름이 지닌 뜻 때문일까, 식물에 대한 소년의 애정은 어릴 때부터 남달랐다. 전쟁통에 폭격을 맞은 장독대에 싹 틔운 이름 모를 풀포기를 캐 와 텃밭 한구석에 키워 꽃을 피우고 겨울이면 행여 얼어 죽을까, 식물 화분들을 방 아랫목에 양보하고 정작 자신은 윗목에서 추위에 떨며 잠들곤 했다.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원예반에 들어가 활동할 정도로 식물 사랑이 지극했던 그는 농과대학에 입학해 우리 벼를 비롯한 토종 식물의 우수성에 흠뻑 빠져 학창시절을 보낸다.
농촌진흥청 연구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안완식은 세계 각국의 식물자원연구소를 돌아보며 유전자원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국토 개발과 경제 개발로 온 나라가 몸살을 앓던 1970~80년대, 댐 건설로 수몰 지역이 생겨나고, 인구의 도시집중화로 농촌이 사라져 가고, 점차 농부들은 수익에 훨씬 유리하고 재배도 손쉬운 종자 회사의 씨앗들을 사서 심기 시작한다. 더는 아버지의 아버지, 그 아버지의 아버지가 심던 우리 씨앗과 식물을 보기가 힘들어지는 것이다. 이에 안타까움과 두려움을 느낀 안완식 박사는 유전자원 수집 운동을 하고 열정을 다해 토종씨앗 지킴이로 나서게 된다.
평생을 바쳐 우리 씨앗을 지키고 살리고 나눠 온 그로 말미암아 종자 회사로부터 돈을 주고 사는 ‘터미네이터 씨앗’, 또는 ‘자살 씨앗’으로 불리는 일회성 씨앗으로 죽어 가던 우리 땅은 다시 생명을 품게 되고 우리의 건강과 미래라는, 돈으로 바꿀 수 없는 가치는 비로소 새로운 꿈을 꾸게 된다.
목화씨를 들여오고 퍼뜨리고
씨아와 물레를 만들어 보급한
문익점의 마음으로
이 책은 안완식 박사가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족보를 쪽쪽 찢어 제기를 만들어 놀던 철부지 어린 시절부터 농학도로 성장해 농촌진흥청에서 한평생을 몸담고 퇴직한 후 펼쳐가는 제2의 인생까지, 그의 삶을 조명했다.
때로는 간첩으로 오인 받아 경찰서에 끌려 가 고초를 겪기도 하고, 토종꽈리 씨앗 몇 알을 얻고자 목숨을 걸고 온종일 돌밭길을 달리고,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쌓여만 가는 걱정과 불만으로 마음이 울적하기도 하지만 그는 하루가 다르게 무섭게 사라지는 우리 씨앗과 식물을 생각하면 도저히 씨앗을 찾아 나서는 일을 멈출 수 없다.
이렇게 열정을 다해 그가 지켜 낸 우리 토종 씨앗과 식물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인류의 기아를 해결해 준 공로로 미국 ‘녹색혁명의 아버지’ 노먼 볼로그 박사에게 노벨 평화상을 안겨 준 소노라밀의 기원이 우리나라 앉은뱅이밀이라는 사실도 밝혀내고, 외국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우리 종자 중 일부를 돌려받고, 전국의 농촌지도소 지도요원의 도움으로 1985년부터 2002년 퇴직할 때까지 종자 2만여 점을 수집하는 결실을 얻어 낸다.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그것들을 보관, 관리할 수 있는 종자은행을 설립하는 데 앞장섰는데 이 종자은행은 세계 최대 규모의 유전자원 보존시설인 국립농업유전자원센터의 모태가 된다.
1985년 첫 토종 조사 당시 건재하던 토종 씨앗이 8년 후인 1993년 2차 수집 때 1차 수집분의 74%가 소멸됐고 다시 7년 후에는 12%로 줄어들었고 지금은 채 5%도 안 남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농가에서 재배하는 채소 씨앗만 하더라도 대부분 로열티를 내고 구입하는 실정임을 누구보다 안타까이 여겨 온 안완식 박사는 마치 삼베로 사시사철을 나야 하는 백성을 위해 목화씨를 들여오고 목면생산의 정착과 보급에 힘쓴 문익점의 마음과도 닮았다. 그는 누구든 우리 씨앗으로 농사를 짓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씨를 나누고 농사법을 가르쳐 주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연구한다. 그뿐 아니라 토종 산딸기, 토종 상추, 토종 매실, 토종 감자 등 땅 속으로 영원히 사라질 뻔한 우리 종자들을 다시 논밭에 심고 거두어 다음 해를 기약하게 한다. 지금이라도 토종 씨앗을 다양하게 심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 내는 것이 종자 주권, 식량 주권을 되찾는 시작임을 몸소 실천하는 것이다.
“그럼. 우리 씨앗은 보물이지!
오래돼서 보물이고 앞으로도 계속 살아남을 것들이라
더 귀한 보물이지.”
말 그대로 ‘씨가 말라가는’ 우리 토종 종자를 지키고 다국적 기업 종자 회사로부터 식량 주권과 종자 주권을 지키고자 기울이는 그의 노력은 지금도 계속된다.
비영리단체 ‘씨드림’을 운영하고, 토종 종자와 작물에 관한 책들을 저술하고, 토종 수집과 연구 활동을 멈추지 않으며 우리 씨앗 지키기 운동을 펼치는 그는 한 알의 밀알 같은 삶을 살아온 우리 시대 진정한 어른이다.
이 책은 그런 그의 삶을 어린 새싹 독자들이 재미있게 읽으며 자연스레 깨달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책 뒷부분에는 왜 토종 씨앗이 중요한 것인지, 우리 씨앗을 지키고 가꾸고 이 땅에 계속 자랄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토종 씨앗의 종류에는 무엇이 있는지 자세한 설명이 그림과 함께 실려 있어 앞으로 우리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꿈나무들의 이해를 돕는다.
우리 기억 속에서 영영 잊혀 가던 토종 씨앗을 싹 틔우고 가꿔 우리 식탁 위에 다시 돌려준 유전자원 연구관 안완식. 우리의 건강과 미래자원이라는 돈으로 매길 수 없는 가치는 물론, 우리 들녘과 자연에는 우리 씨앗과 식물이 자라야 한다는 너무도 당연한 순리를 일깨워 준 이 시대 가장 귀한 씨앗이 아닐 수 없다.
■ 차례
1. 날개 달린 제기
2. 자세히 보면 더 많이 보인다
3. 무슨 꽃이 필까?
4. 죽어버린 배롱나무
5. 비가 오면 벼도 쉬겠지
6. 밀밭에서 만난 스승
7. 숨어 있는 보물을 찾아서
8. 토종만 찾는 잠자리
9. 앉은뱅이밀의 비밀
10. 나누는 씨앗 꿈꾸는 씨앗
11. 씨앗이 부른다
더 알고 싶어요
1. 안완식 할아버지의 삶을 돌아보았어요
2. 안완식 할아버지를 만났어요
3. 토종씨앗에 대해 알고 싶어요
■ 저자 소개
글 박남정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출판저널》기자로 일했다. 지금은 충청북도 괴산에서 농사도 짓고 틈틈이 글도 쓰며 재미나게 산다.
『고추 아저씨 발명왕 되다』,『곰 아저씨의 딱새 육아일기』,『초딩, 자전거 길을 만들다』,『맛있는 짜장면의 역사』등 어린이 책을 썼다.
그림 김명길
성신여자대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했다. 모든 생명체가 서로의 자리를 존중하며 어우러져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며 어린이책에 온기를 불어넣는 그림 작업을 하고 있다.
그린 책으로는『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작은 생물 이야기』,『양재천에 너구리가 살아요』,『밤섬이 있어요』,『개구리논으로 오세요』,『선생님, 바보 의사 선생님』,『꽃씨 할아버지 우장춘』,『뿌리 없는 식물은 없어요』등이 있다.
■ 책 속으로
“엄마 꽃이 폈어요!”
완식은 마냥 좋아 그 자리에서 팔짝팔짝 뛰었습니다. 그러고는 한참이나 주위를 뱅뱅 돌며 꽃을 살펴봤습니다. 나팔 같은 꽃 얼굴에 코도 갖다대어 봤지요. 아주 달콤하고 기분 좋은 향기가 났습니다.
“세상에! 정말 꽃이 폈구나. 어머나, 이건 백합이네! 우리 아들 대단한데. 이렇게 예쁜 꽃을 길러 내고.”
언제 왔는지 엄마가 완식의 어깨를 꼭 끌어안으며 말씀하셨어요.
난생처음 심고 키운 백합의 향기는 완식의 기억 속에 오래오래 남았습니다.
-31p
“그들이 우리 유전자원을 이용해 벌어들인 수익도 어마어마하지요. 미국에서 정원수로 인기가 높은 미스킴라일락은 우리나라 북한산에서 자라던 수수꽃다리로 만든 거잖아요. 우리나라 한라산에서 자라는 구상나무를 개량한 크리스마스트리는 독일에서 한 해만도 수억 원어치가 팔린다고 하고요.”
“그러게 말일세. 유전자원의 가치는 앞으로 갈수록 더 커질 거야. 벌써 자기나라의 유전자원을 다른 나라에서 함부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다네.”
“그렇게 되면 유전자원이 나라의 힘이자 재산이 될 겁니다.”
“맞아. 바로 그거야. 그러니까 우리도 지금부터라도 유전자원을 하나라도 더 모으고 관리할 때가 된 거야. 힘들겠지만 그 일을 자네가 좀 맡아 주게. 나도 힘껏 돕겠네.”
그렇게 해서 완식은, 농촌진흥청 최초로 유전자원 관리 일을 맡게 됐습니다.
-63p
“어어, 과장님, 어떻게 나오셨어요? 지금쯤 경찰서에 가 계실 줄 알았는데요.”
월요일 아침, 완식이 사무실에 들어서자 후배 연구원들이 우르르 몰려듭니다.
“허 참, 자네들이 그걸 어떻게 아나?”
“어떻게 알다니요. 경찰서에서 거기 이런 사람이 근무하는 것 맞느냐고 확인전화가 왔으니까 알죠.”
“아휴, 말도 말게. 어제 나 혼자 파주에 가서 토종 씨앗이 있을 만한 집이 있나 동네를 기웃기웃했지. 그걸 보곤 누가 신고를 한 모양이야. 간첩 같다고.”
“간첩이요? 하하하.”
- 77p
볼로그 박사의 설명을 들은 완식이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고 있던 질문을 드디어 꺼냈습니다.
“박사님, 그 일본의 키 작은 밀의 조상이 혹시 한국의 ‘앉은뱅이 밀’이 아닐까요?”
“예, 맞습니다. 나는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볼로그 박사는 완식의 물음에 분명하게 답해 주었습니다. 짐작만 하고 있던 앉은뱅이밀의 비밀이 풀리는 순간이었습니다.
-92p
“아하, 씨앗을 지키는 건 그런 거구나. 계속 살아 있게 해주는 것!”
“그렇지! 그렇게 누군가 씨앗을 계속 심고 거두고 먹고 나누면 이제 그 씨앗은 우리 땅에서 계속 살아가게 되는 거야. 아주 오래전부터 그래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우리랑 함께 말이야.”
“할아버지 저도 한번 해 볼래요. 씨앗 지키는 일이요!”
승배가 단단하게 여문 씨앗 같은 눈을 반짝이며 말했습니다.
-120p
(부록)더 알고 싶어요
3. 토종 씨앗에 대해 더 알고 싶어요
✿우리 역사와 문화와 함께해온 토종씨앗
똑같이 쌀을 주식으로 하지만 우리 입맛에 맞는 쌀과 베트남 사람들이 좋아하는 쌀은 다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배추와 중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배추도 당연히 다르다. 우리 입맛에는 이렇게 우리 땅에서 난 쌀, 배추가 맞다. 이는 할머니의 할머니 때부터 대대로 먹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토종 씨앗을 지킨다는 것은 우리 음식, 그 음식을 먹고 살아온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지켜나가는 일이기도 하다.
-130p
앉은뱅이 밀
이름처럼 키가 50센티미터 정도로 작아서 바람에도 잘 쓰러지지 않는다. 1970년 노먼 볼로그 박사에게 노벨 평화상을 안겨 준 기적의 밀 ‘소노라’의 몇 대 조상으로 우리 토종 밀인 앉은뱅이 밀이 쓰였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136p
푸른독새기콩
제주도 서북부 지역에서 재배해 온 콩으로 제주도 사람들은 이 콩으로 메주를 쑤는데, 맛이 좋다고 한다. 콩 빛깔이 푸른 빛이고 달걀(독새기)처럼 생겼다고 해서 푸른독새기콩이다.
-137p
첫댓글 참 좋은 책이군요.
구해서 읽어보고 손주가 생긴다면 선물하고싶네요.
어릴때부터 토종씨앗의 중요성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 우리 땅에 희망을 심는 작업인것 같아요.
좋은 책이 발간되어 기쁩니다.
완식이.... 꼭 읽어 보고 싶네요~^^*
이런 책이 아이들에게 꼭 필요해요. 축하드립니다.
흠..앉은배이밀..
자녀에게 추천해줄 책이군요
한번 볼만 하군요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도 읽어도 좋겠어요 ^^
저도 한 번 읽어봐야겠습니다^^
조카에게 보여줘야 겠습니다.
이 책을 보고, 방금 여기에 가입했어요.^^*
딸아이(초3)가 주말농장하는 외갓댁에서 크다보니, 토종씨앗에 관심이 많아요. 농업연구가가 꿈이라네요.^^;
이번에 학교에서 과학탐구보고서 주제를 잡는데 이왕이면 아이가 좋아하는 걸로 방향을 잡아주고 싶어 고민입니다.
책도 사보면서 같이 공부중인데, 이쪽분야에 영 문외한이라 보고서주제를 못잡았네요.
아무래도 그건 포기해얄 듯~ㅋ
기회가 되면 꼭 구입해 보겠습니다.
꼭 읽어보고싶군요